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pad>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 Československý vlčák / Czechoslovakian wolfdo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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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유래한 견종.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늑대개다.
체코슬로바키아 견종 중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지만 의외로 체코, 슬로바키아에서 둘 다 국견이 아니다. 체코의 국견은 체코마운틴독, 체스키포섹, 프라하래터 세 종이고, 슬로바키아의 국견은 슬로바키안하운드이다.
2. 역사
냉전 시기 체코슬로바키아의 군부와 과학계는 늑대뽕을 치사량 직전까지 거나하게 맞은 상태였다. 그들은 늑대의 체력과 용맹함, 강인함에 매료되었고 이런 강점들을 군사적인 용도에 쓰기 위해 이들을 가축화하기로 했다. |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의 원형인 유라시아늑대. |
늑대와 셰퍼드의 교잡 1, 2세대에선 늑대의 야성이 전혀 지워지지 않아 시원하게 말아먹었고, 무려 수십 년이 지나도록 누대된 뒤 그들의 목표치에 근접하게 되었다. 구 동구권이 무너지고 나서야 비로소 체코슬로바키아 과학자들의 일생을 쏟아부은 결과물을 국경수비에 믿고 맡길 수 있게 되었다.
유라시아늑대를 저먼셰퍼드와 수십 년이란 세월에 걸쳐 교잡하고, 사나운 개체들은 도태시키고 온순한 개체끼리만 계속 번식시킨 결과, 늑대의 사나운 기질은 완전히 사라지고 저먼셰퍼드의 온순한 기질만이 남게 되었다.
이에 FCI는 단순히 늑대 피가 섞인 개가 아닌, 훈련이 가능하고 인간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견종이 맞다고 보고 1989년에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를 공식 견종으로 인정하게 된다. 즉 전문 사육사가 아닌 일반인이 키워도 될 정도로 온순한 반려동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1].
현재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들은 군견으로서 체코와 슬로바키아 국경을 지키며 맹활약하고 있다.
3.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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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의 표준적인 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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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사람마다 외모가 다 다르듯,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도 외형에 개체차가 있는 편이어서 그냥 늑대 모색 셰퍼드 같은 개체도 있고 진짜 늑대랑 똑같이 생긴 개체도 있는데, 전자는 체크슬로바키아 늑대개 도그쇼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 전자의 경우 어두운 홍채색, 처지는 입술, 길어서 펄럭거리는 귀 등이 특징이고 후자의 경우 밝은 호박색 홍채색, 입을 다물고 있어도 늑대처럼 입꼬리가 올라가는 입술, 짧고 곧게 선 귀 등이 있다.
비싼 돈 내고 늑대모색 셰퍼드를 굳이 키우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 개체를 고를 때의 꿀팁을 주자면, 새끼일 때 최대한 귀가 일찍 펴지는 개체를 고르는 것이 좋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 개체의 외형을 보는 것인데, 자세한 건 이 블로그 글[2]을 참고하자.
공식적인 견종으로 인정받았고, 그냥 늑대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일반 대형견이다. 물론 대형견 자체가 키울 때 상당한 난이도를 요구하고, 알래스칸 말라뮤트 같은 온순하기로 유명한 대형견들도 사람을 해치는 사고가 종종 일어나는 걸 보면 단순히 일반 대형견이라고 만만하게 보면 안 되며 취급에 주의를 요한다[3].
'늑대'라는 동물에서 공격성이 사라지고 늑대와 비슷한 외모 및 지능과 신체능력만이 남은 개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4] 즉 공격성을 제외한 다른 특징들은 늑대의 특징이 강하게 묻어 나온다 보면 된다.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를 논할 때 빼먹을 수 없는 특징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비상식적인 수준의 정신 나간 체력. '저 녀석, 지치기는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팔팔하게 돌아다닌다.
이 체력, 즉 활동량 문제는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를 키우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큰 난관이자 첫 관문이기도 하다. 비글 같은 견종들은 덩치라도 작지, 이 답도 없는 녀석은 덩치까지 사람을 찍어 누를 정도로 크기 때문에 파괴규모도 비글과는 비교가 안된다. 한마디로 초대형 지랄견이 되는 것이다.
늑대 피가 흐르는 녀석들답게 지들끼리 팩(무리)을 만들어서 끼리끼리 몰려다닌다.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는 새끼 때부터 같은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를 알아보며 같이 옹기종기 모여 다니며, 억지로 떼놔도 다시 지들끼리 뭉쳐서 몰려다닌다. 따라서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를 여러 마리를 키우는 사람은 그야말로 장관을 볼 수 있는데, 사고도 지들끼리 몰려다니며 치기 때문에 이쪽에 우르르 몰려들어 닥치는 대로 때려 부수고, 저쪽에 우르르 몰려들어 다 뒤집어엎는 호러스러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한마디로 덩치는 캉갈만 하고, 썰매개를 압도하는 체력을 가진 비글 성격의 초대형 지랄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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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은 12~16년 정도로 다른 대형견들과 비슷하다.
늑대의 피가 진하게 흐르는 만큼 주로 하울링을 한다는 점도 특징. 시베리안 허스키와 시바견의 중간 느낌인데 이 덕분에 덩치에 비해 의외로 조용한 견종이다.
4.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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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일찍 서야 늑대처럼 귀가 멋있게 자란다고 한다. 귀가 늦게 서는 개체들은 셰퍼드처럼 귀가 흐느적거리게 자라는 편. 참고로 귀가 서고 난 직후의 새끼는 묘하게 시바견 새끼를 닮았다.
체코에서 늑대개 품종 만들기에 감명받은 러시아에서 1990년대 군견용 늑대개 품종을 만들다가 실패했다. 2000년대 이후 카스피해늑대와 셰퍼드를 교접시켜 성공하는데 이 늑대개 품종이 볼코소브다.
[1] 애초에 개라는 동물도 늑대 중에서 인간을 잘 따르고 흉폭성이 덜한 개체끼리 교배시키고, 거기서도 공격성을 드러내는 개체들을 거르고 또 걸러 만들어진 종이다.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도 생김새만 늑대지 사실상 다른 대형견들과 동일하다는 것.[2] #[3] 대형견은 아무리 온순하다고 해도 절대 주의를 늦춰서는 안 된다. 당장 이성적인 사고가 가능한 인간도 욱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동물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대형견은 기본적으로 힘과 덩치가 상당하여 단순히 욱한다거나, 또는 (자기 딴에서) 하위 개체들을 훈육시킬 목적으로 입질하는 것이 사람한테는 치명상으로 다가올 수 있다.[4] 다만 늑대와 저먼 셰퍼드의 교잡을 반복하여 생긴 견종이기에 순종 늑대와 100% 완벽하게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