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10-22 16:31:06

소수정부

1. 개요2. 발생 원인3. 정국 운영4. 기타

1. 개요

少數政府 / Minority Government

의원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 국가에서 총리장관을 배출하는 정당 혹은 정당연합이 의회 의석 과반수를 점하지 못한 상황을 말한다.

의원내각제에서는 정부수반총리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고 대신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 또는 정당연합에서 총리를 배출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의원내각제에서 여당의 의석이 야당보다 적은 여소야대 구도는 의회의 의석수로 나타난 국민의 선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따지면 의원내각제의 원칙에 위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느 정당 또는 정당연합도 과반에 미달하는 경우, 불가피하게 과반에 미달하는 정부가 구성될 때가 있다.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도 특수한 상황에서는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정당 혹은 정당연합의 집권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철저한 양당제 국가가 아닌 다당제 국가에서는 특정 정당이 의석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정부(내각)를 출범시키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여러 정당들끼리 장관 자리를 나눠먹는 연립정부, 정부 구성을 지지하는 소수 정당이 입각하지 않고 일반적인 의안 표결에서도 자율적으로 투표에 임하는 대신 내각불신임안과 예산안에서는 정부의 안을 지지하기로 약속하는 신임 공급, 그리고 소수정부이다.

2. 발생 원인

일반적으로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국가원수가 총리를 지명하면 그에 대한 의원의 신임투표를 거쳐 총리로 임명되거나(스페인 국왕, 독일 대통령 등), 반대로 의원들의 투표로 총리를 지명하면 국가원수가 이를 임명하는데(일본 천황, 영국 국왕 등), 여기서 기권표를 포함해서 찬성이 과반수가 나와야 총리로 임명되는 경우가 있고, 기권표를 제외하고 찬성이 과반수가 나와야 총리로 임명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후자는 이론적으로 소수정부 출범이 가능하다.
한편 한때 의회 과반수를 점해 내각을 출범시켜 집권하고 있는 정당 혹은 정당연합이 탈당이나 재보궐선거 패배 등으로 인해 의석이 감소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야당이 단합해 내각불신임결의를 제출하지 않는 이상 기존 내각은 유지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런 경우 역시 소수정부라 할 수 있다. 2019년 12월 12일 이전 영국보리스 존슨 내각이 대표적인 사례로, 하원 650석 중 집권당인 보수당과 신임 공급 형식으로 내각을 지지하는 민주연합당의 의석을 합쳐도 321석밖에 되지 않고 있지만, 야당에서 내각불신임결의를 제출하려는 시도가 없어[2] 소수정부로서 내각을 운영했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일부 의원내각제 국가들은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국회의원탈당 자체를 금지하여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박탈한다는 법조항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의원 개인의 자율적 정치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한다는 비판이 있다.

또한 입헌군주제-의원내각제 국가로서 명목상 국왕이 총리 임명에 대한 전권을 쥐고 있을 경우 의석 과반에 미치지 못한 제1당의 당대표를 국왕이 총리로 임명해서 소수정부를 출범시킬 수도 있다. 제1당 당수가 소수정부라도 괜찮다는 의사를 보이고 야당이 단합해 불신임결의를 제출할 의사가 없다면 국왕이 그를 총리로 임명하고 내각 각료들을 자당 인원으로 구성해 소수정부로서 내각이 유지된다. 2019년부터 2022년 3월까지의 캐나다 자유당 쥐스탱 트뤼도 내각이 이러한 방식의 소수정부이다.

3. 정국 운영

이렇게 하여 의원내각제에서도 다수를 차지하지 못한 정당이 정부를 출범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정부 운영은 극히 어려워진다. 내각제는 정부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의회의 협력(입법, 예산 등)을 얻기가 용이하다고 하지만, 소수정부에서는 협력을 얻기 어렵다. 법안이 의회 다수의 찬성을 얻기 위해 야당 의원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잘 협력해주는 야당 의원이 드물기 때문에 그 과정이 매우 험난하다. 또한 야당이 전부 단합해 내각불신임 한방으로 내각을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내각의 리더십이 극히 취약해진다.

아무튼 내각의 유지를 사실상 야당들의 선의에 기대야 하기에 대통령제 하에 여소야대에 비하면 굉장히 특이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애초 원내 1당이 과반을 얻지 못했음에도 야당들의 분열과 묵인 등으로 인해 어부지리로 내각을 구성한 것이니 어찌보면 당연하다. 거기에 이러한 선의가 오래 갈지도 불투명하다. 당장 몇 사안만 야당의 의견에 반하는 정책을 하게 되면 야당들이 힘을 합쳐 곧바로 내각불신임결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3]. 이렇게 되면 이른바 고통을 수반하는 개혁정책의 추진은 사실상 원천봉쇄될 수밖에 없다.[4]

4. 기타

  • 대통령제 국가의 여소야대도 소수정부와 비슷하게 행정부가 취약해지는 결과를 낳지만, 행정수반인 대통령이 국회와 동일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므로 대개 국회가 대통령을 쉽게 몰아낼 수 없게 되어 있어[5] 행정부가 소수정부만큼 취약해지지는 않는다. 대통령제 국가의 여소야대는 일반적으로 분점정부(Divided Government)라 칭해진다.
  •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대한민국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정치 관련 교과에서는 의원내각제 하에 소수정부(여소야대)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 내각제에서는 여소야대가 나올 수 없으며 설령 그런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다른 당과의 연정을 통해 여대야소를 유지한다고 가르친다.

[1] 제1야당 입헌민주당노다 요시히코 대표를 후보로 올렸기 때문에 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에 더해 레이와 신센구미 혹은 일본공산당 중 하나만 더 입헌민주당과 단합해도 노다의 총리직 복귀가 가능했다. 그러나 연립여당이라 어차피 자민당 총재에게 투표할 공명당을 제외한 모든 당들이 자당 대표에게 투표했고 결선투표에서도 공산당만이 입민당과 연합해 노다에게 투표했을 뿐 유신회, 국민민주당, 신센구미가 모두 총리 후보가 되지 못한 자당 대표에게 무효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이시바 총리 연임을 묵인하였다.[2] 영국은 1979년 노동당 제임스 캘러헌 내각에 대한 1표 차 불신임 가결 이후, 1980년대부터는 내각불신임결의를 되도록 피하는 경향이 있다.[3] 총리는 이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의회를 해산할 수는 있으나 여소야대가 형성된 것은 결국 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낮다는 의미라 의회 해산으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 최악의 경우 야당 의석을 과반으로 만들어서 정권교체가 일어날 수도 있다.[4] 프랑스를 예시로 들면 2024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른 끝에 여소야대가 구성되면서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마크롱의 의지대로 내각을 다시 구성하긴 했으나 야당들은 여러 정책에 반대하면서 대통령의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를 놓고 있다. 이에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재신임 투표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재신임을 받지 못해 물러났는데, 마크롱은 또다시 본인의 측근인 세바스티앵 르코르뉘를 총리로 임명하는 강수를 두는 등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 재해산까지 고려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는 완전 의원내각제가 아닌 이원집정부제임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5] 대통령제 국가에서도 대부분 국회가 탄핵소추를 하는 식으로 행정부와 대통령을 쫓아낼 수 있지만, 단순한 국회 결의뿐만 아니라 헌법재판기관의 심리 등 특수하고 추가적인 절차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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