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野紅壱. 일본의 만화가. 상업지 작가.
대표작은 2011년 1월 애니메이션화된 오빠 따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구!! 이 작품은 코믹 하이!의 홈페이지에서 웹 코믹으로 연재했다가 2016년 완결. 국내에서도 정발을 통해 소개되었다. 2018년에 순결전선을 연재했다.
2008년에 愛とセックスと僕と彼女란 에로 상업지를 발표하였고, 그 이전에도 동인지 활동을 통해 다양한 성인향 작품을 냈다. 처음부터 성인향 작품을 메인으로 삼는 작가였으며 그나마 수위를 낮춘 것이 오빠따위 전혀 좋아하지 않거든!!이다.
굉장히 특징적인 그림체를 갖고 있다. 사실 그림체 발전이 없어서 어떤 작품이든간에 그림체가 비슷하다. 그럼에도 워낙 특이해서 한번 보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굉장히 유니크한 그림체로, 그의 그림체에는 대략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기럭지를 무척 중시해서 캐릭터들이 기본적으로 등신비가 높다. 여중생 캐릭터라 해도 8등신이 기본이고 키가 큰 편이거나 남캐릭터면 9~10등신도 흔하다.
- 머리 아래로는 심하게 가늘다. 머리 자체는 눈깔괴물 그림체답게 볼살이 제법 통통하게 올라있는데 그 아래의 목부터 이어지는 상반신은 어떻게 그런 머리를 받치고 있나 용하게 빼빼 말라서 묘한 위화감을 준다. 특히 목은 기린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현실감 없이[1] 길고 가늘게 묘사한다. 상업지 시절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가면 갈수록 가늘어졌다.
- 하완(팔꿈치~손목)이 원숭이처럼 길다. 게다가 하완이 상완(어깨~팔꿈치)보다 더 두껍다. 이러다보니 팔을 굽힌 자세가 흡사 목각인형처럼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하완을 상완보다 두껍게 그리는 스타일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전체적인 굵기가 가늘어서 이런 느낌이 더 두드러진다.
- 손을 쫙 펴면 비유 그대로 솥뚜껑만해진다. 팔뚝은 가늘고 호리호리한데 유독 손 크기는 기형적으로 큼직하게 그려서 주먹대장을 연상시킬 정도.
- 엄지손가락을 상당히 튀게 그린다. 엄지의 손허리뼈를 너무 두드러지게 묘사해서 언뜻 보기엔 두번째 마디가 부어 있나 싶을 정도. 이 때문에 가뜩이나 솥뚜껑만한 손이 더 과장되어 보인다. 그 외에 손목뼈도 꽤 돌출시켜서 그리는 편이다.
- 도장을 찍은 듯 표정 패턴과 각도가 정형화돼있다. 소위 '그리기 좋은 각도'인 옆으로 살짝 튼 각도의 얼굴 표정이 남발되며, 이 때문에 역동성이 부족하고 뭔가 뻣뻣한 인상을 준다. 이 경향은 상업지 시절보다 오히려 근작에 들어 더 두드러진다.
- 캐릭터가 입을 벌릴 때 아랫입술 묘사를 생략한다. 대신 스크린톤으로 그라데이션 처리.
- 캐릭터의 볼에 남녀불문하고 항상 빗금으로 홍조를 띄게끔 그린다. 보통 이런 홍조는 캐릭터의 텐션이 높을 때(저글리시 말고 올바른 의미에서) 쓰이는 표현법인데 이 사람은 평상시에도 사용해서 캐릭터들이 상기된 것처럼 보인다. 오니스키 애니판에선 여기에 어깨와 무릎까지 쓸데없는 빗금을 추가해서 인체가 더 어색하게 보인다.
- 남녀불문하고 사타구니를 너무 깊게 파이게 그린다. 색기를 어필한답시고 사타구니에서 골반까지의 선이 하나로 이어지고 깊게 파여서 색기는 커녕 위화감만 조성한다. 캐릭터들이 수영복이나 속옷을 입었을 때 확실히 드러난다.
- 상업지와 동인지의 경우, 외모를 앳되게 그리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몸을 무척 조숙하게 표현한다. 여캐는 거유로 잘 묘사하지 않는 대신 8등신 엄수에 음모도 어지간하면 묘사해준다. 게다가 남캐들도 하나같이 그 나이대(중딩~고딩) 또래로는 믿기 힘든 엄청난 거근이며, 그림체 탓에 그 크고 아름다움이 팔뚝을 가볍게 초월한다.
- 절대영역에 집착해서 묘사한다. 여캐릭터 대부분 치마 차림에 니 삭스 혹은 오버 니 삭스를 착용하는데, 상술했듯이 상체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가늘고 빼빼 마르게 그리면서 유독 허벅지는 투실투실하게 그린다. 니 삭스에 낀 허벅지 살의 조임까지 공들여 세세하게 묘사하는 것을 보면 이 쪽에 페티시가 확실히 있다.
- 주인공으로 쓰는 남자 캐릭터 얼굴들이 하나같이 몰개성하고 똑같다(…). 머리색을 살짝 바꿔주거나 앞머리 모양이 약간씩 다른 정도로 외모의 개성이 너무 흐릿하다. 특히 머리의 뒤통수를 바싹 쳐올린 헤어스타일은 어느 작품에서나 비슷. 그마저도 엑스트라는 아예 삼묵컷인 경우가 태반.
이러거나 저러거나 한번 보면 잊기 힘든 굉장히 독특한 개성의 그림체임은 분명하다. 그림체에 대한 호불호가 엄청나게 갈리고 위에 서술한 특징들을 요약하면 기본적인 인체 구조를 무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지라 나쁜 그림체라는 인식이 박혀있지만, 적어도 다른 작가들과 구분되는 특유의 개성을 확립했다는 점은 분명한 듯.
스승은 우루시하라 사토시라고 한다.
[1] 통상적으로 팔보다는 목이 두꺼워야 자연스러운 인체 비례이고 실제로 다른 작가들은 대부분 그런 그림체를 쓰는데, 그의 그림체는 팔도 가늘면서 목은 심하게 가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