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4 10:37:11

자기개발서

계발에서 넘어옴
1. 개요2. 개발? 계발?
2.1. 논어 술이 편
3. 설명4. 비판5. 독서법
5.1. 목적에 맞는 책을 고를 것5.2. 어떤 내용을 따를 것인가?5.3. 처세술, 리더십, 대인관계5.4. 행복, 힐링5.5. 사고력
6. 결론7. 관련 문서

1. 개요

자기개발서는 독자들에게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쓰여진 책을 의미한다.

2. 개발? 계발?

현재 한국에서 자기개발서(自己開發書)와 자기계발서(自己啓發書)는 둘 다 옳은 명칭이다.# #

본디 계발만 쓰이다가 중국 전한 시대에 경제의 이름인 계(啓)를 피휘해서 개(開)로 바꾸어 쓴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즉, 예로부터 뜻이 통하는 한자다.

그렇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개발(開發)과 계발(啓發)에는 분명한 의미 차이가 있고 용례도 다르다. 요역하면 '자기개발(自己開發)'은 "자기에 대한 새로운 그 무엇을 만들어냄. 또는 자신의 지식이나 재능 따위를 발달하게 함"이란 뜻이고, '자기계발(自己啓發)'은 "잠재되어 있는 자신의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움"이란 뜻이다. 보다시피 자기개발은 자기계발을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이다. 자기계발이 '유(有)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만 있다면, 자기개발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까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나무위키에선 자기발서를 표제어로 했다.

2.1. 논어 술이 편

논어 술이(述而) 편의 어구 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 不以三隅反 則不復也(불분불계 불비불발 거일우불이삼우반 즉불복야)에서 계발(啓發)의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다음은 도올 김용옥의 저서 『도올의 교육입국론』(2014) 153쪽 '공자의 주입식이 아닌 계발교육론'에서 발췌했다.
공자는 말한다: "나는 분발치 아니 하는 학생을 계도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나는 궁금증이 쌓여 고민하는 학생이 아니면 촉발시켜 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한 꼭지를 들어 말해주어 세 꼭지로써 반추할 줄 모르면 더 반복치 않고 기다릴 뿐. 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 不以三隅反, 則不復也" 이것은 공자 교학방법의 전모를 말해주는 명언이다.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계발(啓發)"이라는 말이 바로 이 공자의 말씀에서 유래된 것이다. 공자는 주입식의 교육을 강요한 적이 없고 철저히 계발식의 교육을 주장했다. 공자는 학생의 자학능력(自學能力)과 독립사고, 그리고 학생의 주동성(主動性)적 깨달음의 과정을 강조했다. 그 과정의 초기단계가 "계(啓)"이고 진전된 단계가 "발(發)"이다. "거일반삼(擧一反三)"이라고 하는 것은 학생이 주동적으로 깨달음의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교육이란 사문화된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의 촉발의 계기를 확대해나가는 것이다.

3. 설명

대한민국에서 인기가 많은 서적의 장르 중 하나다. 정치·경제·인생·학문·과학·종교 등 그 어떤 장르에서나 볼 수 있는 서적이며, "○○○를 위한 n가지 □□□"와 같은 '특정 누군가를 위한 몇 가지 방법' 따위의 제목 패턴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식의 뭔가 훈계하는 듯한 제목을 붙여줘야 흔한 자기개발서의 정석이 완성된다. 여기에 위인일화를 섞으면 더욱 효과가 강해진다. 다만 이것은 책 판매를 위한 광고 전략과 더 관련이 있는 문제다. 막연하고 권유에 가까운 제목인 "인생의 목표를 정하자"와 꾸짖는 말투로 독자의 감정을 건드리는 제목인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중 어느 쪽이 읽는 사람에게 더 와닿겠는가?

굳이 책뿐만 아니라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이나 전문강사라는 사람들이 강당에 사람들 입장 시켜놓고 하는 리더십 강의 같은 것도 자기개발서와 비슷한 특징을 지니니 참고해 둘 것. 그쪽 또한 간략히 말하자면 자기개발서의 강의 버전이다. 주제 던지기 + 예시 들기 + 총정리의 구성이다. 사실 모든 발표가 이렇긴 하지만 이 자기개발서라는 장르가 이렇게 굳건한 이유가 바로 이후 저자의 강연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있다. 자기개발서 한 권이 흐름 잘 타서 베스트셀러가 되면 강연요청도 쇄도하고 그 강연 수익과 인지도 상승으로 인해 스타 강사가 된다.

사실 정말로 성공을 하고 싶다면, 자기개발서를 읽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말 본인의 의지와 목표가 뚜렷하다면 이러한 서적보다는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서적을 읽는 것이 도움된다. 의지가 없다면 자기개발서를 읽고 나서도 작심삼일은 커녕 한 시간 후에도 게으름만 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자기개발서가 하도 많이 팔리다 보니 양산형 자기개발서까지 나오고 있으며, 심지어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캐릭터가 말하는 자기계발서까지 나왔다.[1] 약간이라도 자기개발 요소가 들어가 있으면 곧장 자기개발서로 분류해버리기도 하는데, 어떤 서적들은 자기개발서 칸에 자리가 모자라서 소설로 분류되기까지 한다. 실제로 이런 양산형 자기개발서는 아무거나 몇 권 집어서 내용을 보면 거기서 거기다. 사실 거기서 거기일 수밖에 없는 게, 자기개발서는 편집자들이 미리 예측해서 뽑아놓은 1년치 트렌드를 바탕으로 대필작가들이 찍어낸 원고들에 저자 허락만 받아서 이름 올리고 프로필 사진 박아넣어 출판하는 시스템에서 탄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 사망 전후로 그에 대한 책이 엄청나게 쏟아졌던 배경에는 그가 머지 않아 사망할 것을 예상하고 미리 원고를 만들어놓고 대기를 탄 출판사의 선견지명에 힘입은 것이다. 물론 완벽하게 예측할 순 없기 때문에 큰 틀을 짜놓고, 디테일을 빠르게 수정하는 방식으로 쓴다. 심지어 제목만 달리 붙이는 경우도 있다.

저자가 직접 원고를 쓰더라도 담당 편집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원고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본 뼈대만 덩그러니 넘어오는 경우가 많거나 책으로 내기 어려울 정도로 함량 미달인 원고들도 많다고 한다. 한 작은 출판사 사장이 자기개발서 전문 출판사에 구경갔다가 닭장 같은 사무실에서 대필작가들이 원고를 찍어내는 모습을 보고 식겁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한 회사에서 1년에 정말 많은 책들을 쏟아붓듯이 출간하기 때문에 유명 자기개발서 출판사에서 나온 듣보잡 같은 책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책 중 소비자의 마음에 호응하는 운 좋은 책 하나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회사의 부를 가져다준다. 물론 책을 여러 종류로 많이 찍어낼수록 회사의 매출이 커지는 출판산업 특유의 꼼수가 있어서 성공하지 못해도 그럭저럭 유지할 수도 있다. 어떤 책을 내든간에 서점들이 기본적으로 일정량 이상을 구입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뭣보다 자기개발서는 1쇄에 1000권 남짓한 인문학이나 500권 남짓한 예술서적보다 기본 발주량이 높다. 출판사가 자기개발서에 죽어라고 매달리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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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장애인 협의회에서 내놓은 실제 광고 카피
"부산국제장애인 협의회"에서 만든 도서관의 경우는 저 광고 카피를 걸고 부산 전역에 광고를 했다. 실제 광고 이미지를 볼 수 있는 링크. 도서관 소장 8천여 권 가운데 7천여 권을 자기계발서로 채운 다음에 이걸 장애인들 보라고 내놓은 것인데, 본문을 읽으면 알 수 있지만… 자기개발서 읽는다고 리누스 토르발스빌 게이츠가 되지는 않는다. 그 시간에 프로그래밍 책 읽고 코딩 한 줄이라도 더 하는 게 낫다. 즉, 자기개발서로만 도서관을 채운 건 멍청한 짓이다. 그리고 불면단명의 지름길이므로 정말 무덤에서 실컷 잘 수도 있다. 특히 성공이란 개념 자체가 어마무시하게 모호한 개념이라 책으로 써서 누군가에게 가르칠 것이 못 된다. 영혼이라는 개념 또한 마찬가지.

'공부 잘하는 비법' 같은 서적은 서점에서 자기개발서 태그가 아니라 학습법 등의 태그를 달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요컨대 "○○○, XX대학교 들어가다"나, "전교 꼴찌였던 XXX, ○○대 가다" 같은 제목이면 99% 그런 책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위 종류의 책들과는 조금 다른 행복론 등의 책도 있다.

2020년 들어 한국인들이 의지만을 강조하는 자기개발서에 지치다 보니, 자기개발보다 휴식을 권장하는 서적이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자기개발서의 실질적인 가치는 거의 없고 또한 극단적인 성향도 있다고 평가 받으나, 독자의 의도를 고려하면 긍정적인 부분도 없지는 않다. 왜냐면 독자는 자신을 발전시키고 싶어서 책을 사서 읽었기 때문이다. 책 자체는 큰 가치를 기대할 수 없으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더 나아가게 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건 분명 긍정적인 사회 현상이다. 그리고 자기개발서보다는 고전을 추천한다.

4.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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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독서법

5.1. 목적에 맞는 책을 고를 것

왜 그 책을 읽으려고 하는지를 염두에 두고서, 이에 맞는 책을 골라야 한다. 너무 당연한 말같지만, 얼핏 생각하는 것만큼 당연한 말이 아니다. 베스트셀러스테디셀러라는 이유만으로, 저자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심지어 번역자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책을 고르는 예, 심지어 다다익선 식으로 무턱대고 자기개발서를 읽어 대는 예들이 있다.

자신이 풀고자 하는, 생활상의 문제 내지 인생 문제에 관한 어떤 의문점(그것이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그리고 상황마다 다르다)이 있는데 어떤 책이 그에 대한 해답을 자신이 수긍할 수 있게 제시했다면, 설령 듣보잡인 책이라 해도, 그 책이 그 사람에게는 그리고 그 상황에서는 좋은 자기개발서이다.

5.2. 어떤 내용을 따를 것인가?

자기계발서 한 권을 읽고 삶의 모든 노하우를 터득하려 해서는 안 된다. 부자가 되는 보편적인 노하우, 영어를 잘 하는 일반적인 방법, 모두가 가능한 열등감 해소하는 방법은 한두가지만 있다고 할 수 없다. 어떤 자기개발서의 주장만이 완벽한 왕도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서 한국인이 영어를 잘 하려면 10개도 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 중 개개인에게 맞는 방법은 한두개밖에 없다.

저자의 경험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자기계발서의 저자의 경험은 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저자가 알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쓰지 못한다. 저자와 독자 간의 가치관, 배경 차이도 크기 때문에, 특정한 저자가 쓴 책을 읽고 특정한 독자가 그대로 실천하려 들면 큰 문제가 생긴다. 책의 내용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들어맞는 설명을 가려 듣고 그걸 토대로 상황을 헤쳐나가는 게 좋다.

저자의 부끄러움으로 인해 돌려 말하는 부분은 직설적으로 고쳐서 읽으면 된다. 예를 들어 고위공직자 출신이던 저자가 상사의 명령을 어디까지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 이렇게 써 놓았다고 하자.
저자: 상사는 오랜 경험을 거쳐 높은 자리에 올라간 사람이기 때문에 어린 신임 공무원이 함부로 상사의 명령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것은 오만하고 가소로운 일일 수 있습니다. 물론 명백하게 불법적인 명령을 내려서 국가에 큰 해를 끼친다면 막아야겠죠.
이런 내용은 정치적 올바름을 제하고 보면 이렇게 읽으면 된다.
저자: 상사가 뇌물을 받고 특정인에게 이득이 되는 납득하기 어려운 명령을 내리면 관행대로 유도리있게 하세요! 거기대고 "이래도 되나요? 이런 규정도 있나요?"라고 따지고 들면 당신은 보복성 인사를 당하고 승진 길이 막히기 십상입니다! 물론 상사 뜻대로 따르다가 너까지 같이 잘릴만한 큰 문제라면 함부로 상사 뜻을 따르다간 큰일나겠죠. 둘을 어떻게 구분하냐면 유도리있게 알아서 구분하시면 됩니다.

이렇듯 자기개발서는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맞다 아니다는 자기 자신이 판단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자신이 읽고 자신이 느끼며 자신이 판단해야 한다. 자기'개발'서보다는 '자기'개발서인 셈이다.

읽을 때도 저자의 권위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무슨무슨 명문대를 나와서 좋은 직업을 가진 분이 쓴 이야기라고 다 맞는다는 보장은 절대 없다.]] 해당 분야의 권위자라 해도 세상이 너무 변해서 독자의 세계와 안 맞을 수도 있다. 책의 저자가 당신 주변 사람들보다 현명하다는 보장 역시 없다.

5.3. 처세술, 리더십, 대인관계

처세술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최소한 수십 년 전부터 팔려온 책을 읽는 게 좋다. 수십, 수백 년 동안 전해져 오는 고전은 반짝 뜨고 잊혀지는, 시중에 널려있는 자기계발서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깊이와 뼈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전이나 명서는 규모가 좀 있는 대부분의 도서관에는 대부분 있다.

학술적인 분야로는 조직관리 입문서들이 있다.
  • 간호학: 간호관리학
  • 경영학: 인적자원관리, 조직행동론 등 조직관리 전반
  • 심리학: 조직심리학
  • 행정학: 인사행정론

특정 인물의 리더십을 배우고 싶다면, 유명한 인물에 대해 쓴 자기계발서보다, 자서전[5]이나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적인 역사학자가 쓴 평전을 읽는 것도 좋다. 박사 학위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전문적인 학자는 적어도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을 뜻한다. 적어도 10년 가까이 그 분야에 대해 연구해온 전문가라는 증명이기 때문이다. 만약 역사학자의 연구나 자서전이 없을 경우, 자신이 닮고 싶은 인물의 명언이나 행동 등을 스스로 분석하거나 언론 보도를 취합해서 따라할 수도 있다.

5.4. 행복, 힐링

흔한 힐링서에 대한 좋은 대안으로는 동서양의 고전을 읽는 것이 좋다. 흔히들 들어봤을 논어와 같은 책은 고전이라도 사실 그 분량과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으므로 겁을 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같은 책들을 읽다보면 오히려 옛날 사람들이 쓴 책들이 더 풍부하고 직관적이라는 것에 놀랄 것이다. 아니, 뒤집어 생각해 보면 그만큼 풍부하고 직관적이기에 옛날에 쓰인 책임에도 아직까지도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이다.

행복에 관한 동양 쪽의 대표적인 고전으로는 명말청초 시기의 사람인 홍자성이 쓴, 위에서도 언급된 『채근담』이 있다. 또한 논어의 구절들도 굉장한 깨달음을 준다.

서양 쪽의 대표적인 고전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 있다.[6] 대표적인 번역본은 길에서 나온 번역본이 있다. 이 책보다 더 최근에 나온 것으로는 20세기 영국의 철학자, 수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과 같은 저서도 있다. 대표적인 번역본은 사회평론판과 문예출판사판이 있다. 사회평론에서 출판한 것은 읽기가 비교적 쉽고, 문예출판사에서 출판한 것은 문체가 딱딱하나 러셀의 사상적 깊이를 살렸다. 두 번역본 모두 일장일단이 있으니 잘 판단해서 선택하면 된다. 염세주의로 유명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도 『여록과 보유』라는 삶에 대한 고찰이 담긴 저서를 남겼으며, 흔히 『인생론』으로 번역되어 있다.

더 최근에 쓰여진 것으론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있다.빅터 프랭클이 의미치료를 만든 과정인 아우슈비츠에서 했던 본인을 포함한 인간관찰과 함께 창시자가 직접 쓴 해당 분야의 입문 역할을 하는 내용이 있다.

힐링서들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나 "행복하자"라는 말을 무한 반복할 때, 행복을 다룬 고전들은 오히려 "내가 스스로 소시민으로 살며 소박한 행복과 쾌락을 추구하겠다는데, 그게 뭐가 그리 나쁘냐?"라는 말과 같이 패기있게 질문하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 오히려 이런 질문을 박살내며 들어간다는 점에서, 이런 책은 행복의 근본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데 매우 적합하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인간의 의지만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내공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옛날 책일수록, 파고들면 극적인 재미가 있는데다가 쉽게 교수들이 해설까지 붙여가면서 풀어 쓴 책들도 많다. 이런 책을 읽는 것은 당신의 인문학 교양에도 기여를 할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수준이 높은 고전문학 작품, 그러니까 고전소설이나 시, 수필 등을 읽어 보는 것도 좋다. 책이 아닌 좋은 음악이나 영화, 미술 작품 등을 감상하는 것 역시 방법 중 하나이다.인간의 감정과 이성을 묘사한 작품을 감상하면서 예술적인 체험을 하다 보면 힐링의 길을 찾을 수도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지나치게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은 좋지 않다. 그리고 정치, 사회철학을 다루는 고전의 경우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의외로 이런 부분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데, 인간 개인에 대해 말하기보다는 사회와 인간집단의 근본과 양상, 변화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사회의 전반을 다루는 책이므로 세상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기르기에는 매우 좋다.

5.5. 사고력

'사고력'이라는 단어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자기계발서에서 사용할 때는 대체로 '비판적 사고력[7], 창의력, 독해력[8], 합리적 의사결정' 등 생각하는 것에 관련된 모든 능력을 뭉뚱그려 사고력이라 부르는 것 같다.

특정 학문에 대해 전반적으로 창의력이나 비판적 사고력을 높이고 싶으면 그 학문 분야의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해야 한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자기계발서에서 시키는 대로 유명 경영 CEO의 강연을 듣고, 원어로 인문고전을 읽고, 논리학 입문서를 읽고, 셜록 홈즈의 사고방식에 대해 알고,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마인드맵을 그리며, 전략컨설팅펌 신입사원의 교육방식에 대해 배운다고 해도 사고력을 키우려는 목적이 물리학 논문을 쓰는 것이라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책 한두권 읽는다고 전문가와 대등해질 수는 없고, 몇 년간의 집중적인 공부가 필요하다.[9]

사고력을 높이고 싶으면 문학에 한정짓지 않고 비문학,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동에게 있어서 만화를 읽는 것보다는 일반 도서를 읽는 것이 비판적 사고력이나 독해력을 높이는 데 좋다. 그리고 단순히 혼자 독서하는 것보다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과 토론할 기회가 많은 쪽이 비판적 사고력 함양에 좋다.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에 대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고 싶으면 그 분야의 공부를 해야 한다. 가령 비합리적 사고로 인해 의사결정에 방해를 받는 것은 심리학에서 말해주며, 이런 의사결정이 돈 등을 거래할 때 미치는 영향은 인접학문인 행동경제학, 행동재무론[10]에서 말해준다. 살면서 속임수에 덜 당하기 위해서는 프로파일링 기법을 배우는 게 좋으며 그러려면 범죄심리학 공부를 하든지 전현직 프로파일러가 쓴 책 쪽으로 가야 한다. 장사를 하면서 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경영학 공부가 필요하다. 말하면서 논리적 오류를 덜 저지르고 싶다면 논리학 입문서를 읽는 것이 좋다.

따라하고 싶은 방법이 있을 경우, 자기계발서에서 배우는 것보다는 직접 따라하는 것이 좋다. 브레인스토밍이나 마인드맵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런 지식은 인터넷에 널려있으므로 그냥 인터넷에 저 두 단어로 검색해서 보는 쪽이 낫다. 경영학과행정학과에서도 팀플레이(리더십) 수업의 일환으로 가르치고 있고, 방식만 알면 마음맞는 친구와 해볼수도 있으므로 돈 낭비할 필요는 없다.

6. 결론

지금까지 읽고자 하는 목적과 그에 맞는 활용법을 정리했지만, 역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아는 지식'과 '경험한 지식'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이는 자기개발서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들어맞는다. 분명 자기개발서가 "나도 할 수 있다"는 성취감과 동기를 일으키는 데에 도움을 주지만, 얼마 못 가 사그러들면 시간낭비일 뿐이다. 오히려 실천 단계까지 가기도 전에 자신과 맞지 않는 자기개발서를 수집하듯이 긁어모으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니 "자기개발서는 자신에게 일시적인 용기를 북돋아줄 정신적 마약에 불과하다"란 비판도 결과적으로는 아주 틀린 말이 아닌 것이다.

('무기력'에 초점을 맞추긴 하지만) 학습된 무기력 이론에서 비롯한 '학습된 낙관주의'(learned optimism)는 낙천성을 학습하되 비관론과 중용을 이루는 것이 유익하다고 주장한다. 지나친 낙천성은 사물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어느 정도의 낙천성은 학습할 수 있고 그 수준을 적절하게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나오며, 이는 비관성에도 적용되는 얘기이다. 자세한 내용은 낙관주의와 비관주의 문서 참조.

결국 자기개발서에 적힌 내용은 책마다 차이가 있을지언정 내용은 다 비슷비슷하고, 그걸 따지기 이전에 '실천'부터가 어렵다. 그러니 기왕이면 자기 수준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자기개발서를 골라서, 탐독하며,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

전자공학자이지만 뇌과학 저술로 더 유명한 박문호 박사는, 자기개발서는 삶의 개선에 영감을 주는 몇 가지 내용을 단시간 내에 깨닫게 해 주기 때문에 얼핏 생각하기보다 유용하며, 다만 그 책의 주장에 너무 빠지면 안 되고, 자기 전문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하다가 한 번쯤 릴랙스 하고 싶을 때 읽어 보면 좋다고 한다.#

유튜버 동기부여 뒤집기는 '자기개발서의 주장을(심지어 고전조차도) 어떠한 권위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비판적 독서를 해야 한다'라고 거듭해서 주장한다.

7. 관련 문서


[1] 대표적인 예가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와 <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 등이다.[2] 인간관계론은 처세술에 관련된 명저고, 성공대화론은 연설과 수사에 관련된 입문서다. 자기관리론은 걱정과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이 주된 내용의 서적이다.(실제 사례와 심리학자들의 발언을 몇 개 인용한 정도이다. 참고로 아들러 심리학이 인용된다.) '1% 성공습관' 등 카네기가 쓴 다른 책들도 있지만 초중기 산업혁명 시절 베이스 없이 성공할 기회가 많았던 시대에 사회가 유동적이었기에 과거 시점과 현재의 관점이 달라서 현재의 대입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3] 밑의 군주론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써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있고, 법가의 대표적인 저서인 만큼 법가사상이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4] 왕의 역할에 대하여 다룬 책인 만큼 리더보다는 보스에 가까운 면이 있지만, 리더로서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현대에도 읽을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5] 자서전도 다양한 문제가 있으니 맹신할 것은 아니다.[6] 니코마코스는 그의 아들 이름인 데다 당시엔 '윤리학'이라는 학문이 없었으니, 당시의 기준으로 해석하면 '아들에게 주는 삶의 지침서' 정도로, 내용도 일반인 기준으로 보아도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2500여년 동안 전해져오는 책은 서점가에 널려 있다가 금방 사라져버리는 자기개발서들과는 그 깊이가 차원이 다른 법이다.[7] 문제와 관련하여 제시된 정보나 주장의 진실성, 타당성, 가치성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능력: 신지혜(2006), 아동의 선호도서에 따른 독서 성향, 비판적 사고력 및 독해력의 차이 연구, 성균관대학교 석사논문[8] 일정한 길이의 문장 또는 문단을 읽고 그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고 분석 종합하는 능력, 신지혜 (2006)[9]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는 책을 한권이라도 읽는 것이 훨씬 낫긴 하다.[10] 예를 들어, 행동재무론 쪽 연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전문적인 투자자에 비해 규범적인 재무원리에 따른 투자기회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지적하였다. 대신에 개인들은 의사결정 행동연구에서 보고된 많은 휴리스틱(주먹구구)에 의거하여 투자 의사결정을 한다고 지적한다.[11] 취소선이 그어져있기도 하고 도움이 되는 자기개발서도 많다. 그렇지만 성공팔이를 하거나 의지드립을 치는 진정한 불쏘시개들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