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경부고속선에 있는 총연장 13.28km 터널.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길이의 터널로 울산역에서 하행선을 타고 이 터널을 지나면 바로 부산광역시 기장군과 경상남도 양산시 경계 지역으로 나오게 된다. 금정터널과 약 10km 떨어져 있다.[1] 길이 순위는 율현터널, 대관령터널, 금정터널, 솔안터널, 백운터널에 이어 6위.한국의 터널 굴착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터널이기도 하다. 금정터널, 솔안터널, 거가대교 침매터널 등과 같이 터널계의 본좌 취급을 받는 편.
일명 천성산터널로 유명하다. 천성산을 그대로 뚫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공사를 했다.
2. 공사 과정
2.1. 가처분 신청
원래대로라면 2008년 개통 예정이었다. 경부고속선 2단계 구간의 일부로서 경부고속선 1단계 개통 즈음해 굴착을 시작하여 2007년 관통, 2008년 개통이 목표였으나...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다.'지율(1957~)'이라는 법명의 비구니 승려[2]가 꼬리치레도롱뇽의 서식지 파괴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며 터널의 공사를 반대하기 시작하며 공사 과정이 늦어졌다.[3] 이때 그를 설득하려고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 비서관도 왔다가 갔다.
2.2. 갈등의 증폭
터널 공사 전에 정부가 시행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 환경영향평가에서는 특별히 보호를 요하는 동식물이 없다고 보고되었는데, 실제로 조사해 보니 도롱뇽뿐만이 아니라 환경부 지정 법적 보호종이 30종 넘게 서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문제가 커지자 2003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노선변경 검토를 지시했고 공사가 중지되었다. 그리고 재검토위원회가 설치되어 조사를 진행했는데, 2003년 9월 위원회가 기존 노선대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12월에 공사가 재개되었다.
지율 승려는 이에 반발, 2003년 12월 천성산터널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을 냈는데, 그 사유가 '천성산 정상 생태계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었다. 터널 굴착 과정에서 생기는 진동이나 암반 폭파로 생기는 충격이 천성산 생태계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 특이하게도 소송 당사자로는 지율과 동료들 외에 도롱뇽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율은 2005년 초 백일 단식을 강행하며 끝까지 여론전을 벌였는데, 월간조선의 조갑제 대기자는 '지율이 정말 백일 굶는 거 봤냐!'라고 비판했다가 오히려 욕만 얻어먹기도 했다. # 정부가 환경영향공동조사를 승인하여, 단식은 중단 되었다.
'천성산 공사 중단'이 부산 지역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은 이유는 핌피현상이었다. 최단거리로 직통해야 하는 고속철도가 왜 경주시(신경주역)로 돌아가면서 부산 북부는 통과하지 않느냐는 반대여론이 일었던 것. 시급한 공사를 방해한다는 공사 찬성 주장이 힘을 얻지 못한 이유다.
2.3. 대법원 심리
결국 사건은 3년 만에 대법원까지 올라갔다.2006년 6월 2일, 대법원은 사실상 국가철도공단의 손을 들어주었다. 고속철도 공사가 천성산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으며, 도롱뇽의 법적 지위는 사건을 수행할 당사자 능력이 없는 자연물로 규정한 판결이었다. 대결 2006.6.2. 자 2004마1148~1149.[4]
지율은 이 판결에 끝까지 반대하여 부산교육대학교 근처에서 투쟁을 이어가기도 했으나, 이후로 영주 내성천, 경북 칠보산 등으로 활동을 옮겨갔다.
(해당 기사는 17분 35초 이후부터)
2.4. 심리 기각 이후
이때부터 놀랄만치 빠른 속도로 공사가 진행되었다.공사가 중단 되기까지 미리미리 작업해 놓은 구간도 있긴 있었지만, 여전히 미개통 구간이 더 긴 상황. 이 상황에서 국가철도공단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양쪽 모두와 터널 중간 수직갱 등을 통해 초스피드 굴착을 한 것. 수직갱 굴착까지 강행한 시설공단은 결국 정상 진도(4년)보다 훨씬 빨리 터널을 관통시켰다.
2008년 결국 터널은 2년만에 관통이 되었고 2009년 궤도 부설, 2010년 시운전 끝에 결국 2010년 11월 1일 개통하여 열차가 운행하게 되었다.
원효터널은 이처럼 3년에 걸친 논란과 3년여의 공사 끝에 7년만에 완공되었다. 초기에 부실했던 환경영향평가 역시 결과적으로 보완이 되었으며, 오히려 계획보다 2년 이상 늦게 개통된 것은 경부고속선 이용 승객들의 운임인상으로 전가되었다.[5] 이에 대한 손실액은 최소 145억으로 환산되었다. 출처 국가철도공단은 외부기관을 섭외해서 평가를 충실히 했고, 공사 중단 후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사를 진행하였다.
3. 후일담
지율은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을 했다고 문재인 전 대통령(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역시 패소하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민정수석 시절 지율의 단식농성을 중재하려고 애썼으며, 관계기관 등에 철저한 설득을 통해 환경영향평가를 이끌어내기까지 하였다. 지율은 국가철도공단의 '2조원 낭비' 보도자료를 상대로 한 2014년 다른 소송에서도 또 패소하였다. 다만 2018년 대법원은 지율의 ‘도롱뇽 단식’ 등으로 천성산 터널 공사가 지연돼 6조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조선일보> 기사는 허위라고 판결했다.지율의 이런 잇따른 무리한 소송 행보, 과장된 주장 때문에 미디어다음에서 지율에 대한 여론은 매우 나쁘다. 이슈가 사라진 탓은 있겠지만, 한겨레에서조차 그에 대해서 2010년대 중후반부터는 보도하지는 않게 되었다.[6]
문제의 도롱뇽은 아직도 천성산에 잘 서식하고 있으나, 자연습지가 아닌 인공습지라는 논란 정도만 있다. 2012년 뉴스타파의 보도가 역설적으로 그 사실을 잘 드러낸다. #
“도롱뇽이 있다 없다 문제가 아니고 이 습지의 현황이 과연 도롱뇽이 살 수 있는 여건이 되느냐 앞으로 지속적으로... 하루 아침에 물이 싹 다 빠지진 않는다는 거죠.”
지율의 해명도 다르지 않다. #
“난 당시 도롱뇽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니까 재조사를 하자고 한 거였어요. 천성산에 사는 나는 맨날 도롱뇽을 봤는데, 정작 환경평가에는 빠져 있었죠. 심지어 천성산 터널이 이슈가 된 2003년 보완 조사 때에도 안 들어갔어요. 전문가란 사람들이 조사했다는데, 그 흔한 도롱뇽이 없다니. 원앙도 200마리가 사는데 없다고 하고… 삼천배를 하는데, 문득 도롱뇽이 생각났죠. 그래서 도롱뇽을 원고로 소송을 한 겁니다.”
4. 양산단층 문제
지율이 제기한 천성산 자연 환경 파괴 논란과는 별개로, 과거 한국 지질학계에서 양산단층에 관해 계속 제기되어 왔던 문제였다.2004년에 나온 해당 기사5. 여담
영화 터널에서 도롱뇽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는데, 여기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공사 과정 때문에 원효터널의 비슷한 사례로는 사패산터널을 들 수 있다. 철도판 버전으로는 양산 도시철도가 있다.[7]
[1] 그리고 이 사이에는 2개의 터널이 더 있다.[2] 지율은 당시 내원사 행정을 보는 산감이었다. 정식 승려는 맞다.[3] 일반인들이 천성산 터널 논란에 대해 그냥 도롱뇽(Hynobius leechi)으로 알고 있는데, 꼬리치레도롱뇽(Onychodactylus fischeri)이 정확하다.[4] 이 결정은 행정법을 배울 때, 행정소송의 소송요건 파트에서 자주 언급된다. 2011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언어이해에 사례로서 출제되기도 하였다. 2018년 개정된 고1 통합사회 교과서에도 등장한다.[5] 비슷한 논란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논란에서 재연되었다. 지율은 강정마을이나, 4대강 사업의 영주시 내성천 두물머리 등에도 모습을 드러냈다.[6] 2022년 오랜만에 한겨레 문화 지면에서 지율의 사진전이 보도된 것이 전부다.#[7] 단 공사가 지연된 것은 똑같으나 착공 이전에는 예산 문제고 원효터널은 지반침하 논란이었지만 양산 도시철도는 실제로 침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