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3 17:29:29

메르세데스(몽테크리스토 백작)

1. 개요2. 원작
2.1. 갑작스러운 이별2.2. 당테스가 사라진 뒤2.3. 백작의 등장 이후
3. 그녀가 작중에 끼친 영향력4. 각색5. 기타

1. 개요

파일:956320.jpg
Mercédès Herrera, Mercédès Mondego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등장인물. 본래 에드몽 당테스약혼녀였으나, 당테스와는 맺어지지 못하고 사촌오빠 페르낭 몽데고와 결혼하여 아들 알베르 드 모르세르를 낳는다.

작중 후반부 아버지의 악행을 알게 된 아들 알베르가 "더 이상 모르세르, 몽데고란 이름을 가지고는 고개를 들고 살 수 없습니다"라며 아버지의 성을 버리기로 결심하자 그 마음을 이해해주며 "네 외할아버지의 이름인 '에레라'를 쓰거라"라고 대답하는 장면으로 보아 결혼 전 성은 에레라인 듯한데, 이 부분에서 약간의 의문점이 발생한다. 작중 극초반부 메르세데스와 페르낭이 첫 등장했을 때는 메르세데스가 페르낭을 "오빠는 내 아버지의 형제의 아들(le fils d'un frère de mon père)"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친사촌이라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되면 메르세데스의 결혼 전 성도 몽데고여야 하기 때문. 메르세데스 아버지의 이름이 '에레라 몽데고'라는 얘기거나, 작중에서 설명되지 않을 뿐 몽데고 집안에 뭔가 복잡한 사정이 있거나, 본작에서 종종 보이는 설정오류[1] 때문에 초반에는 친사촌으로 설정했다가 후반에는 외가 쪽 사촌으로 변경되거나 한 듯하다.

판본에 따라 다르지만, 에드몽과 약혼했던 작중 시작 시점에서는 15세 혹은 17세다.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시점에서는 24년 뒤이므로 39세가 된다. 20살이 되기도 전에 약혼한 게 이상해 보이지만, 당시 사람들은 이 정도 나이에 결혼하는 게 흔했고 20세만 되어도 노총각 노처녀 취급받았으니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프랑스는 작가인 뒤마 본인도 중학생 즈음부터 여성과 관계를 가지기 시작했을 정도로 성에 대해 자유로운 나라였다. 도리어 갓 성인이 된 아들을 둔 아버지치고는 칠순 가까운 노인으로 나오는 에드몽의 아버지가 당시로는 특이한 경우.[2]

2. 원작

2.1. 갑작스러운 이별

카탈루냐 마을[3] 출신의 정열적인 아가씨. 가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이국적인 분위기미녀로 묘사된다. 열렬히 구애하는 사촌 오빠 페르낭에게 '나는 그이(에드몽)밖에 없어요'라며 염장을 팍팍 지른다. 물론 그렇다고 페르낭을 싫어했던 건 아니었다. 페르낭을 에드몽에게 소개할 때 "내가 당신 다음으로 사랑하는 우리 사촌오빠예요"라고 할 정도로, 연인으로서의 애정은 몰라도 가족으로서의 사랑은 있었던 듯하다.

그리고 결혼식 날, 당테스가 경찰에 잡혀가서 그대로 생과부가 되어 버렸다.

2.2. 당테스가 사라진 뒤

당테스가 잡혀간 뒤에는 얼마동안 수절하면서 시아버지 루이 당테스(당테스의 아버지)를 모셨지만, 그는 아들이 잡혀간 충격으로 식음을 전폐하다 죽어 버렸다. 그리고 당테스를 보내버린 후 군인으로 입대했던 페르낭이 타이밍 좋게도 소위 계급장을 떡하니 달고 돌아왔고, 그의 구애를 이기지 못한 메르세데스는 결국 결혼[4]마르세유를 뜨고 아들 알베르를 낳게 된다.

당테스가 사라지고 페르낭을 따라 나서기까지 기다린 기간은 18개월이다. 약혼자의 실종과 다른 남자와의 결혼식 사이의 기간으로 생각하자면 꽤 짧은 기간. 다만 메르세데스 입장에서의 그 18개월은 연인인 당테스도 친구이자 사촌오빠인 페르낭도 떠나가고 없던 지옥 같은 고독함의 시간이었다는 점은 감안해줘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도 당테스가 결혼식 날 실종되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후 이것을 들은 당테스 왈, "그럼 결국 전부 통틀어서 십팔 개월을 기다린 셈이로군요. 아무리 사랑받는 남자라 할지라도 그 이상 기다려 달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

결혼 후 페르낭이 모르세르 백작이 되면서 그녀도 모르세르 백작부인이 되었으며, 그 동안 교양을 쌓아 훌륭한 귀부인이 된다. 부소니 신부로 변장하고 카드루스에게 그간의 사연을 듣던 당테스가 메르세데스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려고 일부러 그녀를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카드루스가
"아니, 에드몽은 자기 약혼자가 어떤 사람인지 그렇게 몰랐나? 신부님, 만약 가장 아름답고 총명한 여자를 여왕으로 만드는 법이 있다면, 메르세데스야말로 왕관을 가졌어야 할 겁니다. (중략) 하지만 그렇게 머릿속에 이것저것 집어넣는 것은 아무래도 자기 가슴속에 있는 마음을 잊어버리려고 그러는 것 같더군요."
라고 한 것을 보면, 원래도 총명하고 영리했지만 당테스에 대한 사랑과 죄책감을 잠시라도 잊어버리기 위해 더더욱 공부에 열중한 듯하다. 완전 막장인 당글라르 패밀리나 빌포르 패밀리에 비하면 부부 금슬은 좋았던 모양인지, 아들인 알베르의 말에 따르면 딱 한 번[5]을 제외하면 부모님의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2.3. 백작의 등장 이후

모르세르 저택에서 연 무도회에서 백작과 처음 만난다. 백작을 본 순간 그의 정체를 깨달았으나,[6] 그런 기색을 숨기고 함께 온실에서 산책을 하겠다는 핑계로 백작과 고통스러운 대화를 나눈다.

대화 자체는 '모르세르 백작부인'과 '몽테크리스토 백작'이란 신분으로 했지만, 서로에게 한 문답을 보면 사실상 에드몽 당테스와 메르세데스로서 나눈 대화나 다름없다. 메르세데스가 '백작께선 다른 가족이나 친구들도 전혀 없는 외톨이신가요?'라고 묻자 백작은 "몰타에 약혼녀가 있었는데, 불가피한 사정으로 다른 곳에 다녀 왔더니 다른 남자와 이미 결혼을 해버렸더군요. 그 땐 저도 나약했는지 참 괴로워했습니다. 그래도 그 여자는 마음 속으로 용서를 해 줬지요. 하지만 그녀를 빼앗아간 다른 남자들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당신의 사정은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지만, 당신 남편 페르낭은 절대 가만둘 수 없다'는 뜻을 담아 그녀의 가정을 상대로 에둘러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이 무도회에서 메르세데스는 백작에게 꾸준히 음식을 권하지만 백작은 끝내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7] 접대의 관습에 따르면 주인은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해 은혜를 베풀고 손님은 그 보답으로 주인에게 해를 끼쳐선 안된다. 그러나 백작은 손님으로서 주인의 아내 메르세데스가 대접한 음식을 거부했고, 이는 페르낭에게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런 백작의 의지를 확인한 메르세데스는 절망한다.[8] 그래도 어떻게든 백작의 복수심을 누그러트리거나 최소한 피해를 줄이려 했는지, 아들 알베르에게 백작과 친하게 지낼 것을 계속해서 당부한다.

이후 백작의 음모로 하이데가 페르낭의 실체를 폭로하여 페르낭의 명예가 박살나자 알베르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백작과 결투를 벌이려 한다. 물론 이렇게 되면 알베르는 결투 솜씨가 뛰어난 백작의 손에 죽게 될 것이었다. 백작은 검술로는 파리의 유명한 검술 사범들을 여럿 꺾고, 총으로는 백지 카드를 쏴서 1~10까지 있는 카드 한 벌을 만들 정도의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백작은 심지어 "나는 신의 가호가 함께하니, 제비뽑기 같은 멍청한 짓이라 하더라도 내가 무조건 이긴다"라는 자신감마저 있었다. 어쨌든 총으로 결투를[9] 하기로 했고, 메르세데스는 갈등 끝에 백작을 찾아가 알베르를 죽이지 말아달라고 애원한다.[10] 이날 밤 메르세데스와 백작은 아래의 '그녀가 작중에 끼친 영향력' 문단에서 더 자세히 설명되는 긴 담판을 짓고, 결국 메르세데스에게 설득된 백작은 복수를 포기하고 일부러 총에 맞아 죽을 결심을 한다.[11] 밤새 고민 끝에 유서를 썼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 모습과 유언장의 내용을 하이데가 목격해 버리고, 하이데는 "나는 돈이고 뭐고 필요없습니다. 당신이 돌아가신다면, 나 역시 죽을 것입니다"라고 선언한다. 이때 비로소 백작은 하이데가 자신을 남자로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음 날, 알베르는 결투 장소에 나타나 '백작의 행동은 모두 정당하며, 자신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복수를 할 자격이 없으므로 백작과의 결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 여기에서 메르세데스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직접적으로는 드러나지 않으나, 정황상 알베르에게 백작과 자신, 아버지에 대한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을 것이다. 백작도 알베르의 행동을 보고 메르세데스가 말했음을 직감했고 어머니의 위대함을 찬양한다.[12] 이렇게 백작과 알베르를 화해시킨 다음, 메르세데스는 페르낭을 버리고 알베르와 같이 저택을 떠나버린다.

페르낭은 알베르가 결투를 포기한 뒤 페르낭은 자신이 결투를 신청하러 백작의 집에 갔다가 백작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자, 도리어 멘붕 상태에 빠져 모르세르 저택으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알베르와 메르세데스가 자신이 준 모든 것을 버리고 단 둘이 떠나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본 후, 모든 삶의 희망을 잃어버리고 자살하고 만다. 어떻게 보면, 메르세데스의 행동 때문에 백작이 본래 하려던 것 이상으로 페르낭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복수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모든 부와 명예를 버리고 파리를 떠난 메르세데스는 한동안 알베르와 함께 셋방을 얻어 살다가, 백작이 알베르에게 보낸 편지를 받고 고향이었던 마르세유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백작의 편지는 아래와 같은 내용.
알베르 군, 오래 전 내가 자네만한 젊은이였던 시절 나는 열렬히 사랑하는 한 여인과 결혼하기 위해 지참금으로 모았던 돈을 자네 모친도 잘 알고 계시는 내 고향집 마당 한 구석에 묻어두었다네. 얼마 전 다시 찾아가 보니 그 돈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더군. 모친께 그 돈을 받아주시길 청한다고 전해드리게나. 그 시절 가난한 젊은 선원에게는 그것이 참 큰 돈이었지만, 지금은 무엇이고 더 드릴 수 있는데도 차마 그 이상 받아달라고 할 수 없는 내 안타까운 마음을 이해해주게...
이 편지를 읽고 메르세데스는 "받도록 하겠다. 그분은 내 수녀원 입회금을 주실 권리가 있는 분이지 않니?"[13]라고 대답했고, 이후 에드몽과의 신혼집이 될 수도 있었던 에드몽의 옛집으로 들어갔다. 본래 일종의 다세대주택 같은 곳이었지만 이때는 메르세데스가 집 전체에서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에드몽이 신경써 주었다고 한다. 백작은 이 모습을 지켜보며 '내가 저들을 도울 방법이 없단 말인가...'라고 한탄한 만큼 무엇이라도 더 지원하고 싶었지만, 메르세데스의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그 이상을 줄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해도 결국 자신의 선택은 에드몽을 배신한 것이었고, 그나마 위안이 되어준 페르낭조차도 그 비열한 진실을 알게 되자 버릴 수밖에 없었다.[14] 메르세데스에게는 자신의 인생이 실로 허무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나마 아들 알베르가 착하고 씩씩하게 자라준 것만이 유일한 위안이었을 것이다.

이후에 알베르는 자립해서 어머니를 봉양할 길을 찾기 위해 군에 입대해 알제리로 파병을 가고, 떠나는 알베르를 배웅하고 돌아온 메르세데스 앞에 에드몽이 나타난다. 모르세르 백작 부인과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서가 아니라, 24년 만에 메르세데스와 에드몽으로서 재회한 것이었다. 이때 두 사람이 나누는 뜨거운 눈빛과 회한 어린 대화 역시 상당한 명장면이다. 작중에서는 "난 이제 39세인데도 50대처럼 보인다"고 한탄하고 있었으나 알베르의 엄마 자랑이나 에드몽이 그녀에 대해 회상하는 장면의 묘사를 보고 있으면 30대 초중반의 성숙미 넘치는 청순미인으로 자동 뇌내보완될지도 모른다. 정확히는 "당신은 여전히 이렇게도 멋지고 당당하신데, 난 이제 39세인데도 50대처럼 늙어버렸을 만큼 괴로움을 겪었군요. 이것도 다 당신을 배신한 죄로 받은 천벌이었던 거죠...!"라는 투로 자조 섞인 탄식을 하는 것이었으니 백작과 자신의 처지를 대비해서 보다가 나온 말일지도.

마르세유 집에서의 재회가 마지막 등장이다. 이후 어떻게 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앞에서 수녀원 입회금을 언급한 것 때문에 수녀원에 들어갔을 거라는 추측이 있을 뿐이다. 그래도 백작이 옛사랑으로써의 정 때문에 메르세데스 역시 남모르게 돌봐줄 수도 있다.[15] 만약 알베르가 성실하고 정직하게 자수성가하는 데 성공한다면 적어도 노후는 편안할지도.

3. 그녀가 작중에 끼친 영향력

총명하고 마음씨도 착한 한 마디로 좋은 여자다. 작중 다른 원수들의 부인들인 엘로이즈카르콩트, 에르민이 남편들처럼 악행을 저지른 인물임을 생각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점이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에드몽과는 안타깝게도 인연이 없었다.

사실 메르세데스는 에드몽에 대한 도리는 지킬 만큼 지켰다고 할 수 있다. 에드몽이 잡혀간 뒤에도 그의 석방을 위해 탄원서까지 써 가며 호소했고, 그 후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에드몽의 아버지가 죽을 때까지 몇 개월을 돌봤으며, 에드몽이 풀려날 가망은 거의 없고 죽었다는 소문까지 돈 후에야 거의 폐인이 되어서 페르낭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작중 시기보다 도덕 관념이 엄격한 현대인의 시점으로 보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법한 상황이다. 실제로 백작도 메르세데스는 용서했으며 복수의 대상으로 놓지 않았다.[16] 작품 내내 백작에게 가장 중요한 동기가 '복수의 정당성', 즉 도덕적 우월성[17]임을 생각하면, 백작 본인도 메르세데스의 행동에 있어 도덕적으로 흠이 없다고 여기고 있다는 걸로도 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단순히 빼앗긴 옛 연인, 수동적인 비운의 히로인 정도로 보인다. 실제로 어린이용 축약 판본 등에서는 이러한 시각으로 해석해 각색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상황 파악 능력과 능동성을 지녔기에 전형적인 비극의 히로인과는 크게 다른 인물로 평가된다. 당장 그 당시 나폴레옹 지지자라는 누명을 쓴 에드몽을 구명하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또한 아무도 에드몽의 복수심을 눈치채지 못한 시점부터 에드몽의 정체와 복수심을 누구보다 먼저 파악하고 그 복수로부터 자기 가족의 안전을 확인받기 위해 계속 음식을 권했고[18][19], 백작의 복수심이 절정에 다다른 시점에서는 눈물로 읍소하여 마음을 누그러트리고 아들에게 귀뜀하여 알베르와 백작의 대립을 현명하게 종식시켰다. 누구보다 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에드몽의 복수를 견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강철 같은 의지와 타오르는 복수심을 지녔던 에드몽이 복수를 포기하도록 만든 유일한 인물이며, (본의 아니게) 그 복수가 더욱 완전하게 이뤄지도록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에드몽의 페르낭에 대한 복수 계획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1. 페르낭이 알리 파샤를 배신한 것을 폭로하고, 페르낭이 알리 파샤를 배신함으로서 얻은 사회적 명예를 빼앗는다.
  2. 이 과정에서 하이데를 등장시켜, 페르낭의 아들이자 하이데와 면식이 있는 알베르가 백작의 음모를 깨닫도록 한다.
  3. 격노한 알베르가 자신에게 결투를 신청하도록 하고, 알베르를 결투에서 살해해 배신으로 얻은 가족을 앗아간다.

그런데 메르세데스는 하이데를 위한 복수(1번), 그리고 에드몽의 복수[20] 자체는 정당하지만 그 자식에게 죄를 대속시키는 것은 정당한 복수가 아니다라며 호소한다. 에드몽은 어떻게든 자신의 복수의 정당함을 주장하려 하지만 메르세데스의 논리에 승복하게 되고[21], 복수를 포기하고 결투에 일부러 패배해서 사실상 자살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는 아들에게 모든 상황을 설명했고,[22]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알베르가 백작의 복수가 정당함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함으로서[23][24] 상황은 일변하게 된다. 알베르의 사과로 결투가 마무리됨으로써 에드몽은 1차적으로 복수를 위해 죄없는 이의 목숨을 빼앗지 않게 되었다.

만일 백작이 원래 계획대로 알베르를 결투에서 죽였다면 알베르는 에두아르 드 빌포르처럼 무고한 희생자가 되었을 것이고, 백작이 추구하던 완전한 도덕적 우위는 가져갈 수 없게 된다. 백작 역시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킨 꼴이 되고, 백작의 복수가 '죄를 지은 자에 대한 정당한 심판'이 아닌 '강자의 힘으로 약자를 짓밟는' 행태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

하지만 메르세데스의 개입 덕에 백작은 죄 없는 이를 죽이지 않게 되었고, 죄인의 아들은 무고하게 희생당하는 대신 아버지의 죄를 인정하고 그를 떠나게 되었으며, 이로서 절망한 페르낭은 자신의 죄업 그 자체인 에드몽을 대면한 뒤, 자살로 자기 행동의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메르세데스의 개입 덕에 에드몽의 복수가 훨씬 더 합리적이고 만족스럽게 이루어졌고, 죄 지은 자는 더 고통스러운 파멸을 맞게 되었다.[25] 그리고 백작은 자신의 본래 계획보다 훨씬 바람직한 이 결말을 보면서 '이제야 내 복수가 신의 뜻에 부합하는 것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만족한다. 우연과 타인의 개입으로 자신의 계획보다 훨씬 완전하게 복수가 이루어졌으니, 신이 자신의 복수를 가호한다는 증거라는 것.

이는 이후 에드몽의 복수와 그 행보에도 드러나는데 페르낭에 대한 복수 이전과 이후에 에드몽의 복수가 통쾌하게 끝난 경우는 없다. 카드루스에 대한 복수는 카드루스가 에드몽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한 적이 없는데다 죽음에 다다른 경위도 그저 본인의 탐욕으로 인한 사고이기 때문에 원수라 하기도 애매하며[26], 빌포르는 에드몽 자신도 경악할 정도로 심한 업보를 받았으며 당글라르는 그 반동으로 원래 계획한 것보다 자비를 베풀었다. 심지어 당글라르의 딸인 외제니는 모르고 이부오빠랑 결혼할 뻔했다. 즉 메르세데스가 개입한 페르낭에 대한 복수는 정말 완벽하게 끝났지만, 빌포르와 당글라르에 대한 복수는 무고한 희생자 내지는 희생자가 될 뻔한 사람이 있었고 죄에 비해 과하거나 좀 덜하다 싶은 업보를 받는 등 당테스가 추구한 '완전한 도덕성에 기반해 죄인이 저지른 죄만큼의 심판을 받는 복수'에는 약간 못 미치는 부분이 있었다.

4. 각색

사실 원작의 진히로인하이데이지만, 메르세데스 엔딩이 나오는 각색본이 무척 많다. 일단 작품에서 최종적인 히로인이 되는 하이데는 백작과 맺어지려면 40대 중반 - 20대 초반이라는 나이 차이, 그리고 노예와 주인의 러브스토리 등 작품 외적으로 부담되는 부분이 많다. 게다가 안 그래도 긴 작품 서사에서 필수적인 인물도 아니다.[27] 반면 메르세데스는 원래 약혼자이며 자연스럽게 첫사랑이 되는 관계고, 백작의 복수가 가지는 당위성을 제공하는 인물 중 한 명이면서 동시에 복수 과정의 갈등에서도 큰 역할을 하므로 도저히 빼거나 분량을 줄일 수 없다. 게다가 만약 하이데를 정리할 경우 하이데가 원래 담당하던 메인 히로인 역할을 아무런 위화감 없이 흡수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인물이기도 하므로, 하이데를 그냥 페르낭의 범죄에 대한 고발자 정도로 단역화 해버리고 진히로인 포지션은 메르세데스에게 몰아주는 경우가 많은 것.

그래서 알베르 또한 사실은 메르세데스와 백작의 아이였다... 식의 각색도 많다. 다만 이 경우 연애 노선에서는 꽤 괜찮은 각색이지만, 복수극으로서는 메르세데스의 캐릭터성이 무너지는 전개가 된다.
  • 1975년 영화판에선 사실 알베르가 백작의 아들이지만 이제와서 다시 재결합하긴 너무 멀리 떨어졌다며 두 사람만의 비밀로 하고 헤어지는 나름 찡한 연출을 보인다.
  • 2002년작 영화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는 페르낭이 에드몽과 싸우다 죽고 아들 알베르도 사실 에드몽의 아들이라는 것으로 설정변경되어 결국 에드몽과 이어지는 훈훈한 해피엔딩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페르낭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주인공과 이별한지 한달만에 아이(당테스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페르낭의 아이로 위장하고 결혼한 것이었다. 정확히는 당시 여자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 힘들었으니 아이를 위해서 다른 남자와 결혼한거지만, 결과적으로 페르낭 입장에선 대조차 끊어져버리는 무시무시한 복수였던 셈.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2차 창작으로 원작에서는 당테스조차 오랫동안 밀고자들의 정체를 몰랐었고, 메르세데스는 강단있는 성격은 맞지만 이런 짓을 할 정도로 독기있는 사람은 아니다. 실제로 원작에서 메르세데스는 가장 크게 활약한 알베르와 백작의 결투 때도 자세한 내막은 몰랐고, 단순히 에드몽을 배신한 자신을 탓하라고 호소했다.
  • 작품을 재해석한 일본 애니메이션 암굴왕에서는 전쟁을 일으키려는 페르낭을 설득해보려다가 결국 그를 버리고 떠나려고 하지만, 그걸 본 페르낭에게 총을 맞고 쓰러진다. 그 후 등장이 없다가 마지막에 에드몽과 페르낭의 묘를 바라보는 것으로 그녀의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전반부에 백작이 모르세르의 집에서 식사를 대접받을때 마르세유 향토 음식인 부야베스가 나오는데 이걸 보고 백작은 그녀의 고향을 유추하지만 모르세르는 자신의 아내는 그런 깡촌 출신이 아니라고 극구 부정한다.
  • 일본 코믹스 2015년 일본의 신예 작가 모리야마 에나(森山絵凪)가 동명의 제목으로(モンテ・クリスト伯爵) 영 애니멀 아라시에서 코미컬라이즈한 작품에서는 너무 스피디한 전개로 설전이 생략되고 백작의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아들 알베르만 생각하는 맘충이 되어버렸다...[29]

5. 기타

  • 마르세유에 살았지만 순혈 프랑스인은 아니며 카탈루냐(지금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방 일대)인, 즉 스페인계이다. 난데없이 웬 스페인? 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지중해의 바닷길로 보면 바르셀로나와 마르세유는 거의 옆집이나 다름 없다. 그리고 카탈루냐인 자체가 스페인과 프랑스 두 나라에 걸쳐서 살고 있다.
  • 별일이 안 생겼다면 자신이 차지했을 에드몽 당테스의 아내 자리는 페르낭의 악행의 최대 피해자인 하이데가 차지하게 되었다.


[1] 원래부터 본작은 작가인 뒤마가 마감 일정에 맞춰 휙휙 쓴 작품인지라, 작중 플롯은 치밀하게 짜여 있지만 이런 세세한 설정에는 오류가 종종 보인다.[2] 에드몽의 아버지가 초반부에 "네 엄마와 나는 아이들을 많이 가졌지만 남은 건 너뿐이다"라고 말한 걸 보면 에드몽이 늦둥이 막내였고, 손윗형제들이 사고나 병으로 다 요절한 것으로 보인다.[3] 진짜 스페인의 카탈루냐는 아니고, 마르세유로 이주한 스페인 사람들이 거주하던 마을. 차이나타운이나 코리아타운처럼 일종의 '스페인타운'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들의 고향인 카탈루냐 지방 이름을 따 왔다고 한다. 게다가 카탈루냐와 마르세유는 별로 멀지도 않아서 교류가 활발할 수 밖에 없다.[4] 사촌간 혼인이 근친혼으로 간주되는 한국의 관습으로는 이상한 일이지만, 유럽에선 과거건 현재건 간에 도덕적으로는 몰라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결혼이다. 작중에서는 카탈루냐 마을 사람들은 동향 사람들끼리만 결혼하는 관습이 있다고 하지만, 고리타분한 옛 풍습으로 여겨지는 듯하다.[5] 메르세데스가 처녀 적 차림새로 초상화를 그린 일이 있는데, 페르낭이 이걸 보고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살아났는지 언짢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가 잘 들어오지 않는 아들 방에 초상화를 놔뒀다고.[6]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정체를 스스로 알아낸 두 명 중 하나이자, 첫 만남에서 바로 정체를 알아챈 유일한 인물. 나중에 백작과 아들의 결투를 막기 위해 찾아왔을 때 "목소리를 듣고 알아차렸다"라고 하는 것을 보면, 그를 꿈에도 잊어본 적 없기에 얼굴을 직접 보기도 전에 목소리만 듣고도 알아본 듯. 스스로 알아낸 다른 한 명은 모렐 상회 대표였던 피에르 모렐인데, 이 쪽은 나중에 정황증거를 생각해본 후 깨달은 케이스다.[7] 나중에 백작이 원수들을 초대한 만찬회에서도 백작은 한 입도 안 먹는다. 나중에 백작을 의심하게 된 빌포르는 이때를 떠올리며 "먹고 안 죽었으니 망정이지, 그때 지금처럼 백작을 의심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그가 우리를 독살하려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 또한 주인이 손님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접대의 관습에 따른 것으로, '너희와 함께 식사한 것이 아니므로 너희는 내 손님이 아니다'라는 선언인 셈이다.[8] 다만 작품 배경은 엄연히 근대 유럽이므로, 접대의 관습은 실질적인 구속력이 있다기보단 이국의 독특한 풍습으로 백작의 신비한 모습을 보여주는 연출에 가깝다. 접대의 관습이 정말 중요한 규범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이런 행동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유치한 꼼수 취급이나 안 받으면 다행이다. 당장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같은 작품에서도, 빵과 소금 중 소금을 먹지 않는 등의 꼼수로 회피하는 건 악역의 특징으로 등장한다. 메르세데스가 절망한 것도 백작이 접대의 관습을 어겼다는 행위 그 자체보다, 그녀가 "옛정으로 좀 봐줄 수 없겠냐"라며 우호의 제스처를 취하자 백작이 "봐주는 거 없다"라는 뜻으로 대답했기 때문이다.[9] 친구인 보샹이 칼로 정정당당하게 실력대로 결투하면 100% 지니까 운이라도 따를 수 있는 총으로 결투 종목을 정해 줬다. 당시 총기는 명중률이 그다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 유럽의 전통적인 결투 방식은 서로 번갈아가면서 한발씩 사격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경우 결투를 신청받은 쪽이 먼저 사격할 권리가 있었다. 즉 알베르는 총 쏠 기회도 없이 결투가 시작하자마자 백작한테 총 맞고 죽었을 것이다. 이러나 저러나 알베르가 이길 확률은 제로였던 셈.[10] 현대에는 당테스=몬테크리스토 백작임이 워낙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 소설의 흐름만을 따라가며 읽는다면 메르세데스가 "에드몽!"이라고 백작을 부르는 부분은 거의 I Am Your Father에 가깝게 반전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에드몽 당테스가 바로 백작이다'라는 사실을 빼놓고 본다면 이 소설의 전개는 보물을 찾은 당테스가 복수를 다짐하며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로부터 10년 가량이 지나 뜬금없이 나타난 미스테리한 백작이 종횡무진 활약을 하는 흐름이기 때문. 이 장면 이전에 죽어가는 가스파르 카드루스에게 제 정체를 알려주기도 하지만, 이때도 귓속말로 말해준 것으로 묘사되었을 뿐 공개적으로 서술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복선들이 많기 때문에 추리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눈치채고서 '혹시, 설마?' 하고 있다가 여기에서 메르세데스가 "에드몽, 제 아들을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것을 보고 '역시 그랬구나!' 하고 무릎을 치는 것.[11] 아예 "복수를 하려고 다짐했을 때, 왜 내가 심장을 뽑아버리지 못했던 말인가!" 라고 탄식하면서도 묵묵히 유언장을 준비했을 정도였으니 그의 각오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12] 판본에 따라서는 알베르 시점에서 메르세데스가 직접 알베르에게 털어놓는 장면이 나오며 반대로 백작에게 애원하는 장면은 메르세데스의 설명으로만 처리되는 버전도 있다.[13] 이 대사 자체가 에드몽에 대한 메르세데스의 어쩔 수 없는 죄책감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당시 기혼 여성이 수녀원에 들어가는 것은 수녀원에서 청빈한 생활을 하며 죄를 씻으라는 의미의 처벌이기도 했다. 그런 수녀원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입회금을 지불할 '권리'가 에드몽에게 있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 즉 자신의 정당한 배우자는 에드몽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에드몽이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만 자신은 그에게 죄를 지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나타낸다.[14] 묘사를 보면 페르낭은 나쁜 남편은 아니다. 오히려 에드몽의 다른 원수들이 콩가루 집안인 것에 비하면 페르낭의 가정은 매우 정상이다. 명문 귀족으로 둔갑하고도 그 권위로 바람 피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내에게만 충실하고, 냉담해진 적은 딱 한번 뿐이라는 말을 보면 부부간의 금슬은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결혼 자체가 페르낭의 악업을 기반으로 했기에 유지될 수가 없다.[15] 백작은 메르세데스에게 가능한 한 알베르의 일을 돌봐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알베르가 어머니 걱정을 좀 덜 수 있도록 메르세데스를 돌봐주는 것도 넓게 보면 그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기도 하다.[16] 상술한 무도회에서 메르세데스에게는 복수심이 없다는걸 간접적으로 언급한다.[17] 백작은 자신의 복수 대상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은 그저 복수의 도구로 사용할 뿐, 그들에게 직접 손을 대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런 인물들 중 악인은 그 자신의 악행으로 자연스럽게 파멸하고, 선인은 스스로 위기를 딛고 일어나거나 백작에 의해 구원받는다. 이것이 단순히 행운일지라도, 이런 행운 자체가 백작의 복수가 가지는 정당성의 증거인 셈이다. 백작의 복수는 사실 많은 모순과 결함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행운과 도움으로 백작 자신이 구상한 것보다 더 완전하고 정당하게 이루어졌고, 이는 (작품의 윤리관 내에서) 신이 백작의 복수를 가호하여 더욱 완전하게 이끌어주고 있다는 증거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반대로 에두아르가 죽었을 때 백작이 크나큰 충격을 받은 것은, 이전과 같이 자기 마음껏 복수를 행한 결과 죄 없는 아이가 죽었으므로 이제 더이상 신이 자기 편에 서 있다거나 자신의 복수를 신이 가호한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18] 이는 접대의 관습과 관련이 있어서 한 번 그 집의 음식을 먹으면 손님이 되므로 함부로 주인을 해치지 못한다는 관습이며 반대로 백작은 복수를 위해서 복수의 대상인 모르세르 가문의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다. 또한 당연히 메르세데스가 자신에게 음식을 먹이려는 이유도 눈치채고 있고 그래서 거절하는 것이다.[19] 비슷한 예로 아라비안 나이트 중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도둑 두목이 상인으로 변장하고 알리바바의 집에 묵었을 때 자신은 소금을 먹지 않는다고 하자 알리바바는 희한한 사람이라고만 여겼으나(알리바바는 기본적으로 벼락부자라 이런 속설 등에 대해 잘 몰랐던 듯하다.) 하녀인 모르가나는 이런 속설에 해박해서 복수를 하려는 사람이 그 집의 소금을 먹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곧 그가 도둑 두목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무희로 변장하여 도둑 두목을 죽인다.[20] 이 때 에드몽은 페르낭이 한 배신을 하이데에게 밝혔다.[21] 처음에는 도덕 규범인 성경에 죄가 3대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했지만, 그건 신의 입장일 뿐 한정된 수명과 지혜를 가진 인간은 신과 같은 눈높이에서 심판할 자격이 없다는 말에 밀린다. 그 다음에는 "자신이 없는 동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연인이 연적에게 넘어가는 일을 겪어 보셨느냐"며 감성에 호소하지만, 메르세데스는 "당신이 말한 일을 겪은 적은 없으나, 사랑하는 사람이 내 아이를 죽이려 하는 일은 겪어봤다"고 반박한다.[22] 작중에서 직접 묘사가 안 될 뿐이지 정황묘사를 볼 때 그렇게밖에 볼 수 없다. 백작도 메르세데스가 말했을 거라고 추측했고.[23] 당시 시대상 개인의 사적인 복수는 단순한 앙갚음이 아닌 일종의 '권리'로 인식되었다. 작 중 등장인물들이 복수의 권리, 복수의 정당상을 주구장창 말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따라서 알베르가 백작과의 결투를 포기하는 것은 백작의 '복수할 권리'가 도덕적으로 완전히 정당함을 인정하는 것이며, 이는 바꿔 말해 자신의 아버지가 백작에게 복수당해 죽어도 불만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극악한 죄를 저질렀음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이 아버지의 죄를 시인하고 그에 대한 복수의 정당함을 선언해 버렸으니, 백작의 입장에선 더할나위 없이 완벽하게 복수가 성사된 셈이다.[24] 애초에 알베르는 보샹과 함께 페르낭의 알리 파샤 배신건을 알았을때 굉장히 괴로워 했다. 페르낭이 알리 파샤를 배신한 증거를 불태워 부친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지만 이미 목격한 정보에 부친의 키스(인사)를 거절해야 하나 고민했다.[25] 여기서 덧붙여 작품의 배경인 유럽의 기독교 문화권에서 자살은 지옥행으로 여겨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페르낭은 이승에서 소중히 여기던 모든 것을 잃었음은 물론이고 저승에서까지 크나큰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된다.[26] 정확히 말하면 카드루스의 파멸은 백작에게 직접적으로 복수당한 결과가 아니다. 백작의 행동은 카드루스 본인의 악행이 가져온 결과로 인해 파멸할 것을 알면서도 구해주지 않은 것에 불과하며, 이는 당글라르나 페르낭이 에드몽을 파멸시키려 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침묵한 카드루스의 행동을 그대로 돌려준 것이다. 또한 백작은 그에게 값진 다이아몬드를 주었는데, 이는 나름 루이 당테스에게 잘 대해주었고, 에드몽의 억울함을 기억해주었으며, 당를라르 및 페르낭을 비롯한 원수들의 근황을 전해준 것, 즉 카드루스 자신이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에드몽을 위해 잘 해준 일들에 대한 보답으로 준 것이다. 즉 카드루스가 자신에게 잘 해준것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보답했지만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여 비겁하게 침묵한 데 대해서는 백작 역시 그가 자신의 악행에 의한 대가로 파멸하더라도 굳이 구해주지 않음으로써 그가 행한 대로' 돌려받게 한 것.[27] 작품에서 하이데가 담당하는 역할 중 유의미한 것은 <페르낭(모르세르)에 대한 복수의 첫 일격을 가하는 쐐기 역할>과 <엔딩에서 주인공(백작)과 함께하는 동반자 역할>의 두가지뿐이다. 나머지는 분량 늘리기용이거나 분위기 조성 역할 정도만 한다.[28] 다만 23년 공연된 6연부터는 비교적 원작 소설에 충실한 쪽으로 변경된지라 이러한 출생의 비밀 이야기가 없다. 즉, 다시 맺어지는 것은 그대로지만 알베르의 족보는 원작과 동일한 것으로 바뀌었다.[29] 이건 어쩔 수 없는게 후기에서 작가 본인의 말에 의하면 편집부에서는 무려 7화만에 완결을 내라고 요구했었다고 한다.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편집부야그걸 어찌어찌해서 12화로 타협을 한 것이라고... 작가 본인도 후기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아쉬워하는 티를 팍팍 냈다. 작가 본인의 작품 이해도도 높은 편이고 후기의 내용 등을 봤을 때 본인도 스피디하게 전개하고 싶지는 않았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