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18년 7월 13일 갑작스럽게 행해진 전준호 코치의 2군행과 이와 관련해 벌어진 여러 논란에 대한 문서.2. 발단
2.1. 논란 이전
1군 진입 2년차인 2014년부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성공적인 리그 안착을 알린 NC 다이노스 구단은 이후 2017년까지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이러한 성과에는 운영진과 현장의 조화가 주효했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였다.그러나 2018년에 들어서는 투타에서 모두 무너져 내리면서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게 되었다. 점차 시즌이 진행되어도 반등의 조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여전히 10위에 머무른 6월 3일 성적에 대한 책임을 물어 오랫동안 팀을 이끈 김경문 감독마저 경질되었다. 그리고 구단은 유영준 단장을 감독 대행으로 앉히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오랜 기간 팀을 맡아온 김 감독을 이렇게 내쳐서는 안된다'는 의견이나, '김경문식 야구의 폐단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또는 '아무리 감독 대행 체제로 가더라도 프로 경험도 없는 사람을 감독으로 앉히는 것은 무리수에 지나지 않는다' 등 여러 말들이 오가며 대립하기도 했다. 그리고 경질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는데, 6월 3일 경기가 끝난 야밤에 황순현 사장이 '통보'를 하는 식으로 김 감독에게 해임을 전한 것.# 김경문 감독의 경질을 찬성하는 팬들조차도 '저런 식으로 보내는건 아니지 않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이후에는 구단 운영 과정에서 프런트와 김 감독 간의 갈등이 드러나기도 하면서 팀의 분위기가 완전히 엉망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유영준 감독대행 체제 이후 어느 정도 팀이 안정화되면서 일단 그런 논란은 수그러드는 모양새를 보였다.[1] 그리고 전반기의 끝을 알리는 올스타전을 앞두고 4연승을 달리는데 성공하면서 팬들은 머리 아픈 걱정을 하기보다는 후반기부터 팀이 예전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만을 기대했다.
2.2. 의문의 2군행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을 스윕으로 장식하면서 4연승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7월 12일, 경기가 끝난 직후 NC 다이노스 팬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전준호 코치가 경기가 끝난 이후 뜬금없이 2군행 통보를 받았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지역 프랜차이즈이자 선수들의 주루 능력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한 전 코치였기에,[2]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이 인사 조치에 대해 팬들은 의문을 넘어 분노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소문의 사이에서는 '유 대행과 전 코치 간에 갈등이 있었다더라', '프런트가 김경문 전 감독의 색깔을 지우려 하는 것이다', '구단이 전 코치에게 공석인 수석코치 자리를 제안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쓴 소리를 했다가 좌천된 것이다' 등 여러 설만이 난무했다. 결국 그 누구도 명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다음날 엠스플뉴스를 통해 공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소문대로 전준호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고 대신 송재익 코치가 1군으로 콜업되었다는 것이다. [엠스플 이슈] NC 또 코치진 보직이동, 전준호 코치 2군행
구단이 밝힌 공식 사유는 "퓨처스리그에 기본기를 배워야 할 유망주가 많다. 전 코치가 유망주들의 주루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직 이동을 결정했다."였다. 실제 고양 다이노스에는 마땅한 주루코치가 없어서 다른 파트의 코치들이 주루코치를 돌아가면서 맡아야 할 정도로 열악했다.[3] 그렇기 때문에 아예 납득하지 못할 조치는 아니었으나 시기와 신뢰가 문제였다. 구단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기 전날부터 여러 소문이 나돌았다는 점에서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었고, 최하위 팀이 오랜만에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임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코치를 2군으로 보낸 것이다. 또한 2016년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이나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은폐 논란 등 여러 사건 등을 겪으면서 구단에 대한 팬들의 신뢰도는 바닥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 사유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었다.
2.3. 번복된 2군행의 사유
7월 16일자 경남신문에서는 전 코치의 2군행에 대한 새로운 사유가 전해졌는데, 최근 잦은 주루사와 감독·코치 간 사인 미스 등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경기를 줄곧 지켜본 팬들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것은 여전했다. 오히려 2군행의 이유가 번복되었다는 점에서 구단에 대한 불신만 더해졌다.사인 미스에 대해서도 전준호 코치의 의도가 담겨 있었던 것이 아니었느냐는 시선도 있었으나 전 코치는 구단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감독 사인을 이행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주루 등을 판단했다는 소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3. 전개
3.1. NC 다이노스 팬 단체 항의집회
결국 NC 다이노스 팬밴드, 나인하트, NC 다이노스 갤러리 등 팬 일동이 연합하여 프런트 수뇌부의 만행에 대해 항의하고자 7월 21일 피켓 시위를 진행하게 되었다. 앞서 말한 여러 논란에 이어 시즌 초 단행된 회전문 인사가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고, 이번 전 코치의 2군행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NC 적폐 청산 범엔씨팬 운동 모임’으로 단체명을 칭한 팬 30여명은 황순현 대표이사 · 김종문 단장 대행 · 배석현 경영본부장 · 박보현 운영팀장 등 구단 수뇌부 4명을 적폐 4인방이라 명하며 이들의 퇴진을 독촉했다. 또한 일련의 논란으로 그 의미를 잃어버린 팀의 슬로건 '정의 · 명예 · 존중'을 추모하는 의미로 야구장 입구 곳곳에 분향소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구단 대표 퇴진하라"…NC 다이노스 팬 항의집회
3.1.1. 구단의 간담회 제안
팬들의 분노를 수습하고자 황순현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팬 대표와의 간담회를 제안했다고 한다. 이 제안을 받아들여 각 팬 커뮤니티에서 대표자 2명 씩을 선출하여 간담회의 나설 예정이었으나 NC 다이노스 갤러리는 디시인사이드의 특성상 선뜻 대표자를 선정하기 어려워 간담회에는 불참했다.단체 시위가 있었던 21일 경기 도중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1시간 반 가량 진행되었고, 내용 비공개를 조건으로 걸었다고 한다. 알려진 소식은 구단 측이 22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마산구장 전광판을 통해 앞으로의 다짐이 담긴 메시지를 사과 형식으로 게재하기로 약속했다는 것. 김종문 NC 단장 대행은 "구단 운영의 방향성 등에 대해 따끔한 지적을 받았다”며 “앞으로 팬들과 소통을 위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
시위의 주도자인 나인하트 매니저는 "간담회에서 구단 측에 특정한 무엇을 요구하거나 하진 않았다"며 "구단이 먼저 정상화 의지를 밝힌 만큼 앞으로 구단 안팎 변화를 지켜보며 퇴진 운동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3.1.2. 사과문 발표
다이노스 팬 여러분 깊은 사죄와 반성으로 다시 서겠습니다.
지역과 팬의 기대에 부합하는 구단이 되겠습니다.
정의 명예 존중의 가치를 새기겠습니다.
끊임없이 소통하는 구단이 되겠습니다.
팬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22일 경기 시작 후 전광판을 통해 게시한 사과문. #
지역과 팬의 기대에 부합하는 구단이 되겠습니다.
정의 명예 존중의 가치를 새기겠습니다.
끊임없이 소통하는 구단이 되겠습니다.
팬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22일 경기 시작 후 전광판을 통해 게시한 사과문. #
22일 1회초가 끝난 이후 구단은 약속대로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3.1.2.1. 비판
사과문의 발표가 있기 전부터 '그래봤자 의미 없는 말만 나올 것이다', '대충 논란을 무마하려는 의도다', '소통하는 척 하기 위한 언플용이다', '사과문 게시라는 결론 자체가 잘못되었다' 등 팬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예상만이 가득했다. 그럼에도 구단의 자정을 기대하고 사과문을 기다리는 팬도 있었다. 하지만 사과문이 발표되자 모든 팬들은 자신들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깊은 사죄와 반성으로 다시 서겠습니다'라고 했으나 일단 이번 사태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도대체 무엇에 대해 깊은 사죄와 반성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사과문이다. 또한 '지역과 팬의 기대에 부합하는 구단이 되겠습니다.' '정의 명예 존중의 가치를 새기겠습니다.'도 그저 추상적인 말이라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도를 알 수 없다. '다이노스'라는 단어를 빼면 어느 구단의 사과문에서든지 적용할 수 있고, 추가로 '팬' 대신에 '시민/국민'으로 치환하고 '구단이란 단어 대신에 그룹명이나 당명을 집어넣으면 재계나 정치계에까지 써먹을 수 있는 만능 사과문을 반성이랍시고 내놓았다는 점에서 팬들의 분노를 가중시켰다.
또한 '끊임없이 소통하는 구단이 되겠습니다.'라고 해놓고 정작 사과문은 오직 전광판, 또는 전광판을 찍은 기사에서만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이나 기사를 본 사람들이 아니라면 어떤 사과문을 썼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는 점에서 소통하겠다는 메시지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3.2. 재번복된 사유
전광판 사과 이후 다음날인 23일에는 다시 전 코치의 2군행의 새로운 이유가 등장했다. 그 내용은 충격적이게도 팀이 어수선한 와중에 전 코치가 차기 감독직을 노리고 여러 ‘정치’적 행동을 했다는 것. "본인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확실한 정황이 있었고 묵과할 수 없었다."라는 구단 고위 관계자의 강경한 발언도 있었다. 이후에는 야구계에서는 이미 파다하게 알려진 일이다, 구단에서는 유망주 육성을 이유로 들어 오히려 포장을 해준 것이지만 팬들이 공연히 전 코치의 이름을 내세우는 바람에 그의 과오가 드러나게 됐다는 기사까지 등장했다.계속해서 전 코치에게 불리한 기사가 나오던 중 엠스플뉴스에서는 전 코치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를 내놓았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전준호 코치 2군행을 둘러싼 ‘라쇼몽’ 구단 관계자들은 전 코치가 차기 감독이 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자기 정치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 코치는 "식사 자리에서 누가 ‘전 코치, 앞으로 감독해야지’ 비슷한 얘기만 해도 다신 그 분과 만나지 않았다. NC 유니폼을 입은 7년 동안 내내 그래왔다."며 그간 많은 오해를 받으면서도 최대한 행동을 조심했다고 해명했다.
전 코치와 가까운 지역 인사들도 전 코치를 옹호했다. 전 코치와 가까운 창원 거주 사업가는 "전 코치는 술자리에서 감독의 ‘감’자만 나와도 정색하면서 ‘다시는 그런 얘기하지 마시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전 코치 본인이 잘 알았다"며 "누군가 의도를 갖고 ‘전준호 정치설’을 퍼뜨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전준호가 정치질을 했다.'고 주장하는 구단 관계자들의 주장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증거가 있는지' 물어보면 하나같이 "소문으로 들었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으며, 소문의 출처도 파고들어 가면 몇 해 전부터 전 코치와 개인적으로 관계가 좋지 않았던 인사들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뜬소문 하나 가지고 사람을 이런 식으로 대했다는게 되는 것이며, 만약 구단에서 의도적으로 전 코치를 모함해 팀에서 내보내려 했다고 하면 더 큰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소문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구단의 태도도 문제다. 정말 구단의 말대로 전 코치가 팀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고 차기 감독이 되고자 정치질을 했다면 당장 팀에서 쫓아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구단은 그러는 대신 2군행이라는 애매한 조치를 취하는 것도 모자라 2군행의 이유에 대해서도 3번이나 말을 바꾸었다. 이미 신용을 잃은 구단이 팬들에게 싸늘한 시선을 받는 이유다.
4. 이후
팬들은 구단이 전광판 사과 이후에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소문으로 전 코치를 폄하하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피켓 시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4.1. 극적 화해?
7월 31일자 기사를 통해 구단과 전 코치 간의 오해를 풀고 명예 회복을 약속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 코치는 "지난 23일 황순현 대표님과 면담했다"고 전했으며, 그 자리에서 사과와 약속을 받은 것을 포함해 자신을 둘러싼 오해를 해명했다고 한다.일단 황순현 대표는 한쪽의 일방적인 얘기만 듣고 결단을 내린 점에 대해 사과했다고 했으며, 구단 내부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점에 대해 시간을 주면 반드시 명예 회복을 시켜 주겠다고도 약속했다고 한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전 코치는 "나는 그 면담에서 진정성을 느꼈다. 좋은 방향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이번 논란의 중점이 된 감독이 되고자 시도한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부인했으며, 사인 미스 논란에 대해서는 고척 스카이돔에서의 경기 중 유영준 감독대행의 사인을 놓친 바가 있다고 시인했다. 마지막으로는 "나로 인해 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괴롭다. 나는 지금 자리에서 젊은 선수 육성에 매진하겠다. 그게 팀과 나 자신에게 가장 좋은 일이다"고 전했다.
일단 전준호 코치와 황순현 대표가 직접 만나 대화를 하면서 어느 정도 오해를 푼 것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면담으로 해결될 상황이 이런 논란으로 불거졌다는 점에서 여전히 건강한 구단 운영을 보여주지 못했다. 덕분에 서로 오해를 풀었다는 이번 소식으로도 팬들의 분노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 구단에서 말하는 전 코치의 명예 회복이 팬들이 만족할 만한 형태로써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 비로소 팬들의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