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1-08 17:07:27

엘긴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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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영박물관에 전시된 엘긴 마블들 중 하나.

1. 개요2. 상세3. 기타

1. 개요

영국의 토마스 엘긴이 반출한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대리석 부조 조각. 이를 두고 약탈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반론도 존재한다. 아래 참조.

파르테논 대리석 조각군이라고도 불린다.

2. 상세

그리스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시기 1799년부터 1803년 사이 오스만 제국 주재 영국 대사였던 엘긴의 제 7대 백작 토머스 브루스(엘긴 백작)는 오스만 제국의 모호한 허가만으로 아크로폴리스에서 대리석 조각들을 떼어낼 이권을 얻었다. 1801년에서 1812년까지 엘긴의 대리인들은 프로퓔라이아와 에렉테이온의 조각상과 건축 장식과 더불어 파르테논 신전의 현존하던 대리석 조각 중 거의 절반을 뜯어내 영국으로 가져가 대영박물관에 전시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단순히 위의 설명만 읽으면 엘긴이 영락없는 날강도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긴 했다. 당시 파르테논은 1687년에 오스만이 화약창고로 쓰다가 베네치아에게 공격받아 화약 유폭으로 지붕이 개발살났고 주변의 잔해들이나 조각상들은 사람들이 갈아서 건물 재료로 쓰려고 하는 등 대접이 엉망이었다.[1] 게다가 엘긴은 파견되어 영국을 떠나기 전까지 정부의 고위층에게 "가서 예술 작품들 본뜨고 스케치 좀 하려는데 미술가 몇 명 데려갈 돈을 달라" 며 요청했으나 무시당했다. 결국 문화재가 무의미하게 갈려나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엘긴은 사비 7만 파운드를 들여 오스만 쪽 인사들을 매수하고 상당량의 잔존 조각상들을 뜯어내 적자를 내면서까지 영국에 팔아 버렸다. 그런데 정작 거금을 들여서 영국에 갖고 왔더니 반응은 영 시큰둥했다.

자기 딴에는 조국을 위한 일이었는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등의 사람들이 영국에 파는 것보다 더 높은 금액에 사겠다며 들이댔으나 무시했다. 그리고 나중에 통째로 조각물들을 뜯어간게 미안했는지 시계탑을 지어 주었지만 1884년에 불이 나서 건물이 부서졌다.

오스만 쪽은 묵인해 줬기에 별 문제 없었으나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에게서 독립하고 나자 엘긴 마블 등 과거 영국이 약탈해간 파르테논 신전의 부조조각의 환수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영국측은 현재의 그리스 국가가 독립하기 전에 당시의 합법적인 주인인 오스만 측과 합의를 하고 사 왔기 때문에 적법하다는 입장으로 거부하고 있다.

그렇게 점점 잊혀져 가던 도중 1962년 그리스의 영화배우이자 여성 정치가인 멜리나 메르쿠리가 영국을 방문하던 도중 영국의 대영박물관에서 엘긴 마블들을 발견했고 조각품들의 그리스 반환 운동을 앞장서면서 그리스는 다시금 영국으로부터 엘긴 마블의 환수를 요구하고 있다. 엘긴 마블이 돌아오면 전시해 놓을 박물관도 미리 지어 놓았다. 물론 영국은 문화제국주의적 입장을 취하면서 현재진행형으로 거부 중이다. 결국 메르쿠리는 그리도 간절히 원하던 엘긴 마블 환수를 이루지 못한 채 1994년 74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2011년에 한국에 외규장각 도서를 임대형식으로 사실상의 반환을 한 프랑스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탈리아군이 약탈해간 악숨 오벨리스크에티오피아의 고대 유적들을 2005년 에티오피아에 조건 없이 반환한 이탈리아처럼 차라리 영국도 이 조각들을 임대형식이든 조건 없는 반환이든 간에 그리스에게 이 유물들을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영국이 이 조각들을 그리스에게 돌려줄지는 의문. 2018년에도 그리스 총리가 요구했지만 영국의 태도가 변하지는 않았다.[2] 2019년에도 그리스 대통령이 엘긴 마블의 반환을 요구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엘긴 마블을 돌려주면 지금까지 한 번도 해외에서 전시된 적이 없는 그리스 유물들을 영국 런던에서 전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다시 갈등이 생겼다. 기사 요약하자면 그리스가 엘긴 마블을 대여라도 해달라고 하니까 영국이 대여 전에 영국이 엘긴 마블을 소유했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한 것. 그리스에서는 당연히 반발했다.

중국도 그리스를 지지하고 도우면서 나섰다.# 아무래도 둔황이라든지 원명원 약탈들로 해외로 반출되어 나간 문화재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스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는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를 거절하였다.#

2022년 12월에 교황청이 3점을 그리스에 반환하기로 했다.#

2023년 들어서는 엘긴 마블 일부분을 단기로 잠시 빌려주는 형태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테논 신전과 관련한 조각 중 3분의 1 수준까지만 우선 빌려준 뒤 그리스가 영국에 다시 돌려주면 더 많은 조각을 그리스를 보내는 식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영국 법에 의하면 영국이 소유한 소장품을 영구적으로 반환할 수 없는 대신 단기 대여 형식으로 그리스에게 잠시 빌려주는 단기 대여 형식을 취하고 있다.#

3. 기타

  • 조지 클루니의 아내이자 국제법 변호사인 아말 클루니가 그리스로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며 이를 국제사법재판소로 이끌어내기 위해 2015년에 150 페이지에 달하는 소송전략보고서를 제시하기도 했지만 그리스가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하겠다며 거절했다. 그리고 상황은 현재진행형.
  • 시드마이어의 문명 5에서 불가사의로 파르테논 신전이 나오는데 이 파르테논 신전을 지으면 걸작 예술품 '파르테논 벽장식'을 추가로 제공하며 이게 바로 엘긴 마블이다. 이 걸작 예술품은 다른 문명과 거래도 가능하고 따로 빼두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때론 거래나 점령 등으로 파르테논 신전과 분리되어 파르테논을 소유하지 않는 문명이 소유하기도 한다.

[1] 사실 고대 건축물을 건축자재로 떼가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빈번했다. 과거에는 문화재 보존에 관한 인식이 없다시피했기 때문. 콜로세움이나 피라미드, 만리장성도 비슷한 꼴을 겪었다.[2] 이러한 영국의 태도에 대해서는 대영박물관 항목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