최근 수정 시각 : 2024-03-18 03:46:20

캐서린 세스닉 수녀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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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세스닉 수녀의 실종과 죽음3. 사건의 의문4. 또 다른 희생자, 조이스 말레츠키5.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있다?6. 매체

1. 개요

Murder of Catherine Cesnik

1969년 미국에서 일어난 실종, 살인사건. 가톨릭 수녀실종 후 살해된 충격적인 사건으로, 당시에 큰 논란이 되었다.

2. 세스닉 수녀의 실종과 죽음

파일:Cathy_Cesnik.jpg

캐서린 세스닉 수녀의 사진.

캐서린 앤 세스닉(Catherine Anne Cesnik) 혹은 캐시 세스닉 수녀(Sister Cathy Cesnik)는 1942년 11월 17일피츠버그 인근 로런스빌(Lawrenceville)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난 슬로베니아계 미국인이다.

어릴 때부터 가톨릭 신자였던 그녀는 21살이던 1963년 메릴랜드 주 센트레빌에 있는 노트르담 학교 수녀회에 입회하여 수도자가 되었다. 노트르담수녀회는 1850년 독일에서 창설되어 전세계[1]에서 유치원과 학교를 운영하며 교육사도직[2]에 종사하는 수도회다.

이후 그녀는 볼티모어 시의 키어 대주교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근무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녀의 동료 러셀 필립스 수녀와 함께 수녀원장에게 특별 허가를 받아서 수녀원을 떠나 볼티모어 교외의 캐리지 하우스라는 곳에서 기거했다. 수녀가 수녀원을 떠나서 외부에서 거처한 게 이상할 수도 있지만 공립학교 교사 생활과 수녀원 생활을 병행하기가 힘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편으로 <천사들의 증언>에서 세스닉 수녀의 동료 수녀들이나 학교 학생들은 '세스닉 수녀가 보통 학생들의 환경과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 러셀 수녀와 함께 일종의 실험을 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1969년 11월 20일 금요일 세스닉 수녀는 평소와 같이 학교 근무를 마치고 오후 3시쯤 자신의 숙소인 캐리지 하우스로 돌아왔으며 한동안 숙소에 있다가 오후 8시 혹은 8시 30분쯤 숙소에서 8km 정도 떨어진 에드먼턴 쇼핑몰에 갔다. 세스닉은 평소 8시 정도에 자동차를 운전하여 외출해 을 사 오곤 했다고 한다. 특별히 그날은 빵 이외에 자기 동생에게 줄 약혼 선물도 구입하려고 했다.

오후 11시쯤 함께 살던 동료 러셀 수녀는 세스닉이 돌아오지 않자 같은 학교에 근무하던 교사 신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3] 신부들이 찾아와 상황을 들은 후 경찰에 신고했다. 처음 동료 신부들과 수녀들은 세스닉 수녀가 곧 돌아오리라 생각했지만 세스닉은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은 대대적으로 수색을 벌였지만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이상한 점은 실종된 이튿날(21일) 새벽 3시 넘어서 세스닉 수녀의 차가 숙소 캐리지 하우스 바로 근처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차는 정상적으로 주차되지 않았으며 차는 있었지만 세스닉 수녀는 온데간데없었다.

세스닉 수녀의 행방은 그렇게 오리무중이 되었다가 1970년 1월 3일 캐리지 하우스에서 약 수 km 떨어진 모뉴멘탈 도로에서 18m쯤 들어간 외진 쓰레기 소각장에서 사냥꾼들이 세스닉의 시신을 발견했다. 부검 결과 세스닉 수녀는 둔기 같은 것으로 강하게 머리를 가격당해 두개골이 함몰되었고 이 때문에 사망했음이 드러났지만 과연 세스닉을 누가 언제 어디서 왜 살해했는지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고 이 사건은 결국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고 말았다.

3. 사건의 의문

이 사건의 가장 큰 의문은 세스닉 수녀의 차량에 있다. 세스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는데 차는 키가 꽂힌 채로 캐리지 하우스 바로 가까운 곳에서 발견되었다. 세스닉이 차를 몰았다면 캐리지 하우스에 있는 주차장을 놔두고 굳이 그곳에 주차할 이유는 전혀 없었으며 주차된 방식도 정상적이지 않았다. 경찰도,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들도 세스닉 수녀가 아니라 범인 또는 범인의 조력자가 주차했으리라고 추론했다.

또 하나의 의문은 세스닉 수녀의 시신을 목격했다는 의문의 목격자 여학생 A였다. 당시 볼티모어 한 언론의 기사에 의하면 의문의 목격자 여학생 A는 '세스닉 수녀의 시신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문제는 A가 목격한 시점이 세스닉 수녀가 실종되어 한창 수색 중이었던 때라는 것이다. 이는 이 여학생은 세스닉 수녀의 죽음을 이미 알았다는 뜻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천사들의 증언>에서 의문의 목격자 여학생 A가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드러내고 증언했다. '진 하르게던'이라는 이 여학생이 증언한 바에 따르면 후술할 학교의 교목(校牧) 신부 조셉 매스컬이 "세스닉 수녀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다."면서 자신을 으슥한 데로 데리고 갔는데 거기에 세스닉 수녀의 시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4. 또 다른 희생자, 조이스 말레츠키

캐서린 세스닉 수녀와 더불어 이 시기에 납치, 살해된 여성이 1명 더 있었는데 이름은 조이스 말레츠키로 볼티모어 랜즈다운에 거주하던 20대 여자였다. 세스닉 수녀가 실종된 다음날 저녁 말레츠키는 쇼핑을 가려고 집을 나섰다. TV에서 세스닉 수녀의 실종 소식을 크게 다루었기 때문에 말레츠키의 부모는 딸에게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말레츠키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던 오빠를 찾아와 자기 차를 주차해 놓고 오빠가 타고 다니던 부모의 차로 바꿔 타고 갔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말레츠키가 몰고 갔던 차는 인근의 주차장에서 발견되었지만 차는 빈 채였고 말레츠키는 온데간데없었다. 차량이 발견된 다음 날 말레츠키의 시신은 포트 미드의 리틀 퍼턱선트강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말레츠키는 두 손이 결박당했고 얼굴이 강물 속에 들어간 채로 엎드린 자세였다. 직접적인 사인은 목이 베인 것이었다.

캐서린 세스닉 수녀와 조이스 말레츠키는 연차가 있긴 했지만 비슷한 20대 젊은 여자이고 세스닉 수녀가 실종된 다음날 말레츠키도 저녁에 쇼핑을 나갔다가 실종된 후 외진 곳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으며 두 여자가 타고 간 차량이 각각 인근의 가까운 곳에서 발견되었다는 점도 매우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세스닉 수녀의 살해범 혹은 살해범들이 세스닉 수녀의 사건으로부터 세간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 혹은 세스닉 수녀 살해를 연쇄살인으로 위장하기 위해서 무고한 조이스 말레츠키를 납치, 살해한 게 아닌가 추측한다. 중요한 점은 조이스 말레츠키가 살던 집이 세스닉 수녀의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단 사실이다. 어쩌면 세스닉 수녀의 살해범 혹은 살해범들이 세스닉의 숙소 근처에 살던 여성 중 적당한 사람을 미행하다가 납치, 살해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세스닉 수녀와 조이스 말레츠키의 두 사건을 쌍둥이 같은 사건으로 보아 한 쪽이 풀리면 다른 한 쪽도 실마리가 열리는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정한다.

5.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있다?

세스닉 수녀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들은 이 사건이 세스닉이 근무했던 키어 대주교 고등학교교목신부 조셉 매스컬과 무관치 않으리라고 추정한다.

그렇게 추정하는 이유가 있다. 조셉 매스컬 신부는 매우 질이 안 좋아서 학교의 여학생 여럿을 지속적으로 강간했으며 심지어 다른 남자들을 데려와서 여학생들을 강간하게 만들기까지 한 자였는데 세스닉 수녀는 그 사실을 알았고 여학생 몇 명에게서 피해 사실에 대한 증언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사건 전날 매스컬 신부와 매그너스 신부는 세스닉 수녀의 숙소 캐리지 하우스에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고 한다. 이튿날 세스닉 수녀는 실종되었다.

문제는 매스컬 신부가 볼티모어 경찰의 경목(警牧)[4] 신부이자 메릴랜드 주방위군, 메릴랜드 주 경찰의 경목신부이기도 해서 영향력까지 가진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매스컬 신부의 남동생 토미 매스컬은 볼티모어 관내 경찰서장이기도 했다.

그래서 존 매스컬 신부가 자신의 성추문을 폭로하려는 세스닉 수녀를 살해하고 경찰에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왔다. 매스컬 신부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 중에는 매스컬 신부가 경찰을 데려와서 자신들을 강간했다는 증언을 한 이들도 있어서 매스컬 신부와 볼티모어 경찰이 유착된 것이 사건 해결을 가로막은 큰 요인이라는 주장도 있다.[5]

하지만 90년대에 비난을 받고 수사를 받자 매스컬은 부정하다가 병으로 쓰러져 2001년 뇌졸중으로 사망했는데 마지막까지 자신을 향한 모든 의혹을 부정했고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 이후 볼티모어 대교구가 조셉 매스컬이 저지른 사건을 인정하고 피해자 16명에게 합의금 47만 2,000달러(약 5억 4,000만 원)를 내줬기 때문에 꼼짝없이 성폭행범이라는 진실이 드러났다.

6. 매체

한동안 잊혔던 이 사건은 2017년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천사들의 증언(The Keepers)>으로 다시 회자되었다. 총 7부작인 이 다큐멘터리는 세스닉 수녀의 두 제자들이 세스닉 수녀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을 따라다녔다. 그 과정에서 조셉 매스컬의 강간이 전면에 등장하는데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두 사건이 서로 무관치 않으리라고 추정했다.

오펀: 천사의 비밀에서 에스더가 작중에서 애비게일 수녀를 살해하는 방식이 이 사건과 흡사하다.
[1] 1967년 한국에도 진출하였고 한국관구 본원은 인천광역시 계양구 계산동에 있다. 박문초등학교, 박문중학교, 박문여자고등학교 등을 운영하고 선교와 사회복지 등도 한다.[2] 오늘날에는 교육 외에도 여러가지 일들을 한다.[3] 러셀 수녀가 경찰에 바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의문을 품는 시각도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수도자다운 신중함일 수도 있다.[4] 바빠서 신앙생활을 하기 어려운 경찰 신자들을 위해 경찰서에 마련된 간이 성당(경당) 같은 곳을 경목실이라고 한다. 병원에서는 원목실이라고 부른다. 경목실/원목실 등에는 미사성사를 집전하는 담당 신부도 있고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챙기는 수녀 및 봉사자들도 있다.[5] <천사들의 증언>을 보면 놀랍게도 매스컬 신부는 거의 경찰의 한 식구처럼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매스컬 신부와 가장 친밀했던 경사가 캐서린 세스닉 수녀의 시신 발견 소식에 제일 먼저 현장으로 출동했던 경찰이었는데 그 경사는 매스컬 신부와 사격 연습도 같이 하고 요트에서 낚시도 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