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1-10 13:19:07

스페인 갈리시아 고속열차 탈선사고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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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El accidente ferroviario de Santiago de Compostela
갈리시아어: O accidente ferroviario de Santiago de Compostela

1. 개요2. 피해3. 사고 열차4. 원인5. 여파

1. 개요

히스토리 채널 다큐멘터리

2013년 7월 24일 현지 시각으로 20시 41분,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발생한 고속철도 탈선사고이다. 열차는 렌페 소속 Talgo 250으로, 마드리드 차마르틴 역을 출발하여 페롤로 향하던 열차였다. 사고 당시 열차는 고속 구간을 지나, 기존선 구간으로 진입하였음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커브 구간에 진입하고 있었다. 여기에 사고 지역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탓에 구조 작업마저 늦어지면서 탑승객 219명 중 79명이 사망하고 140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망자들을 제때 이송하지 못해 많은 사진들에서 시신들을 모아놓은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다.

2.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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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으로 인해 일부 객차의 전복 및 잭나이프 현상이 발생하여 열차의 파손이 컸으며, 화재까지 발생했다. 최초 확인된 사망자 수는 77명이었고, 중상자도 많아 이송 후 사망한 사람이 늘어날 우려가 컸으며, 사고 다음날 (25일) 사망자는 79명으로 2명 추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 더 이상의 추가 사망자는 없었다.

충격에 빠진 스페인 정부는 3일간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3. 사고 열차

사고 열차인 렌페 S-730은 Renfe S-130의 파생형으로, 제조사 Talgo에서는 Talgo 250 시리즈로 불린다. 탈고(Talgo)는 CAF와 함께 스페인 철도차량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회사로, 봉바르디에와의 기술을 기반으로 고속열차를 만들고 있다.[1] Renfe S-730은 원래 전기 기관차인 Renfe S-130에 비전철화 구간인 무르시아와 갈리시아 지역으로의 운행을 위해 렌페가 특수 주문한 사양으로, 전, 후 기관차에 별도로 MTU 발전기를 탑재한 발전차를 각 1대씩 달고 운행한다. 따라서 기관차가 디젤 혹은 전기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기관차이며, 총 15편성이 제작되었다. 전철화 구간에서는 전기 기관차 모드로 고속 주행을 하고, 비전철화 기존선 구간에서는 디젤 모드로 전환하여 운행하는 특수 기관차. 당초의 명칭은 Renfe S130H (H는 하이브리드를 뜻함)이었으나, 후에 S730으로 개정되었다. 전철화 구간에서는 220km/h, 비전철화 구간에서는 180km/h가 최고 속력. 또한 고속선의 표준궤와 기존선의 광궤를 모두 운행할 수 있는 열차로, 고속선에서는 최고 속력 250km/h, 기존선(광궤)에서는 최고 220km/h로 달릴 수 있다.

4. 원인



사고 원인은 바로 과속이다. 사고 현장이 코너 구간이라 운행 속도가 80km/h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사고 열차는 제한속도의 2배를 웃도는 190km/h로 해당 구간에 진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거기에 차량 앞뒤에 달린 디젤 동력차도 사고를 더 키웠다. 열차가 탈선을 하면서 뒷쪽에 있는 무거운 디젤동차가 무게추 역할을 하면서 앞에 있는 객차들을 밀고 갔는데, 190km/h의 과속과 디젤 동력차의 무게 때문에 강철로 된 연접대차조차도 버티지 못하고 부러져 잭나이프 현상이 일어나 사상자가 많았다. 심지어 이 디젤 동력차의 영향으로 추정되는 화재도 발생하였다.

사고 열차의 기관사인 프란시스코 호세 가르손 Francisco José Garzón Amo(52)은 가벼운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했으며,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다가 사고 이틀 후 퇴원한 뒤 바로 경찰에 체포, 구속되었다.

그는 입사 30년에 기관사 경력은 10년쯤 되는 꽤나 베테랑인데, 페이스북에 열차 속도계를 찍어 올리고 속도에 관련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스페인 언론은 이를 근거로 그가 속도에 집착하는 인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스페인 일간지에서는 기관사 가르손이 안전장치를 끄고 달렸다는 주장을 했다. 교신에 문제가 된다는 이유로 안전장치를 끈다는 것이다. 심지어 휴대전화를 사용한 정황까지 드러났다고 한다.

고속열차의 특성상 기관사의 졸음 운전 정도는 잡아내고 이상 징후 정도는 알아서 긴급 정차하게 하므로 이런 사고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언론에서는 사고 기종과 스페인 철도망은 기본적으로 과속방지장치가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독특하게도 사고 지역은 유럽의 ERTMS(열차제어 시스템)와 스페인 자체 신호 및 제어 장치가 바뀌는 구간인 데다 안전장치가 1년 이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때문에 실제 감속해야 했던 구간보다 4km나 지나서야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음을 뒤늦게 깨달은 기관사가 비상 제동을 했으나 이미 늦은 상황이었던 것.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탈선 사고가 발생했던 철로에서는 감속 속결 대처는 기관사 책임으로 보도되었다.

사고 4일 후인 28일 스페인 법원은 기관사 가르손을 미필적 고의로 79명을 살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그를 석방했다. 담당 판사인 루이스 알레즈가 맡은 비공개 심리에서 기관사 가르손은 부주의로 과속 운행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언론에 보도되었다. 알레즈 판사는 가르손이 법원의 조사에 응하고, 여권을 포기하며, 열차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석방했다.

스페인 법원은 기관사 가르손에게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5. 여파

이번 사고로 2011년만 해도 1천건이 넘는 사고가 터진 유럽 철도의 안전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유럽 철도청의 항변에 따르면 대부분은 철도 건널목 사고이며 열차간 충돌, 추돌은 170여건 정도 뿐이고, 그마저도 사상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사고라고 강조했다. 다만 아무리 유럽이 넓다고 해도 이틀에 한 번 꼴로 열차가 부딪힌다는 것은 자랑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이번 사고에서 스페인 철도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될 지는 미지수이나,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에서 스페인의 렌페는 배제될 전망이라고 한다.


[1] 라이벌 업체인 CAF는 스페인에서 강한 지역색을 보이는 바스크 지방의 회사이고, 알스톰과 기술제휴인 관계. Talgo는 마드리드가 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