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소주를 안주 없이 마시는 행위. 알코올 향이 센 희석식 소주는 그냥 먹기 좀 힘들기에 흔한 광경은 아니다.흔히 깡소주라는 표현이 통용되지만, 올바른 표준어는 '강소주'이다. 접두사 '강-'21이 붙은 것으로 다른 것이 섞이지 않고 그것만으로 이루어짐을 의미한다.[1] '생(生)소주'라고도 한다는데 자주 쓰이지는 않는다.
소주의 예가 유명하지만 술 전반을 그냥 먹는 걸 '깡술'이라고 한다.
2. 이유
- 너무 슬퍼서. 대체로 깡소주의 지배적인 인식은 이렇다. 엄청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서 최대한 빨리 취해 이를 잊기 위해 깡소주를 먹는다는 식. 보통 깡소주를 먹는 사람은 매우 힘든 사람 정도로 인식된다.
- 그냥 술이 좋아서 그렇게 먹기도 하는데 이 정도가 되면 알코올 중독을 걱정해봐야 한다.
- 안주를 준비할 여력이 없거나 살 돈이 없어서. 때문에 좀 빈곤하다는 인식도 있다.
1950~70년대의 중년 남성들은 이 이유에서 깡소주를 종종 즐겼다. 이때는 맥주 같은 양주가 들어오기 전이고, 나라 상황이 많이 힘들었던 때이기 때문이다.[2] 검정고무신에서도 기영이 아버지가 퇴근하고 나서 동네 사람들이랑 깡소주를 하면서 즐기는 장면이나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이유로 이 시기를 보낸 중년 남성들은 깡소주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은 편이다.
3. 건강
당연히 건강에는 안 좋다. 안주 없이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과다하게 흡수될 위험이 있다. 깡소주를 마셨다면 물이라도 충분히 마시도록 하자.더욱이 위에서 보듯 깡소주를 하는 상황 자체가 썩 건강하지 못하다. 기분이 안 좋거나 상황이 어려운 때이므로 폭음을 할 위험이 크다. 후술하듯 주로 혼술이다 보니 말려줄 사람도 없기 마련이다.
깡소주와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특이한 다이어트도 있다. 일단 술 먹어서 살 찌는 건 보통 안주가 주 요인이고, 술 중에서는 칼로리가 적은 편인 소주만 먹으면 일단 살이 빠지긴 할 텐데 알코올 섭취에 따른 후유증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선천적 얼간이들에서 저자 가스파드가 시도해봤다는데 실패했고 그 뒤로는 술을 못 마시게 되었다고 한다.
4. 소주 외의 술에서
사실 깡소주의 인식은 안주가 필수라는 문화적 배경에 기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술안주 문서에서 다루듯 서구권에서는 안주를 안 먹거나 먹더라도 가벼운 안주만을 먹는 문화가 보편적이다.서구권에서 위스키 스트레이트는 깡소주하고 이미지가 비슷하다. 스트레이트는 아무 것도 없이 오직 위스키만 마시는 방식으로, 여기서는 특히 샷잔에 위스키를 담아 목구멍에 털어 넣듯 한번에 마시는 방식을 말한다. 이렇게 마시면 위스키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 술의 맛을 즐기기보다는 그저 빨리 취하기 위한 음용법으로 취급된다. 다만 위스키의 맛을 온전히 느끼기엔 부적합할지라도 위스키 스트레이트의 강하고 쏘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조금 더 싸구려 술을 들이킨다는 깡소주의 개념에는 진이 더 가깝다. 럼의 선호도가 높은 곳에서는 럼 병나발이, 동구권에서는 역시 깡보드카가 이와 비슷하게 취급된다. 한국에서는 주세 때문에 이 술들이 전체적으로 비싸서 잘 공감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진, 럼, 보드카는 과거부터 전통적으로 싸구려 술[3]이라는 인식이 있던 술이고, 지금도 해외에서는 아주 싸게 구할 수 있다. 위스키도 서양권에서는 10달러 내외에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것도 흔하다. 그래서 위스키를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서구권에서도 와인은 대체로 반주(飯酒)의 형식으로 식사와 함께 먹는 것이 보통인데[4] 와인만 깡으로 먹으면 술꾼이라는 이미지가 있다는 모양이다.
5. 유사한 염가 안주
- 안주를 값싸게나마 마련하는 방법으로는 생라면이 종종 동원된다. 생라면이 어지간한 과자보다 더 싸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빈곤한 술자리'라는 이미지는 비슷하다. 깡이라는 글자에 운율을 맞춰 새우깡이 동원되기도 한다.
- 소금 안주만 놓고 소주를 마시기도 한다. 소주 한잔 마시고 소금을 살짝 찍어 입에 넣는 식이다.
- 물을 안주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냥 소주 마시고 물 한 잔 마시는 거 같긴 하지만 나름 안주로서 물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모양이다.
6. 깡소주를 하는 버릇이 있는 인물들
7. 여담
- 안주를 준비할 여력이 없거나 바로 술을 먹고 싶을 때 깡소주를 하기 때문에 대체로 혼술이다. 여럿이서 먹으면 아무리 값싸게 먹더라도 적어도 생라면이든 값싼 과자든 뭐라도 뜯어놓기 마련이다. 한국에선 혼술도 이미지가 썩 좋지 않아 깡소주의 처연함(?)이 더해지는 편이다.
- 대한민국에서 '소주'라고 할 때의 용법이 대체로 그렇지만 여기서의 소주도 증류식 소주가 아니라 희석식 소주를 의미한다. 증류식 소주는 생으로 마시는 것이 오히려 정석이다. 애초에 가격이 비싸서 많이 마시지도 못한다.
[1] 같은 '강-'이 쓰인 속어로는 깡뎀이 있다. 이 역시 아무것도 추가되지 않은 기본 데미지를 의미한다.[2] 1969년까지 한국의 1인당 국민 소득은 북한보다 더 낮았다. 또한 한국이 무역 흑자를 처음 기록한 시기는 1980년대 전두환 정부 시절의 5억 달러가 처음이었고, 그 이전의 이승만 정부와 박정희 정부 때는 내내 무역 적자였다.[3] 물론 고급품은 제외. 소주도 증류식 소주는 비싸듯 진 같은 것도 고급품은 좋은 약재를 잔뜩 넣어서 만들기 때문에 무지하게 비싸다.[4] 술-안주 조합과는 달리 이 경우 식사가 주이고 와인을 식사에 곁들이는 구도라는 차이는 있다.[5] 술을 퍼마신다는 설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