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

　나는 백야성의 견습 심판관이자, 여명 아카데미의 강연 대표이기도 해. 이미 두 가지 일과 신분에는 익숙해졌고...... 당연히 이번 연합 탐험 소대의 멤버이기도 해. 이전 타이틀보다 이번 신분이 그럴싸하진 않지만 말이야.
　견습이라는 글자가 붙어있긴 하지만...... 「심판관」은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타이틀 중 하나야. 이건 이리돈 님이 날 인정하고 부여하신 중요한 일이지. 아카데미 강연 대표는 내가 백야성의 정통을 지지하고 있다는 뜻이야. 결국 우리는 문명의 계승자이자, 문명의 전파자이니까.
　어떤 일이든 처음에는 순조롭지 못하고, 항상 어려움에 부딪힌다는 걸 알아야 해. 「연합 탐험 소대」라는 일도 마찬가지야. 나와 모두의 힘을 모았다고 해도 암귀에게 쫓겨서 도망 다녔으니까. 하지만 결국 우리가 노력하기만 하면 모든 것을 잘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해냈어. 예를 들어 당신을 발굴한 것이라든지 말이야.

「날개」는 내게 특수성을 주었어...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하얀 날개는 지니고 태어났어. 그러자 모든 사람이 날 보고 이 「날개」야말로 모두가 생각하는 백야성의 정통과 순결의 증거라고 말했지. 그래서 그 큰 전쟁이 끝난 후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카데미에 들어가 내 길을 확정했어. 나는 내 날개가 소중하고 고마워. 날개가 나를 더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거든. 나는 그걸 이용해서 백야성이 사람들을 사랑하고 인도한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증명해야 해.
나는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완수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믿어. 이 하얀 「날개」를 짊어지고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야. 전엔 한 쌍이었지만 이젠 한쪽뿐이지. 그건 암귀가 내게 준 상처이자 내가 악에 맞서 싸웠다는 증거이기도 해. 내가 가지고 있던 날개가 찢어지고 한쪽만 남았을 때 나는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
이걸 「외날개」라고 불러줘. 모든 것은 운명 속에 이미 정해져 있었던 거야.　

빛과 어둠은 강함과 약함이 없고, 그 사이에 있는 사람만이 강함을 정하는 데 집착한다. 이건 내가 강연 때 쓰는 명언이야. 기억해 둬.
내가 아카데미 강연 대표로 있을 때 나는 백야성의 신앙과 생각을 대변해. 억압받는 사람들은 내 존재로 위로를 받으니 이건 무척 중요한 일이야. 고난과 가난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중요한 건 사람은 신앙과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면 더 잘 살 수 있다는 거야. 일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지 신경 안 써, 그들이 보는 건 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뿐이니까. 나는 일찌감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정해놓았어. 인도하는 영광이 모든 신자의 머리 위에 공평하게 내려지도록 말이야. 내게도 아직 걱정과 두려움이 남아있어. 「외날개」의 상처도 여전히 아프지만 나는 더 물러나지 않기로 했어.
내 생각과 경험이 날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으면 해. 어쨌든 당신을 돕는 것이 나의 일 중 하나가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