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5-12 19:33:55

티라노사우루스 vs 기가노토사우루스



1. 개요2. 신체 스펙
2.1. 체급2.2. 두개골2.3. 치아2.4. 저작력2.5. 기동성
3. 결론4. 매체에서

1. 개요

티라노사우루스기가노토사우루스의 대결.

두 공룡의 라이벌 구도가 성립된 때는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 남아메리카 남부의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기가노토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된다. 당시 새로 발견된 신종 공룡이라는 점과 거대한 크기 때문에 티라노사우루스를 제치고 가장 큰 육식공룡이 나타났다는 수소문이 퍼지면서 티라노사우루스와의 라이벌 기믹이 생겨나게 된다. 이는 1996년에 폴 세레노라는 고생물학자에 의한 것인데 당시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를 발견하던 폴은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의 두개골이 기가노토사우루스의 맞먹는 1.6m에 달했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두 공룡이 티라노사우루스를 능가하는 초거대 수각류라는 설이 메스컴을 타고 이슈화된 결과이다.

그 결과 언론과 공룡팬덤에서 기가노토사우루스를 티렉스의 라이벌로 쳐주는 경향이 매우 많아졌으며 서적이나 다큐멘터리에서도 티라노를 능가하는 최대의 포식자로 홍보하는 경향이 판을 쳤다. 스피노사우루스트리케라톱스 다음으로 티라노사우루스의 라이벌로 거론된다. 트리케라톱스는 티라노사우루스와 공존한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였고 스피노사우루스는 한 때 최대의 수각류이자 지상 포식자로 거론되었으나 재추정을 통해 사이즈가 과거보다 현저히 줄어들고 수중생활에 적합한 몸을 가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가노토사우루스를 비롯한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 공룡들이 티라노사우루스의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는 추세이다.

2. 신체 스펙

2.1. 체급

두 포식자는 수각류 중에서도 최대급의 사이즈를 자랑한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와 달리 기가노토사우루스의 화석표본이 2마리밖에 없기에 티라노사우루스는 평균 기준, 기가노토사우루스는 모식표본 기준으로 서술하였다.

일단 티라노사우루스의 평균 크기는 몸길이 12m, 체중 8톤으로 기가노토사우루스의 모식표본은 12.7m, 체중 8.5톤 정도로 이렇게만 보면 기가노토사우루스가 더 크다. 하지만 최대급의 개체끼리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티렉스의 대형 개체는 길이가 13m에 체중은 10톤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되며 기가노토사우루스는 13m를 조금 넘지만 체중은 티렉스보다 가벼웠을 공산이 크다. 문제는 기가노토의 화석이 워낙 단편적이라 정확한 최대 사이즈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평균으로 비교하면 기가노토사우루스가, 최대급으로 비교하면 티라노사우루스가 근소하게 큰 편이다.

티라노사우루스가 몸통의 폭이 굵은 체형이라면 기가노토사우루스는 옆으로 납작한 체형으로 몸통 굵기를 고려하면 티라노사우루스가 체급에서 우위를 점한다.

2.2. 두개골

두개골도 티라노사우루스가 짧고 굵으며 기가노토사우루스는 길고 앏은 형태이다.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 길이는 1.3~1.5m로 폭은 최대 1m 정도이다. 두개골에 부착된 근육량도 많은 편이라 매우 강력한 저작력을 내는데 최적화된 구조이다. 대신 두개골이 짧은 탓에 물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된다.

기가노토사우루스의 두개골은 폭이 좁고 길쭉하며 근육의 부착량도 적은 편이다. 대신 구조 상 높이가 높아 좀 더 민첩하게 입을 여닫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3. 치아

둘의 치아 구조는 그야말로 상극이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은 치근까지 길이가 약 30cm 정도로 살벌하다. 무언가를 물어뜯기보단 부수는데 특화된 형태로 이빨이 너비가 굵어 강한 압력을 견디기에 충분하며 사냥감의 뼈를 부수고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위력이다.

기가노토사우루스의 이빨은 길이가 20cm로 굵기가 얇은 대신 고기를 자르고 찢는데 적합하다. 강한 저작력을 내기 보단 큰 상처를 내서 과다출혈을 내는 용도였다.

2.4. 저작력

저작력에선 티라노사우루스가 우위를 점한다. 추정 저작력은 3~6t 정도로 가공할 위력이다. 이는 공룡들 사이에서는 최강이며 지구 역사를 통틀어봐도 이를 능가할 저작력을 낼 수 있는 동물은 데이노수쿠스메갈로돈 정도이다. 이 정도 힘은 대형 초식공룡을 단 번에 제압할 수 있으며 한 번 물리면 뼈가 부러지면서 치명상을 입어서 살아남는다 해도 불구가 됐을 것이다.

기가노토사우루스의 저작력은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열세인데 뼈를 부수고 먹잇감을 붙잡아두기보다는 예리한 이빨로 물어서 살점과 근육을 찢는 방식으로 사냥했을 것이다.

2.5. 기동성

둘 다 8t이 넘는 거구라서 빠르게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기동성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우위일 가능성이 큰데 티라노사우루스의 체형은 몸길이가 짧고 골반이 커서 회전속도가 덩치에 안 맞게 꽤 빨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기가노토사우루스는 몸길이가 길고 골반이 작아 방향전환 속도가 티라노사우루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렸을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스피노사우루스와 마찬가지로 두 공룡은 공존하지 않았다. 살던 시기와 지역도 완전히 다른데 티라노사우루스는 백악기 후기 막바지인 마스트리히트절 북아메리카에서 살았고 기가노토사우루스는 훨씬 오래전인 백악기 후기 세노마눔절 남아메리카에서 살았기에 둘이 마주칠 일은 없었다.

만약 두 포식자가 시공을 뛰어넘어 마주쳤고 서로 극도로 굶주린 상태에서 먹이를 두고 대치하거나 영역을 침범당했다 가정해서 싸움이 붙는다면 우선 양측 모두 물어뜯는 공격으로 선공을 펼칠 것이다. 이때 기가노토사우루스는 빠른 스피드로 물어뜯어서 상처를 내려 할 거고, 티라노사우루스는 강한 저작력으로 기가노토사우루스의 골격을 박살내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티라노사우루스는 깊은 상처를 입고 많은 양의 피를 쏟아낼 것이며, 기가노토사우루스는 뼈가 부러져 기동에 제약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물기 공격을 시전하기 전 티라노사우루스가 골반의 힘을 이용해 빠르게 움직여 기가노토사우루스의 취약점을 노려 우위를 점하려 시도해볼 가능성이 있다. 기가노토사우루스는 선공을 뺏기지 않으려 노력해볼 것이지만 티라노사우루스의 기동성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다.

결과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지만 양측 다 치명상을 입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어느 한 쪽이 승리한다 하더라도 전투 후 입은 상처로 곧장 죽거나 평생 후유증을 앓고 살아가야할 것이다.

4. 매체에서

  • 예림당의 유명 학습만화 시리즈인 Why? 공룡 편에서 후반부에 티라노사우루스와 기가노토사우루스가 대치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2000년대 출판된 제법 오래된 만화이기에 고증이 많이 엇나가는데 공룡들의 크기가 지나치게 과장되어 나오는 것은 물론 당시 초딩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스테레오타입인 피부색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티라노는 붉은색, 기가노토는 초록색으로.
  •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 이 둘의 대결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기가노토사우루스렉시가 혈투를 벌이는데 늙고 쇠약한 렉시와 달리 체격도 더 크고 젊은 기가노토사우루스가 처음에는 우위를 점해 렉시를 쓰러뜨린다. 이 때 난입한 테리지노사우루스에게 기가노토사우루스의 시선이 쏠리고 둘이 다투는 틈에 렉시가 다시 일어나 기가노토사우루스의 목을 물고 테리지노사우루스에게 돌진한다. 그런데 테리지노가 기가노토를 향해 앞발톱을 세우고 있었던 탓에 기가노토사우루스는 그대로 테리지노사우루스의 앞발톱에 목을 완전히 관통당해 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