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12 22:08:18

끓는점

비등점에서 넘어옴

1. 개요2. 끓는점과 압력
2.1. 표준 끓는점2.2. 정상 끓는점2.3. 삼중점
3. 끓는점과 순물질4. 혼합물의 끓는점5. 여담

1. 개요

沸騰點 / Boiling Point

액체의 증기 압력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로, 액체기화되는 온도이다. 한자어로는 비등점(沸騰點)이라고 한다.

액체는 끓는점 이하의 온도에서도 기화할 수 있는데, 이를 증발이라고 한다. 증발은 오로지 액체의 표면에서만 일어나는 데 비해 끓음은 액체 전체에서 일어난다.[1]

토머스 쿤의 이론을 반박하는 데 사용되었다. 끓는점이 처음 정의될 때는 끓는 물 표면에 있는 증기의 온도로 정의되었는데, 끓음 현상에 대한 이론은 그 후에도 수시로 바뀌었으나 이 정의와 그 수치는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논의의 중심이 되었다. 장하석은 이를 통해서 이와 같은 중간 단계의 물리 법칙은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였다.[2]

2. 끓는점과 압력

끓는점은 외부 압력에 따라 바뀌는 값이기에 둘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끓는점은 증기압력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로, 외부 압력이 다르다면 끓는점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math(1)]기압에서 물의 끓는점은 [math(\rm100\,\degree\!C)]지만, [math(100)]기압에서는 약 [math(\rm300\,\degree\!C)]이다. 반대로 [math(0.1)]기압에서는 [math(\rm50\,\degree\!C)]가량이다. 이는 증기 압력이 온도에 비례해서 커지기 때문이다. 사실 압력 외에도 순수한 물과 다른 물질과의 접촉 등을 조절하면 끓는점을 [math(\rm200\,\degree\!C)]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 신기한 것은 끓는점을 [math(\rm100\,\degree\!C)] 이상으로 올려도, 끓기 시작한 물은 언제나 [math(\rm100\,\degree\!C)]를 유지한다는 점이다.[3]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Water_vapor_pressure_graph.jpg
[math(\rm100\,\degree\!C)]에서 물의 증기압이 [math(1)]기압([math(\rm760\,torr)])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끓는점을 표시할 때는 외부 압력 또한 같이 표시해야 하나, 보통 사람들이 사는 공간은 거의 [math(1)]기압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math(1)]기압에서의 끓는점만을 표시한다. 이때 [math(1)]기압은 지구 해수면에서의 압력, [math(\rm101.325\, kPa)]이다.

다만 끓는점이 압력에 따라 무한히 증가하지는 않는다. 압력이 너무 강해지다 보면 액체와 기체와의 차이가 거의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임계점(critical point)을 넘어서면 액체와 기체의 중간 상태인 초임계유체가 된다. 액체와 기체 사이의 경계가 없다 보니 그 사이를 정의하는 끓는점이라는 의미가 사라지게 되는 것. 예시로 물의 임계점은 [math(218.3)]기압, [math(\rm647.3\,K)]([math(\rm374.2\,\degree\!C)])이다.

2.1. 표준 끓는점

standard boiling point.
표준 상태(standard state)의 압력을 [math(\rm1\,bar=10^5\,Pa=100\,kPa\fallingdotseq0.986923)]기압으로 정의하는 것처럼, [math(\rm100\,kPa)]에서의 끓는점을 표준 끓는점이라고 한다.
물의 표준 끓는점은 [math(\rm99.61\,\degree\!C)]이다.

2.2. 정상 끓는점

normal boiling point.
표준 끓는점과는 다르게 압력을 [math(1)]기압, 즉 [math(\rm1\,atm=101325\,Pa=101.325\,kPa)]에서의 끓는점을 정상 끓는점이라고 한다.
물의 정상 끓는점은 [math(\rm99.974\,\degree\!C)]이다. 원래 100C에서 끓는 것으로 정하였으나, 이후에 1C의 정의가 바뀌면서 99.974C로로 재정의 되었다.

2.3. 삼중점


녹는점과 끓는점이 일치하는 온도/압력상의 특이점으로, 고체/액체/기체 상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지점을 뜻한다. 삼중점보다 압력이 낮아질 경우 액체 상태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물의 삼중점은 [math(\rm611.657\,Pa)]에서 [math(\rm0.01\,\degree\!C)]이다.

3. 끓는점과 순물질

물론 압력의 영향을 받긴 하지만 물질마다 끓는점이 다르므로 물리적 특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온도와 압력만 조절하면 되는 특성 때문에 여러 물질이 혼합된 경우 그것들을 분리하는 데 상당히 많이 쓰인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분별증류. 끓는점의 차이를 통해 여러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으로 이 방법이 없으면 액체 산소는커녕 자동차도 굴리지 못했고, 증류주 같은 것도 없었을 것이다.

4. 혼합물의 끓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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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물질의 경우 끓는점은 딱 한 점의 온도로 정할 수 있지만, 순물질이 아닌 혼합물과 용액의 경우 끓는점은 변화한다. 휘발성이 있는 물질끼리 섞일 경우 끓는점은 점점 증가하며(물과 알코올의 혼합물과 같은 경우), 물과 같은 휘발성 용매에 소금과 같은 비휘발성 용질을 섞으면 끓는점이 용질의 양에 비례해서 올라간다. 이를 끓는점 오름이라고 하며, 물의 경우 [math(1)]몰랄당 [math(\rm0.512\,\degree\!C)]만큼 끓는점이 상승한다.

5. 여담

용질의 농도가 낮은 물은 온도를 적게 올려도 끓지만, 반대로 용질의 농도가 높은 물은 끓이기 위해 온도를 더더욱 올려야 한다.

주변환경의 경우, 저기압에서의 물은 끓는점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짧지만, 고기압에서의 물은 끓는점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물의 끓는점은 낮아진다. 서울특별시 한복판에서 [math(\rm100\,\degree\!C)]에 끓는다고 치면 설악산, 한라산, 백두산, 후지산 같은 곳에서는 [math(\rm100\,\degree\!C)]가 안 됐는데도 끓으며, 에베레스트 산에서는 [math(\rm70\,\degree\!C)]대에 끓는다.

이소연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체류 했을때 그 안에서 김치와 라면을 끓여먹었는데 물이 [math(\rm70\,\degree\!C)]에 끓기 시작했으며 5분 이상 놔둬야 뭉쳐있던 면이 풀어졌다고 언급하였다.

비행기 순항고도의 기압은 [math(8)]천피트(약 [math(\rm2400\,m)])가 유지되므로 끓는점은 [math(\rm91.6\,\degree\!C)]가 된다.

라면을 끓일 때 스프[4]를 먼저 넣어야 끓는점이 올라가기 때문에 면발이 쫄깃해진다거나 라면을 더 빨리 끓일 수 있다는 설은 그다지 신빙성이 없다. 우선 면발의 쫄깃함은 면을 삶는 물의 온도보다 삶은 면을 식히는 과정이 포함되었는가에 좌우되는 면이 더 강하다.[5] 또한 스프를 넣었을 때 물의 끓는점이 오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밀하게 측정해보면 약 [math(rm0.35,degree!C)]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정도 차이는 면의 식감이나 맛에 사실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는 끓는점 오름이 용액의 질량에 의존하는 퍼센트 농도가 아니라 몰 수에 의존하는 몰랄농도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라면스프는 각종 식재료 성분인데, 이런 성분들은 분자량이 매우 크므로 질량이 크더라도 몰 수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다. 때문에 몰랄농도가 낮아 끓는점이 유의미하게 오르지 않는 것이다. 정말로 라면의 끓는 점을 유의미하게 올리고 싶으면 압력밥솥에서 조리하는 게 낫다. 이쪽은 끓는 점을 20도 가량 확실히 올려준다.


[1] 둘의 차이는 거품이 나는지의 여부로 확인할 수 있다. 끓는다는 것은 액체 내부에서도 기화가 일어난다는 것이기 때문에 증발과는 달리 반드시 기포(거품)가 발생한다.[2] 장하석, '온도계의 철학', 오철우 역, 동아시아, 2013, p. 109-112[3] Marcet(1842),'Recherches sur certaines circonstances qui influent sur la température du point d'ébullition des liquides',bibliothéque universelle,38,p388-411[4] 정확히는 분말스프. 건더기스프는 애초에 물에 녹는 게 아니므로 보통 논하지 않는다.[5] 그래서 냉면이나 비빔면을 만들 때 면을 쫄깃하게 하려면 삶고나서 찬물에 헹구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며, 라면을 끓일 때 면을 국물에서 뺐다 넣었다 하는 과정 역시 삶아진 면을 순간적으로 식혀서 쫄깃하게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백종원이 밝힌 라면 제조법에서는 살짝 덜 익은 면을 먼저 그릇에 덜어내고 남은 국물에 계란을 넣어서 조리하는데 이렇게 면을 뜨거운 국물에서 빼놓으면 면의 쫄깃한 식감이 더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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