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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소설)

모모(미하엘 엔데)에서 넘어옴
모모
Momo
파일:모모 표지.png
<colbgcolor=#f08800,#010101><colcolor=#373a3c,#dddddd> 장르 판타지
쪽수 367
저자 미하엘 엔데
옮긴이 한미희
출판사 비룡소
ISBN 8949190028
최초 발행 1999년 02월 09일

1. 개요2. 상세3. 줄거리
3.1. 목차
4. 해석5. 등장인물6. 미디어 믹스
6.1. 영화6.2. 애니메이션
7.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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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73년 출판된 미하엘 엔데(Michael Ende)의 아동 판타지 소설이자 주인공 소녀의 이름.

2. 상세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간 시간을 찾아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라는 부제의 이 동화소설에 대하여 엔데는 이 이야기를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에게 들은 대로 기억에 따라 썼다고 저자 후기에 적었다. 물론 이 남자의 정체는 불가사의하게 노인으로 젊은이로 모습을 바꾸는 호라 박사다. 장미의 이름처럼, 작가 서문이나 후기도 작품 속 세계에 간접적으로 포함되는 구조이다. 정확히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양차대전 이후 고도성장기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10대 초중반 정도 수준의 권장도서로, 진정으로 옳고 바람직한 가치관과 삶의 태도에 대해 일러 준다. 권장 연령을 굳이 따질 필요 없이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성인들만이 절감할 수 있는 시간강박을 주제로 하고 있고, 시간과 삶과 죽음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임을 설명하는 대목 등은 너무 어린 아이들이라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 평균적인 성인의 독서량과 문해 능력, 집중력이 바닥을 친 지 오래인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성인 권장도서라고 하는 게 적절할 듯도 하다. 비룡소의 한글판 "모모"는 권장 연령을 초등학교 5학년으로 표시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고 중고등학생에 해당하는 청소년이나 성인들에게 더 적합하지만 환상적 동화와 같은 구조와 형태의 내용이라 현실 세계와 너무 동떨어져 있고 추상적, 간접적, 상징적 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어법상 문장구조는 어렵지 않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속뜻의 내용을 파악해야 하는 방식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전개가 되므로 처음에는 성인이라고 해도 무척 접근이 어려울 수 있고 반도 못 읽고 도중에 덮어버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다. 애초에 돈이 아닌 시간을 은행에 저축한다는 개념 자체가 현실적으로는 말이 안 되며 그저 상징적, 추상적 표현일 뿐이기 때문에 막상 정독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어렵고 골치 아픈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차츰 읽어나가다 보면 회색 신사들이 등장하고 중반부쯤 갔을 때 슬슬 도서의 진행 구조에 적응도 되고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초반의 낯선 표현의 분위기에 적응만 한다면 충분히 권장도서로 괜찮으며 특히 모모의 캐릭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상담사 과정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독서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도 괜찮은 작품이다.

시간 저축 은행[1]과 회색 신사라는 특징적인 요소는 피를 마시는 새 연재본 후기 '그의 과거' 편에서 패러디되기도 했다.(친구를 뜻하는 요정의 말부터 진정한 이름, 호박 머리개판 5분전.)

이 동화는 미하엘 엔데 자신에게도 자신을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시켜준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국어 초역자인 차경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당시 독일 유학 중이었던 차경아는 도산 위기에 몰려 있던 모 출판사(청람)의 사장에게 모모를 출간할 것을 제안하여, 1977년에 이루어내었다. 출간의 결과는 유례없는 대성공. 한국에서의 뜨거운 반응이 독일에 알려져 독일 내에서의 엔데 붐을 일으키는데 일조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에 깊은 인상을 받은 미하엘 엔데는 차경아에게 감사의 인사를 담은 편지를 보냈고, 그 이후로도 친분 관계가 꾸준히 이어졌다. 나중에는 엔데가 차경아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조언을 구할 정도였다. 이런 사정 탓에 엔데는 자신의 작품이 한국어로 번역될 때는 당연히 차경아의 번역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엔데의 작품에 대한 판권은 타 출판사로 넘어가서 차경아의 새로운 엔데 번역을 만날 수는 없게 되었지만, 한국 번역문학사에 길이남을 인연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차경아 번역본은 어려운 어휘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어린아이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면 요즘 나오는 번역본을 더 추천한다.(그 중 대표작이 비룡소의 한미희가 번역한 것이다.)

위 문단에 서술되었듯 소설이 크게 인기를 끌며, 모모를 주제로 한 노래가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출간한 <자기 앞의 생>의 주인공 모모를 주제로 한 것이라, 미하엘 엔데의 모모와는 무관하다.[2] 2005년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다시 언급되어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는데, 에밀 아자르의 책이 아닌 미하엘 엔데의 책이 주목받았다는 게 문제다.

1986년도에 영화화되었는데 그리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다. 영화 부분은 아래 문단 참조.

걸그룹 모모랜드의 이름이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서 따 온 것이다.

3. 줄거리

작은 고대 원형극장의 폐허가 있는 가난한 시골 마을[3]에 어느 날 어린 고아 '모모'가 나타난다. 모모는 마음을 다해 경청하는 재능의 소유자로,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받을 뿐 아니라 혼자 있을 때는 정적에 귀기울여 시간의 노래를 듣기도 한다. 어느 날부터인가 가난하지만 마음씨 넉넉하던 마을 사람들은 시간을 절약하고 더 많은 것을 가져야만 한다는 강박에 쫓기기 시작하고 각박한 분위기가 마을을 지배한다. 모모와 모모의 특별한 친구인 베포 할아버지는 이 사태를 퍼뜨린 '시간저축은행'의 영업사원인 '회색 신사'들과 맞닥뜨려 정체를 알게 되고, 이 때문에 시간저축은행의 표적이 된다.
모모는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의 안내를 받아 시간의 관리자인 '호라 박사'의 집에 피신하고, 이곳에서 황금빛 사원에 들어가 위대한 시간의 진면목을 목격한다.
호라 박사가 관리하는 모든 시간을 한꺼번에 빼앗고 싶어하는 회색 일당은 끝내 모모를 추격해 호라 박사의 집을 포위해 시간을 오염시키기 시작한다. 호라 박사는 그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지만 위험천만한 작전을 세우고 모모와 카시오페이아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긴다.

3.1. 목차

목차
1부 모모와 친구들
제1장 어느 커다란 도시와 작은 소녀
제2장 뛰어난 재능과 아주 평범한 싸움
제3장 폭풍 놀이와 진짜 소나기
제4장 말 없는 노인과 말을 잘 하는 청년
제5장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와 한 사람만을 위한 이야기

2부 회색 신사들
제6장 똑 떨어지는 엉터리 계산
제7장 모모는 친구들을 찾아가고, 한 명의 적이 모모를 찾아온다
제8장 많은 꿈과 몇 가지 의혹
제9장 열리지 않은 좋은 모임과 열린 나쁜 모임
제10장 맹렬한 추격과 느긋한 도주
제11장 악당들의 모략
제12장 모모, 시간의 근원지에 가다

3부 시간의 꽃
제13장 그곳에서의 하루, 이곳에서의 한 해
제14장 너무 많은 음식과 너무 짧은 대답
제15장 기기를 다시 찾았다 잃다
제16장 풍요 속의 궁핍
제17장 크나큰 두려움과 더 큰 용기
제18장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바라보면?
제19장 포위된 이들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제20장 뒤를 쫓던 자들을 뒤쫓기
제21장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끝

작가의 짧은 뒷이야기

4. 해석

'시간 저축', 혹은 '시간 절약'이라는 지상명령에 쫓기는 현대인의 삶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소외와 자기착취로 소모되는 삶의 방식이다. 소득이나 소비수준은 올라갈 수 있지만 일의 성취감도, 공동체 안에서 나누는 즐거움도 사라져 삶이 회색빛이 되는 것이다. 시간의 주인이 시간을 버리고 거짓된 효율성과 성취의 망상에 매달린 결과, 우리는 모두 절약한 시간을 '언젠가' 누릴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지만 그 시간은 두번 다시 삶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회색빛 연기로 화한다. 이 작품에서는, 이것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미덕처럼 주입되고 있는 '시간 절약'의 실체라는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

엔데는 인터뷰에서 은행의 이자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시간도둑들은 시간을 저축하면 훗날 나중에 그 시간을 이자를 쳐서 마음껏 쓸 수 있을 것처럼 유혹한다. 은행도 돈을 저축하면 이자를 준다고 저축하기를 권한다. 엔데는 사람들이 돈을 저축하고 아끼기만 하고 정작 자신의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위해 그 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보고 모모와 시간도둑의 이야기를 착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소확행이나 욜로 등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책의 내용은 그것들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소확행이나 욜로는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결국은 다른 쪽으로 돈을 의미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하지만 책 속에서 모아둔 시간을 의미있게 사용하는 사람들은 없다. 시간을 열심히 모으며 언젠가는 그 모아둔 시간을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그 언제가 언제인지, 그때가 오면 무얼 할건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며, 베포와 기롤라모는 모모를 만날때 바로 그 원하는 때가 왔음에도 여전히 시간을 모으기 위해 그것을 누리지 못한다. 원하는 것을 위해 시간을 모으다 결국 시간을 모은다는 행위 그 자체에 잡아먹혀 버린 것이다.

5. 등장인물

  • 모모
    이 소설의 주인공 여자아이. 고아원에서 탈출고아로, 어느 날부터인가 마을 외곽의 석조 원형극장 폐허에 나타났다. 작고 여윈 몸에 까만 고수머리, 아름다운 까만 눈, 꼬질꼬질한 맨발, 누덕누덕 기워 만든 옷에 커다란 남자용 재킷을 걸치고 있다. 정확한 나이는 본인도 모르며, '아무리 봐도 겨우 여덟 살인지 아니면 벌써 열네 살인지 알 수가 없었다'는 언급으로 보아 대충 그 언저리인 듯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정말 어린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생활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다 보니 발육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마을 사람들이 고아원 이야기를 할 때 그곳에서 몹시 학대받아서 도망쳤다고 하는데, 그 외에 이 아이의 과거와 신상정보에 대해서는 작중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정말이지 하나도 없다. 마을사람들이 가재도구와 음식을 가져다주는 등 공동으로 돌보다시피 하여 살아간다. [4] 모두의 좋은 친구가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한 친구로는 늙은 도로 청소부 베포와 말재주꾼이며 여행안내원인 기롤라모(애칭: 기기) 두 사람이 있다.
    경청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답을 주거나 토론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집중해서 들어주어 상대방이 자기 혼자 떠들다가 어느틈엔가 자신도 모르던 답을 깨우치게 만들거나 비밀까지 털어놓게 하는 레벨로, 이 능력 덕분에 마을 사람들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5] 어느 정도인고 하니 사람들의 시간을 훔치는 '시간저축은행'의 영업사원 하나가 모모의 시간을 훔치려고 수작을 걸었다가 모모가 각 잡고 집중해 듣자 홀린 듯 일당의 음모를 근본부터 털어놓게 되는 수준이다.[6] 심지어 회색신사가 모모를 현혹하기 위해 각종 장난감들까지 잔뜩 동원하지만 오히려 모모의 경청과 소통 능력으로 역관광을 당하게 된 것이다. 그 후로 회색 일당에게 위험인물로 찍혀[7] 그들의 추격에 쫓기던 중 호라 박사와 만나고 위대한 사원에 들어가 시간의 꽃과 노래를 알게 된다. 시간은행과 호라 박사의 마지막 대결에서 시간의 꽃 한 송이를 들고 홀로 회색들의 지하본부로 잠입하는 임무를 맡아, 그들이 훔친 시간은 전부 되돌아갔고 회색 일당을 전멸하는 쾌거를 달성한다. 여담으로 초창기 삽화에서의 모모는 흑인으로 묘사되었고, 이를 반영한 듯 영화에서도 흑인소녀를 모모역에 캐스팅했다. 다만 원작에는 모모의 피부색에 관한 언급은 없다.[8]
  • 베포
    늙은 도로 청소부. 본명이 있겠지만 자신이나 남들이나 '도로청소부 베포'라고 부른다. 비질 한번 한번을 정성들여 천천히 하며 그 자체를 즐기며 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현명하게 보내는 법을 안다. 의사소통이 느리고 자신만의 생각에 길게 몰두해 바보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모모는 베포를 진심으로 좋아하며 베포 역시 모모를 매우 아낀다. 모모가 회색 영업사원의 방문을 받은 날 우연히도 심야에 쓰레기 하치장에서 열린 회색일당의 재판 광경을 목격했고, 그리하여 그들의 정체를 눈으로 확인한 유일한 증인이 되었다. 모모의 실종 이후 멘붕에 빠져 기기와 상의를 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고민 끝에 경찰에 알리는데 경찰관은 모모의 존재도 회색신사의 존재도 설명하기 어려운 현실적 상황 때문에 베포의 말을 믿지 않았고 쫓겨났으며 그로도 포기하지 않고 다른 경찰들도 찾아가지만 똑같이 쫓겨나기만 하다가 결국 회색일당의 농간으로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말았다.[9] 회색신사들이 정신병원에서 풀어줄 테니 10만 시간을 저축하면 모모를 돌려주겠다고 거짓 제안을 하자[10] 이를 받아들이고 조금도 쉬지 않고 마구 비질을 하는 것으로 시간 저축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풀려난 다음에도 미친 사람 취급을 받고 누군가가 대체 왜 그렇게 맹렬히 청소하냐고 물으면 슬픈 표정으로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연히 베포를 보았을 때 모모는 그를 부르며 쫓아가려 하지만 정작 베포는 그것을 듣지도 못하고 빗자루질만 계속하며 지나쳐가버리고 마는 가슴아픈 장면이... 슬퍼하던 모모는 '베포 할아버지는 저런 식으로 빗자루질을 하지 않으니 설마 할아버지는 아닐 거야'라며 애써 자기위안을 하고, 나중에 시간이 멈춘 다음에야 슬픔에 빠져 빗자루질을 하는 베포를 알아보고 탄식한다. 회색 일당이 전멸하고 시간의 꽃들이 주인을 찾아가자 알수없는 풍족감을 느끼던(다른 사람들도 시간을 되찾아 왠지 모를 여유로움이 생겼다.) 베포는 모모를 보고 자신이 벌써 십만시간을 모았나 싶어서 기뻐한다. 이 할아버지는 회색 일당의 재판 광경을 목격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그들과 시간저축 거래를 했다는 걸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이다.[11]
  • 기롤라모
    꿈꾸는 듯한 눈이 아름다운 미청년. 주로 '기기'라는 애칭으로 불린다.[12]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정도의 젊은 소년, 청년기의 나이로 추정. 매우 낙천적이고 거침 없이 몽상을 즐기며 말솜씨가 뛰어나다. 극도로 조용한 베포와는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인물인데, 의외로 그 덕분에 베포와 궁합이 잘 맞아[13] 모모와 함께 하는 좋은 친구가 된다. 여러 일을 닥치는대로 하며 일용직에 가깝게 그날그날 살아가는데 그 중 하나가 마을에 여행객이 지나가면 여행 안내원처럼 다가가 썰을 풀고 돈을 받는 것.[14] 자신의 구라에 심취하면 가끔 브레이크를 제때 못 걸어 너무 쇼킹한 얘기도 지어내는 바람에 순진한 관광객이 멘탈붕괴에 달아나느라 돈조차 못받기도 한다고...[15] 원래 기기의 말솜씨는 잔재주 정도였는데 모모가 들어주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자신도 놀라울 만큼 이야기가 스스로 꽃피우는 경지가 되어 모모를 깊이 아끼게 되었다.[16] 모모가 실종된 후 회색신사 일당의 술수에 의해 갑작스럽게 유명작가이자 부유한 스타 연예인이 되지만 동시에 꼭두각시가 되어버린다. 스스로 즐기던 이야기의 재능도 자부심도 잃고 급기야 모모만을 위해 간직하던 이야기까지 소모해 버리고[17] 자기표절에 우려먹기를 하는 지경에 이르지만 회색신사들의 조작으로 아무리 같은 내용을 반복해도 사람들은 눈치도 못 채고 좋아한다. 설민석 어느 한밤중, 자괴감과 매너리즘에 괴로워하던 기기는 회색 일당을 폭로하는 이야기에 착수하려 하지만, 그 즉시 공포영화처럼 회색 신사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의 성취가 회색 일당에 의한 것이라는 그들의 협박을 듣고 의욕이 떨어지면서 정지 상태가 된다.[18] 돌아온 모모와 아주 잠깐 재회의 기쁨을 나누지만 3인조 비서들의[19] 스케줄 관리를 빙자한 방해 때문에[20] 모모의 이야기를 단 한 마디도 듣지 못하고 공항에서 퇴장한다. 이 때 모모에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같이 가 달라고, 그렇게 된다면 옛날 이야기가 다시 떠오를지도 모른다고 부탁하지만, 모모는 눈물을 삼키며 거절하고, 기기도 그런 모모를 이해하면서 쓸쓸히 비서들에게 붙잡혀가는 뒷모습을 보인다. 회색신사들이 사라지고 다시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돌아오자 베포와 함께 원형극장에 모여 모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모와의 관계는 거의 로맨스에 가까울 정도로 절절하다.[21] 심지어 기기가 모모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다는 묘사도 나온다. 하지만 모모가 미성년자인 만큼 둘의 관계는 실제로 직접 다뤄지지는 않으며 모모와 기기가 서로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단편적으로 드러나는 정도이다.[22]
  • 아이들
    많은 아이들이 모모와 어울려 놀지만 그 중에서도 개구쟁이 소년 프랑코, 동생 데데를 데리고 다니는 소녀 마리아, 소프라노 같은 목소리를 지닌 살찐 소년 마시모, 박학다식해 보이는 안경잡이 소년 파올로 4명이 특히 많이 나온다. 클라우디오라는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들고 다니는 소년도 잠깐 등장. 모모와 함께 갖가지 창의적인 놀이에 열중하며 즐겁게 매일을 보내는데 기기만큼은 아닐지라도 동화와 같은 스토리 창작 능력이 제법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모모와 함께 시간은행의 정체를 알리는 피켓 행진을 하고 모모가 사라진 이후에도 마치 모모가 있는 것인 양 원형극장 터에 와서 재미있게 놀아서 회색 신사들의 눈엣가시가 된다. 그러나 결국 탁아소가 세워져서 모조리 갇히고 회색 유니폼을 입고 시간표에 맞추어 무언가 '유용한' 것만을 배우는 놀이만 억지로 하게 되는 처지가 된다. 탁아소는 말이 탁아소지 주로 전체주의, 군국주의 국가에서 많이 하는 방식이며 20세기까지만 해도 미국 같은 자유민주국가에도 많았던 숨 막히는 분위기의 기숙학교와 비슷한 느낌의 공간으로 평범한 아이들을 차갑고 딱딱하게 획일화되고 경직된 공산품 같은 존재로 전락시켜 버린 것이다. 그러나 모모가 회색신사들을 패배시킨 후 아이들 역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다시 원형극장으로 돌아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
  • 호라 박사
    작중 '회색신사 일당'들이 유일하게 식겁하며 두려워하는 존재. 세계관 내 최강자에 가깝게 묘사되며 현자와 같은 느낌이 강하다. 시간의 관리자. '언제나 없는 거리'에 위치한 '아무 데도 없는 집'이라는 초자연적인 황금빛 저택에서 살고 있다.[23] 회색신사들이 안 그래도 자신들의 술수가 통하지 않는 위험한 모모가 호라 박사와 만나면 자신들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무장하고 나올 것이며, 그랬다가는 자신들도 영원히 끝날 것이라 두려워하는 강력한 존재. 모모가 회색일당에게 잡혀갈 위험에 처하자 거북이 '카시오페이아'를 파견해 자신의 집으로 피신시킨다. 굶주리며 살았던 모모에게 성찬을 대접하고[24] 시간의 수수께끼를 알려주었고, 시간의 대사원으로 데려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 소멸하며 동시에 다른 꽃이 피어나고 지는 모습[25]을 보여주고 시간의 노래를 듣게 해 주었다. 회색신사들이 모모를 미행해서 기어코 저택을 찾아내 포위하자,[26] 한 시간 분량의 시간의 꽃을 모모에게 준 뒤 잠에 들어 시간을 멈춰버려 회색신사들을 쓸어버리는 묘수를 놓는다. [27] 잠이 들면 시간이 멈춰버리고, 본인 스스로 일어날 수 없게 된다. 오로지 외부로부터 찾아오는 시간의 자극으로만 일어날 수 있게되는데 그 것이 이 작전의 중대 요소였던 것.
    풀 네임은 '세쿤두스 미누티우스 호라'인데, 각자 초(secundus), 분(minutius), 시(hora)를 뜻하는 라틴어이다. 이름도 시간 그 자체인 셈. 입은 옷도 과거, 현재, 미래의 옷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고, 외모도 모모만한 아이에서 젊은 청년, 노인을 넘어 태고의 바위처럼 헤아릴 수 없이 늙은 모습까지, 남성의 형태를 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호라 박사 자신의 의도와 기분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모두에게 자기 몫의 시간을 나눠준다' 외에는 그 정체에 대한 단서도 없어, 자세한 것을 상상해보는 것도 독자 몫의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28]
    실사영화판 배우는 존 휴스턴.
  • 카시오페이아
    호라박사와 함께 사는 거북이로 회색신사 일당이 모모를 잡아가려 할 때 모모를 무사히 데려오는 임무를 위해 파견했다. 등껍질 위에 빛나는 글씨를 띄우는 방법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29] 특별한 거북이라고 해도 거북인만큼 느리기 때문에 움직일 수는 있지만 그냥 같이 걷기보다 모모가 들고 다닐 때가 많다. 단 '언제나 없는 거리'에서 '아무 데도 없는 집'을 찾아가기 위해선 느리더라도 카시오페이아의 뒤를 따라가야만 했는데, 그 길은 카시오페이아의 안에 있기 때문이라고.(물론 호라 박사와 카시오페이아에 관한 다른 모든 정보들이 그렇듯 이 역시 정확한 의미는 수수께끼다.)
    이 거북의 특별한 능력은 예지 능력으로, 30분 뒤의 미래를 알 수 있다. 단, 알 수 있을 뿐이지 결과를 바꾸는 일은 할 수 없다.[30] 예지능력 뿐 아니라 '시간 바깥의 존재'로서 독립적인 시간을 가지고 있어 호라 박사가 시간을 멈추더라도 카시오페이아만은 움직일 수 있다.
    시간도둑 일당의 지하벙커 본부에 모모가 혼자 잠입하는 위험한 작전에 나설 때, 누군가 모모를 지켜줘야 한다며 의리있게 동행한다. 이후 모모에게 길을 알려주기도 하고, 지하 벙커에서의 결전에서 모모에게 달려드는 시간 도둑들을 여러 번 막아 주는 활약을 한다. 이게 어떻게 한 거냐면, 회색 신사들이 달려올 지점을 예지하고는 그곳의 적절한 위치에 버티고 서서 걸려 넘어지게 만든 것. 이러면서 여러 번 걷어차이기도 했지만, 자신이 걷어차일 것 또한 예지하고 있었기에 굴하지 않았다고. 모든 일이 끝난 뒤에는 호라 박사에게 돌아가는데, 회색 신사들의 냉기에 맞고 걷어차이고 한 통에 몸살이 된통 났다. 호라 박사의 칭찬과 위로를 받고는 지친 몸을 쉬러 가면서 등딱지에 독자들에게 보내는 마무리 말을 띄우는 것으로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다.[31]
  • 그 외 인물들
    미장이 니콜라, 식당을 경영하여 갓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니노와 릴리아나 부부 등이 마을 사람이자 모모의 친구가 되는 이웃으로 나온다.

6. 미디어 믹스

6.1.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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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도에 제작한 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탈리아와 서독에서 제작하였고, P2P 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있으며, N스토어에도 판다. 현재 왓챠에서도 감상이 가능하다. 대한민국에는 1989년에 개봉했다.

6.2. 애니메이션

Momo - The Conquest of Time (Momo alla conquista del tempo, 2001)

2001년에 이탈리아에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다.

타카하타 이사오도 생전에 이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고 한다.

7. 기타

시간 여행을 다룬 너와 100번째 사랑에서 대학교의 강의 교재로 등장한다. 첫 장면에선 히나타 아오이[32]가 이 책을 베개 삼아 자는데, 친구인 리쿠[33]에 의해 시간 여행을 알게 되고 과거로 돌아갔다가 시간이 흐르며 같은 수업을 다시 듣게 되었을 때에는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 현대 화폐 제도와 은행 체제에 대한 풍자라 한다.[2] 가수는 김만준. 1978년 대학가요제에서 입상했다. 아는 형님에서 트와이스의 모모만 나오면 주야장천 써먹는 '모모는 철부지~'하는 노래가 바로 이것.[3] 정확히 언제 어디인지는 작중에서 설명되지 않으나, 등장인물 대부분이 이탈리아식 이름을 갖고 있고 자동차와 트랜지스터 라디오, 말하는 자동인형 등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대충 20세기 중후반 이후의 이탈리아 어딘가에 있는 동네... 정도로 상상할 수 있다. 작가인 미하일 엔데는 독일에서 나고 자랐지만, 1963년에서 1985년까지 이탈리아로 이주해서 살았다. 1973년에 소설 모모를 썼다.[4] 처음에는 고아원으로 데려다주려 했지만 모모는 과거 학대받은 트라우마로 인해 강하게 거부했고, 마을 사람들이 입양해 키워주겠다고 했지만 여기서 혼자서 살아가게 해 달라고.[5] 실제로 경청은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 등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경청만 잘 해도 상담의 반 이상은 된 것이며 정신과 의사들은 하루 종일 하는 것이 환자들 이야기 듣는 것이다.[6] 모모를 현혹하려고 여러 말을 늘어놓는 회색 신사와 그의 말 속에서 속마음을 들으려고 애쓰는 모모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줄 때와 달리 이 장면에서 모모의 경청은 회색 신사와의 대결이다.[7] 실제로 모모는 회색신사들에게 당하지 않은 유일한 인물로 그들에게는 위협적인 존재이며 주인공답게 마을을 구할 유일한 희망인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로 활약하기 시작한다.[8] 발이 까맣다는 언급이 있기는 하지만, 피부색 때문에 그런 건지 늘 맨발로 걸어다녀서 발이 더러워진 건지 알 수 없다. 애초에 본작의 다른 등장인물들도 글 내용 기준으로는 인종에 대한 묘사는 전혀 없으며 그 외의 다른 외모 특성도 최소한으로 묘사되어 있다.[9] 이 과정은 마치 할아버지가 손녀딸을 찾기 위해 도와주는 이도 없이 홀로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애절하다.[10]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당시 모모는 호라 박사와 있었기에 회색 신사들은 당연히 모모를 데리고 있지 않았다. 그냥 걸리적거리는 베포가 열심히 일만 하게 하려고 술수를 부린 것이다. 나중에 모모가 돌아오면 인질로 삼고 호라 박사의 위치를 알아낼 수도 있고... 여담으로 이 10만 시간을 채우려면, 하루가 24시간인데 먹지도 자지도 않고 죄다 갖다 바친다 해도 4167일이니 12년 가량을 바쳐야 한다. 거기에 먹고 자고 기타 등등을 제하면 정말 빡빡하며 베포가 노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90살, 100살이 넘도록 장수를 할 게 아니라면 허약한 노인인 베포에게 이는 일만 하다 죽으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11] 다른 등장인물들과 달리 베포는 자기가 시간을 저축하는 목적, 즉 '모모를 구해야 한다'를 기억하고 있어야 더욱 딴짓 안 하고 집중할 테니 시간 도둑 일당이 기억을 지우지 않은 듯하다.[12] 원 발음상으로는 지지라고 부른다. 물론, 독일어의 G는 외래어를 제외하고는 "ㄱ"로 읽지만, 지롤라모(Girolamo)는 이탈리아계 이름이기 때문. 이로 볼 때 그가 이탈리아계 독일인인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어쨌든 작중 등장인물 대부분이 이탈리아식 이름이고 작은 원형극장 폐허라는 배경 또한 고대 로마의 유적이 남아 있는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듯하다. 차경아 번역본에는 ㅈ발음으로 표기되어 있다.[13] 모모를 제외하면 베포만은 기기를 한심하게 여기지 않았고, 기기도 다른 사람들은 곧잘 놀려먹었지만 베포만은 비웃지 않았다고.[14] 그 한가지로... 어느 여왕이 '다 자라면 금덩어리가 되는 금붕어' 이야기를 믿는다는 것을 안 이웃나라 스파이가 새끼 고래를 금붕어라 속이며 바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고래를 키우느라 국력을 소모해 이웃나라의 침략에 무너진 후 여왕은 금붕어로 착각한 고래 수조에 뛰어들어 최후를 맞았다는데... 그 수조가 자기네 마을 원형극장이라는 식의 썰을 푼다. 그외에도 본문에 나온 독재자 이야기나 모모 전용 동화 모두 원형극장이 주요 소재로 이용된다.[15] 예컨대 "옛날에 전세계를 정복한 독재자(작중에서 기기가 지어낸 이 독재자의 이름이 마르크센티우스 코무누스다(...).)가 지구가 마음에 안 들어서 이 원형 극장을 받침대로 새로운 지구를 만들었는데, 새로 만든 지구는 예전 지구를 그냥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서 옛날 거랑 똑같더라. 상심한 독재자는 어디론가 사라졌다."라고 떠벌리자 관광객들이 헤쓱해진 얼굴로 "그럼 그 새 지구는 어디 갔는데요?""님이 지금 서 있는 곳이 바로 새 지구랍니다.""으악!"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가끔 "정확히 언제 일어난 일이냐"라고 하며 의문을 제기하는 덜 순수한 관광객도 나오지만 "유명한 철학자 누구누구(그때그때 지어낸 가상의 인물)의 시대 이야기랍니다."로 대충 때우면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무식을 탄로내기 싫었던 관광객들이 아 그렇군요. 하고 버로우한다고 한다. 동화잖아요. 역덕들의 존재는 잠시 잊읍시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에 어울리는 재능이 있다.[16] 기기가 훗날 마음을 잡고 집필을 시작했다면 동화작가나 소설가로 성공했을지도 모른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17] 실사영화에선 모모를 아예 마법소녀 브랜드처럼 상품화했다. 모모를 떠올리며 지은 노래는 니노의 식당에서 배경음으로 나오고, 아예 모모처럼 차려입은 합창단이 나오는 공연까지 구상될 정도.[18] 이 때 기기의 변화를 묘사하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이렇게 해서 몽상가 기기는 사기꾼 기롤라모로 변모해 갔다. 스스로도 자신이 사기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괴로워하고, 회색신사가 협박하며 "자네는 예전에는 가난뱅이 기기의 탈을 쓴 왕자 기롤라모였지. 하지만 지금은 뭔가? 왕자 기롤라모의 탈을 쓴 가난뱅이 기기인 거야."라고 정곡을 찌르기도.[19] 스타의 관리를 해주는 매니저와 같은 역할을 한다.[20] 의도적으로 모모와 이야기를 못 하게 방해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나 회색 신사들이 장악한 세상의 영향 탓에 '빨리빨리 일정 관리하는 것'에만 신경써서 이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작중 회색 신사들이 세상을 주무르는 능력과, 그들이 모모를 친구들로부터 고립시키려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비서들의 의도가 무엇이든간에 회색 신사들의 큰 그림 속에 놀아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21] 기기는 모모가 공주가 되어 왕자인 자신과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정도로 모모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모모도 그런 이야기들을 사랑했다.[22] 물론 훗날 모모가 성인이 된다면 기기와 맺어질 수도 있지만 해당 작품에서 그런 로맨스까지 생각할 정도의 분위기는 나왔다고 볼 수 없다.[23] 이곳에 올 수 있는 언제나 없는 거리는 이름처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카시오페이아가 안내하는 길을 통해서만 출입할 수 있다. 또한 시간이 거꾸로 가기 때문에 거리를 지나는 동안 아주 약간 인생의 모든 게 후퇴하는 기분이 들고, 달릴수록 오히려 느려지고, 움직이지 않거나 후퇴하면 오히려 빠르게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이상한 곳이다. 회색 신사들은 몸이 훔친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 구역에 들어서면 몸을 구성하는 시간이 되감겨져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24] 물론 산해진미를 이것저것 차려놓은 어마어마한 진수성찬은 아니고 그저 마실 수 있는 초콜릿(핫초코), 꿀과 빵 정도로 간식 정도의 소박한 상차림이지만 모모는 그를 아주 맛있게 먹으며 좋아하고 실제로 군침이 돌게끔 묘사된다.[25] 시간이 지나가는 모습 그 자체.[26] 호라 박사가 내보내는 시간들을 회색 담배연기로 더럽히고 있었다. 오염된 시간이 사람들에게 전달되면 견딜 수 없는 지루함을 느끼게 해 점점 재미와 의욕을 잃고, 아무런 의미없이 살아가다가 결국 회색신사와 똑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27] 회색신사들은 오직 훔친 시간으로 만든 담배만으로 삶을 이어 가는 존재이기에 시간이 멈춘 후 담배 공급이 중단되자 수없이 빽빽하던 포위 인력이 순식간의 한줌을 제외하고 전멸해버렸다. 그마저도 남은 담배를 아끼기 위해 서로 죽이며 최후엔 여섯명밖에 남지 않았다.[28] 시간 그 자체라고 보는 의견도 있고, 모모가 "박사님은 죽음인가요?"라고 묻자 "죽음이 무엇인지 알면 사람들은 그것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을 게다"라는 대답만 할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기 때문에 죽음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 둘 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뭔가 시간의 본질을 알고 있는 초월적 존재라는 것만큼은 확실하고, 삶도 죽음도 모두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자 한 존재의 시간 그 자체이니만큼 호라 박사는 죽음의 본질 역시 알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29] 모여라 꿈동산에서 방영한 편집, 각색판에서는 카메라의 시점 변환이 잦아진다는 문제 때문인지 허공에 글씨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30] 이를 단번에 이해하지 못한 모모가 골목A로 갔을 때 회색신사를 만나는 미래를 보면 골목B로 가는 것이냐고 호라박사에게 묻자 골목A로 갔을 때 신사를 만나는 미래를 본다면 그것은 필시 일어나게 돼있기에 어느쪽으로 가야 만나지 않게되는 것인지 예지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특정한 미래를 예지하면 그 미래는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바꿀 수 없다'는 소재는 예지 능력자가 등장하는 작품에서 흔히 등장하는 제약인데, 그것을 '특정한 일이 반드시 일어나는 미래를 예지한다'로 파훼하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31] '끝'이라는 뜻의 독일어 'ende'라는 단어를 띄우는데, 오묘하게도 작가의 성과 똑같은 단어이다.[32] 가수인 미와가 연기했다.[33] 사카구치 켄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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