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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청동(靑銅, bronze)은 구리와 주석을 혼합한 합금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합금으로, 이 금속이 등장하면서 인류는 바야흐로 청동기 시대를 맞게 된다.청동이라고 하면 보통은 전통적인 구리 + 주석 합금을 의미하나 넓게는 구리를 주성분으로 해서 아연 이외의 금속을 합금한 동합금들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1] 즉, 황동·백동·양은을 제외한 모든 구리 계통 합금을 청동이라고도 한다.
올림픽 등에서 3등에게 수여하는 메달을 우리는 '동'메달이라 부르지만 원문은 Copper가 아니라 Bronze, 즉 청동 메달이다. 실제 비율로 따지면 97% 구리에 0.5% 주석에 2.5% 아연이 들어가니 사실상 동(구리)메달이고, 청동보다는 황동(brass)에 더 가깝다. 색갈도 적황색에 가깝다.[2]
2. 상세
구리는 철에 비해 낮은 온도(철의 녹는점은 1538℃, 구리는 1085℃)에서 가공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많이 썼다. 허나 구리 광석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불순물로 다른 금속들이 혼입될 수밖에 없으므로, 싫어도 자연스레 청동을 쓸 수밖에 없었다.같은 청동기 시대의 청동이라도 주석뿐만 아니라 다른 금속들이 섞여 중구난방의 혼입율을 보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 원조 청동인 구리-주석 합금의 경우, 구리 광산은 그래도 좀 흔한 편이지만 주석은 전 세계적으로 매장지가 희소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한반도를 비롯해 주석이 나지 않는 지역의 청동기시대에는 주석을 전량 외부에서 수입해야 했다. 게다가 이렇게 주석 자체가 구리보다 흔치 않다보니 청동기 시대 구리 제련 과정에서 광석에 포함된 불순물로 자연스레 섞여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비율을 맞춰 섞는, 완숙한 형태로 성장한 지역은 극히 제한적이다.이 합금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자원과 기술이 있는 제한적인 지역에서 야금술은 이 합금에 대한 범용성을 대대적으로 어필해 세력을 확실히 굳히게 되었다.
구리는 철에 비해 매장량이 적고[3] 강도도 약하지만, 주석 비율을 조절하면 인장 강도가 높아지고 (즉, 잘 변형되지 않고) 물에 부식되지 않기 때문에 동상이나 종, 대포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 가령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의 경우, 신라가 망한 이후 아무데나 나뒹굴기도 했건만 천 년이 넘는 세월에도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수백 년을 실제로 사용한 종이다. 만약 철로 만들었다면 이미 먼 옛날에 부식되어 부서져서 흔적만 간신히 남아있었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부식이 안 된다는 것은 염기성탄산구리 녹이 생성되었을 경우의 이야기고, 염화제1구리가 생성된 상태에서 수분과 산소가 닿으면 염기성염화구리가 형성되어 밝은 에메랄드 색에 거친 형태를 가진, 금속이 부스러지는 녹이 형성되는데 이를 청동병(bronze disease)라고 부른다. 이 상태의 청동유물은 그 자체가 바스라져 버릴 수 있다.
합금이기 때문에 조합이나 제련법에 따라서 다양한 특성을 가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주석이 15% 이하인 경우가 많지만, 유기를 만들 때는 20~30%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구리가 많을수록 유연성이 증가하며 색도 불그스름해지고, 주석이 많을수록 경도가 강해지는 특성이 있다.
3. 종류
가장 대표적인 주석계 청동으로는 과거 대포를 만들던 구리 90% + 주석 10%의 건 메탈(Gun Metal)이 있다. 인을 첨가한 인청동은 탄성이 좋아 판 스프링재로 쓰고, 납을 첨가한 연청동(베빗 메탈, 켈멧)은 열전도가 좋아 베어링 재료로 쓴다.비주석계 청동으로는 알루미늄 청동, 니켈 청동, 베릴륨 청동, 망간 청동 등이 있으며, 베릴륨 청동의 경우 모든 동합금 중 경도와 강도가 가장 높다.
4. 역사
청동기 시대에는 사실상 일종의 귀금속으로서 권력의 상징인 제사용 도구(거울, 방울 등)와 지배층의 무기인 비파형 동검같은 귀중품을 만드는 데 쓰였다. 실생활용 기구를 청동으로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구리 중독이 발생하기도 했다. 농기구의 재료로도 당시의 철보다 청동이 내식성 면에서는 훨씬 뛰어났긴 했으나, 농기구는 소모재이기 때문에 그 귀한 청동을 갈아넣어가면서 농사를 짓는건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았다.철제무기 제조법이 개발된 뒤에도 청동은 얼마간 계속해서 갑옷과 투구와 방패의 재료로 사용되었다. 철의 물성이 딱히 뛰어나지도 않았던데다 아직은 내식성이 낮아 관리가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나라는 극도로 발달한 청동제 무기를 바탕으로 아직 원시적인 수준이던 타국의 철기를 압도했고 청동제 무기의 명맥은 한나라 초기까지 이어졌으며, 해양민족 출신으로 추정되는 성경에 등장하는 골리앗의 검은 철기였지만, 투구와 정강이 보호대 등은 청동으로 만들어졌다고 기록[4]되어 있으며, 특히 부유한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시민들이 청동 또는 황동으로 전신무장하였다. 청동이 전장에서 완전히 도태된 것은 로마 시대부터다.
화약 무기가 등장하자 총·포신을 모두 청동으로 만든 시절이 잠시 나타났는데, 전근대의 강철은 가공 후 열처리로만 만들 수 있었고 주조한 철은 취성이 강해서 내폭압에 쉽게 터져나가는 반면 청동의 내구성과 내식성은 합금의 조합비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라서 주조방식으로 가공해도 높은 내압성과 내파성이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강철제 화기는 전로와 고급 절삭기술이 등장한 근대의 산물이다. 그래서 청동을 포금(砲金, gunmetal)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무기사/전쟁사에서는 이 시기를 2차 청동기 시대라고 따로 표현하기도 한다. 사실 근대에 들어서도 몇몇 야포들은 포신을 청동으로 만들기도 했다. 1차 세계대전 당시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10㎝ Feldhaubitze M 99가 대표적이다.
인류 역사 초기의 청동은 주석이 아니라 비소와 혼합되어 만들어졌다. 비소 청동(Arsenical bronze)이라고 하는데, 당연하지만 작업자가 청동을 제조하는 도중 비소 중독으로 사망하기도 하는 등 매우 위험한 물질이긴 했지만 비소 청동 개발 초기 때부터 위험 방지법이 발달한 덕에 제조 과정이 생각만큼 위험하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비소는 주석에 비해 양조절이 어려워 효율이 떨어졌기 때문에 주석 합금 기술이 개발된 후 만드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비소 청동은 주석 청동과 달리 은빛이 났기에 아름다운 외관을 지니고 있어 상류층의 자기 과시용으로 탁월했기에 제작이 완전히 끊기진 않고 상당히 오래 이어졌다.
현재도 바다를 항해하는 대형 선박이나 군함의 프로펠러는 청동을 주 재료로 만든다.
5. 기타
중세 시대 서양에서는 '잘 만들어진 청동 조각은 사람을 집어넣고 만든 것'이라는 흉흉한 얘기가 자주 돌았다. 농담 삼아 돌았던 거라지만, 괜히 석고상이 대세였던 것이 아니라나 뭐라나? 위의 '에밀레종' 전설처럼, 동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5][6] 프랑스의 전설적인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도 자신의 작품 '청동 시대'가 모델을 틀에 집어넣고 찍어낸 것 아니냐는 악평에 시달렸다.위의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절대로 청색이 아니다. 불그스름한 빛이 도는 노란색 혹은 주황색에 가깝다. 그런데 왜 이름에 푸를 청(靑)자가 들어가냐면, 녹이 슬었을 때 푸른빛이 도는 초록색이 되기 때문이다.[7] 교과서 등에서도 푸른색의 청동 거울이나 비파형 동검이 나오다보니 그게 원래 색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다. 이걸 역으로 이용해 녹이 자연히 슬도록 방치하거나, 일부러 녹이 슬게 하여 색을 내는 일이 많다. 청동의 녹의 색이 꽤 예쁘기 때문이다. 본래 색깔은 불그스름한 구릿빛이므로 영어에서 태양빛에 잘 그을린 피부색을 브론즈라고 종종 부른다. 그리고 게임 랭크 티어의 등급도 브론즈인데 이때도 구릿빛 금속 색상이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청동과 브론즈가 다른 금속인줄 아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청동은 청록색의 표면이 거친 금속, 브론즈는 구리색의 광택있고 매끄러운 금속 같은 식으로.
삼성전자에서 2020년 하반기 플래그십 제품의 메인 색상으로 채택하기도 하였다. 미스틱 브론즈라는 색상으로 런칭되었다. [8]
6. 창작물
은근히 귀한 금속[9]이고 없으면 대체하기도 힘든 현대사회에서도 중요 광물이긴 하지만, 다른 귀금속에 밀려 입지는 다소 좁다. 또, 청동은 인류가 최초로 이용한 금속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광물로 여겨서 낮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오버워치,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의 브론즈 티어.7. 등급
일반적으로 멤버십 포인트 등에서 가장 낮은 등급이다. 물론 최하위 등급인만큼 혜택 등도 적다. 이는 영어 단어 브론즈의 쓰임새와 일치하는데, 아예 어원 자체가 외국에서의 쓰임새를 본뜬 것일지도 모른다. 가장 기본적인 등급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그냥 패밀리 회원(G마켓), 일반 등급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더 낮은 등급이 있을 때도 있다.[1] 아연 합금의 경우 따로 황동이라고 부르기 때문.[2] 청동(靑銅)이라 붙은 이유는 청동기의 유물이 파랗게 녹슬은 모습을 보고 붙였기 때문이다. 정작 순동(純銅)이라도 푸른 녹이 안 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구리 합금은 소재를 거의 안 가리고 다 청동이라 부르는 것일지도 모른다.[3] 지각을 구성하는 원소의 비율 순서는 산소, 규소, 알루미늄, 철, 칼슘,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O, Si, Al, Fe, Ca, Na, K, Mg)이다. 철은 지각을 구성하는 비율로 손에 꼽히는 흔한 금속이지만, 청동의 재료인 구리는 저 목록에 없다. 주석은 이보다 훨씬 희귀하다.[4] 당시 이스라엘에선 철을 다룰 수 없어 필리스티아를 통해서만 철기를 다루었고, 전시에 철검을 소지한 사람이 사울과 그 아들 요나단밖에 없었다는 말(사무엘상 13장 19~22절)이 있다. 철기로 유명한 히타이트의 후예들이 이스라엘에도 많이 유입되었는데(대표적으로 우리아), 이런 연유일지도 모른다.[5] 원래 사람 사는 곳은 거기가 거기다보니, 유사한 전설이나 이야기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6] 하지만 에밀레종의 경우는 살짝 다르긴 한데, 자세한 것은 혜공왕 문서 참조.[7] 가장 유명한 사례가 바로 자유의 여신상으로, 원래는 청동 도금이 되어 있어 금빛에 가까운 구릿빛을 띠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산성비 등에 노출되며 겉면에 녹이 슬어 현재 우리가 익히 아는 그 녹색이 되었다.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돔도 마찬가지다.[8] 갤럭시 노트20 | Ultra, 갤럭시 워치3, 갤럭시 버즈 라이브, 갤럭시 Z 폴드2, 갤럭시 탭 S7 | 탭 S7+, 갤럭시 북 Flex2[9] 구리는 매장량도 넘치는 것도 아닌 주제에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당장 총알 탄두 코팅과 탄피를 만드는 황동에 사용하는 자원이 구리인데, 그 미국조차 구리가 아까워서 온갖 재료를 다 시도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얇은 두께로 화약의 압력+ 열에 완벽히 견디면서도 적절한 유연성을 보이는 대체 물질이 없었기 때문. 또한, 구리가 없다면 전기선을 은으로 만들어야 할 판이다. 실제로도 맨해튼 계획 때는 전시 상황이라 구리가 부족해서 전기선을 은으로 깔았다. 당연히 청동도 싸구려 광물로서 보기는 어렵다. 또 청동의 중요한 합금재료인 주석은 구리보다 더 귀하다. 청동기 시대에도 메소포타미아에서는 구리는 나는데 주석이 없어서 브리튼 섬에서 수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