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Kurgan Culture쿠르간 문화란 기원전 4000년경에 오늘날의 유럽 러시아 지역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흥한 선사 시대 유럽의 유목민 관련 문화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기마 유목민 문화로 추정되며 이름 자체는 이 문화의 주민들이 만든 분묘를 쿠르간(kurgan)이라고 부른 데서 기원했다.
2. 발굴
1956년에 리투아니아 태생의 미국 인류학자이자 고고학자인 마리야 김부타스는 소련 연구진들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지대[1]에 무수하게 존재하는 봉분들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을 실시했는데 말의 뼈와 새끼줄로 무늬를 낸 토기[2], 바퀴 등의 마차의 부품들이 대거 출토되었다. 이를 토대로 약간의 농업을 겸하였으나 쿠르간 문화의 주민들이 기본적으로는 유목민이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당시의 말은 사람의 무게를 직접 버티는 것이 불가능했으므로 마차를 이용한 유목 생활을 했다고 추정된다. 이전까지는 기마 유목 문화가 유라시아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과 더불어 후속 문화들인 얌나야 문화 및 안드로노보 문화[3]와 아파나시에보 문화[4] 역시 유목민 문화로서 중앙아시아 및 동북아시아에 기마 유목 문화를 전파했다는 점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기마 유목민으로 추정된다. 이 유물들과 함께 출토된 유골들을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을 이용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기원전 4000년경에서 기원전 3500년경의 것으로 확인되었다.유골에 대한 Y-염색체 하플로그룹 조사 결과 쿠르간 문화의 주민들은 하플로그룹 R1a가 높게 나왔는데 이는 중앙아시아 및 스칸디나비아 제민족들과 페르시아인, 슬라브계 제민족들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하플로그룹인 관계로 이들의 정체는 인도유럽어족 계통 민족들의 공통조상인 원시 인도유럽인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형질인류학적 관점에서는 서부 스텝 목축민(Western Steppe Herder, WSH)라고 하는데 시베리아 원주민과 코카소이드, 동아시아인 및 아메리카 원주민의 공통조상인 고대 북유라시아인(Ancient North Eurasian, ANE)과 유럽 동부의 코카소이드계 토착 수렵채집민인 동부 수렵채집민(Eastern Hunter-Gatherer, EHG)의 혼혈이다. 오늘날의 이란 영토에서 살았던 선사 시대 농경민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3. 기원
쿠르간 문화는 기원전 4000년경에 오늘날의 캅카스 일대에서 발생한 선사 시대 수렵채집민 문화인 마이콥 문화(Maykop Culture)[5]의 후손으로 유력하게 추정된다. 마이콥 문화의 주민들이 오늘날의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지대로 북상한 뒤 중앙아시아의 정주 목축민 문화인 보타이 문화[6]의 주민들과 접촉하여 말 사육 기술을 습득하면서 유목민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4. 쿠르간 가설
자세한 내용은 인도유럽어족 문서의 역사 부분을
참고하십시오.쿠르간 문화 유적의 발굴을 주도했던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고고학자인 마리야 김부타스는 이들 문화의 주민들이 원시 인도유럽인으로 비정된다는 점에서 인도유럽어족이 쿠르간 문화의 언어에서 기원하여 여러 언어로 분화되면서 형성된 어족이라는 이른바 쿠르간 가설(Kurgan hypothesis)을 제안한 바 있다. 자세한 건 문서 참고.
[1] 당시에는 소련 영토였다.[2] 일본의 조몬 시대 토기를 생각하면 된다.[3] 인도이란어파 계열 민족들의 공통조상인 인도아리아인에 의해 세워진 문화로, 말을 사람이 직접 올라탈 수 있게 품종을 개량한 이들이 바로 이들 문화의 주민들이다.[4] 기원전 3300년경에서 기원전 2000년 경까지 시베리아 남부에서 번성한 선사 시대의 유목민 문화로, 토하라인이 이들 문화의 주민들의 후손이다.[5] 압하스인 및 체르케스인 등의 북서캅카스어족 계통 민족들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6] 기원전 5000년경에 오늘날의 카자흐스탄 서부에서 발생한 선사 시대 문화로, 인류 역사상 최초로 말을 가축화한 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