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7 16:16:01

세일즈맨의 죽음

세일즈맨의 죽음의 수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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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퓰리처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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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부문
1948년 1949년 1950년
테네시 윌리엄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리처드 로저스, 조슈아 로건,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
《남태평양》

역대 토니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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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로버츠 세일즈맨의 죽음 칵테일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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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의 죽음
Death of a Salesman
파일:DeathOfASalesman.jpg
<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373a3c,#dddddd> 장르 희곡 (비극,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작가 아서 밀러
번역가 ○○
출판사 ○○
초연일 1949. 02. 10.
쪽수 ○○
ISBN ○○

1. 개요2. 내용3. 등장인물4. 평가5. 영화/드라마화

[clearfix]

1. 개요

아서 밀러가 1949년 발표한 사회주의 리얼리즘 희곡. 1949년 2월 10일 초연되었다.

로먼 부자(父子)의 갈등과 파국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자본주의의 부품으로 전락하며 소외당하는 개개인, 그리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치관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붕괴로 치닫는 가정의 비극을 그려냈다. 더 비극적인 점은 이 작품의 이야기가 2023년 현재에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동안 미국에서 내세웠던 아메리칸 드림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냉소적인 태도로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관리의 죽음'이라는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설도 있다.

아서 밀러의 자서전에 나온 바에 따르면 이웃집 세일즈맨 아저씨가 자신의 아들이 승승장구할 거라면서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구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근데 왜 죽여

극이 독특하게도 막에 따라 시점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과거 회상 장면과 현재 시점을 오간다. 또한 무대에도 벽이 존재하지 않아 과거와 현재의 공간을 자유로이 오간다. 대사에 따라 같은 집이 지금일 수도 있고 과거일 수도 있다. 이렇게 시점이 오가는 와중에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어떻게 망가지게 되는가가 극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아래의 시놉시스는 이해를 돕기 위해 극본의 순서를 따르지 않고 과거 시점의 내용과 현재 시점의 내용으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2. 내용

과거 시점. 회사 사장과 개인적인 친분을 나눌 정도로 성공한 세일즈맨 윌리 로만에게는 비프와 해피라는 두 아들이 있다. 비프는 훤칠하고 인기 많고 풋볼도 잘 하는 고등학생으로 특히 윌리는 비프에게 매우 큰 기대를 건다. 인기와 개성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윌리는[1] 그의 가치관에 따라 비프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윌리는 비프에게 자신의 성공관에 따른 기대를 주입시켰고, 비프에게는 도벽 증상이 생기는 등 점점 어긋나기 시작한다[2]. 그럼에도 윌리는 비프에 대한 훈육을 거의 방임하다시피 한다.

설상가상으로 비프는 수학 시험에서 낙제하면서 대학 진학까지 어려워지게 된다. 비프는 낙제하고 난 후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윌리가 출장 나간 보스턴을 찾아가지만, 호텔에서 윌리와 내연녀가 바람을 피운 것을 알게 된다. 윌리는 비프에게 매달려 너무 외로워서 그랬던 것이라며 변명을 하지만, 큰 충격을 받은 비프는 대학 진학을 아예 포기하고, 두 사람의 관계는 회복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

현재 시점(늦은 1940년대 )[3]. 인맥도 능력도 다 떨어진, 남은 것이라고는 할부금밖에 없는 윌리는 예순이라는 나이까지 세일즈맨 일을 하느라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고, 환각 증세까지 겪는 등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 비프는 서른 넷임에도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으며, 해피는 문란하고 향락적인 생활에 빠져있었다.

비프는 오랜 방황 끝에 집으로 다시 돌아와 올리버 사장에게 찾아가 일자리를 구해오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윌리도 이에 힘을 받아 자신을 다른 부서로 옮겨달라고 사장에게 말하기로 결심한다.

윌리는 하워드 사장에게 고된 외판원 일 대신 다른 부서로 이직을 요청하지만 '이제 쉬실 때가 되셨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오히려 하루 아침에 해고당하고 만다. 윌리는 그 동안 무시해왔던 이웃 찰리의 아들 버나드가 법관이 되어 성공한 것을 보고 성공의 비결을 묻는데, 버나드는 비프가 보스턴에 다녀오더니 풋볼도 때려치우고(버지니아 대학이라 적힌 풋볼 운동화를 불 속으로 던져 버렸다고) 그 모양이 되었다면서 윌리에게 비프와 보스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역으로 되묻는다. 결국 비프가 그렇게 된 것이 자신의 불륜 때문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 윌리는 고통을 겪는다. 한편 비프는 과거 자신이 일하던 회사의 사장 빌 올리버를 찾아가 사업을 도와달라고 하지만 올리버는 그를 기억하지 못했고 거절당한다. 게다가 도벽 증세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올리버의 만년필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한다.

윌리는 여전히 비프가 자신을 존경하며 크게 성공하리라고 믿고 싶어했지만, 비프는 그런 윌리에게 아버지가 자신에게 헛된 기대를 불어넣어 자신의 인생을 망쳤고, 아버지나 자신이나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며 날선 말을 쏟아내고는 감정에 지쳐 울음을 터뜨린다. 윌리는 그런 비프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보험금을 남겨주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는, 일부러 차 사고를 내고 만다[4].

윌리의 장례식장에는 그의 가족과 찰리, 버나드만이 조촐하게 자리를 지킨다. 비프는 윌리가 잘못되었고 그가 꾸었던 꿈이 허황된 것이었다고 말하지만, 해피는 그런 형에게 아버지가 헛되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말한다. 찰리와 해피는 가고, 린다는 이내 혼자서 무덤 앞에서 '당신의 보험금으로 마지막 빚을 다 갚아 드디어 자유로워졌는데 당신은 어디 있느냐'하고 오열하면서 막이 내린다.

3. 등장인물

  • 윌리 로먼(Willy Loman)
    극의 주인공. 자식들, 특히 비프가 변변한 직업을 가지지 못한 탓에[5] 예순이 넘은 나이까지 은퇴하지 못하고 세일즈맨 일을 하는 남성이다.

    극중 초반부터 이미 정신상태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스스로 더 이상 세일즈맨 일을 오래 지속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한다. 이후로는 극중 내내 지속적으로 형제였던 벤의 환상[6]과 대화를 하거나, 현실과 과거를 오락가락하는 등 점점 더 상태가 악화된다. 이 점이 극대화되는 부분이 바로 스테이크하우스 화장실에서 윌리가 비프에게 불륜장면을 본 것을 회상하는 장면.

    자신이 하는 세일즈맨 일을 자랑스러워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복형제 벤이 알래스카로 따라가자고 하는 것도 거절하고 뉴욕에 남았다. 하지만, 내심 속으로는 자신만의 사업체를 경영하는 이웃 찰리에 대한 묘한 열등감도 느끼고 있다. 이 점은 극에서 윌리가 해고된 후에도 주당 50달러씩 주고 사무실에서 일할 기회를 주겠다고 하는 찰리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에서 제대로 보여진다.[7] 또한 자신이 그렇게 무시하던[8] 찰리의 아들 버나드는 변호사로 대성공한 것과는 다르게 자신의 두 아들들, 특히 비프가 성공과는 거리가 매우 먼 삶을 사는 것에 대한 열등감도 적잖이 가지고 있다.

    나름대로 양면성을 모두 갖춘 캐릭터이다. 헌신적인 린다, 대인배 찰리, 끝까지 상황 돌아가는 건 신경도 안 쓰고 당장 눈앞에 일만 해결하는데 집중하는 해피, 꿈을 읽고 무너졌지만 마지막에 가서 일말의 제기 가능성을 보이는 비프와는 달리 윌리는 노년의 나이에도 끝까지 세일즈맨 일을 하면서 가장으로서 지속적으로 가정에 헌신하지만, 자신의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헌신적인 린다를 버리고 불륜을 저지르거나 비프에게 끊임없이 압박을 주어 잘못된 길로 빠져들게 하는 등 그 못지않게 본인의 과오도 크며, 최후도 자신의 잘못된 신념[9] 으로 인해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방식으로 맞이해야 했다.
  • 린다 로먼(Linda Loman)
    극중 최대 피해자 중 하나. 남편에게 극도로 헌신적하며, 나이가 들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아버지를 비판하는 두 아들들에게 역으로 너희가 한 건 뭐냐면서, 아버지의 입장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은 있냐면서 반박하고 집에서 내쫓으려고까지 하는 등 윌리를 매우 아낀다.

    하지만 윌리는 그런 린다를 배신하고 무너진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불륜을 택한다. 이 배신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스타킹인데, 윌리는 돈이 없어서 스타킹을 기워입는 린다를 목격하지만, 정작 새 걸 사주진 못할 망정 새 스타킹을 내연녀에게 선물한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비극적인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린다는 끝까지 윌리의 불륜 사실을 알지조차 못했다.

    장례식 장면에서는 윌리의 보험금으로 얼마 남지 않은 대출을 다 상환하고 집을 가족의 것으로 만들지만, 왜 여기에 당신은 없냐면서 오열한다. 극중에서 제일 비극적인 장면으로 손꼽히는 부분.
  • 비프 로먼(Biff Loman)
    로먼가의 장남. 어릴 때는 유망한 풋볼 선수였으나, 아버지의 지나친 강박과 한편으로는 제대로 된 가정교육의 부재[10]로 사람이 점점 망가진다. 이로 인해 수학을 낙제하여 졸업을 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고, 아버지에게 가서 도움을 청해보려 하지만 그런 비프가 본 건 바로 어머니를 내팽겨치고 내연녀와 밀회를 즐기는 윌리. 결국 이 사건 이후로 비프는 완전히 마음의 문을 닫고, 인생을 아무렇게나 살기 시작한다. 이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비프가 자신의 버지니아 로고가 세겨진 대학 운동화를 불태워버리는 장면.

    현재 시점에서는 무직으로, 전 사장 올리버에게 돈을 빌려 사업을 시작하려 하나 올리버는 그가 누군지조차 기억하지 못했기에 물건너간다.[11] 이후 로먼가 남자들 사이에서 사실상 필수가 되어버린 거짓말들의 연속에 환멸을 느끼고 그제서라도 가족 모두에게 이제 냉정한 진실[12] 을 마주하고자 주장하나 윌리의 현실부정, 해피의 비협조로 실패한다.

    그래도 윌리의 장례식에서 해피와는 다르게 상황을 정확하게 직시하는 묘사가 나오고, 아버지의 신념을 틀렸음을 명백히 알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아버지의 지나친 기대와 압박, 배신의 충격으로 망가진 인생을 살았지만, 비프에게는 아직 이를 회복하고 다시 일어설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

4. 평가

이 극을 통해 아서 밀러는 전통적인 서구의 비극의 틀을 깨고 현대 비극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고 평가받는다.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등 전통적인 비극에서 비극을 겪는 주인공은 왕족이나 영웅 등, 고귀한 신분을 지녔거나 위대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고, 그 비극은 신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힘으로 인해 초래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의 우리에게는 고귀한 신분도 존재하지 않고 신과 같은 거역할 수 없는 힘도 존재하지 않는다.

밀러는 이에, 보통 사람이 비극의 주인공이 된다는 사회비극론을 세워, 개인과 산업화된 현대 사회의 관계 속에서 개인이 겪는 좌절을 다루었다. 밀러의 비극 이론에서 고전 비극의 고귀한 신분을 지닌 주인공은 현대의 보통 사람으로 대체되며, 불가항력적인 힘 대신 극복될 수 있는[13] 사회적 힘에 저항하는 주인공을 제시한다. 그래서 밀러의 극은 사회 비판적인 성격을 띠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개개인의 의지를 통해 존엄성을 회복하고 세계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14].

5. 영화/드라마화



[1] 윌리는 영업사원으로 일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의 비결은 인기와 개성임을 작중에서 계속 강조한다. 윌리가 젊은 시절에는 이러한 인간적 매력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였을지 모르지만, 이미 변해버린 아들들의 시대에 이러한 능력은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애초에 윌리의 아들들은 이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도 개성도 없었다 윌리가 세상을 보는 눈이 얼마나 뒤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장치.[2] 아버지 윌리의 과도한 기대가 무의식중에 비프에게 부담이 되어 이미 정신병 증세로까지 발현되고 있었음을 이 도벽을 통해 암시된다. 아버지의 불륜을 목격한 것은 이미 무너져가던 비프가 완전히 망가지는 도화선이 되었을 뿐이다. 결국 아버지가 아들의 인생을 망가뜨린 셈.[3] 극은 지친 윌리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4] 극 중에서는 효과음(차 엔진 소리)과 가족들의 비명으로 간접적으로 암시된다.[5] 해피는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자세히 언급되지 않았으나 최소한 집과 직업, 차가 있다고는 묘사된다.[6] 벤은 극 초반 린다와의 대화를 통해 죽었다고 언급된다. 즉, 현재 시점에서는 이미 고인.[7] 아이러니한 것은 찰리와 만나기 직전 윌리는 하워드 사장에게 더 이상 출장을 보내지 말고 사무실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간청하다가 막 해고당하고 온 참이었다. 그런데도 순수히 그놈의 질투심 때문에 사무실에서 일하고 주급도 적지 않게 주는 찰리의 제안을 거절한 것.[8] 비프가 수학을 낙제하기 전에도 버나드는 몇 번씩 윌리에게 찾아와서 비프가 낙제할 것 같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그 때마다 윌리는 계속 무시했고 결국 사단이 터진 것.[9] 윌리는 자신이 사망하면 나오는 보험금을 비프가 사업 밑천 삼아 성공하고, 자신의 장례식에 많은 사람이 온 것을 보고 비프가 아버지는 틀리지 않았었다고 생각을 고쳤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살을 감행한다. 하지만, 이미 현실을 직시한 비프는 평생 일이라고는 제대로 해본 적도 없는 자신이 사업으로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아버지의 장레식에는 딱 다섯 명만 온 것을 보고서는 더더욱 윌리의 신념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10] 특히 윌리가 비프가 도벽증세가 처음 나타났을 때 이를 사실상 방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후로 도벽은 끊임없이 비프의 발목을 붙잡는 요소가 된다.[11] 게다가 이 와중에 비프는 무의식적으로 올리버 사장의 만년필을 훔치기까지 한다. 되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그의 도벽 증세를 상징하는 장면.[12] 비프는 이제 사업이나 기타 방법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 비프는 당연히 이를 알고 있었으나 윌리는 죽는 그 순간까지 비프가 성공할 것으로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믿고 있었다.[13] 애초에 이 책에서 초래된 비극을 막을 기회는 수도 없이 많았다. 윌리가 비프에게 지나친 기대로 강박을 주지 않았거나, 비프의 도벽 증상을 교정했거나, 불륜을 하지 않았거나(하다못해 비프에게 발각되지 않았거나), 열등감과 아직도 비프가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고 찰리의 교용 제안을 수락했다면 최소한 자살이라는 결말을 맞지는 않았을 터이다.[14] 현대비극 밀러의 사회비극론을 중심으로, 김성철, 영어영문학21 제23권 4호[15] 더스틴 호프먼존 말코비치가 캐스팅된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