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급소(急所)[1]란, 조금만 다쳐도 생명에 지장을 주는 신체의 매우 중요하고 예민한 부분을 뜻한다. 사물의 가장 중요한 곳을 뜻하기도 한다. 무술 분야에서는 아무리 단련해도 강해지지 않는 부위라고 정의하기도 한다.원래 의학이 아닌 무술에서 쓰인 용어였으나 현대 의학에서 인정받았다.
신체에서는 주로 신체 부위와 다른 신체 부위의 연결점, 다른 용도를 위해서 방어력을 희생한 부위(예를 들면 고환) 등이 이에 해당된다.
2. 종류
생물에게 위험한 급소는 참으로 많은데[2] 주로 정수리, 단전, 관자놀이, 미간, 눈[3], 코[4], 입, 귀, 턱,[5] 인중, 뒤통수[6], 목[7], 울대뼈[8], 비중(쇄골과 목 사이의 움푹 들어가고 말랑말랑한 부분) 등 가운데, 겨드랑이, 팔오금(헌혈하는 곳), 손등, 젖꼭지, 가슴 중앙, 늑골, 명치, 허리, 배꼽, 옆구리[9], 사타구니, 그리고 허벅지 윗뼈 등이 있으며, 무릎 약간 위쪽, 다리오금(무릎 뒤쪽), 정강이, 아킬레스건, 발등 그리고 항문 부위와 남녀의 생식기 부위[10] 등 대부분 몸의 중앙이나 양쪽에 있어 대칭을 이루는 기관이다. 굳이 머리나 몸통일 필요도 없이 사실상 큰 혈관이 흐르고 신경이 (많이) 있으며 부러질 만한 뼈나 꺾일 관절이 있는 곳은 전부 급소인 셈.[11] 고통이나 출혈은 물론이고 심각한 장애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급소도 급소 나름으로 맞으면 죽도록 아프거나 몸이 좀 손상되더라도 바로 치료 받을 시 죽지 않는 급소가 있는 반면[12], 손상당하면 얄짤없이 죽는 급소들도 존재한다. 호흡기, 두부, 사타구니, 고간(여자도 이곳에 신경이 몰려있어서 치명적이다.)이 전자에 해당하고 신장, 심장, 왼쪽 옆구리, 경동맥, 간뇌가 후자에 해당한다.
인간은 다른 야생동물과 비교하면 내구도가 약한 바늘뼈에 두부살인 동물이라서 사실상 몸 전체가 급소인 동물이 된다. 단지 급소별 치명률이 높고 낮을 뿐이지 애초에 혈관은 전신에 분포해있다. 성감대 역시 감각이 많이 몰린 부분이기 때문에 타격 시 고통이 크다. 그래서 무기 없는 인간은 중형, 대형 육식동물들 입장에서 덩치만 크지 연약해서 양도 많고 부드러운 고기이며, 그래서 식인을 한 동물은 계속 식인을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야생동물들은 미간, 눈, 목, 생식기, 옆구리, 복부 외에 다른 곳을 타격 받으면 잘 죽지 않는다.
3. 급소 가격 행위
3.1. 격투기에서
턱이나 간, 관절 같은 인체의 주요 급소를 공격하는 것은 격투기를 판정 없이 끝내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반면, 단련이 불가능하거나 회복이 불가능한 급소를 공격하는 행위는 반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대 격투기에서 공격할 수 없는 급소로 인정하는 부위는 후두부, 눈, 목, 사타구니 정도이다. 즉 호흡기와 후두부, 생식기만을 급소로 인정하고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공격을 허용한다.격투기에 발등 등은 급소이지만 오래 전부터 위력적인 부위가 되었으며 정강이도 실은 무에타이 선수들이나 종합격투기 선수들에겐 위력적인 파워를 자랑하는 부위로 변모하면서 프로 격투기 선수들에게는 상당히 위력적인 무기가 된다. 정강이 공격을 당해본 사람들은 무척이나 아프다고 한다. 정강이는 무기이면서 급소라서 정강이끼리 부딪히는 경우 한쪽이 완전히 부러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니콜라스 페타스. 같은 정강이끼리 이외에도 무에타이에서 상대방의 로우킥에 엉덩이를 대놓고 내밀며 방어하는것처럼 아예 상대방의 다리를 적극적으로 손상하려 드는 방어기술에 정통으로 걸려버리면 정강이가 부러지거나 탈골까지도 겪을 수 있다. 킥을 구사하는것에 언제나 신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눈이나 목과 생식기는 단련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고, 특히 현실에서의 인간의 경우 눈알은 절대로 단련이 안 된다. 제아무리 강력한 상대라도 눈이나 고환을 맞으면 얄짤없다. 다른 급소만 쳐서는 이길 수 없는 상대라도 말이다. 만약 눈앞을 헬멧 등을 통해 투명한 막으로 감싸는 것이라면 모를까, 애초에 눈은 시각 정보만을 위해 방어력을 희생하다못해 아예 포기한 부위라서 카메라처럼 유리만큼이라도 단단하기라도, 그렇다고 픽션에서처럼 레이저가 나오거나 유리만큼이라도 데스 데미지라도 있는 것도 아니다. 즉 공격으로 활용하기는 커녕, 방어력조차도 아무리 올려봐야 어린아이 때의 방어력과 비슷한 수준이다. 턱도 단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리턱인 자는 격투에서 불리하다고는 하지만 현실은 공평하다. 특히 생식기 같은 경우는 격투 경기에서 치거나 찌르는 건 물론 건드리는 것조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눈이나 목 부분에 대한 공격도 민감하게 생각해서 설사 허용하더라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물론 살짝만 건드려도 아픈 건 눈만 해당된다. 하지만 쎄게 때렸을 때의 고통은 고환이 눈을 압도한다. 그리고 애초에 발등이나 정강이같은 부위는 뼈에 해당하는 데다가 머리나 몸통도 아니고 다리에 해당하는 부위다. 생식기라면 고통과 출혈만 견딘다면 맞더라도 충분히 생존 가능하다고 쳐도 이미 방어력이 심각하게 낮기에 눈이나 목만큼도 못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스포츠에서도 공을 실수로 생식기 부분으로 날리는 것이라면 모를까 실수로 그런다고 해도 돌아오는 반응은 비난의 목소리 뿐일 것이다.
급소 부위는 다치면 후유증도 오래 남고, 낭심 등을 심하게 가격 당하면 성기능을 상실하거나 장애를 입게 될 수 있다. 심지어는 생명까지도 위태로울 수 있으니 안전 사고가 났을때 급소 부분은 가급적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웬만하면 격투 또는 싸울 때도 급소 부위는 치지 말자.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에게 위험하다.
'급소를 가격해서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한다'는 말은 얼핏 듣기에 매우 합리적이기 때문에 창작물에서의 중국권법이나 실전드립으로 급소가격기에 대한 환상이 퍼지기도 했다. 다만 보기보다는 훨씬 어려운데, 치명적인 부분은 대개 신체 중앙에 몰려있기 때문에 방어가 두텁고 인체의 한 부분을 정확히 노려 타격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요하기 때문이다. 급소를 골라 때릴 정도면 차라리 다른 부위를 가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일반인 상대라면 상당히 잘 통할 방법이지만 본격적으로 수련한 격투가부터는 먹히기 어렵다. 선수급 상대로는 이쪽에서 상대방을 먼저 무방비 상태로 몰아넣은 상황이 아닌 이상은 그냥 시도도 안하는게 낫다.[13]
또한 스파링의 효용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격투기나 무술에서 실력이 가장 크게 느는 것은 스파링이나 대련을 통해서인데 기술체계에 급소가격 같은 위험한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 대련에서 전력을 다해 싸울 수 없다. 결국 급소가격을 연마하려면 모형이나 약속대련을 통해서일 수 밖에 없는데 안그래도 스파링 체계가 미비하던 전통무술의 실전성이 더욱 떨어지게 되었다. 허공에 대고 백날 급소가격을 연습해 봤자 안전한 기술로 전력을 다해 스파링 경험을 축적해 온 스포츠 격투기를 이길 수 없게 되는 것. 유도나 가라데같은 일본의 무술들은 이미 이 과정을 경험했고 점차 기술체계를 바꿔나가 안전한 스포츠로 탈바꿈했다.
급소가격은 너무나 위험하기 때문에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위며 살짝 쳐도 죽을 수 있다.[14] 정말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 도망칠 수도 없어서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할 상황이나 전쟁 참전 상황이나 아니면 아예 사형 집행이 아니라면 사용할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흉기를 든 살인마가 내 목숨을 노리는데 막다른 곳에 몰렸다' 정도의 상황이라면 모를까 술자리에서의 시비 정도로 이 짓을 했다간 정말로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당신의 인생과 상대방의 인생 양쪽 모두 말이다.
창작물, 특히 일본 서브컬쳐에서 자주 보이는 편이고 로블로같은 경우는 가벼운 개그 소재로 활용되는 일이 잦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지간히 절박한 상황이거나 강심장이 아닌 이상 아무런 감흥없이 사용하긴 힘들다. 경험이 없다면 애초에 '주먹으로 사람을 치는 것'부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데, 하물며 급소는 가격하는 쪽에서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기 때문에 정말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배짱이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물리적 폭력이자 성적인 폭력임을 늘 명심하라.
실제로는 정말 보기 힘들지만 의외로 이게 허용되어서 TV로 방송까지 탄 적도 있다. 90년대 발리 투도와 NHB 종합격투기에서는 로블로를 비롯한 급소가격이 허용되었다. 하지만 워낙 위험성이 큰 탓에 선수들끼리 알아서 자주규제에 들어갔고, 설령 사용하더라도 생각만큼 좋은 결과를 얻은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격투기는 그 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십중팔구 급소가격의 개념이 존재한다. 급소가격이 전통무술이나 CQC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뜻. 게다가 막상 규제를 풀어놓으면 스파링 경험이 많은 스포츠 베이스 격투가들이 더 잘 사용하고 잘 막는다. 급소 공격 역시 기초가 없으면 기본적인 공방에서 밀리기 때문에 쓸수조차 없기 때문. 즉, 스포츠적인 기본 공방연습이 충분했다면 거기에 급소 공격만 얹어 쓰면 되기 때문이다.
3.2. 창작물에서
- 만화나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창작물에서는 경험 많은 군인이나 격투가들이 급소가격으로 상대를 순식간에 제압함으로써 그들의 노련함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해당인물의 강인함을 강조하고 '실전적'이라는 키워드로 차별화를 꾀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의외로 개그코드로 차용되는 경우도 많다.
- 이런 용례 때문에 창작물을 통해 급소가격을 접한 청소년들이 이를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저 웃음거리 정도로 치부하거나, 남중, 남고생들이 흔히들 하는 망상인 "나도 눈 찌르기, 고자킥 한 방이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등이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급소는 절대로 재미있지도 않고 쉽지도 않다. 생각만큼 쉽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쓰는 입장에서도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며 쓸 때도 난감하고 쓴 후에도 난감하다. 한 마디로 잘못되면 인생 망치기 딱 좋기 때문에 상상은 상상으로만 끝내자. 그리고 반격으로 한 거라고 해도 한국에서는 정당방위에 대해서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잘 인정해주지 않는다.
-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마코토는 슈퍼아츠(및 울트라 콤보)로 정중선 오단지르기를 가지고 있다. 신체의 가운데에 있는 급소부위인 낭심을 시작으로, 명치, 인중, 미간을 공격하고 마지막에 턱을 때려 날려버리는 무시무시한 기술.
- 서브컬처 작품에서는 눈이나 고환을 공격하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쓰는 상황은 다양하다. 개그적인 연출인 경우 다음화면 대부분 아무 일이 없다.[15] 힘이 약한 쪽이 강한 쪽에게 기습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다만 어느 쪽이건 당하는 쪽에서는 대단히 아픈 듯. 눈에 맞으면 눈에 파란 멍이 든 채로 나오기도 한다.
4. 기타
- 바둑에서도 급소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여기서 급소란 바둑돌이 형성하고 있는 특정 모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가리킨다. 이 급소를 상대방 대국자가 두어버리면 급소를 얻어맞은 사람은 대처하기 위해서 엄청난 고생을 해야 한다.
- 얼굴에서 미간, 코, 인중으로 이루어지는 정중선(중심선)은 전세계 모든 무술과 현대 격투기에서 모두 치명적인 급소로 불린다. 여기에는 과학적/의학적인 이유가 있는데 바로 저 지점이 의학에서 안면위험삼각(The Danger Triangle)이라고 불리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1차적인 타격에 의해 사망이나 치명상을 입지 않아도 자칫 나중에 감염과 합병증으로 심각한 마비, 질병을 얻거나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부위라는 뜻. 자세한 것은 항목 참고.
[1] 동음이의어로는 急燒가 있는데, (불에) 빨리 탄다는 뜻이다.[2] 출혈과 상관없이 맞으면 죽을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면 급소라고 볼만하고 단련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싸움에서 타격하는 행위는 반칙임과 동시에 금지될 정도로 완전한 급소의 경우 볼드체로 서술.[3] 고환의 경우는 내장파열의 일부이며 안구는 다칠 경우 시력이 차단당해 매우 위협적이다. 거기다 얇은 날붙이로 공격당할시 눈이 뚫리고 뒤쪽의 뇌까지 큰 피해를 입을수도 있다. 게다가 눈은 고환과는 달리 굳이 세게 칠 필요도 없이 살짝만 건드려도 아프다. 또한 눈은 충격뿐만 아니라 강한 빛에도 약하다. 눈은 고환과도 비교될 정도로 충격에 예민하며 이쪽은 강한 빛에도 약하고 단순 고통을 넘어 시력 상실까지 동반된다.[4] 코가 어퍼컷같은 하단에서 상단으로 향하는 공격을 당할시 부서진 코뼈가 뇌를 찌를 가능성이 있다.[5] 상대가 날린 어퍼컷을 정통으로 맞으면 뇌까지 충격을 받기 때문에, 다리까지 못 쓴다.[6] 제대로 타격받을 경우 소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고, 심하면 뇌간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7] 특히 경동맥이 위험하다. 고통 자체는 고환이나 눈보다 덜하더라도 이쪽은 그쪽과는 달리 사망률이 훨씬 높다.[8] 일단 뼈인 건 맞으나, 명색이 목뼈라서 충분히 완전한 급소에 들어간다.[9] 특히 간이 있는 오른쪽 옆구리[10] 특히 남성의 고환은 타격을 받았을 경우 당장 죽지는 않더라도 차라리 죽는게 낫다 싶을 정도로 막심한 고통이 따른다.[11] 출혈만으로 죽지 않는다고 쳐도 사지절단같은 큰 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12] 다만 고환도 해당된다고 쳐도 고통과 출혈만으로 이미 급소 특징 다 갖춘 셈이다.[13] 일반적인 대치상태에서 상대방의 가랑이를 다리로 차려면 정가운데를 차야하므로 내 중심을 먼저 무너트려야 하는데, 격투가 상대로는 발이 잡아채지거나 유효타를 허용해서 이쪽이 먼저 쓰러질 확률이 더 높고, 그렇다고 주먹 등으로 로블로를 노리려면 이쪽에서 먼저 자세를 낮추고 고개를 숙여 방대방의 사거리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러면 뒷통수나 늑골에 치명적인 유효타를 허용하기 쉽다.[14] 전술한대로 팔다리라도 출혈만으로도 이미 죽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뭉툭하게 때리면 멍은 좀 들 지언정 죽지는 않을 것이나, 이미 폭행인 건 맞다.[15] 현실에서는 실명 될 수 있으므로 절대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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