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나

　안녕하세요~ 콜로서스를 보는 건 처음이네요. 이렇게 커다랄 줄은 몰랐거든요......
　사실 저는 어릴 때 이후로 밖에 나오는 것이 처음이에요. 보시다시피 제 머리에는 이 커다란 뿔이 있어서...... 무슨 일을 하든 참 힘들어요. 밖에 나오면 다른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들 테고 말이에요. 그래서 아예 나가지 않고 집에 게속 있었어요...... 어차피 루이스도 가끔 와서 제게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거든요.
　제 뿔은 사실 작을 때는 정말 귀여웠어요.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정령」 같은 작은 뿔이었다구요! 하지만 점점 커져서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저도 바라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만약 뿔이 앞으로도 게속해서 자란다면, 전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질지도 몰라요. 그때가 되면 여왕 폐하께 또 폐를 끼칠 것 같아요...... 어떡하면 좋죠......

이 뿔이 아직 작았을 땐, 저도 어렸었죠. 그때 전 모험에 큰 동경을 품고 있었어요! 그땐 루이스도 자주 절 찾아와서 같이 놀았고, 저한테 재미있는 동화도 들려주곤 했어요! 이야기 속에는 무서운 드래곤도, 흉악한 괴물도, 무적의 용사도 있었어요! 이야기에 나오는 일들은 모두 진짜일까요~?
그때 전 정말 바깥세상을 무척 동경했어요... 온 땅을 가득 채운 꽃들이나, 솟구치는 시냇물과 푸른 하늘, 그런 건 정말 존재하는 거겠죠?
정말 너무 기대돼요! 만약 그 후의 일만 없었더라면, 지금쯤 전 모험을 하고 있었을 거예요... 그 일이 뭐냐구요? 그건 다음에 다시 말해줄게요.　

어른이 되고, 저도 북방을 떠나 모험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날 전 모든 준비를 마치고 용기를 내서 송림지대를 나섰어요. 곧 관문을 나서기 직전이었는데... 갑자기 암귀를 만난 거예요! 그때 전 싸울 수 있는 힘도 없었고, 머리에 무거운 뿔까지 달려 있어서... 도망치는 것 말고는 아무런 방법도 없었어요. 하지만 뿔이 너무 무거워서 몇 걸음 달렸을 뿐인데 숨이 찼고, 암귀와 맞설 수가 없었어요...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시겠죠? 전 암귀에게 뿔을 맞아 정신을 잃었고,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전 제 첫 번째 모험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일 때문에 그 뒤로 북방을 떠날 생각조차 감히 하지 못했고, 실제로도 떠날 수 없었어요. 이 초록 결정 뿔은 제가 자라면서 아직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만약 뭔가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제 몸이 이 뿔을 버티지 못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젠 당신을 만났죠. 책을 아주 많이 읽었다고 들었어요. 어쩌면 뿔을 작게 만드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전 아직도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걸 고대하고 있어요... 제가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