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7-26 01:57:28

균질압연장갑

1. 개요2. 장점
2.1. 높은 생산성과 민수용 전환성2.2. 부피에 비해 방어력이 높음2.3. 취약점이 없고 방어력 증강이 쉬움2.4. 수리 및 교체가 쉬움2.5. 혼합 및 편성이 쉬움
3. 한계점
3.1. 성형작약에 대한 방어력 부족3.2. 날개안정분리철갑탄에 대한 방어력 부족3.3. 다양한 종류의 희귀 자원이 필요
4. 현황5. 여담6. 관련 문서

1. 개요

均質壓延裝甲, Rolled Homogeneous Armour(RHA)

전차장갑차 등의 기갑차량에 주로 쓰이는 장갑의 일종. 장갑 전체가 균질하게 압연공정으로 제조된 강판으로 이루어진 장갑이다.

2. 장점

균질압연장갑이 여러가지 면에서 장점이 높았기에 이미 제1차 세계 대전말부터 균질압연장갑이 전차장갑차의 장갑으로 널리 사용되었고, 제2차 세계 대전에는 티거와 같이 장갑이 두꺼운 전차에 용접으로 접합되어 주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냉전이 시작되고 주력 전차의 시대가 온 뒤와 주조장갑이 많이 확산된 상태에서도 여전히 균질압연장갑이 적지 않게 쓰였고, 2세대 전차를 만드는데까지 주조장갑과 함께 주로 쓰였던 것도 균질압연장갑의 장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2.1. 높은 생산성과 민수용 전환성

균질압연장갑이라는 명칭에서 압연이란 밀가루 반죽을 쭉 밀듯이 롤러로 상온이나 가열 상태의 금속재를 밀어서 원하는 두께와 강도로 만드는 것이다. 그 중에서 균질압연장갑에 사용되는 압연은 열간압연으로 흔히 제철소 자료 화면에서 롤러로 줄줄이 밀려나오는 강판들이 바로 압연작업을 거치고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공정상 열간압연 공정만 거치면 되고 다른 종류의 장갑처럼 열처리나 주조나 냉간압연같은 복잡한 공정을 추가하지 않아도 균질압연장갑이 완성된다.

따라서 제조공정상 제철소에서 철판을 만드는 것과 기본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생산속도가 높고 민수용 철판도 동일한 공정에서 생산할 수 있기에 평시에는 민간용 철판을 생산하다가 전시에 군수용 장갑판을 생산하는 식으로 운용을 조절할 수 있고 민수용과 군수용을 병행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돈을 잘 벌어다주지 못하고 운용 및 유지에 재정에 부담을 가하는 군수공장을 많이 세울 필요가 없으며 평화시기가 지속되더라도 제철소의 생산공장 중 하나로 계속 유지가 가능해진다.

실제로도 압연강판은 전함의 장갑을 만드는 데 기초 재료로 사용되는 등 군사용 수요도 많고 일반 선박용의 강판 수요는 더 많았기에 공급량도 많았고, 공정 자체의 생산성도 상당히 뛰어났기 때문에 강철 재질로서는 만들기 최적의 장갑이다.

물론 표면경화장갑의 열처리 공정이나 주조장갑의 주조 공정도 민수용으로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제철소의 생산공정 중 하나로 유지는 가능하다. 하지만 균질압연장갑 생산공정에서 나오는 철판만큼의 대규모 생산력 및 막대한 수요와 비교해보면 뒤떨어지는데다가 열처리 공정은 주력이라기보다는 특수한 분야에 적용되는 부수적인 공정이고 주조 공정은 민수용 수요는 많으나 군용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전차 포탑 제조 거푸집 같은 것을 미리 많이 만들어놓아야 하므로 고정비용 문제가 커서 균질압연장갑 공정만큼의 가성비는 나오지 않는다.

2.2. 부피에 비해 방어력이 높음

알루미늄 합금 장갑같은 장갑과의 비교에서 균질압연장갑이 우위를 차지하는 점이다. 알루미늄 합금 장갑은 균질압연장갑과 같은 방어력을 가지려면 1.6배의 두께를 확보해야 하지만 중량은 동일한 부피 기준으로 33% 수준으로 가볍다. 그래서 이론상으로는 알루미늄 합금 장갑을 두껍게 제조해서 장착하면 구조재 면에서도 강도가 올라가는 것과 함께 균질압연장갑의 방어력을 가지면서도 중량이 가벼워진다.

하지만 알루미늄 합금 장갑의 특유의 단점을 제외하고라도 일단 이렇게 될 경우에는 장비의 부피가 매우 커지게 된다. 장비의 부피가 커지면 수송이 불편해지고 이동시에도 좁은 길에서 걸리적거리게 되는 등 상당히 불편해지며 승무원용 해치를 만들거나 할 때도 장갑의 두께를 감안한 특수품을 만들어서 적용해야 한다.[1]

이런 식으로 병참 전반에 걸쳐서 어려움을 만들기 때문에 M113처럼 알루미늄 합금 장갑을 얇게 만들어서 장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방어력 하락은 물론이거니와 나중에 증가장갑을 장착하거나 반응장갑을 부착할 때 장갑재의 내구성 문제로 인해 제대로 버티지 못하므로 매우 힘들어지게 된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차량들은 나중에 엄청난 부피를 자랑하며 추가적인 구조재로 보강된 형태의 거대한 증가장갑을 장착하는 식으로 방어력을 늘리게 된다.

21세기의 기준으로는 티타늄으로 제조한 장갑의 가격이 내려감에 따라서 균질압연장갑의 지분 중 일부를 차지했으나 아직까지는 전차같은 곳에 대량으로 도입하기에는 가격이 높으므로 가벼운 중량을 유지하면서 균질압연장갑의 방어력 수준은 필요한 정찰 장갑차같은 한정적인 분야에만 사용중이라 균질압연장갑의 우위가 깨진 것은 아니다.

2.3. 취약점이 없고 방어력 증강이 쉬움

균질압연강판은 그 특성상 용접면과 같은 접합부를 제외한 장갑판 전체가 동일한 방어력을 가지며, 주조장갑처럼 불특정 부위에 기포같은 불량이 발생해서 그 부분이 취약해지거나 표면경화장갑의 경우처럼 열처리가 잘못되어 경화된 층이 떨어져나가거나 한 번 표면에 금이 가면 방호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의 단점이 없기에 안정적인 방호력을 가질 수 있다.

해당 특성은 거친 전장의 환경에서 엄청난 이점을 준다. 충분히 방어가 가능할 수준의 공격이라 장갑판으로 막아봤는데 갑자기 관통당하면서 엄청난 피해가 나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이런 식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약점이 나타나게 되면 장갑판을 믿지 못하는 승무원들로 인해 적극적 운용이나 공세적 활용이 어려워진다.

그리고 깨져나가며 파편을 형성하는 성질인 취성이 낮고 인장강도(Tensile Strength)가 높아서 운동에너지를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강력한 충격에 잘 견딘다. 따라서 철갑탄에 완전히 관통될 때까지는 끝까지 장갑을 관통하려는 포탄을 최대한 붙잡아놓으며 관통된 후에도 파편을 매우 적게 발생시키므로 장갑으로 보호받는 구역을 파편의 대량발생으로 쑥대밭을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반복된 타격으로 장갑에 균열이 가서 방어력이 하락하는 문제도 최대한 억제한다. 그러므로 반복된 피탄 및 관통시에도 상당한 안정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서 일반 강철 재질로 된 균질압연장갑도 기본적인 방호력을 제공할 수 있으며, 강철에 강도나 인성을 더해주는 니켈이나 몰리브데넘같은 금속을 미량 첨가한 합금강을 사용하는 경우 특히 운동 에너지탄에 대해 탁월한 방어력을 자랑하게 된다.

그래서 아예 균질압연장갑용 군사규격이 만들어진다. 미군 표준 규격인 MIL-A-12560H에 따르면 균질압연장갑(RHA)에 들어가는 합금 성분은 중량 퍼센트 기준으로 탄소 0.25%, 니켈 2.25% , 크롬 1.35% , 몰리브덴 0.25%, 망간 0.23% , 실리콘 0.01%, 인 0.003%과 미량의 황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MIL-DTL-12560 규정 자체는 계속 개정되면서 MIL-12560K까지 만들어졌는데 브리넬 경도 테스트로 4가지 균질압연장갑을 정의했는데 가장 부드러운 1단계는 브리넬 경도 260에서 310의 경도를 가지며 가장 단단한 4등급은 브리넬 경도 420에서 470의 경도를 가진다.

2.4. 수리 및 교체가 쉬움

균질압연장갑은 용접을 하느냐 볼트를 쓰느냐 리벳을 쓰느냐와 같이 장갑판끼리 접합하고, 분할된 장갑판 사이의 결합부를 고정하는 방식에만 차이가 있다. 이런 특성상, 피탄된 부위를 잘라내고 새로운 장갑재를 용접하거나, 파손 정도가 좀 심하면 기존 장갑판을 통째로 뜯고 갈아낼 수 있어서 수리 과정도 비교적 간단하다.

설명만 들으면 균질압연장갑의 수리 및 교체가 쉽다고 느껴지지 않을 것인데 다른 종류의 장갑을 수리 및 교체할 때 나타나는 단점만 열거해도 이해하기가 쉽다. 표면경화장갑은 기본적으로 열처리한 표면이 깨졌다면 그냥 수리를 포기하고 장갑재의 해당 부위 블록을 완전교체하는 것이 더 간편해지며 억지로 수리하려고 하면 특수공정으로 열처리를 풀고 용접등의 방법으로 파손부위를 수리한 후에 다시 열처리를 가하는 복잡하고 실패확률이 높으며 결과물도 좋지 않은 공정을 수행해야 한다. 주조장갑도 기본적으로는 전체 교체가 더 바람직하며 용접해서 수리한 부위는 다른 부위보다 취약한 약점부위가 된다. 알루미늄 합금 장갑쯤 가면 알루미늄이라는 재질의 특성상 전문적인 시설이 필요해서 야전에서 수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아예 차량 전체의 완전교체가 추천될 지경이다.

다만 기존 장갑판을 거의 다 뜯어낼 정도의 큰 손상이면 균질압연장갑이라도 해도 수리하기보다는 차량을 폐기하고 부품 재생 절차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분할된 부품들이 접합되는 방식은 역으로 결합 부위가 취약하다는 의미라서 겉으로 드러나는 접합부위가 없는 주조장갑과 대비되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에도 고정을 위한 접합부위가 장갑에서 방어력이 다소 떨어지는 부위인 경우가 많으나, 그래도 기술의 발달로 2차대전 시절만큼 크게 두드러지는 문제는 아니다.

2.5. 혼합 및 편성이 쉬움

균질압연장갑이 21세기의 기준에서도 보조 장갑 겸 구조재로 사용되는 중요한 특성이다. 기본적으로 튼튼하므로 기둥이나 뼈대를 구성하는 구조재로 사용하기 쉬우며 철판 형태이므로 내부에 다른 종류의 장갑을 집어넣거나 외부에 다른 재질의 장갑을 붙이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장비의 방어력을 증강시킬 수 있다.

실제로 2차대전시에 미국의 군함처럼 STS (Special treatment steel)이라는 특수처리강을 기존의 장갑판에 붙여서 파편 방호력을 높이고 실질 방어력을 증대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파편이나 포탄의 피모같은 것을 외부의 STS로 튕겨내거나 분쇄한 후 포탄 본체는 내부의 균질압연장갑으로 막는 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미국만의 특유한 것이 아니라서 외장으로 표면경화장갑을 쓰고 내부에 균질압연장갑을 넣으며 두 장갑 사이에 완충재를 넣는 방식으로 측면 주장갑을 만든 사례가 많으며 이탈리아 왕립 해군리토리오급 전함이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그리고 복합장갑을 만들때도 구조재 겸 포장용으로 균질압연장갑이 유리하다. 균질압연장갑으로 외장과 내부를 만든 후에 사이에 세라믹 재질로 된 복합장갑을 집어넣은 후 투입구를 용접으로 막으면 되고 나중에 복합장갑을 교체할 때도 용접으로 투입구를 연 후에 복합장갑을 교체한 후 다시 용접으로 막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을 사용해서 걸프 전쟁 시기에 기존의 복합장갑을 열화우라늄 합금제의 신형 복합장갑으로 교체한 M1A1HA가 탄생했는데 다급한 경우에는 전선 근처에 만들어진 야전용 수리시설에서도 M1A1의 장갑 교체가 가능할 정도로 간단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주조장갑은 보통 만들어지는 곡선형 형상의 문제로 인해 복합장갑을 집어넣을 공간을 만드는 것도 힘들고 다시 빼내기도 힘들어서 액체형으로 충전재를 만들어서 밀어넣거나 세라믹 볼을 넣거나 잘게 잘라서 넣는 등의 비효율을 감수해야 했고 성능 면에서도 하락이 발생하므로 나중에는 그냥 전면적인 재설계를 통해 균질압연장갑을 사용하는 용접식 포탑을 도입한다거나 해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3. 한계점

단일 재질로 만드는 장갑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에 3세대 전차부터는 복합장갑이 장갑의 주력이 되고 균질압연장갑은 보조용으로 쓰이는 이유가 있다.

3.1. 성형작약에 대한 방어력 부족

균질압연장갑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성형작약에 대한 방어력에 한계점이 크다. 이미 제2차 세계 대전 말기부터 판처파우스트라케텐판처뷕세같은 보병용 대전차화기중전차까지 장갑이 관통되며 격파되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은 폭발성 화학 에너지탄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냉전시기부터는 대전차 로켓의 유효사정거리가 늘어나고 대전차 미사일처럼 유효사정거리가 전차포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늘어나고 유도까지 되는 무기가 출현하면서 전차 무용론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만일 성형작약탄을 균질압연장갑만으로 막으려면 두께가 1m 수준에 도달할 정도로 두껍고 무거우며 부피가 커서 전차에 장착이 불가능할 수준까지 장갑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해봤자 AGM-114 헬파이어 최신형같은 무기는 관통력이 균질압연장갑 1400mm에 도달하기 때문에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

3.2. 날개안정분리철갑탄에 대한 방어력 부족

균질압연장갑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날개안정분리철갑탄에 대한 방어력에 한계점이 크다. 이미 운동 에너지탄철갑유탄피모철갑탄경심철갑탄분리철갑탄으로 발전하면서 점점 관통력이 향상되고 있었으나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이 등장하면서 관통력 증가폭이 크게 올라간 것이다.

기존의 철갑탄들은 경사장갑을 도입하고 경사각도를 높이면 도탄될 확률이 높아서 방어대책이 있었으나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은 특성상 화살이 날아가는 것과 같기에 경사각도를 극한으로 주지 않으면 화살이 갑옷을 관통하듯이 그냥 내부로 뚫고 들어가는 경향이 높아서 막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균질압연장갑의 두께를 증강시켜서 막으려고 해도 120mm 구경의 M256 전차포에서 사격하는 120×570mm NATO 규격의 M829 날탄 중에서 기본형이자 구식인 M829가 2km 거리에서 균질압연장갑 540mm를 관통하기 때문에 전차에 장착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장갑을 무겁고 두껍게 늘려야 하므로 답이 없다.[2]

이 문제는 복합장갑의 입장에서도 완전하게는 해결하기가 어려워서 21세기의 시점에서도 복합장갑의 화학 에너지탄 방어력보다 운동 에너지탄 방어력이 낮아지게 되는 원인을 제공한다.

3.3. 다양한 종류의 희귀 자원이 필요

균질압연장갑의 방어력을 올리려면 합금강으로 제작하는 것이 좋은데 이를 위해서는 니켈, 크로뮴, 몰리브데넘 같은 희귀자원이 필요하며 해당 자원을 입수했다고 해도 합금 제조 비율을 잘 구성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문제는 평시에도 이런 희귀 자원을 대량으로 획득하는 일이 힘든 경우가 많은데 전쟁시에는 아예 불가능하다시피 하다는 것이다. 전쟁 전에 미리 자원을 대량으로 구입해서 쌓아두었다고 해도 전쟁이라는 것 자체가 엄청난 자원을 소모하게 되므로 금방 고갈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희귀 자원의 제약을 제대로 맞은 것이 나치 독일이다. 개전시부터 자원 부족에 시달리던 나치 독일은 전쟁이 진행되면서 점차 희귀 자원 부족에 시달렸는데 당시에 군수부 장관을 역임중이던 알베르트 슈페어는 회고록에서 1944년 2월에 히틀러에게 현재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면 크로뮴이 고작 6달치, 텅스텐니켈은 10달치, 몰리브데넘실리콘은 각각 8달, 6달치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고 회상한다. 크로뮴과 니켈이 없으면 항공기에 필요한 구조 재료를 생산할 수 없게 되고, 니켈이나 몰리브데넘이 없으면 정상적인 균질압연장갑의 생산은 끝난다. 달변으로 유명했던 아돌프 히틀러조차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다른 부하와 신형 전차 얘기를 하러 갔다고 한다.

그리고 희귀 자원이 없는 경우에 사용하는 대체방법에도 한계점이 많았다. 알베르트 슈페어가 채택한 대처법에서는 일단 장갑재에는 몰리브데넘을 대신해서 바나듐을 넣기로 했다. 바나듐강은 석출 경화를 통해 일반적인 강철보다 강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바나듐을 넣기로 한 선택은 맞는데, 독일 본토 항공전에서 연합군 공군이 우세를 차지하며 전략 폭격으로 인해 주요 공업시설에 타격이 가해지는 등 생산에 방해를 받은 결과로 인해 열처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실제로는 그냥 강철과 별반 다를 게 없어졌다. 그래서 티거 1 때는 약 280BHN을 유지하던 장갑재의 경도가 티거 2의 후기형으로 가면 260BHN, 심할 때는 220BHN까지 떨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장갑재의 경도가 낮아지면 경도가 더 높은 철갑탄이 더 손쉽게 장갑을 관통하므로 겉으로 보이지 않는 실질 방어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소련군에서 관측한 결과에 의하면 이상하게도 신품으로 보이는 전차가 구형 전차보다 더 잘 격파된다는 보고가 올라갈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졌다.

4. 현황

냉전시대부터는 균질압연장갑만 가지고 만드는 단일 장갑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는 균질압연장갑(RHA) 하나만으로 장갑을 만드는 경우는 없다.

대부분의 3세대 전차부터는 RHA 판 사이에 세라믹과 같은 고강성 에너지 흡수 재료를 넣은 복합장갑을 사용하며, RHA 강판은 이때 복합장갑의 구조를 잡는 구조재 겸 외장재로만 대부분 쓰인다. 그리고 복합장갑이 기본적으로 무겁고 비싸기 때문에 3세대 전차들도 매우 가파른 경사를 준 경사장갑으로 설계한 전면 상부 장갑은 균질압연장갑으로만 만들어도 방어력이 충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부위에는 복합장갑이나 반응장갑이 추가되어도 차체 전면 상부 장갑은 강도와 경도가 충분한 균질압연장갑인 고경도압연강판(High Hardness Armour, HHA)으로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또한 균질압연장갑판 위에 폭발성/비폭발성 라이너를 넣는 반응장갑을 추가하여 방어력을 더 확보하기도 한다. 전차를 비롯한 여러 전투 차량의 차체에도 여전히 주된 구조 재료로는 RHA가 사용되고 있다.

5. 여담

한때 표준적인 장갑이었기 때문에 냉전기부터 등장한 반응장갑이나 복합장갑같은 다른 종류의 장갑들도 그 방어력 성능을 표현하는데는 균질압연장갑이 비교 대상이 된다. 주로 장갑재의 방어력이 두께 얼마 mm에서 '균질압연강판(RHA) 몇 mm와 동급'이라는 식으로 나타내고 있다. 다만 화학 에너지탄(주로 대전차고폭탄)과 운동 에너지탄에 대해 각각 대응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양쪽을 모두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6. 관련 문서



[1] 5호 전차 판터의 차체 볼마운트 기관총의 경우에도 두꺼운 경사장갑에 대응할만한 기존의 볼마운트가 없어서 신규개발하느라고 D형까지는 장착하지 못하고 별도의 사각형 개구부 및 해치를 만들어서 사용했고 A형에서 본격적으로 도입했으며 형태도 해당 부위 방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약간 구체형으로 돌출한 형태로 만들어진다.[2] M829는 이미 2011년에 최신형인 M829A4가 개발된지 오래다. 성능향상폭이 어느 정도인지는 기밀이라서 모를 뿐 과거의 구식탄인 M829와는 비교가 안될 수준의 관통력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