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02 09:12:50

오히려 좋아

1. 개요2. 유래3. 의미4. 관련 문서

1. 개요

치지직, 아프리카TV 등의 인터넷 방송인들이 방송 중에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이를 좋다고 받아들이자'는 맥락에서 사용되는 말이자 인터넷 밈의 일종이다.

2. 유래

침착맨의 밈이라고 알려져 있는 경우가 있으나, 그 기원은 조금 더 오래되었다.

'오히려 좋아' 밈화의 기원으로는 크게 세 가지를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아프리카TV 스타판이 기원이라는 설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로 아프리카에서 팀 프로리그가 활성화되었는데, 출전한 팀원의 경기를 다른 팀원 2~4명이 관전하며 해설하는 문화가 존재했다. 주 종족이 아닌 매치업을 해설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 불안감을 표출하면, 종족전에 이해도가 있는 다른 선수가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오히려 좋아"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이를 응용해서 공방이나 래더의 경우, 프로게이머 출신 BJ들이 실제로 빌드를 먹혔거나 명백히 안좋은 상황인데도 능청스럽게 "오히려 좋아"를 외치면서 불리했던 적이 없었다는 듯이 생산력과 마이크로컨트롤로 뒤집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둘째는 리니지 시리즈 BJ 만만의 리니지 러쉬 중에 유행되었다는 설이다. 리니지의 러쉬란 현금을 모아 강화를 달리는 것인데, 만만이 리니지 러쉬 초반에 강화가 많이 터져나가면 '오히려 좋아요' 라며 여유로움을 과시한 것에서 유행되었다는 것이다.

셋째는 카카오TV의 방송인들이 밈화하여 유행시켰다는 설이다. 카카오 PD 엄준식은 리그 오브 레전드 방송인 중에서도 실수가 잦고 수준 낮은 플레이를 보여주었는데, 당시의 공격적인 채팅 문화로 인해 작은 실수 한 번에도 수십 개의 비난과 욕설이 도배되었다. 이로 인해 엄준식은 입에 '나쁘지 않아', '오히려 좋아'를 거의 달고 사는 수준이었다. 누가 봐도 나쁜 상황에서조차 비난을 피하기 위해 근거 없이 '오히려 좋아'를 사용하며 정신승리를 하려 하는 점에서 밈화되었고, 엄준식의 방송 아이디인 '아무무'의 '무'를 따 '무쁘지 않아', '무히려 좋아' 라고 사용되었다. 이것이 도파, 괴물쥐 등을 필두로 한 롤 방송인들 사이에서 유행하였다는 것이다.

'오히려 좋아'가 현재의 대중적인 밈으로 자리잡게 된 데에는 침착맨과 같은 트위치 스트리머들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흔히 침착맨의 밈이라고 오해받는 이유도 침착맨이 막 생겨난 인터넷 유행어(특히 디시인사이드발)들을 발빠르게 캐치해서 사용하는데다 특유의 무한 뇌절, 그리고 채널 규모가 대장급으로 크다는 특징 등이 합쳐져서 유행어로 퍼뜨리는 데에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1]

앞의 세 가지 기원설과 트위치에서의 유행 간의 인과관계를 따져보면 카카오TV에서의 방송인/시청자들의 유입이 가장 큰 요인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TV의 경우 2018년 초부터 '무히려좋아' 밈을 활발하게 사용해 왔는데, 그 당시 카카오에서 방송하며 밈을 사용했던 도파, 괴물쥐, 피닉스박, 이재석, 랄로, 파카 등이 모두 트위치로 이적하면서 트위치로 전파되었다. 위 방송인들은 카카오TV의 악질 시청자들을 지워내기 위해 엄준식의 '엄', 아무무의 '무'가 들어가는 밈을 쓰는 채팅을 전부 밴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무히려좋아'가 '오히려좋아'로 순화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커뮤니티의 18~19년 기록에서 '무히려좋아는 카카오에서 넘어온 엄싸개들이 쓰는 밈이다'라는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이후 시청자들의 잦은 사용으로 트위치 스트리머들에게 유행하다가, 클템이 2019 롤드컵 공식 해설중 '오히려 좋았다'[2]를 언급하면서 더욱 유행하게 되었다. 당시 영상의 채팅에 "무히려좋아"가 도배되는 것을 볼 때 카카오에서의 밈 이동에 신빙성이 있다.

시기상으로 보자면 스타판은 2016년 이전, 만만은 2018년 이전부터 '오히려 좋아'라는 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만만이 '나쁘지 않아'도 입버릇처럼 자주 말했던 점, 엄준식도 '나쁘지 않아'를 자주 사용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엄준식의 '무히려 좋아'는 BJ만만의 방송으로부터 전파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중반 리니지M이 출시되면서, 카카오TV에서는 시청자 수백명이 쪼렙 계정으로 고렙 유저를 다구리 점사치는 리니지M 콘텐츠가 대 유행했다. 2018년 초에 '오히려 좋아'가 카카오에서 유행했던 점을 볼 때, 리니지M을 즐기는 과정에서 만만의 방송을 접하게 되어 오히려좋아 밈이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3. 의미

'오히려'는 '일반적인 기준이나 짐작·기대와는 전혀 반대되거나 다르게.' 라는 뜻으로, '좋아' 라는 긍정이 뒤에 붙어 부정적인 상황에서 긍정적 요소를 환기하는 경우에 사용한다. 밈화 되기 이전에도 일상적으로 사용되던 어구였다.

현재는 의미가 확장되어 대다수의 사람에게 전화위복 또는 새옹지마의 의미로 사용되거나, 전혀 좋게 볼 수 있는 부분이 없더라도 그냥 재미를 주려고 쓰이는 등 그냥 많이 쓰이는 인터넷 유행어가 되었다.

더 나아가 이상성욕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흥분된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까지 그 용례가 커졌다. 예컨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 수인 캐릭터가 상의 탈의를 하거나,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남자였다는 상황이 밝혀질 때 "오히려 좋아"라고 외치는 식이다. 이는 흔히 '통속의 ㅗㅜㅑ'로 일컬어지는 트수들의 속성에서 기인한 것.

사실 이러한 어구는 2000년대에 들어 연구된 심리학적 방어기제의 한 종류인 '합리화'에 포함되는데, 그중 "달콤한 레몬형(Sweet Lemon)"에 들어간다. 합리화의 종류 중 명명된 두 가지, '신 포도형(Sour grapes)'과 '달콤한 레몬형(Sweet Lemon)'의 후자는 현재의 부정적 상황을 가장 좋게 받아들이는 것이고, 그에 반해 전자는 어떤 목표 달성이 무산되었을 때 그 목표를 애초에 원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2024년부터 유행하는 밈인 원영적 사고와도 통하는 면이 있다. 원영적 사고는 안 좋은 일을 맞이하자 이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아 긍정적으로 승화한다는 의미로 오히려 좋아와 의미가 비슷하다.

4. 관련 문서


[1] 비슷한 사례로는 해외축구 갤러리의 "한국인이라면 제발 ~~합시다.", 2021년 잠깐 유행했던 "개같이 멸망" 등이 있다. 오히려 침착맨 본인이 직접 만들었던 "즉시-", "빵이에요~!", "불만없제?" 같은 억지 유행어들은 내수용으로만 쓰였고 딱히 유행하지는 못했다.[2] 영상제목은 '무히려좋아'지만 클템은 확실히 '오히려'라고 하고있다. 애초에 롤드컵 공식중계 자리에서 인터넷용어를 쓸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