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6 22:26:21

기사단장 죽이기

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
3.1. 아마다 일가3.2. '나'의 가족3.3. 아키가와 일가3.4. 기사단장 죽이기3.5. 기타
4. 결말5. 평가6. 이야깃거리

1. 개요

騎士団長殺し / Killing Commendatore / 기사단장 죽이기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2016~2017년 작 장편소설.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권의 부제는 '현현하는 이데아', 2권의 부제는 '전이하는 메타포'이다.

2017년 7월 문학동네에서 1, 2권이 동시에 발매되었다. 2013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이후 4년만에 발매된 신작이며, 1999년 스푸트니크의 연인 이후 18년 만에 다시 완전한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2011년 현재[1]의 '나'가 2000년대 후반[2] 과거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중 배경이 과거다. 따라서 아래의 줄거리나 등장인물의 나이 등도 모두 그 2000년대 후반 시점이다. 즉, 예를 들자면 '나'의 나이가 36세로 되어 있는데, 회상하는 '현재' 시점에서는 40세 전후가 되었을 것이다.

2. 줄거리

아내의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 후 집을 나오게 된 삼십대 중반의 초상화가 ‘나’. 친구 아마다 마사히코의 도움으로 그의 아버지이자 저명한 일본화가 아마다 도모히코가 살던 산속 아틀리에에서 지내게 된다. 어느 날 ‘나’는 아틀리에 천장 위에서 아마다 도모히코의 어느 화집에도 수록되지 않았던 그의 미발표작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견하게 된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의 등장인물을 일본 아스카 시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 한 폭의 그림은 ‘나’를 둘러싼 주위 상황을 완전히 뒤바꿔놓는다.

골짜기 맞은편 호화로운 저택에 사는 백발의 신사 멘시키 와타루가 거액을 제시하며 초상화를 의뢰하고, 한밤중에 들리는 정체 모를 소리를 따라 집 뒤편의 사당으로 가보니 돌무덤 아래에서 방울소리가 들려온다. 멘시키의 도움으로 돌무덤을 파헤쳐보니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지어놓은 듯한 원형의 석실이 드러나고, 얼마 후 ‘나’의 앞에 아마다 도모히코의 그림 속 기사단장과 똑같은 모습을 한 ‘기사단장’이 나타나는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3.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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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위키의 규정상 인명과 지명은 모두 정식 출판본의 번역을 따른다. 설령 본인이 알고 있는 일본어 발음과 다르다 해도 넘어가자.
※ 나이는 작중 대부분의 배경인 과거 회상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 주인공. 이름은 언급되지 않는다. 36세. 미대 출신 초상화 화가로 그쪽 바닥에서는 명성이 꽤 자자하지만, 본인은 생계를 위한 노동이라 여길 뿐 언젠가 진정한 자신만의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다. 대상의 특징을 파악하고 기억하여 묘사하는 능력이 화가 치고도 유달리 탁월하다. 어렸을 때의 작은 사건으로 인해 폐소공포증이 있다.
    어느 날 6년 전 결혼한 아내 유즈의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에 집을 나와 몇 주간 일본 동북부를 정처없이 방랑하며 번민한다. 겸사겸사 초상화 일도 때려치우고 말 그대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를 떠난 듯. 그 와중에 미야기에서는 뜬금없이 원나잇 스탠드를 하고, 후술할 '흰색 스바루 포레스터의 남자'를 처음 만나는 등 소소한 사건들을 겪는다. 그러다 친구 아마다 마사히코의 제안으로 오다와라의 산마루의 아마다 도모히코의 빈 아틀리에에서 한동안 살게 되었고, 인근 문화센터의 회화 교실에서 교사도 맡게 된다. 이후 도모히코의 숨겨진 그림 '기사단장 죽이기', 멘시키, 마리에 등과 엮이게 된다.
    후반부에 모든 것이 끝난 뒤 도모히코의 아틀리에를 떠나 아내와 재결합하고, 초상화 일도 다시 시작한다.
    낡은 빨간색 푸조 205를 탔으나, 방랑길에 끝내 고장나 폐차하고 중고 토요타 코롤라 왜건을 구입한다.
    성격이나 취향, 라이프스타일 등은 전형적인 하루키식 주인공이다. 크게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외모, 허세가 없고 담백하며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 절제되고 규칙적인 생활, 각종 요리에 능한 등 뛰어난 생활력, 연상의 유부녀와의 내연관계, 최신의 것보다는 클래식이나 올드 팝을 LP로 듣는 것을 선호하는 등.
  • 멘시키 와타루 (免色 渉)
    54세. 신장은 170대 초반. 새하얀 백발과 다부진 체격을 가진 잘생긴 외모의 장년 남성이다. 도모히코의 아틀리에가 골짜기 너머로 마주보이는 호화 저택에 거주한다. 젊은 시절 IT회사를 경영했으며 회사를 매각한 대금으로 어마어마한 자산을 축적했고 지금은 주식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 잘생기고 여러가지 능력도 갖추고 있으며 꾸준한 몸관리를 하는 여러모로 능력자. 과거 동업자와 경영을 하다 동업자의 탈세가 발각되어 도쿄구치소에 400일 넘게 구금되었다가 무죄로 석방된 이력이 있다.
    마리에가 자신의 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으며[3], 애초에 그 저택을 구입한 이유도 마리에의 집이 골짜기 너머로 보이는 위치였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4] 작중에서는 도모히코의 아틀리에에 한동안 살게 된 '나'에게 초상화를 거액에 의뢰하는 것이 첫 등장인데, 이 또한 '나'를 통해 '나'가 회화 교실에서 가르치는 마리에에게 접근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도 '나'에게 자신의 개인적인 비밀을 털어놓거나 아틀리에 근처 석실 발굴을 큰 돈을 들여가며 도와주고, '나'가 겪는 초자연적인 사건들을 믿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도와주는 것으로 보아 '나'에게 인간적인 호감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멘시키라는 이름이 일본인들에게는 특이한 이름인지 특이하다는 묘사가 가끔 나온다.
    재규어 E-타입, 재규어 XK,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구형 미니 쿠퍼 등 영국 차만 4대를 소유하고 있으며, 평소 애용하는 차는 XK다. 묘사로 보아 V8 4.2L 모델인 듯. '나'를 저녁식사에 초대할 때는 대형 인피니티 세단을 보냈다.

3.1. 아마다 일가

  • 아마다 마사히코 (雨田 政彦)
    주인공의 미대 동창. 유즈와도 아는 사이다. 38세의 그래픽 디자이너. 집을 나와 갈 곳이 없어진 '나'에게 아버지인 도모히코의 아틀리에를 빌려 주고 회화 교실 일도 주선해 준다. 이후로도 '나'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거나 종종 만난다.
    유즈가 '나'를 두고 만났던 내연남은 마사히코의 회사 동료였다. 때문에 마사히코가 '나'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비록 자신이 의도한 일은 아니지만) '나'에게 있는 마음의 빚 때문이기도 한 듯하다.
    자동차는 검은색 구형 볼보. (구체적인 차종은 나오지 않는다.)
  • 아마다 도모히코 (雨田 具彦)
    마사히코의 아버지. 92세로 이름높은 일본화 화가다. 작중에선 치매이즈의 고급 요양원에 있다. 작중 가장 큰 떡밥인 '기사단장 죽이기'를 그린 화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작품만은 발표하지 않고 아틀리에의 다락방에 꽁꽁 숨겨 두었다. 이 그림을 '나'가 발견하면서 '나'가 많은 일들에 휘말리게 된다.
    과거엔 서양화를 그렸으나, 오스트리아 에 유학하던 시절 나치 독일에 의한 오스트리아 병합이 일어나고, 나치 간부 암살미수에 연루되어 송환되는 바람에 접고, 태평양 전쟁 이후 일본화로 급격히 전향했다. 여러모로 미스테리한 부분이 많은 인물이지만, 빈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서양화에서 일본화로 전향했는지 등의 수많은 비밀들을 아들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치매에 걸려 버렸기 때문에 그 모든 비밀들은 결국 영영 알 수 없게 되었다. 마사히코와 '나', 그리고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멘시키는 여러 정황 증거들을 수집해 추리를 할 수 있을 뿐이다.
    작 후반에 '나'는 마사히코와 함께 요양원의 도모히코를 방문하게 되고, 마사히코가 전화를 받으러 나간 사이 '나'는 도모히코의 눈 앞에서 기사단장의 모습을 한 이데아를 죽이고 이공간으로 들어가게 된다. 묘사로 보아 도모히코도 이데아를 본 것 같은데, 이데아가 스스로 자신은 사람들에게마다 다르게 보인다고 했던 점, 그림 속 기사단장이 상징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이데아를 본 도모히코의 경악하는 표정, '나'가 칼로 이데아를 찔러 죽이자 안도하며 평화롭게 잠드는 등으로 미루어 보아, 도모히코의 눈에는 이데아가 자신이 죽이려 했던 나치 고관으로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며칠 후 조용히 사망했다고 마사히코가 '나'에게 알려준다.
  • 아마다 쓰구히코 (雨田 継彦)
    도모히코의 세 살 아래 남동생이자 마사히코의 삼촌. 음악학교에 다니며 피아니스트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징집되어 중국에 보내지고, 난징 학살에 가담하게 된 죄책감으로 손목을 그어 자살했다.

3.2. '나'의 가족

  • 유즈 (ユズ)
    '나'보다 3살 연하(33세)의 아내로 직업은 건축사. 풀 네임은 나오지 않는다. '나'에게 갑작스럽게 이혼을 통보하고 마사히코의 회사 동료와 만나고 있다. 잘생긴 외모에 유달리 약하다고 하며 마사히코의 동료와 바람을 피운 일차적인 이유도 그가 잘생겼기 때문. 그러나 그런 감정이 오래 가지는 않는 것인지, 처음 '나'와 결혼하기 전에도 '나'보다 잘생긴 남자와 사귀던 중이었으나 헤어지고 '나'와 결혼했으며, 후반에도 결국 내연상대와 헤어지고 '나'와 재결합한다. '나'의 아이일 지도 모르는 딸 무로를 낳는다.
  • 고미치 (小径)
    '나' 의 3살 어린 여동생. 통칭 고미(コミ). 12살[5]에 심장병으로 사망했지만 이후의 '나'에게 계속 큰 영향을 미친다.

3.3. 아키가와 일가

  • 아키가와 마리에 (あきかわ まりえ)
    '멘시키의 친딸일지도 모르는' 13세 여중생. '나'가 가르치는 회화 교실의 학생. 예쁜 외모지만 어딘가 미심쩍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으며, 말수가 극도로 적고 자신이 마음을 연 상대에게만 말을 조금 트는 수준. 그나마도 무미건조한 특이한 말투로 말한다. 여러모로 작가의 예전 작품인 1Q84의 후카에리가 연상되는 캐릭터지만, 온전한 인간이 맞긴 한가 의심되는 수준인 후카에리와는 달리, 이쪽은 기본적으로 마음을 잘 열지 않아서 그렇지 어쨌든 감정과 생각이 있는 멀쩡한 13세 소녀이긴 하다.
    어머니가 사망해 아버지, 고모와 살고 있다. 엄청난 육감을 갖고 있어서 '기사단장 죽이기'나 '나'가 그린 그림들에서 많은 것을 파악해 내며, 멘시키가 자신의 집을 망원경으로 훔쳐 본다는 사실까지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멘시키와 마찬가지로 '나'에게 인간적인 호감을 갖고 있으며 많은 비밀을 털어놓는다. 아직 2차 성징이 오지 않아 납작한 자신의 가슴에 불만이 많다.
    (자신은 그 이유를 모르지만) 멘시키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사실을 느끼고 조사해 보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그의 집에 잠입했다가 갇히고 만다. 다시 나가기 전에 멘시키가 귀가하는 바람에 빈 방에서 며칠간 숨어 지낸 것. 당연히 주변에선 그녀가 실종되었다고 난리가 났고, '나'는 마리에를 되찾기 위해 기사단장의 말에 따라 그를 죽이고 이공간을 모험하게 된다. 정작 본인은 어찌어찌 청소업체가 찾아온 타이밍에 맞춰 며칠만에 멘시키의 집에서 탈출한다.
    모든 것이 해결되고 끝난 현재 시점에도 '나'와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된 듯하다.
  • 아키가와 요시노부 (秋川 良信)
    마리에의 (일단은) 아버지. 부동산을 물려받아 경영하지만 작중 시점에서는 정체불명의 사이비 종교에 빠진 듯하다. 작중에는 언급만 되고 등장은 전혀 없다. 만약 멘시키가 마리에의 생부라면 이 사람은 마리에의 양부가 된다.
  • 아키가와 쇼코 (秋川笙子)
    마리에의 고모. 매력적인 외모의 싱글 중년 여성이다. 자동차는 파란색 토요타 프리우스. 멘시키를 보자마자 그에게 호감을 느낀 듯하며 결국 둘이 연인 관계가 되었다고 후일 멘시키가 '나'에게 털어놓는다.

3.4. 기사단장 죽이기

아마다 도모히코가 그려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아틀리에의 지붕 밑 다락에 봉인해 두었던 그림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의 한 장면을 모티브로 그린 일본화이며, 화가 본인이 빈에서 겪었던 일, 혹은 일어났어야 했을 일을 투영한 그림으로 보인다.
  • 기사단장(이데아)
    도모히코의 그림 '기사단장 죽이기' 에 그려진 기사단장의 모습으로 나타난 존재. 신장 60cm. 특이한 말투를 구사한다. 2인칭은 '제군'. '나'의 앞에 종종 나타나 유익한 조언을 해 주고, 멘시키의 집에 갇힌 마리에에게도 나타나 그녀가 들키지 않도록 돕는다. 작품 후반부에 주인공을 이공간에 보내주기 위해 주인공의 손에 죽는다.
  • 긴 얼굴(메타포(メタファー))
    이데아가 죽자 '기사단장 죽이기'에 그려진 긴 얼굴의 인물의 모습으로 나타난 존재. 신장 70~80cm. 실종된 마리에를 찾는 주인공을 이공간으로 인도한다.

3.5. 기타

  • 여자친구
    41세, 오다와라역 인근 회화 교실의 수강생인 유부녀로 '나'와는 불륜 관계. 소위 '정글 통신' 이라는 주민들간 잡담 속에서 멘시키에 대한 정보를 주인공에게 건져다 준다. 아주 헛소문은 아닌 것이 멘시키가 구치소에 다녀왔다는 정보를 가져다 줬는데 나중에 멘시키 본인이 직접 구치소에 있었음을 밝힌다. 막판에 깨끗하게 헤어지자고 말했고 주인공은 미련없이 오다와라를 뜰 수 있었다. 자동차는 빨간색 미니 쿠퍼.
  • 흰색 스바루 포레스터의 남자
    '나'가 가출했을 때 토호쿠에서 만난 남성. 묘사를 보면 여러모로 수수께끼에 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곽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갑자기 나타난 여자가 의식하던 인물로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주인공의 공포를 상징하는 대상이다. 주인공은 그의 초상화를 그리려 했지만 밑그림만 그린채 그림이 자신을 그리지 말라고 암시하는 것을 느끼고 붓을 내려 놓는다. 하지만 언젠간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최후반부 주인공은 반드시 초상화를 완성하리라 다짐한다.

4. 결말

'나'는 이공간에서 탈출하여 현실로 돌아와 멘시키에게 구출되고, 때맞춰 실종됐던 마리에도 돌아온다. 사실 마리에는 멘시키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수상해 그의 집에 잠입했다가 갇힌 것이었다. 그리고는 모든 기묘한 일의 원흉이였던 '기사단장 죽이기'와 '흰색 스바루 포레스터의 남자'를 다락방에 봉인하며, 며칠 뒤 아마다 도모히코는 숨을 거두고, ‘나’는 유부녀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는다. '나'는 유즈에게 연락해 만날 것을 제안한다.

한편 '나'는 이미 '이데아'나 '메타포' 같은 것에 상당히 지친 상태라 초상화를 다시 그릴 것을 선언하고, 내연남의 아이를 임신 중일지도 모르는 아내 유즈와의 만남에서 그녀가 아직까지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지 않았고 그와의 관계도 정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메타포의 세계로 가기전부터 ‘나’는 그녀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왠지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일 것 같다는 심증을 품고 있는 중이었다.[6] '나'는 유즈에게 다시 돌아가도 괜찮을지 물어본다. 유즈는 다시 한번 ‘나’와 새로 시작하고 싶다며 순순히 받아준다. ‘나’는 팔개월간 머물렀던 아마다 도모히코의 옛 아틀리에를 떠나 유즈와 첫 결혼 생활을 시작했던 히로오의 아파트로 돌아간다.

시간이 흘러 작중 시점은 다시 현재(2011년). 그 사이에 유즈는 '나'의 아이일지도 모르는 유즈의 딸 무로를 출산하며 꽤 자랐고[7], 모든 것이 결혼 생활 이전처럼 돌아왔다. 도호쿠 지방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예전 방랑길에 자신이 들렀던 해안 마을들을 포함한 동북부 지역이 쓰나미로 파괴됐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고, 그리고 두달 뒤 도모히코의 아틀리에에는 불이 나 '기사단장 죽이기'와 자신이 그렸던 그림들을 포함한 것들이 소실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나'는 유즈와 여전히 잘 살고 있고, 마리에의 말에 따르면 고모 아키가와 쇼코와 멘시키는 조만간 결혼할 지 모르며, 아키가와 쇼코는 마리에에게 멘시키와 결혼하게 되면 함께 살 것인지 묻는다.[8] '나'는 멘시키와는 다르게 [9] 그날밤 꿈속에서 유즈를 찾아갔고 무로가 잉태되었으며 그로써 무로의 아버지는 ‘나’라고 믿으며 살고 있다. '나'는 가정을 위해서라면 초상화를 그리는 일도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가정적인 성격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간의 신비한 일에 대한 은총이 바로 무로라고 생각하며, 잠든 무로에게 '기사단장은 존재한다' 는 말을 남기며 끝이 난다.

5. 평가

6. 이야깃거리

작중 '나'가 겪는 각종 초자연적인 사건들은 실제로 일어난 일 같기도 하고 '나'의 상상 속에서만 일어난 일 같기도 하다. 멘시키도 방울 소리를 들었다는 점, '나'가 CCTV로 엄중히 감시되는 이즈의 요양원에서 흔적도 없이 아틀리에 근처 석실로 이동했다는 점, 마리에도 기사단장의 모습을 한 이데아를 보았다는 점 등을 보면 실제로 일어난 일 같지만 작가는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하루키의 소설이 대개 그렇듯 뚜렷이 설명되지 않고 독자들의 해석이나 상상에 맡기는 떡밥들이 상당히 많다.

의도적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자동차가 많이 나오고 묘사도 자세하다. 등장인물의 성격을 상징하는 장치로 보인다.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에 따르면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데아'라는 개념은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한다.

6.1. 난징 대학살 사건 언급

책 내용 중에 난징 대학살 사건을 인정하는 대목이 있어 넷 우익 등의 극우 세력들의 비난을 받았다.
그해 12월에 무슨 일이 있었지?

"난징 입성"이라고 나는 말했다.

"그렇습니다. 소위 난징 학살 사건입니다. 일본군이 치열한 전투 끝에 난징시내를 점거하고 거기에서 대량살인을 벌였습니다. 전투와 관련된 살인이 있었으며, 전투가 끝난 직후, 살인이 있던 겁니다. 일본군은 포로를 관리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항복한 병사랑 시민 대부분을 살해하였습니다. 정확히 몇 명이 살해되었는지 세부적인 것은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으나, 어쨌든간 엄청난 수의 시민들이 전투에 연루되어 살해당한 건 지우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중국인 사망자 수를 40만명이라고 하는 것도 있고, 십만이라고 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치만 사십만명과 십만의 차이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요?"
이에 대해 일본의 극우 작가 햐쿠타 나오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기사단장 죽이기' 안에 '일본군이 난징에서 대학살을 저질렀다'라는 문장이 있는 듯 하다. 이로써 다시 그의 책은 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겠군. 중국은 일본이 자랑하는 대작가도 '난장대학살'을 인정한다는 사실을 세계에 퍼뜨리기 위해서도, 무라카미씨한테 노벨상을 타게하려고 응원할지도 모른다."라며 비난을 퍼부었고 위안부와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내용의 자신의 책을 호텔 객실에 비치해 중국인 관광객들로부터 보이콧을 받은 바 있는 일본의 대형 호텔 체인 아파(APA)그룹의 모토야 도시오 대표는 한 강연에서 “노벨상을 타려면 중국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또 (1994년 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왼쪽이라 노벨상을 받았으니 자신도 본받으려는 생각에서 쓴 것 아니냐”고 비난했으며 2ch 등지의 넷 우익들도 "하루키가 중국과 한국에 책을 팔아먹으려고 매국을 한다"며 비난하거나 하루키가 재일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루키는 이전부터 소설에 일본의 우익들과 일본 정부에게는 불편한 과거사 문제를 등장시킨 바 있는데 '양을 쫓는 모험'에는 메이지 시대 시작된 홋카이도 개척민 문제, '태엽 감는 새'에는 노몬한 사건이 등장한다. 하루키는 그동안 여러 차례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왔는데 지난 2015년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사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며 "과거 일본의 침략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고 기사단장 죽이기 출간 이후에도 인터뷰에서 "역사라는 것은 국가에 있어서 집합적인 기억"이라며 "따라서 이를 과거의 일로 치부해 잊으려 하거나 바꾸려 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일본 우익들의 역사수정주의적인 움직임에 대해 "맞서 싸워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며 "소설가에게 가능한 일은 한정돼 있지만 이야기라는 형태로 싸워나가는 것은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 결말 파트에 동일본 대지진이 언급되는 부분에서 2011년임을 알 수 있다.[2] 작 중 결말부에 13살이였던 중학생인 마리에가 고등학교 2학년(16세-17세)이 되었다는 파트를 미루어보아 2007년 혹은 2008년이 배경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3] 엄밀히 말하면 딸이라는 심증이 있을 뿐 물증은 없다. 친딸일지 아닐지는 상관없다는 것이 멘시키의 입장. 다만 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4] 도모히코의 아틀리에 ↔ 멘시키의 저택, 마리에의 집 ↔ 멘시키의 저택 사이에는 서로 보이지만, 아틀리에 ↔ 마리에의 집 사이에는 숲이 우거져 서로 보이지 않는다.[5] 한국 나이로는 13~14살[6] '나' 는 방랑길 와중에 유즈와 매우 격렬한 성관계를 맺는 꿈을 꾸었는데 바로 그때가 유즈가 임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때였다. 또한 유즈의 증언으로는 내연남과의 관계에서는 반드시 피임을 했다고 한다. 사실 이런 '원격 성관계'(?)를 통한 임신은 하루키의 작품에서 흔히 나오는 초자연적인 소재다.[7] 2008년 혹은 2009년에 출산했으면 현 시점인 2011년에선 3-4살은 되었을 것이다.[8] 마리에는 못 들은 척 대답을 피했다. 셋이 함께 산다면 궁극적으로 멘시키는 자신의 ‘딸’이라 추측하는 마리에의 보호자 역할을 하며 함께 살게 되는 것이다.[9] 아키가와 마리에가 자기 아이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 위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