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18-06-21 21:18:55

스페인 에케 호모 화 훼손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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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전개
2.1. 벽화의 훼손2.2. 뜻밖의 여파
3. 기타

1. 개요

2012년 8월경 스페인에서 발생한 유물 반달리즘 사건 내지는 황당 사건. 미술학이나 종교의 입장에서는 비극이지만, 그 결과물이 너무나 비범한지라 인터넷 예술사(史)엔 다른 의미로 영향을 끼쳤다.

2. 전개

2.1. 벽화의 훼손

스페인 사라고사 주 캄포 데 보르하(Campo de Borja) 지방의 중심지인 보르하(Borja) 마을에 소재한 미제리코르디아 성지(Santuario de Misericordia) 성당에는 19세기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Elías García Martínez)의 프레스코 화(畵)인 《엣체 호모(Ecce Homo[1])》가 있었다. 이 그림은 세월이 흐르며 습기 등으로 인해 약간 손상되어 있었는데, 80대의 할머니인 세실리아 히메네스(Cecilia Gimenez)가 이것을 복원하겠다고 덧칠을 한 결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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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원래 그림, 세월이 지나면서 손상된 그림, 그리고 덧칠해서 훼손된 그림.

자기 딴에는 망가지는 벽화가 안타까워서 복원한다고 열심히 새로 그려 넣었지만 전문가 입장에서는 너무 심하게 훼손(?)해놓아서 더 답이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오죽했으면 《Ecce Homo》가 아니라 《Ecce Mono(이 원숭이를 보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 의도는 좋았다. 진짜로 할머니의 그림 솜씨도 그렇지만(…), 정확하게는 기법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실제 프레스코 화는 일반적인 그림을 그리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기술이 요구된다. 설명하자면 벽 위의 석고가 마르기 전에 수정도 없이 빠르게 쓱싹 그려내야 하는데, 그런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일반 캔버스에 그리듯이 슬슬 그리니 당연히 저런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즉, 원래는 나름대로 신경 써서 그렸는데 시간이 지나는 바람에 저렇게 OME가 된 것.[2]

당연히 교회도 신도들도 펄펄 날뛰었다. 법적 처벌까지 거론된 모양이지만, 할머니가 그림을 파괴할 의도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나서 처벌은 무위로 돌아갔다. 스페인 문화 당국도 인정한 사실. 하여 이는 반달리즘 아닌 반달리즘이 되었다. 마르티네스의 손녀는 이 작품(?)을 보고 좌절감을 느꼈다고…….

2.2. 뜻밖의 여파

그런데 어영부영하는 사이 이 사건이 해외 토픽을 탔고, 그 비범한 존안(…)이 네티즌을 뿜게 만들면서 각종 패러디가 생겨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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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프레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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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보르하 마을과 성당을 찾아오는 관광객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성지순례 돋네 연 평균 5천 명 정도가 찾아오는 작은 마을에 1년 동안 5만 7천여 명이 몰려왔으니 제대로 대박을 맞은 셈. 라이언에어에서는 스페인 북동부로 가는 항공편을 광고하면서 이 그림을 이용할 정도다. 이제 '프레스코 예수'라고 하면 이것부터 떠올리게 될 정도.

성당을 찾는 관광객이 늘자 교회에서는 성당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는데, 할머니는 교회를 상대로 로얄티를 주장했다.[3] 결국 타결이 되었는지 할머니는 교회가 얻은 이익의 49%를 나눠받게 되었으며 그림이 사용된 티셔츠와 커피 머그, 포도주 병 등에 붙는 저작권료(!)도 받고 있다. 계획대로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이 수익금은 자선 사업에 사용한다고 한다(할머니의 아들이 근위축증 환자라서 그렇다고).

할머니는 자신이 평소 그렸던 그림 20여 점을 모아 전시회도 열었다. 그녀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내 그림으로 모든 사람이 행복을 느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나중에 발표한 다른 에케 호모 그림이나 (기부를 위해 eBay에 올린) 풍경화 등을 보면 아주 멀쩡하다. 과연 할머니의 예측샷이였나[4]

이제 오페라까지 나오는 모양. 초연은 보르하 마을에서 열린다고 한다.

3. 기타

리갈 하이 스페셜엔 이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편이 나온다. 대상은 성당의 예수 벽화가 아니라 절의 부동명왕 벽화가 되었고 범인은 할머니에서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결과는 똑같이 안습. 해당 사건 변호를 맡은 마유즈미 마치코는 주지스님이 복원(?) 작업을 막지 않았다면 원래 부동명왕이 살아난 듯한 결과물이 나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되도 않는 실드 변호를 했지만 당연히 패소. 그런데 후일담에 따르면 망친 그림이 오히려 큰 인기를 끌어 절에 관광객이 많아지자 절에서는 마음대로 관련 상품을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다. 신도 부처도 없단 말인가 그 사실을 안 코미카도 켄스케는 마유즈미에게 할아버지를 설득해서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라고 말한다.

미스터 빈의 극장판 영화 《빈》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 하지만 이쪽은 포스터로 때웠다.

암살교실 수학여행 편에서 아이들을 납치해 협박하는 고딩의 모습이 저 그림처럼 일그러진다.

대륙의 기상해냈다. 근데 결말이 안습

문명 6의 걸작으로 나온다. 물론 원본으로. 애초에 원본이 문화재였으니까 큰 문제는 없다.


[1] 요한 복음서 19:5에 나오는 본시오 빌라도의 "(이) 사람을 보라"는 말을 라틴어로 쓴 것. 'Ecce'는 고전 라틴 어에서 '엑케'·'에케' 등으로 발음하지만, 이 그림이 성(聖)미술임을 감안하면 교회식 라틴 어인 '엣체'로 발음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다만 사건명은 〈'에케' 호모 화 훼손 사건〉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2] 거의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된 미술품도 왜 복원을 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인지, 설령 전문가의 손을 빌려 하는 복원임에도 불구하고 미술품 하나를 복원하는데 어째서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훼손된 미술품을 복원하려면 해당 미술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훼손된 경위가 무엇인지, 훼손이 미술품에게 끼친 영향이 무엇인지, 추가 상해 없이 온전히 훼손된 부분만 복원할 수 있는지, 그럴 수 없다면 복원할 때 미술품에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되는지 등등 알아야 할 것들만 수십 가지다. 단순히 벗겨진 부분에 색 채워넣고 금 간 부분만 메우다고 되는 게 아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우리나라 석예(石藝) 문화재를 보수한답시고 시멘트로 처발처발했다가 뭔 일이 생겼는지는 학창 시절 답사 시간에 딴 짓 하지 않은 이상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3] 입장료가 1인당 1유로(1500원 정도)인데 1년 동안의 수익금이 5만 유로(약 7400만 원)에 달했다고…[4] 저 그림만 석고라는 특이한 바탕 때문에 괴이한 결과물이 나온 것이지 일반 캔버스에 그릴 때는 그럭저럭 솜씨가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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