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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예수

1. 개요2. 역사적 예수의 탄생 배경3. 근래의 역사적 예수 논란
3.1. 실존설3.2. 다중 인물 혼합설3.3. 환상설
4. 관련 도서5. 관련 문서

1. 개요

실로, 지금까지의 역사적 예수 연구는 연구자의 가장 이상적인 인물상을 그려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알베르트 슈바이처[1], 1906년에 출판한 〈예수의 생애 연구사: 라이마루스에서 브레데까지(Geschichte der Leben-Jesu-Forschung: Von Reimarus zu Wrede)〉 중에서
수천의 사람들의 수천 가지 역사적 예수

이 '역사적 예수'라는 존재는, 그리스도교의 근간이 된 예수 그리스도의 근간이 된 인물을 신성성을 배제하고 순수히 인물성으로서만 재구성하는 것으로, 예수의 실존여부와 그 실존인물의 실제 행적의 추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쪽, 그러니까 예수 실존에 대한 것이 궁금하다면 예수/역사 항목으로 이동할 것.

2. 역사적 예수의 탄생 배경

때는 근대. 신은 죽었다고 여겨지던 시대.

기나긴 중세근세에서 빠져나온 계몽주의자들이 보기에,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하느님은 죽은 것 같았다. 종교의 사회 지배가 무너지면서 그리스도교 세계에서 하느님이 차지하던 영역은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중세에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스리던 하느님은, 인간의 마음속이나, 우주가 만들어지기 전의 시공의 저편, 혹은 사후세계, 2천 년이나 기다렸는데 아직도 오지 않은 하르마게돈의 뒤의 시간으로 숨어버렸다. 첫 번째 밀레니엄은커녕 두 번째 밀레니엄의 세기말에도 세상은 안 망했고 휴거 따윈 없었다. 여전히 의외로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다고 하지만 온 세상을 다스리던 때와 비교하자면 참으로 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2천 년 동안 여러 모로 관찰한 결과 기적은 없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인간은 섹스 없이 태어날 수 없는 것 같고,[2] 죽은 사람이 살아왔다든가 죽은 사람을 되살렸다는 이야기는 2천 년 전 이래로 두 번 다시 듣지도 못했다. 망원경으로 하늘을 쳐다보니 천사천국은 있지 않았다. 질병바알세불의 부하들이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작은 미생물들이 일으키는 것이었고, 정신병도 대체로 악마귀신빙의가 아니라 마음이나 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 밖의 시시한 기적은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오병이어의 기적? 물고기 몇 마리와 조금이 더 있은들 세상이 바뀔게 뭐가 있단 말인가? 물 위를 걷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이 있는가? 그까짓 무화과 나무가 말라비틀어 죽든지 말든지. 등등등.

일이 여기까지 오자 신학시녀로 취급되던 철학자들이 말했다. 하느님은 죽은 거 아니야? 엘리야가 나타나 "저 바알의 신도들에게 불벼락을 내려 주십시오!"라고 고래고래 소리쳤지만 피뢰침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벼락조차 막아버렸다. 문둥병에 걸렸던 은 의학의 발달로 그냥 치료받아서 나았다.

긴 세월이 세월을 흘러서, 예수는 다시 십자가에 못박혔다. 이번에 못박힌 것은 2천 년 동안 인간이 철저하게 노력해서 만들어낸 이성의 십자가다. 롱기누스는 의심의 창으로 옆구리를 푹푹 찔러댔다. 아주 오래전에 한 번 죽었을 때와 똑같이, 하느님=예수는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살아올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보기에는 정말로 죽을 것 같았고 다시 살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아무튼 이때 예수의 제자들은 2000년 전보다는 훨씬 많았고, 그때 그 베드로처럼 3번이나 배신하지는 않겠다는 각오로 정신을 다졌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건대,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기적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른다. 하느님 같은 것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신성'과 '기적'이라는 측면을 제거한, 역사적으로 실존한 예수 전기라는 장르가 탄생하였다. 문학적 관점에서 '역사적 예수'란 이런 것을 말한다. 의외로 이런 것을 많은 사람들이 써먹었는데, 토머스 제퍼슨도 그런 부류였다고 한다.

이런 유행 덕분에 아무튼 예수를 '사람들이 배울 만한 가르침을 남기고 간 휼륭한 사람'으로 보는 시각은 그런 대로 널리 퍼졌다. 대충 '예수는 좋은 이야기나 가르침을 많이 남기고 갔고 그것은 충분히 가르침이 되고 따를 만한 것이며, 그가 비참하게 죽은 탓에 너무 충격받은 제자들이 부활했다든가 하느님의 아들이었다는 망상을 널리 퍼트리기는 했는데 아무튼 그것은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니까 신경 끄자.' 대충 이런 생각이다.

그리스도교를 제외한 다른 종교인이나 심지어 무신론자도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수의 이미지 향상에는 크게 기여했지만, 종교적 관점에서 보면 예수의 신성을 깡그리 부정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전례 없이 과격한 이단사상이라 할 수 있다. 고대의 단성론이나 영지주의를 넘어 '무성론(無聖論)적 예수관'이라 할 수 있다.

요약하면 역사적 예수론은 하느님과 기적이 무용시되어가는 때에 예수의 행적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성인의 경지에 올라있으니 신성을 거세하고 있던 그대로의 예수를 보자는 이야기가 되겠다.

3. 근래의 역사적 예수 논란

독일 신학자 루돌프 불트만(Rudolf Bultmann)으로 말미암아 촉발된 '나자렛 예수의 역사성' 논쟁이 1950년대에 그야말로 폭풍우 같은 논전으로 발전했다. 불트만은 종교에서 역사성을 완전히 잘라버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오히려 예수의 역사성에 대한 연구가 신화적 예수의 숭고한 가르침을 더럽히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요한 점은 20세기 들어 가열된 '역사적 예수 연구'는 신화적인 예수의 모습을 걷어내고 1세기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살았던 예수라는 인물을 있는 그대로 조명해보고자 하는 방법론이지, 예수의 실존 유무를 가리는 연구가 아니다.

근래에 이르러 1985년에 로버트 펑크와 존 도미니크 크로산이 주축이 된 예수 세미나(Jesus Seminar)가 발족되어 예수의 실제 발언을 가리는 등 역사적 예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 받았지만, 그 일원의 대부분이 미국 서부의 신학자이며 연구 방법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등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0년 봄에 쓰여진 신학자 스콧 맥나이트의 기고문을 보면 현재 역사적 예수 연구의 위상에 대해 알 수 있다. 맥나이트의 기고문에서는 1980년대에 열린 역사적 예수 연구 세미나의 인원이 5백 명이 넘었었지만, 최근에 열린 역사적 예수 연구 세미나의 인원이 그 25분의 1인 20명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는 끝난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 역사적 예수 연구의 1세대인 슈바이처의 '학자들은 스스로 재구성한 예수를 믿는다' 결론이 다시 나온 셈이다.

크로산은 이미 현대 신학계에서는 그때의 예수, 지금 우리의 예수로 구분하여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현대 신학계의 사고방식이다.

사실 이제는 역사적 예수(Historical Jesus)라는 표현보다는 순수한 예수(Pure Jesus) 혹은 본연의 예수(Natural Jesus)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은지도 모른다. 본문의 중간쯤에서 이야기했듯이 이제 신학자들이 찾는 '역사적 예수'는 장애물이나 벽으로 대표되는 '역사학적 예수'의 속성을 버리고, 세상의 때와 오물이 묻지 않은 순수한 성직자(당시에는 랍비)로서의 예수를 찾는 것이니 말이다.

이 논란에서 종교계는 절대 물러날 수 없는, '예수의 신성을 인정하느냐 마느냐.'는 부분을 걸고 있다. 예수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살다 죽은, 인간 속에 든 야훼라는 것은 기독교의 핵심 사상이고, 이것을 지워내고 예수를 평가하고 연구한다는 것은 기독교의 뿌리를 부정하는 일이다. 그러나 무신론자나 회의론자들에게도 '예수가 신'이라는 것과 그의 부활, 기적들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굳이 그런 ~주의자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평범하게 '괴력난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예수의 신성은 진짜 예수를 아는 데에 불필요한 장막에 불과한 것이다.
위의 글에서는 스콧 맥나이트의 글로 역사적 예수연구가 종결된듯한 뉘앙스를 지니나 여전히 연구중이다. 현재 3세대 역사적 예수 연구자들이 연구하고 있으며 그들의 결론은 크게 세 가지이다.

3.1. 실존설

예수라고 불리는 유대 랍비 청년이 존재했으나 복음서와 바울서신이 쓰이면서 그 정체가 희미해진, 정체 불명의 실존 인물이 존재했었다는 주장으로 진보신학을 하는 사람들도 어느정도는 이쪽을 지지한다. 간단히 말해 본연의 예수가 있었고, 예수 사후 가르침을 따르는 종파, 신비적 체험을 중시하는 종파, 부활을 믿는 종파, 수도적 삶을 중시하는 종파들이 각 나라에서 융흥했고 서로 대화를 하지 못한채 2백여 년이 지나 공식종교로 인정되면서 정경화, 교리화를 거치며 오늘날의 교회가 믿는 예수로 교정되었다는 설.

윌리엄 크레이그 같은 육체적 부활이 있었다고 믿는 복음주의 계열 학자들, 마커스 보그 등이 주장하고 있으며 불가지론 성향의 신학자인 바트 어만도 기본적으로는 예수의 실존설을 따르고 있다.

3.2. 다중 인물 혼합설

당시 예수라는 이름이 흔했고, 부모의 소재가 불분명하며[3] 당시 기록물도 예수라는 인간상보다는 행동, 처형, 그뒤의 무리들에 관심이 있었으므로 부정확한 점, 그리고 복음서 자체의 비역사성, 다양한 어록과 가르침의 형태, 그리고 기적설화들의 큰 비중들을 고려하여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 랍비 예수, 목수 예수, 기적치유자 예수, 세례요한같은 예언자 예수 등등 여러 동명이인 예수들이 신화화 과정을 거치면서 섞인 인물이라는 주장.

존 쉘비 스퐁, 도미닉 크로산 등이 이와 같은 주장을 한다.

3.3. 환상설

예수라는 인물이 존재했는지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주장으로, 복음서와 역사기록이 현저히 부정확, 불일치, 혼재하는 것 등과 고대 근동의 영웅상이 어떤 가상의 인물로 혼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로버트 프라이스, 게르트 뤼데만 등의 소수가 이 설을 주장하고 있다.[4]

이 환상설과 관련해서 한국에서 '예수는 신화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The Jesus Mysteries: Was the Original Jesus a Pagan God?'이라는 책이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또 아티스, 호루스, 크리슈나, 디오니소스에서 예수가 파생되었다고 보고 있다.

4. 관련 도서

1990년대에 간간히 소개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활발히 번역서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슬람 입장에서 《젤롯》이란 작품도 있다(비전공자의 저작이고, 이미 역사적 예수 관련 학자들에 의해 대부분 논파된 이야기를 다시 꺼내든거라 사실 학술적으로 크게 가치는 없다). 국내 도서로는 좌파칼럼니스트이자 어린이잡지 《고래가 그랬어》의 발행인인 김규항이 이념적인 입장에서 다룬 의 《예수전》이 있다. 존 쉘비 스퐁의 《만들어진 예수, 진짜 예수》, 《기독교,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성경을 해방시켜라》등을 추천한다. 좀 부드러운 책을 읽고싶다면 마커스 보그의 《그리스도교 신앙을 말하다》를 추천한다. 쇼킹한 이야기를 담담하고 평이하게 쓰고 있어 진짜 예수, 진짜 기독교에 관심있다면 읽어볼 것.

해외에는 학술적인 연구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고, 공개토론회도 열면서 책으로 엮는 좋은 사례가 있으나,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한국 교회 환경상 번역되지 못하는 경우가 엄청 많다!

이렇게 소개가 많이 되어 아무 인터넷 서점에서 '역사적 예수'를 키워드로 하면 수많은 책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당연히 성경, 특히 신약의 세 공관복음은 예수의 생애를 다루는 부분이므로 잘 알아야 논지를 따라갈 수 있다.

예수에 대해 가장 상세하고 디테일한 내용을 전하고 있는 것은 역시 성경이므로, 역사적, 본문비평학적으로 성경의 작성, 구성, 전승, 수정을 연구하는 것도 역사적 예수를 재구성하는 데 필요하며, 본문비평학과 '역사적 예수'는 상당한 관련이 있다.

5. 관련 문서



[1] 아프리카에서 의료 활동에 일생을 바쳤던 그 사람이 맞다! 이 사람의 본업은 목사로(철학·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 신학 부문에서도 업적을 남겼다.[2] 물론 1970년대 후반부터는 섹스 없이 태어날 수 있는 기술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그 기술을 쓰는 사람은 섹스를 아무리 해도 자식이 안 태어나는 부부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술은 종교계가 반대하지 않는가! 애초에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이 하느님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것을 매우 불편해한다. 바벨탑의 일화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알고 까자.[3] 역사적 예수 세미나는 성모 마리아와 요셉을 허구적 인물로 여긴다.[4] 다만 뤼데만은 강하게 환상설을 주장하지는 않고 있으며 프라이스의 경우도 예수의 실존을 부정하기는 하지만 예수 신화를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섞인 것으로 보는 측면에서는 다중인물혼합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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