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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병규 평론가의 비판
2014년 12월, 영화 평론가 김병규(Fantasy)의 비판 글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비평적 태도의 좌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 평가에 자신의 사상이나 정치 성향과 같은 본인의 주관을 전혀 곁들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장점도 되지만, 특히 정치사회적 문제의식을 전달하려는 성향이 강한 영화에도 영화적 완성도의 기준에 따른 객관적 평가는 정치사회적 문제의식을 회피하려 한다거나 특이점 없는 평가를 한다는 비판도 따른다.
- 영화를 예술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해석되어야 할 텍스트로 본다.
이동진은 영화를 해석되어야 하고, 해석될 수 있는 코드화된 암호문처럼 간주하는데, 이런 독법은 그가 전공한 종교학에서 예술품에서 여러 상징들의 종교적 속성을 읽어내는 기법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암호문 풀이식 도해는 얼핏 보기에는 어렵고 난해한 영화를 쉽게 풀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영화를 영화가 아닌 평면적인 텍스트로 환원시켜 영화에 대한 이해를 단순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 평론이 영화를 쉽게 설명하는 것에 그친다.
본인의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영화를 해석해 쉽게 설명하려는 목적에 매몰돼 비평가로서 보여줄 또 다른 시선이나 해석 없이, 좋고 나쁨만 구분한다. 만약 이동진이 평론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자신의 독창적인 해석을 제기하는 비평문을 쓸 수 있어야 하는데, 그의 발화 방식은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나빴고 하는 식의 순간적인 인상만을 제시해 주는 '인상 비평'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1.1. 반론
이동진 비평에 대한 비평김병규가 한 이동진 리뷰의 시작은 빨간 안경 아저씨가 각종 매체를 배회하고 있다. 드럽게 재미없는 빨간 안경 아저씨가.이고[1] 추신. 이동진이 아저씨 유머를 그만둘 때까지 이동진을 까겠습니다.라며 이동진 인기에 문화 권력이라는 자의적 프레임을 씌워 이동진의 평론을 주목하는 대중을 '팬덤'이라는 추종자들로 지칭하고 악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글 내내 팬덤이라는 용어를 반복해서 쓰며 공개적인 적개심을 드러내는데, 이동진을 까고 싶은 것인지, 팬덤의 존재를 까고 싶은 것인지 도무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동진은 다른 평론가들과 달리 TV, 라디오, 팟캐스트, 유튜브 등의 대중 매체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는 매체의 특성상 스포일러가 안 되는 수준에서 대중들에게 영화를 쉽고 흥미롭게 설명해주는 것이 주요한 목표가 된다. 그러나 평론지와 대중 매체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평론지의 평론을 대하듯이 이동진을 비판하는 경우가 많고, 김병규 역시 대부분 이동진의 TV 평론이나 20자평에 기반하여 그를 비판한다.
그리고 이동진을 싫어하진 않는다. 물론 그의 팬덤도 싫어하진 않는다고 일러놓고는, 곧이어 이동진과 같은 태도를 흉내 내는 것은 아직 내공의 틀이 잡히지 않은 리뷰어들에게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는 이상한 논지를 전개하였는데, 한마디로 자신은 이동진을 싫어하지 않지만, 내공이 부족한 영화 리뷰어들이 이동진을 흉내내는 것이 내심 못마땅하기 때문에 이동진을 비판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김병규는 (이동진은) 하모니 코린의 〈스프링 브레이커스〉의 쭉쭉빵빵 누나들의 비키니 몸매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는 짐 자무쉬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의 뻔뻔스런 뱀파이어 유-우머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랑에 빠진 것처럼〉 속 정교한 플롯과 끊임없이 미끄러지는 현대인들의 관계를 읽어내면서 "그래서 그 할아버지랑 그 여자애랑 잤다는 건가?" 따위의 저속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며 '우아한 지식인을 대변하는 이동진의 모순'이라는 비판을 하는데, 그러한 김병규의 주장에 따르자면 '쭉쭉빵빵 누나들의 비키니 몸매'나 '할아버지와 여자애가 잔 것'을 강조하는 것이 해당 영화를 비평하는 데 그렇게나 중요한 부분인가?
그리고 김병규는 한국의 다양성 영화가 '이동진이 소개하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로 나뉘며, 그래서 '한국에서 소개되는 다양성 영화는 다양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동진이 칭찬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국내에서 12만 명이 들며 흥행했고, (이동진이 무시한) 김동현의 〈만찬〉이라는 영화는 1200명이 봤는데, 김병규는 (본인이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는) 두 영화의 국내 흥행 스코어의 차이에 곧바로 이동진의 평론적 관심의 차이를 등치시킨다. 이동진이 영화 배급사도 아니고 CJ 같은 대형 미디어 회사도 아니며, 특정 다양성 영화의 흥행과 생사를 좌지우지하는 미다스의 손도 아닌데, 이게 무슨 비판의 이유가 되는가?
다시 말해, 글 내내 어떠한 근거나 출처도 제시하지 않고 "이러저러한 기분이 든다", "이러저러한 인상을 받는다"면서 자기 인상이나 죽 늘어놓고는, 뜬금없이 "이동진이 아저씨 유머를 그만둘 때까지 이동진을 까겠다"고 반 장난식의 으름장을 놓는데, 그 정도 수준의 글을 써서 이동진이 꿈쩍이나 하겠냐는 것이다.
김병규는 4년 뒤인 2018년, 씨네21 영화평론 공모에서 최우수상 없는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김병규는 본인의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해당 글의 원문 포스팅을 비공개로 돌렸다.
2. 〈캐롤〉 라이브톡 발언 논란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2016년 1월 29일 CGV 압구정 점에서 열린 〈캐롤〉 라이브톡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였다.제가 느끼기엔, 테레즈한테는 동성애적인 사랑이 필요한 게 아니고 캐롤이 필요한 겁니다. 근데 하필이면 캐롤이 여자였을 뿐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어떤 동성애를 다루는 영화에서는 상대방이 여자라는 게 핵심일 수 있습니다. (중략) 그런데 이 영화는 아닌 것 같아요. 최소한 소설은 몰라도 영화는 아닌 것 같고, 적어도 이 영화에서 캐롤이 아닌 테레즈는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고 이 경험이 너무 신기하고 아름답고, 너무 자기 인생을 다 걸면서까지 달려들고 싶은데 또 그 사람이 그냥 여자인거예요. 출처 같은 발언의 다른 녹취본
이 발언이 영화의 핵심 주제인 동성애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해석으로 지적받게 되었고, 이후 SNS를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나왔다. 라이브톡에 다녀온 관객들의 의견 중에는 대체적으로 크게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이 아니었다는 의견이 많다. 저 발언만 보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맥락은 영화 속에서 테레즈와 캐롤이 서로에게 얼마나 뜨겁고 진실한 사랑을 하였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연출가의 의도와 다르게 영화가 해석될 수도 있고, 다양한 평론과 관점이 존재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퀴어 장르 역시 영화마다 동성애에 대한 표현이나 연출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이에 관해 인터넷에서도 '퀴어 영화임이 분명한데 퀴어적 요소를 거세하고 해석을 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의견과 '사랑의 보편성을 강조했을 뿐, 비판받을 해석은 아니다'는 의견으로 나뉘어지고 있다.
주로 트위터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었는데, 다만 이 비판 여론이 들끓는 중에 몇몇 네티즌들이 트위터 상에서 이동진 기자에 대해 영화 평론과 상관없는 인신공격[2]을 가해, 역으로 자신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당시 트윗. 이 과정에서 듀나는 이동진의 《조선일보》 근무 경력을 비꼬는 트윗을 리트윗하였는데, 정작 본인도 예전에 《조선일보》에 칼럼을 실은 적이 있어서 비판을 받았다.
이동진 본인도 이 비판 여론을 알고 있다. 〈캐롤〉 라이브톡 다음날 진행된 〈샤이닝〉 시네마톡에서 발언을 조심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2월 4일에 올린 블로그 글에서도 논란이 있었음을 언급하며 익스트림무비 녹취록을 링크했다. 블로그 글 논란이 이어지자 이동진은 2월 6일 자신의 블로그에 '캐롤' 논란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포스팅을 게재하였다. 라이브톡이라는 환경상 제약으로 자세히 풀어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서술하는 한편[3] 악의적인 비난에 대해서도 단호한 태도를 밝혔다.
이동진의 발언을 옹호하려는 사람들은 배우와 감독의 다음과 같은 인터뷰 발언들을 인용하기도 했다.
인터뷰)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레즈비언 사랑 이야기라고 하는데, 제게 이 영화는 그냥 사랑 이야기거든요.
블란쳇) 맞아요. 사랑 이야기죠. 물론이에요. 〈캐롤〉은 한정된 영역에 머무르기보다 포괄적이고 일반적으로 접근하려고 했어요. 그럼에도 이 영화에 여전히 위험하거나 특별한 부분이 있다면 결국 두 여자의 사랑이기 때문이겠죠. 영상(6분 35초)
헤인스) 〈캐롤〉은 레즈비언 문제라기보다는 사랑에 대한 문제인 것 같다. 테레즈가 “캐롤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다른 사랑과 다를 바 없다. 난 남자 옷을 입고 짧은 머리를 한 여성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난 여자이고, 그저 여자를 사랑하는 것뿐”이라고 말하지 않나. 그의 말대로 나 역시 두 ‘사람’의 ‘사랑’을 그려내고 싶었다.출처
그러나 이런 인용들이 문맥을 무시한 인용이라는 비판도 있었다.(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에 따르면 헤인스는 다른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했다.블란쳇) 맞아요. 사랑 이야기죠. 물론이에요. 〈캐롤〉은 한정된 영역에 머무르기보다 포괄적이고 일반적으로 접근하려고 했어요. 그럼에도 이 영화에 여전히 위험하거나 특별한 부분이 있다면 결국 두 여자의 사랑이기 때문이겠죠. 영상(6분 35초)
헤인스) 〈캐롤〉은 레즈비언 문제라기보다는 사랑에 대한 문제인 것 같다. 테레즈가 “캐롤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다른 사랑과 다를 바 없다. 난 남자 옷을 입고 짧은 머리를 한 여성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난 여자이고, 그저 여자를 사랑하는 것뿐”이라고 말하지 않나. 그의 말대로 나 역시 두 ‘사람’의 ‘사랑’을 그려내고 싶었다.출처
헤인스) 나는 동성애 이슈를 위해 행동하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한 등장인물의 선택을 통해 참으로 흥미로운, 이 시대에 숨겨져 있던 서브컬처의 표현과 관련된 이 순간들을 탐색하고자 했다. 자신을 숨겨야 한다는 사실이 게이와 레즈비언의 창의성을 자극할 수 있었다. 그들은 지배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지닐 수 있었다. 그와 같은 사회 내 주변성을 상실하면서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여기서 헤인스는 동성혼이 합법화되며 동성애 정체성이 "정상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동성애가 경원시되고 범죄시되던 1950년대를 굳이 배경으로 선택한 것이 동성애의 주변성을 다시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이 영화가 "주류 로맨스와 다를 바 없지만 주인공만 여자들인 영화"가 아니라, 명확하게 "(주류와는 다른) 퀴어 영화"를 지향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두리뭉실한 "보편적 사랑"이 아니라 주변화된 여성간의 동성애, 그리고 그것이 주변화됨으로써 존재하는 가능성을 그리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헤인스의 말뜻은 "주변화된(사회 주류와는 다른) 사랑이지만 사랑이 아름답다는 점에서 보편적"이라는 것이지, 처음부터 "그 사랑이 사회 주류의 사랑과 똑같이 보편적"이라는 뜻이 아니다.3. 〈기생충〉 한줄평 논란
2019년 6월, 이동진이 영화 〈기생충〉에 대해 쓴 한줄평을 두고 엠엘비파크 등의 커뮤니티와 SNS에서 논란이 있었다. '영화 비평가가 '명징'과 '직조'라는 낯설고 어려운 단어를 쓰며 현학적이게 보이려 한다'는 비판이 있자, '평론가가 반드시 쉬운 단어를 써야할 이유는 없다.', '모르는 것에 대해 화부터 내는 행동은 지나친 반지성주의의 소산이다' 라고 반박하는 의견이 나오는 등 큰 싸움이 벌어져 '명징과 직조 사태'라고까지 불렸다. 이후 기사화도 되고 이동진이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했을 때도 소개될 정도.사실 낯선 단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한 문장으로 명쾌히 요약하기 위해 매우 고심한 한줄평이며, 오히려 영화에 대한 느낌이나 감상을 모호하게 표현한 다른 한줄평들보다는 훨씬 좋은 한줄평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그가 너무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쉽고 자세한 평론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공격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후 이동진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102회 / 2021.4.14.)에 출연해 자신의 한 줄평 역사에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애증의 한줄평이라면서 약간은 억울해하며 풀이를 하였다. 영상 링크
제 딴에는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너무 좋으니까 이 영화가 미학적으로나 아니면 주제적인 측면에서나 이렇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하고 싶은 거에요. 축약해서....
'상승과 하강으로 명직하게 직조해낸' 말을 조금만 설명을 하면 한 줄 평 반응이 '굳이 어렵게 해야 되느냐? 위아래로 이렇게 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는데 '위'와 '상승'이 다른 게 '상승'은 위로 가는 '방향'과 '동선'을 얘기하거든요.
'하강'이라는 뜻도 밑으로 내려간다는 뜻이잖아요.
근데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는 미학적으로 보는 하나의 핵심 중의 하나가 가로축이 아니라 세로축을 보는 거에요.
봉준호 감독은 항상 계급이라는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는데 이 계급을 항상 세로축으로 만들어요.
그래서 실제로 기생충을 보시면 주인공인 기우가 처음 아르바이트생으로서 그 집에 들어갔을때 계속 언덕도 올라가고 계단도 올라가서 그 집의 주인을 만나는 걸로 되어 있어요. 실제로 상승을 하죠.
그 다음에 영화의 가장 참혹한 순간에 비가 오면 가족들이 밤에 몰래 하강을 계속하거든요.
이게 사실은 계급 문제를 다루는 >시각적인 톤인 거구요.
그 다음에 '명징하게 직조해낸' 이라는 것은 말의 맛인데 한 줄 평을 쓴다는 건 어쨌건 약간 수사학의 영역이고 문학의 >영역이에요. 그렇게 본다면 '명징하다'란 말대신 '명확하게'란 말을 쓴다면 그 말 맛이 안 나요. 비슷하지만. '명확하게'는 아닌 >거에요.
예전에 예를 들면 플로베르 같은 사람의 '일물일어설' 이런 게 있는데 '정확한 상황에 어울리는 딱 하나의 단어가 있을 >뿐이다." 이런 얘기에요.
(중간 생략)
어쨌건 '명확하게' 라고 하면 안오는 말의 맛이 있는데 이것은 '명징하게'라는 말을 반드시 써야 해요.
제 입장에서는. 그 다음에 '직조한다'는 말은 앞에 '상승과 하강'을 썼거든요,
그러니까 '상승과 하강'에 미학적인 원칙을 갖고 와서 거기 어울리는 동사가 나와야 되잖아요.
동사는 직조하는 거죠 직조기로 짜는 가로줄과 세로줄로.
'신랄하면서 처연하다'는 말은 이 영화가 굉장히 신랄한데 제가 보면서 제일 먼저 놀랬던 것은 봉준호 감독쯤 되는 대한민국의 톱 감독이 '이렇게까지 눈치 보지 않고 신랄하게 계급 문제를 말한단 말이야?' 이게 굉장히 놀랍구요 보고 나면 굉장히 처연해진단 말이에요.
두가지 대조적인 감정을 붙였구요. 마지막에는 '계급 우화' 이렇게 해서 이 영화의 주제는 '계급'인데 '우화적인 방식'을 가미했다 이런 거에요.
'상승과 하강으로 명직하게 직조해낸' 말을 조금만 설명을 하면 한 줄 평 반응이 '굳이 어렵게 해야 되느냐? 위아래로 이렇게 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는데 '위'와 '상승'이 다른 게 '상승'은 위로 가는 '방향'과 '동선'을 얘기하거든요.
'하강'이라는 뜻도 밑으로 내려간다는 뜻이잖아요.
근데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는 미학적으로 보는 하나의 핵심 중의 하나가 가로축이 아니라 세로축을 보는 거에요.
봉준호 감독은 항상 계급이라는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는데 이 계급을 항상 세로축으로 만들어요.
그래서 실제로 기생충을 보시면 주인공인 기우가 처음 아르바이트생으로서 그 집에 들어갔을때 계속 언덕도 올라가고 계단도 올라가서 그 집의 주인을 만나는 걸로 되어 있어요. 실제로 상승을 하죠.
그 다음에 영화의 가장 참혹한 순간에 비가 오면 가족들이 밤에 몰래 하강을 계속하거든요.
이게 사실은 계급 문제를 다루는 >시각적인 톤인 거구요.
그 다음에 '명징하게 직조해낸' 이라는 것은 말의 맛인데 한 줄 평을 쓴다는 건 어쨌건 약간 수사학의 영역이고 문학의 >영역이에요. 그렇게 본다면 '명징하다'란 말대신 '명확하게'란 말을 쓴다면 그 말 맛이 안 나요. 비슷하지만. '명확하게'는 아닌 >거에요.
예전에 예를 들면 플로베르 같은 사람의 '일물일어설' 이런 게 있는데 '정확한 상황에 어울리는 딱 하나의 단어가 있을 >뿐이다." 이런 얘기에요.
(중간 생략)
어쨌건 '명확하게' 라고 하면 안오는 말의 맛이 있는데 이것은 '명징하게'라는 말을 반드시 써야 해요.
제 입장에서는. 그 다음에 '직조한다'는 말은 앞에 '상승과 하강'을 썼거든요,
그러니까 '상승과 하강'에 미학적인 원칙을 갖고 와서 거기 어울리는 동사가 나와야 되잖아요.
동사는 직조하는 거죠 직조기로 짜는 가로줄과 세로줄로.
'신랄하면서 처연하다'는 말은 이 영화가 굉장히 신랄한데 제가 보면서 제일 먼저 놀랬던 것은 봉준호 감독쯤 되는 대한민국의 톱 감독이 '이렇게까지 눈치 보지 않고 신랄하게 계급 문제를 말한단 말이야?' 이게 굉장히 놀랍구요 보고 나면 굉장히 처연해진단 말이에요.
두가지 대조적인 감정을 붙였구요. 마지막에는 '계급 우화' 이렇게 해서 이 영화의 주제는 '계급'인데 '우화적인 방식'을 가미했다 이런 거에요.
이제는 이동진을 상징하는 밈으로 굳어졌다. 왓챠에서는 해당 한줄평으로 퀴즈를 만들었고, 정성일 평론가도 한 GV에서 분위기 환기 겸 반지성주의 비판 겸으로 이 드립을 쳤고 # 이동진 본인도 놉 GV에서 이 드립을 쳤다. #
4. 평론집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퀄리티에 대한 비판
2019년 10월, 평론집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을 출간했지만 낮은 퀄리티로 비판을 받았다. 일단 이동진은 공식적으로 비평으로 등단한 것이 아니라,[4] 조선일보 영화 담당 기자로 얻은 유명세로 영화 평론가가 된 케이스이다. 따라서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국내 영화 감독들에 대한 인터뷰집을 발간한 적은 있으나, 다른 여타 영화 평론가들과 달리 공식적인 비평집은 출판해 낸 적이 없다. 이에 그가 최초로 출판한 영화 평론집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가 높았으나, 정작 출판된 비평집의 퀄리티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본인은 양질전환의 법칙 즉, 양이 많아지면 그 자체로 질이 높아지지 않겠는가라고 이야기하나#, 온갖 잡동사니 잡문들까지도 전부 긁어모아[5] 올려놓은 듯한 분량에 실망감을 느낀 독자들이 있다.[6] 이동진의 팬층이 꽤 두터운 누벨바그 마이너 갤러리에서도 이동진의 평론집에 실망을 표하는 인증들이 올라왔다. #1 #2
이는 예비 독자가 원한 책의 형식과 너무 달랐던 이유가 크다. 이동진이 20년 동안 써온 글을 종합하고 정리한 책을 내놨다고 하니 예비 독자들은 그가 걸작으로 평가한 작품을 심도 있게 다룬 글을 보기를 원했을 것이다. 특히 예약판에 부록으로 '21세기 Best 100'을 선정한 책자를 실어놓고도, 평론의 형식으로 다루지 않은 영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예비 독자라면 더더욱 실망한 것이다. 책의 가격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정가 39,000원) 독자라면 도전해서 살만한 가격인지 심히 고민해볼만 하다.
5. 〈해프닝〉 해설 오류
2022년 7월 22일,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오프닝이 인상적인 영화 Best 10'의 하나로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 〈해프닝〉을 꼽았고# 〈해프닝〉을 선정한 이유를 말하는 도중에 사람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It's raining men'이라는 유쾌한 노래가 나오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해프닝〉의 오프닝 시퀀스에서는 무수히 많은 건설 노동자들이 떨어져 자살하는데, 이것이 It's raining man의 가사인 '연애는 너무 어려웠는데 비처럼 떨어지는 수많은 남자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는 코믹한 가사와 맞물려 독특한 감성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1 #2 #3그러나 영화 〈해프닝〉의 오프닝에는 <It's raining men>이 삽입된 장면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본 오프닝 그 노래가 나오는 영상은 영화를 패러디하여 짜집기한 유튜브 클립이다. 영상 1분 19초 경에 나온다.
이후 파이아키아 채널 댓글창에 공식 사과문이 올라왔다.#1 #2 분명히 과거에 해당 영화를 보았고 훗날 '베스트 오프닝'이라는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할 때 써먹으려고 기억을 해놓긴 했으나, 영상 제작을 위해 오프닝 부분만 따로 유튜브 검색을 하여 봤다가 큰 실수를 범했다고 인정했다. 그 과정에서 It's raining man이 추가로 삽입된 〈해프닝〉 오프닝 영상을 보고 착각하게 되었다고 한다.[7] 즉, 해프닝을 아예 안보고 이런 얘기들을 한 게 아니라 워낙 본 지가 오래되어서 그랬을 뿐이라는 것이다.
해당 유튜브 댓글란의 반응은 양분된 상태다.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쪽에서는 수많은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 보이는 작은 실수이다, 잘못보다 수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비판 측은 '최고의 영화 오프닝 BEST 10'이라는 주제로 영상을 내놨음에도 정작 그 인상적인 오프닝을 제대로 기억 하지도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영화' 평론가라는 사람이 정작 영화가 아닌 유튜브 내 짜깁기 영상을 가지고 평론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동진이 유튜브 영상을 보고 평론했든 기억을 못했든 확실한 점은 이동진이 저널리즘 평론가로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이동진은 신문사와 잡지사를 통해 기자로서의 훈련을 받은 평론가이며, 네오 이마주와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카데믹한 비평이 아니라 저널리즘적인 비평을 지향하는 평론가이다. 그렇기에 평론하는 영화도 극장 개봉작[8]에 한정되고,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영화를 읽는 최소한의 가이드, 그리고 추천 여부를 충실하게 담은 리뷰들을 주로 써 왔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저널리즘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 팩트 체크를 어긴 것이다. 역시 저널리즘 비평가로 유명한 일본의 마치야마 도모히로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평론하기 위해 시나리오 초본까지 찾아본 것과 크게 대조되는 부분. 오히려 저널리즘 평론을 지향하지 않는 정성일의 경우 기억과 영화의 불일치에 대해 설령 기억의 착시가 일어났더라도 그 순간이 내가 영화와 소통한 순간이다라고 변호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저널리즘 비평을 지향하며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온 이동진이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면 더더욱 중대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또 영화의 오프닝에서 음악이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동진의 이러한 실수를 가벼운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긴 조금은 어렵다. 단순히 음악이 잘 어울린다는 정도의 평이 아니라, 삽입된 음악의 가사가 장면과 코믹하게 잘 맞는다는 평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워낙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이 있기에 잘 무마가 된 사건이지만, 영화 평론가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실수였다는 점은 명확한 지점.
다만 이동진이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을 모르거나[9],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과거 〈해프닝〉을 감상한 뒤 올린 리뷰에는 분명 해당 장면을 '정말이지, 소름이 오싹 끼칠 정도입니다.'라고 평했다가 유튜브 보고 잘못 평가한 해당 장면에선 같은 장면임에도 '우리가 너무 무섭거나 당혹감을 느끼면 때로는 웃음도 나오잖아요'라며 블랙코미디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평가는 '지금까지 이동진의 다른 모든 영화평들은 과연 믿을 수 있는가?'란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사과문이 올라올 무렵, 잘못된 해석으로 영화 관람에 오해를 야기할 수 있어 해당 구간은 삭제되었다.
6. 최광희 평론가의 비판
영화 평론가 최광희는 이동진 평론가는 평론을 하질 않고 세일즈를 한다고 이동진을 비판했다.#1#2 비판 글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동진은 대기업의 대자본을 등에 업고 특정 영화의 광고에까지 출연한다. 때문에 그가 하는 행위는 엄밀히 말해 비평이 아니라 비평인척하는 스노비즘적 언어유희일 뿐이다. 그는 영화를 '해석'하지 않고 영화에 대한 미슐랭 가이드 역할만 친절하게 수행한다.
- 이동진은 '부르주아 리'로 속물 교양자이다. 난해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표현을 구사하길 좋아한다. 어떤 책을 통해 어떤 통찰을 얻었느냐보다 몇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느냐가 중시되고 서재의 규모와 소장품 자랑이 필수다. 속물 교양자들 세계 속에서 구조적 부조리에 대한 분노와 저항은 의미를 상실한다. 오히려 그것을 가리는 게 진짜 목적이다. 이동진은 정확하게 부르주아의 취향에 봉사하는 속물적 교양주의자다. 빨간 안경과 서재를 교양의 장식으로 삼는 속물.
2023년 1월 31일, 본인 유튜브 계정에 그 이유에 대한 영상을 올렸다.영상[10]
7. 〈범죄도시3〉 별점 논란
2023년 6월 2일,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범죄도시3〉의 이상용 감독이 출연했고#, 이동진은 〈범죄도시3〉에 별 3개를 주고 호평했는데[11] ,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논란이 있었다.기사1 기사2 기사3 이에 이동진은 블로그에 해명했다.[1] 공산당선언의 첫 구절 패러디이다.[2] 몇몇 무개념들은 외모에 대해 깎아내리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을 정도였다.[3] 대충 요약하면 캐롤은 확고한 동성애자이지만 테레즈는 "불명확한 상태"에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아래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비평과 같이, 테레즈 역시 확고한 동성애자임을 드러내는 장면들을 이동진이 무시하거나 놓치고 있다는 반론들도 있었다.[4] 영화평론가는 보통의 한국 문인들과는 달리 신춘문예나 문예지의 공모 부류의 어떠한 정식 등단 절차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평론가, 음악평론가 등은 그저 매체나 미디어 등에 일정한 영화 평론 관련 채널을 확보한 사람들에게 붙여주는 프리랜서 직함 같은 것이다. 정확히는 씨네21을 비롯해 평론상을 모집하긴 하나, 대체로 2000년대 이후 정착한 것이라 이동진은 그 체제랑 별로 연관이 없다.[5] 책은 조선일보 기자 시절에 작성한 리뷰, 조선일보에서 퇴사한 뒤에 네이버에 올린 리뷰, 이동진의 어바웃 시네마에 올린 리뷰, 그 후에 작성한 장문의 글로 구성되었다.[6] 이와 매우 유사한 사례로 영화 리뷰어 겸 작가 참붕이 있다(...).[7] 이동진 본인이 <해프닝>을 본 것은 사실이다. 과거 해프닝을 감상한 뒤 리뷰를 올렸다.[8] 비디오 시장이 활발했던 90년대에는 비디오 평론도 겸했었다.[9] 상술된 '김병규(Fantasy)의 비판'은 2014년 12월 17일에 쓰인 글이고, 이 글에도 이동진은 2014년경에 유명해졌음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그 당시 이동진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은 많았다.[10] 유료 영상이다.[11] 〈범죄도시3〉은 범죄도시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평이 낮은 졸작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