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8 10:17:34

카르밀라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Fitzgerald,_funeral_from_Carmilla.jpg
위 일러스트는 잡지 The Dark Blue에 연재할 때 실린 삽화이다.[1]
Carmilla

1. 개요2. 줄거리
2.1. 1장2.2. 2장2.3. 3장2.4. 4장2.5. 5~8장2.6. 9장2.7. 10~13장2.8. 14장2.9. 15장2.10. 에필로그
3. 등장인물4. 배경5. 특징
5.1. 카르밀라의 흡혈귀적 특징5.2. 서술적 특징
6. 위상
6.1. 드라큘라에 끼친 영향
7. 대중매체에서의 재해석
7.1. 소설7.2. 만화7.3. 영화7.4. 게임

1. 개요

아일랜드 작가인 조지프 셰리든 레 퍼뉴[2]가 1871년에 잡지 The Dark Blue에 연재하기 시작하여, 이듬해인 1872년에 단행본으로 출판한 고딕 소설이다.

특히나 유명한 흡혈귀 소재 소설이다. 19세기 후반에 출판된 소설이라 이미 저작권이 소멸했거니와 내용도 길지 않아서 인터넷에서 원문을 구해 볼 수도 있다. 워낙 유명해서 각색하여 연극 등으로도 많이 상영되었다. 흡혈귀가 등장하는 소설로는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가 더 유명해 원조로 알려졌지만, 카르밀라보다 25년 늦은 1897년에 출판되었다.

번역자에 따라 카르밀라 대신 카밀라라고 음역하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단어의 발음을 모아두는 사이트를 참조하면, 영어권에서는 '카밀라'로도, '카르밀라'로도 발음하고, 작중 배경인 오스트리아에서 사용하는 독일어로는 '카밀라'로 발음하는데, 한국의 독일어 표기법에 따르면 '카르밀라'로 표기해야 맞는다. 결국 두 표기 모두 나름의 근거가 있으니 편한 대로 쓰자.

2. 줄거리

2.1. 1장

영국인 로라는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유모, 가정교사 등과 함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슈타이어마르크 주(州)에서 사는 십대 소녀[3]인데, 근처에 친구가 될 만한 또래가 드물어 늘 외로워했다. 로라는 아버지 친구 슈필스도르프(Spielsdorf) 장군이 로라 또래인 조카딸 베르타 라인펠트(Bertha Rheinfeldt)를 데리고 로라네 저택에 오기로 하자 베르타를 만날 생각에 정말 기대했지만, 장군으로부터 집안에 사정이 생겨 방문하지 못하는 데다가 베르타가 죽었다는 전갈을 받고 몹시 실망한다.

2.2. 2장

어느 날 로라는 아버지와 함께 집 근처를 산책하던 중 카르밀라(Carmilla)라는 소녀가 탄 마차가 사고를 당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아버지는 관대하게 카르밀라를 집으로 받아들여 한동안 요양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2.3. 3장

당연하다면 당연하게 두 소녀는 금방 친구가 되었으나[4] 로라는 곧 카르밀라가 이상한 면이 많음을 알게 된다. 카르밀라는 로라에게 수상쩍은 고백을 하고, 이상하게 로라에게 집착한다.

애정표현의 묘사가 노골적인데, "너는 내 것이 되어야 해. 우린 영원히 함께야." 같은 발언부터 시작해서 "너는 나를 위해 죽을 거야, 그만큼 널 사랑해." 등[5] 로라는 카르밀라에게 끌리면서도 그러한 고백에 소름끼쳐했다.

2.4. 4장

이때 로라의 마을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먼저 돼지치기의 젊은 아내가, 일주일 후에는 삼림감시원의 딸이 건강했는데도 갑작스레 죽은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밤마다 누군가 목을 조르는 악몽을 꾸며 몸이 급격히 쇠약해지다가 죽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게다가 이들이 장례행렬이 지나가면서 부르는 만가를 들을 때면, 카르밀라는 강렬한 분노와 함께 급격히 몸이 쇠약해지기도 했다. 세 번째로 젊은 소작농의 누이마저 같은 증상으로 죽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로라는 두려워하지만, 카르밀라는 자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다며 예전에 한 번 이런 병에 걸린 적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2.5. 5~8장

어느 날 집안의 초상화들을 복원하는데, 그중 한 점에 그려진 사람이 카르밀라와 똑같은 생겼음을 알게 된다. 그 초상화는 1698년에 그린 것으로, 주인공은 '미르칼라 카른슈타인'이라는 젊은 귀족 부인이었다. 그러다가 하루는 밤에 무언가가 로라를 습격해서 피를 빨아먹는 일이 벌어진다. 이후 로라는 점점 몸이 허약해지고, 무기력과 황홀감을 함께 느낀다. 목덜미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원인불명의 푸른 자국이 생기는 등 전에 없던 증상에 시달린다. 3주 정도 지속되던 와중에 카르밀라가 한밤중에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다음날 발견된 카르밀라는 몽유병이 있었다고 밝혀진다.

2.6. 9장

다음날 아침, 허약해진 로라를 위해 아버지가 의사를 불러 진찰받게 한다. 자세한 원인은 이야기해주지 않지만, 로라의 목에 생긴 이상한 자국 두 개를 의사가 확인한다. 그날 저녁에는 카르밀라도 진찰을 하려고 의사와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이때 원래 집으로 초대했던 슈필스도르프 장군의 편지를 받는다. 그 직후 로라 부녀와 페로돈 부인은 폐허가 된 '카른슈타인 성' 인근의 신부님을 만나러 길을 떠나는데, 리퐁텐 양과 카르밀라는 카르밀라가 깨어나면 뒤따라 온다며 성에 남아있게 된다. 카른슈타인 성으로 가던 길에 갑작스레 슈필스도르프 장군과 만나 카른슈타인 성까지 동행한다.

2.7. 10~13장

슈필스도르프 장군은 마차에 탄 뒤 로라의 아버지에게 자신이 사악한 악마의 계략에 빠져 석 달 전 조카딸을 잃었다고 이야기하며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장군은 몇 개월 전, 카롤루스 대공의 방문을 축하하기 위해 오랜 친구였던 카를스펠트 백작이 개최한 가면 무도회에 조카딸 베르타와 함께 참석했다. 가면 무도회에서 '밀라르카'라는 아름다운 숙녀를 만났는데, 장군은 밀라르카와 동행한 의문의 백작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베르타도 밀라르카와 친해진다. 여기서 백작부인은 '생사가 걸린 알려줄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이 바로 떠나야 하고, 3주 뒤에 돌아와 모든 사실을 알려줄 테니 그동안 밀라르카를 맡아달라.'고 갑작스럽게 부탁한다. 장군은 기사도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고, 베르타 역시 밀라르카와 친해져서 받아들여달라고 부탁했으므로 결국 허락하고 만다. 그러나 그날 밤 축제에 있던 탓에 곧 밀라르카를 잊어버리고 다음 날이 돼서야 다시 찾는다. 이미 밀라르카를 잊어버렸다는 죄책감에 의심은 씻은 듯이 없어진 뒤였고, 밀라르카는 슈필스도르프 장군의 집에 무사히(?) 들어갔다. 그 후로는 로라가 겪은 것과 같은 일들이 발생하고 결국 베르타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 일행은 카른슈타인 성에 도착한다. 장군은 잠깐 이야기를 멈추고는 '미르칼라 카른슈타인' 백작부인의 묘지를 찾고자 주변 나무꾼에게 물어보려고 한다. 장군은 이미 100년도 전에 죽은 '미르칼라 카른슈타인' 백작부인의 목을 자르려 왔던 것이다!

성의 예배당에 다다르고 나무꾼에게서 '과거에 한 모라비아 출신의 귀족이 훌륭히 여기 있던 뱀파이어를 퇴치하고, 미르칼라 카른슈타인 백작부인의 묘를 이장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2.8. 14장

일행은 예배당의 복도에서 잠시 앉아서 쉬는데, 장군은 조카딸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를 계속한다. 베르타 때문에 장군이 의사를 불렀는데, 그 의사는 그라츠에서 다른 의사를 소개해주었다. 새로 온 의사는 장군에게 조카딸이 약해진 이유가 뱀파이어의 흡혈 때문이라고 알려준다. 장군은 반신반의했지만 베르타의 목숨이 걸린 일이므로 의사가 시키는 대로 몸을 숨기고 베르타의 방에서 잠복했다. 그런데 새벽 한 시에 검은 형상으로 밀라르카가 나타나 베르타의 피를 빨려고 하므로 장군이 공격을 가했지만, 밀라르카는 연기처럼 사라지며 도망가버렸다. 그리고 날이 밝은 뒤 베르타는 결국 죽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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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이야기했을 때 일행은 카르밀라와 맞닥뜨린다. 장군은 분노하며 근처에 있던 도끼를 들어 카르밀라에게 휘둘렀지만, 카르밀라는 공격을 피하더니 엄청난 악력으로 장군의 허리를 움켜쥐어 도끼를 땅에 떨어트리고 종적을 감춘다. 그리고 일행은 카르밀라(Carmilla)가 바로 장군의 조카딸 베르타를 죽게 한 밀라르카(Millarca)와 동일인이고, 또한 오래 전에 죽었다는 미르칼라(Mircalla) 백작부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2.9. 15장

카르밀라의 정체는 이미 150년 전에 죽은 카른슈타인 백작 부인 미르칼라(Mircalla)로, 소녀들을 해치는 오래된 흡혈귀였다. 로라에게 밝힌 이름 카르밀라(Carmilla)는 미르칼라(Mircalla)의 아나그램을 이용한 가명. 오랜 세월 미르칼라라는 본명을 아나그램으로 바꾼 여러 가지 가명으로 숱한 소녀들에게 다가가 를 취하여 죽였으며, 로라와 만나기 전에도 장군의 조카딸 베르타에게 밀라르카(Millarca)라는 이름으로 접근하여 목숨을 빼앗았다. 자식이 없어서 조카딸을 친자식처럼 여기던 터라 장군은 매우 비통해하며 카르밀라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카르밀라는 로라를 포기하고 비밀장소에 숨겨진 자기 무덤으로 도피하지만, 집요하게 추적해온 장군 일행에게 끝내 죽음을 맞는다.[6]

2.10. 에필로그

사건이 마무리되자 로라는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떠나고, 사건으로부터 십여 년이 지나 자신이 겪은 일을 회고하며 글을 쓴다.

본래는 프롤로그 격으로 레파뉴의 다른 소설에 등장한 헤셀리우스 박사의 짧은 소개문이 있었으나, 이를 생략하는 버전도 많다.

3. 등장인물

  • 로라: 주인공
  • 아버지: 로라의 아버지
  • 슈필스도르프(Spielsdorf) 장군: 로라 아버지의 친구
  • 베르타 라인펠트(Bertha Rheinfeldt): 슈필스도르프 장군의 조카
  • 보르덴부르크 남작: 슈필스도르프 장군의 초대로 카른슈타인 성으로 온 의문의 귀족[7]
  • 카르밀라: 마차 사고 후, 로라의 집에 머물게 된 의문의 소녀
  • 미르칼라 백작부인: 100여 년 전에 사망한 카른슈타인가의 백작 부인[8]

4. 배경

5. 특징

5.1. 카르밀라의 흡혈귀적 특징

이 작품이 집필될 당시는 1870년대이다. 그 이전에 나온 흡혈귀에 관한 소설로는 1819년 존 윌리엄 폴리도리가 썼지만, 바이런의 이름으로 출판된 뱀파이어가 유명했다. 그곳에서 나타난 흡혈귀루스벤 경.

흡혈귀라고 하면 떠올리는 보편적 클리셰가 정착하지 않았을 때 씐 작품이라 그런지, 후대의 관점에서 카르밀라의 묘사를 보면 특이하다.
  • 풍성한 금빛 갈색 머리에 크고 아름다운 검은 눈을 가졌으며, 서술자인 로라를 포함해 작중 모든 사람들이 카르밀라의 미모와 우아함에 감탄하는, 굉장한 미인으로 묘사된다.
  • 흡혈귀의 보편적인 묘사와 달리, 음침하거나 비열한 면모가 거의 없다. 작 중에서 카르밀라는 로라에게 매우 친절하고 다정한 친구였으며[10] 수다쟁이스런 모습을 보이다가도 종종 로라가 부담스러워 할 정도로 끈적한 작업 멘트를 날린다. 아가씨의 상냥한 일면과 흡혈귀의 잔인한 면모를 모두 보여준다.
  • 만가를 들으며 강한 거부감을 보이거나 흐느끼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긴 했으나, 태양이나 수도원 등, 후대 작품에서 뱀파이어의 약점으로 인식되는 요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11]
  • 생활 패턴은 정오에 일어나 초콜릿 한 잔을 마시고 산책하다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자는 것. 즉 한낮에도 돌아다닐 수 있다. 다만 금방 지치기 때문에 몇 번이고 벤치에 앉아 쉬어야 한다.
  • 심장이 뛰고 체온도 따뜻하다. 때문에 뱀파이어임을 추측할 수 있는 증거도 거의 없었고[12], 본편에서도 슈필스도로프 장군이 카르밀라를 추적하기 전까지는 작 중 누구도 카르밀라가 뱀파이어라는 의심을 품지 못했다.[13]
    한편으론 로라에게 기이한 현상이 생길 때마다 자신한테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해서 의심을 못 하도록 수작을 부린다. 로라가 카르밀라와 함께 지낸 이후로 목덜미에 푸른 이 생겼던 이유는, 밤마다 로라가 잠든 틈을 타 카르밀라가 몰래 피를 빨아먹었기 때문이었다.
  • 손아귀 힘은 성인 남자의 팔을 마비시킬 정도.
  • 장미를 만지면 순식간에 시들어버린다.
  • 가명을 쓸 때 본명인 미르칼라에서 철자 순서만 바꾸는 아나그램으로만 이름을 지어야 한다든가, 매일 밤 자신의 관 속에서 피를 흡수하는 등 이후의 드라큘라류 흡혈귀물과 구별되는 특이한 요소도 있다.
  • 그 외에는 (흡혈귀인 자신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요소가 창조주의 산물이 아닌, 자연적인 발생의 결과물이라며 유물론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영국인이라면 성공회 신자, 최소한 다른 그리스도교파의 신자임이 당연하던 시절이니, 카르밀라가 이런 유물론적 주장을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당시의 영국인 독자들은 이 캐릭터가 '악마적'이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 중간에 카르밀라의 부하인 듯한 나이 든 여인과 마부 등이 나오지만 이들의 정체는 불명. 아마 동료나 부하 흡혈귀일 것이다.

5.2. 서술적 특징

작가 레 퍼뉴가 작중에서 정확한 시간배경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자들이 어림으로 짐작할 수밖에 없다. 미르칼라 백작부인의 초상화가 1698년에 그려졌다는 점, 그리고 카른슈타인 백작 가문이 초상화를 그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몇몇 시민 전쟁 때' 없어졌다고 하는 점, 그리고 미르칼라 백작부인이 죽은 지 150년이 지나 비밀무덤이 파헤쳐졌다는 점 등이 추정해볼 만한 단서인데, 작품 속 시간대는 작품이 나온 시기로부터 좀 전인 1848-49년쯤으로 보인다. 미르칼라는 초상화를 그린 지 얼마 안 되어 사망했을 것이다.

이 소설은 로라가 사건으로부터 십 년쯤 뒤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쓰였다. 전적으로 로라의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한다. 슈필스도르프 장군 일행이 카르밀라를 처치하는 장면은 내용상 로라가 참여할 수 없으므로 아버지가 쓴 보고서를 로라가 인용하는 방식으로 간략하게 처리했다. 흡혈귀물 소설에서 흡혈귀를 처치하는 장면은 소설의 절정이겠지만, 이 작품에선 주인공이 남이 쓴 글을 인용했기 때문에 작품의 다른 부분들과는 달리 주인공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그 '남이 쓴 글'마저도 '아버지가 작성한 보고서'였기 때문에 문체가 건조하다.

소설 마지막에 이르면 로라는 글을 마치면서
시간이 흘러 공포감은 옅어졌지만 내 기억 속에는 카르밀라의 두 모습이 뒤섞여 있다. 명랑하지만 연약했던 소녀와 함께, 예배당에서 발악하던 악마가 동시에 떠오른다. 아직까지도 응접실 밖에서 사뿐히 걸어오는 카르밀라의 기척이 느껴질 때가 있다.
라고 묘사하여, 카르밀라의 백합질이 꽤나 인상 깊게 각인됐음을 암시한다. 사실 당시 영국이나 아일랜드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처럼 노골적이고도 절묘하게 레즈비언 분위기를 암시하는 소설이 잘도 나왔구나 싶을 정도.[14]

6. 위상

최초의 여성 흡혈귀 소설이자 레즈비언 흡혈귀의 원조격인 캐릭터. 학자들은 동성애와 흡혈귀를 동일시한 최초의 시도 중 하나로 본다.

로라가 카르밀라를 사랑했는지, 또한 카르밀라가 작중에서 내내 드러낸 모습이 진짜 로라를 향한 애정인지, 아니면 단순히 흡혈욕의 산물이었는지 여부는 현재까지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 극 중에서는 흡혈귀 부활의 부작용 중에는 사랑과 같은 매우 격정적인 면모가 있다는 언급이 있지만, 로라에 한해서는 유난히 특이한 모습을 보였다고 작중 로라를 통해서도 언급되었다. 로라는 카르밀라가 흡혈귀라고 밝혀진 뒤에도 동정적인 견해를 내비치며, 카르밀라가 퇴치되는 종반에서 서술에서 내비치는 감정이 굉장히 절제된다는 점에서, 서술 트릭의 일종이라는 주장도 있다.

6.1. 드라큘라에 끼친 영향

브램 스토커가 드라큘라를 쓸 때 카르밀라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한 여자가 흡혈귀에게 피를 빨려가며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 등을 보면 드라큘라와 흡사한 면도 있다. 사실 드라큘라가 집필 초기에는 '밤피어(Wampyr) 백작'이라는 오스트리아 스티리아 출신 귀족이었다. 카르밀라의 무대가 오스트리아 스티리아이니 빼도 박도 못하고 카르밀라의 영향을 받았음을 드러낸 것. 사실 쓰던 이야기에 블라드 가시공의 별명인 드라큘라를 덮어 씌운 이유가[15] 카르밀라 아류작으로 보이기 싫어서였다는 설도 있다. 스토커가 드라큘라를 집필한 계기는 본인이 꾸었던 악몽 때문이었으니, 카르밀라를 따라했다는 말을 듣기 싫었을 법도 하다.

7. 대중매체에서의 재해석

7.1. 소설

어린이가 보기에는 위험한 내용이지만 해괴하게도 1993년에 지경사에서 번역하여 아동용(!) 소설 문고로 출판된 적도 있다. 심지어 제목은 《사랑을 꿈꾸는 흡혈귀 카밀라》. 당시 제법 날리는 만화가[16]였던 김숙이 그린 삽화가 상당히 아름다워서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한다.삽화 링크

1996년에도 '흡혈귀 카르밀라'라는 제목으로 한국어린이교육연구원에서 초등학생용 소설책으로 출판했다. 어느 쪽 소설을 먼저 접했느냐에 따라 주인공 이름을 '카밀라'라고도 '카르밀라'라고도 기억한다.

2006년 책세상에서 발간한 '뱀파이어 걸작선'에 '카르밀라'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또한 2015년에도 '카르밀라'라는 제목으로 '초록달'에서 발간하였다. 대부분의 국내 번역본들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오스트리아의 독일어식 인명과 지명을 엉터리로 음역하였다.[17]

7.2. 만화

만화 유리가면에도 극중극 형식으로 등장한다. 타이틀롤 카르밀라로 분한 히메가와 아유미의 명연을 볼 수 있다.[18] 그런데 이 부분에서 유리가면의 작가가 소설 카르밀라의 구조를 좀 왜곡하였다. 원작 제목부터 《카르밀라》이다. 이 작품의 실제 주인공은 카르밀라이고, 로라는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관찰자/서술자이다. 카르밀라가 이야기의 중심인물이라고 원작자가 제목으로 공언한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유리가면에서는 마치 '원래는 로라가 중심적인 인물인데 아유미가 열연하여 카르밀라가 더 주목받았다.' 하는 뉘앙스인 지라.....

테즈카 오사무 만화인 돈 드라큐라에 등장하는 카르밀라는 늑대로 변신하는 흡혈귀이며 돈 드라큐라의 딸 쵸코라의 친엄마이자 오래 전에 헤어진 본처다.

총몽 라스트 오더에는 카이룰라 생귀스라는 여성 흡혈귀가 등장한다.

유희왕에 카뮬라로 등장한다.

게게게의 키타로에서 카밀라가 등장한다.

신비아파트 시리즈카뮬라가 등장한다.

언데드 걸 머더 파르스에서 여성의 피를 흡혈하는 흡혈귀 카르밀라가 등장한다.

7.3. 영화

파일:external/movieposters.2038.net/Vampyr.jpg

1932년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감독이 찍은 영화 흡혈귀(Vampyr)가 이 작품을 영화화한 것. 몽환적인 묘사로 초기 흡혈귀 영화의 걸작으로 꼽히지만, 내용 자체는 상당히 각색되어 동성애 코드를 거의 삭제했다. 거의 흡혈귀라는 소재만 가져왔다고 해도 무방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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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에 영화화된 해머의 "흡혈귀 연인들"(The Vampire Lovers)은 아예 에로티시즘을 전면으로 내세워 카르밀라의 구애행각을 대놓고 보여준다. 유두 노출은 기본이요 키스에 성행위를 암시하는 장면까지 나온다. 카르밀라를 맡은 배우는 당시 33세인 잉그리드 피트로 설정상의 나이[19]보다는 많지만 워낙 배우가 섹시한 지라 그 정도는 옥의 티 수준. 과격한 코드가 잘 먹혀 후속작이 2편 나왔고, 흔히 카른슈타인 삼부작으로 불린다. 이 역시 후속작에서부터는 동성애 코드가 삭제되었다.

2009년에 만들어 진 "레즈비언 뱀파이어 킬러"는 이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 진 영화인데, 제목처럼 레즈비언 뱀파이어 여왕 카르밀라를 막기 위한 뱀파이어 헌터들의 모험을 다룬 B급 막장 호러 영화다.

2014년 유튜브로 동명의 웹 시리즈가 공개되었는데, 현대로 배경을 옮기고 LGBT라는 소재에 흥미롭게 접근했다고 평가받았다. 인터넷상의 2차 창작자들 사이에도 상당히 화제가 되어, 도리어 원작에 대한 정보를 찾기 힘들어졌을 정도.(...) 이 역시 원작과는 차이가 크며, 뱀파이어를 초능력자로 해석하는 현대 장르 미디어의 연장선상에 있다.

7.4. 게임

Fate/Grand Order에도 카밀라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이쪽은 카밀라의 모델인 엘리자베트 바토리가 성장한 후의 모습이라는 설정이다.

소녀는 언니를 사랑한다 - 두 사람의 엘더에서도 무려 엘더가 연극으로 각색된 이 작품을 학원제에서 공연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치하야가 카르밀라를, 카오루코가 로라를 연기하는데, 특히 침대에 누운 로라에게 카르밀라가 독백을 하며 키스하는 장면이 에피소드의 중심. 참고로 다른 루트에서는 키스하는 척만 하고 끝나나 카오루코 루트에서는 치하야가 발 밑까지 오는 자기 치마를 밟고 넘어지며 진짜로 키스하는 사고를 저지르며, 깜짝 놀라 변태라고 소리치며 치하야의 뺨을 때리는 카오루코와[20] 그걸 또 능청스럽게 각본대로인 양 넘기는 치하야의 애드립이 포인트.

악마성 시리즈에도 종종 등장하는데 출판연도상으로는 후배인 드라큘라의 부하로 나온다. 파트너로 로라를 데리고 나와 협공하는 패턴도 존재한다. 자세한 것은 카밀라(악마성 시리즈) 참조.

그림노츠그림노츠 Repage에도 등장하며 이때 묘사는 누가봐도 변태 레즈비언...

Limbus Company의 등장 환상체 사백 송이의 장미가 주는 E.G.O 기프트의 이름으로 나온다.모습은 시든 장미.
[1] 어느 날 오후 카르밀라와 로라가 숲 속 벤치에 있는데, 장례행렬이 근처에 사는 숲지기네 어린 딸의 관을 매고 장송곡을 부르며 지나간다. 로라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자기도 알고 지내던 꼬마아이의 관을 향해 예의를 표하지만, 카르밀라는 벤치에 앉은 채로 관을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장례행렬과 사람들이 부르는 장송곡에 대해서 혐오감을 드러내는 장면을 묘사했다. 로라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서서 관을 바라보지만, 카르밀라는 까만 드레스를 입고 벤치에 앉아 관을 외면하여 두 캐릭터가 서로 대비된다.[2] 이름을 한글로 표기하기가 골때린다. 옥스포드 영어사전에서 제시한 발음기호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한다면, '레 퍼뉴' 또는 '러 파누'라고 할 수 있다.[3] 작중에서 로라의 나이는 카르밀라를 만난 무렵에 18세라고 나오는데, 영국 소설이므로 만 나이일 것이다. 만 18세라면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소녀라기보다는 아가씨에 더 가까울 것이다. 영국에서는 1970년 1월 1일 이전까지는 법적 성인연령을 만 21세로 간주했으므로, 작중 시기 기준으로는 확실히 미성년자이다.[4] 카르밀라는 로라가 5살 소녀일 때 로라를 습격한 적이 있었는데, 두 사람 다 이 일을 기억하고 있어서 처음 만났을 때 서로 이 얘기를 꺼낸다.[5] 후반부에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이 뱀파이어임을 거의 숨기지 못할 정도였다.[6] 무덤 속에서 관을 꺼내어 카르밀라의 심장에 말뚝을 박아 죽였다.[7] 이 남작이 갖고 온 지도 때문에 카르밀라 추적의 실마리가 풀린다.[8] 젊은 시절 무도회에서 흡혈귀의 습격을 받고 죽은 뒤 흡혈귀로 부활했다. 보르덴부르크 남작의 조상은 생전 미르칼라 백작부인의 연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인데, 미르칼라 백작부인이 흡혈귀가 되리라 짐작했지만 시신이 훼손될까 두려워 미르칼라의 관을 몰래 비밀장소로 이장하였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자 자신이 한 짓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에게 화가 닥칠까 염려하여 관을 숨긴 장소를 몰래 기록해두었다. 그의 후손이 슈필스도르프 장군과 협력하여 관이 숨겨진 비밀장소를 찾아낸다.[9] 원작이 영어 소설이므로 작중에선 당연히 영어식으로 스티리아(Styria)라고 썼다.[10] 베르타와 같이 이전에도 친구로 접근해 습격한 전례도 있지만, 카르밀라는 유난히 로라에 대해서는 습격 시기가 늦고, 그 과정에서도 죄책감을 내비치거나 애써 정당화하는 등 상당한 내적 갈등을 드러낸다.[11] 다만, 흡혈귀의 전통적인 퇴치법인 '심장에 말뚝박고 목 자르기'는 효과를 보았다.[12] 이후 나온 드라큘라에서도 이 면모가 이어져서 흡혈귀가 되어가는 사람은 오히려 창백한데 비해 흡혈귀가 되고 관 속에 있는 인물은 화색이 도는 묘사가 나온다.[13] 뾰족한 송곳니를 언급하는 만물상이 잠깐 등장했지만, 이 인물은 로라에게 흡혈귀 퇴치 부적을 가장한 안정제를 팔아 카르밀라에게 도움을 주었기에 카르밀라와 한 패일수도 있고, 설사 아니더라도 단순히 이빨이 뾰족한데 갈아드리겠다며 약을 팔려다가 카르밀라에게 혼난 수준이다.[14] 카르밀라의 레즈비언적 묘사를 당시의 엄격했던 성도덕적 관념을 감안해 공포감을 부여하는 장치로 해석하는 관점이 있다. 작 중 카르밀라는 흡혈귀라는 엄연한 악이며, 카르밀라의 구애행위는 순진한 처녀를 타락시키는 악의 유혹이라는 것.[15] 이야기는 그대로 놔두고 그냥 이름만 바꾸었다.[16] 만화가 이미라의 스승으로 화풍이 매우 출중하다. 김숙 만화교실이라는 어린이용 만화 입문서를 내기도 했다.[17] 초록달 발간 번역본에서 '베르타 라인펠트'를 '버사 레인펠트'로 음역하는 등. '미르칼라 카른슈타인'을 '밀카르라 카렌스테인'으로 음역한 부분도 얼핏 보면 어색하나, 이 부분은 영문 철자의 아나그램을 옮기기 위한 시도일 수도 있다. Mircalla, Millarca, Carmilla를 각각 미르칼라, 밀라르카, 카르밀라로 음역하면 '철자를 뒤바꾸어 이름을 만들었다'는 점이 와닿지 않으니까.[18] 마야의 로드 매니저코디?활동을 하다 마야를 함정에 빠뜨리고 그 자리를 차지한 오도베 노리에개발살냈다.[19] 카르밀라는 겉보기에는 22세라고 한다.[20] 학원제 시점에서 치하야가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