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21 07:38:43

Warframe/조각들/알브레히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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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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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스 파트너쉽 교의 프렉스 두비리의 섬들


1. 개요2. 획득 방법3. 알브레히트의 기록 조각
3.1. 여파3.2. 카비아3.3. 두비리3.4. 그릇3.5. 우리는 시작과 같이 끝을 맞이한다
4. 번외: Pom-2 로그5. 해설

1. 개요

Albrecht's Notes Fragments

업데이트 35.0: 벽 속의 속삭임으로 추가된 조각들. 총 23개의 코덱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데이모스의 네크랄리스크 지하에 위치한 알브레히트 엔트라티의 비밀 연구실인 해부의 성역(Sanctum Anatomica)에서 발견할 수 있다.

2. 획득 방법

알브레히트의 기록은 스캐너를 통해 획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해부의 성역 내 곳곳에 위치한 알브레히트 엔트라티 본인이 직접 남긴 저서들을 찾아야 하는데, 이 저서들은 알브레히트 엔트라티가 남긴 보이드에 대한 기록과 연구에 보이드 그 자체의 힘이 깃들은 그리모어가 되었다. 때문에 상호작용시에 그리모어가 상호작용을 한 플레이어의 오퍼레이터/드리프터워프레임의 장비 로드아웃을 모방한 보이드 발현체[1]조롱하는 속삭임(Mocking Whisper)신랄한 속삭임(Scathing Whisper)을 소환하는데, 이 속삭임들을 저지하고 노출된 그리모어 본체를 파괴하면 확률적으로 기록 조각을 획득할 수 있다. 자세한 공략은 귓속말(Warframe) 문서를 참조.

3. 알브레히트의 기록 조각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알브레히트의 기록 조각은 알브레히트가 직접 작성한 저서인 만큼 인게임에서 설명하거나 묘사되지 않았던 상세한 설정과 로어들을 알브레히트 엔트라티 본인의 시점에서 서술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후에 업데이트 될 시네마틱 퀘스트 워프레임: 1999의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다른 어떤 조각들보다도 스포일러에 민감해서 열람시에 주의가 필요하다.

3.1. 여파

여파
The Aftermath
파일:빈 가로 이미지.svg
[ 1장 펼치기 · 접기 ]
맨 처음, 내가 바란 건 오로지 망각이 가져다 줄 안식뿐이엇다. 두 번째 잉태를 자아내는 네펜테의 수조 속에서, 나는 어떤 것에도 무지한 상태로 더다녔다. 보지도, 말하지도 않고. 드물게 내 뇌를 떠도는 빛이 잠시나마 비추는 것은, 오직 내 두개골 안에 아직도 스며든 그 동굴 벽화들뿐.

감각의 끝자락에, 나는 수면 너머 먼 곳에서 어머니와도 같이 부드럽게 노래하는 로이드의 희미한 인영을 느꼈다. 너무 검게 물든 나의 혀로는 차마 따라 읆조릴 수 없는, 그런 노랫말.

[ 2장 펼치기 · 접기 ]
스스로 쫒아나서기엔 너무 겁이 많았기에, 나는 그저 죽음을 기다렸다. 피차 모든 두려움의 아버지이건만, 그럼에도 나는 두려웠다.

흐르는 액체들은 내게 겁쟁이,라 속삭였다. 나는 태아가 그리하듯 온몸을 주먹처럼 틀어쥐며, 다시금 자신의 시야를 빼앗았다.

살아 있는 내 무덤의 진액을 타고, 삭막한 고통이 피어올랏다. 왜 이 서사는 스스로 끝나질 않았는가? 나는 왜 아직까지도 역할을 해내야만 하는가?

[ 3장 펼치기 · 접기 ]
고독에 스스로를 담그고 있던 나는, 더 이상 나 자신과의 독대를 견딜 수 없게 되었다.

나르 이끈 것은 용기 대신 혐오감이었다. 나는 현세로 이어지는 앏은 막을 찢고, 점막투성이의 허약한 몸으로 미끄러지듯 로이드의 품 안에 안겼다.

[ 4장 펼치기 · 접기 ]
그 뒤로 로이드는 나를 보살피며, 먼저 황폐하게 뿌리뽑힌 내 눈을, 그리고 더 이상 살갗 안에 숨어서만 웃을 수 없게 된 해골의 입을 치료해 주었다.

고통은 깊었지만, 동시에 깨끗했다. 허물 없는 사랑이, 내 안에서 핏줄기처럼 솟아올랐다.

나는, 살아가기로 했다.

[ 5장 펼치기 · 접기 ]
새로 돋아난 피부에 거칠게, 그리고 낯설게 닿아오는 의복을 입으면서도, 나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병사들이 가진 맹목적인 열의 따위, 내게는 없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그때와 똑같은 저주받은 질문이 나를 뒤쫒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 이 순간마저도, 그 의 일그러진 웃음 속에 아직 갇혀 있는 것이 아닌가?

[ 6장 펼치기 · 접기 ]
논리라는 장치만으로는 도저히 답을 찾을 길이 없을 테다. 그렇다면 남은 건 오직 확고한 행동 뿐이었다. 나 자신이 악마가 될 수밖에 없다면, 하다못해 정직한 악마가 되리라. 내 다음 행적으로 나의 본성을 증명하리라.

목적. 그 무엇보다도 환히 불타오르는 족적을 남겨 그 어떤 부정의 존재라도 그 안에 숨어들 수 없도록 하리라.
행성 데이모스, 해부의 성역 스캔 횟수 6

3.2. 카비아

카비아
The Cavia
파일:빈 가로 이미지.svg
[ 1장 펼치기 · 접기 ]
나는 대적자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로, 다양한 종류의 카비아들을 이용해 보기 시작했다.

주된 이론은 직관적이고 간단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했을 땐 이 어찌 안일한 생각이었는가, 하고 스스로를 혐오하게 된다. 냉소를 띈 보이드의 손에 풀어헤쳐진 나의 인간성은, 이제는 저 세상 너머에서 다시 나를 향해 히죽거리며 내 모든 고삐 풀린 악의와 옹졸함을 거칠 것 없이 들여다보고 있으니, 그에 응해, 나는 그 보이드의 정신에 인간이 아닌 것을 던져넣기로 마음먹었다. 이 그들을 대신 모방하게 되도록. 짐승에 가까운 존재라면 놈 또한 변변찮게 퇴화할 밖에 방법이 없을 터였다. 적어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 2장 펼치기 · 접기 ]
대다수의 카비아들은 그저 죽어나갈 뿐이었다. 나는 보이드에게 살아 있는 생물들을 주고, 보이드는 만신창이가 된 사체들을 되돌려 보내는 상황이었다. 죽은 생물들은 내 황량해진 연구실 여기저기에 피라미드를 이루듯 쌓여갔다. 나는 결국 실패한 사제에 지나지 않았다.

허나 일말의 유리 조각과도 같은 완강함이 아직도 내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계속해나갔다. 알맞은 조합의 생물들이라면 분명 통할 터였다.

[ 3장 펼치기 · 접기 ]
환각을 보여주는 네스타우드 잿더미 옆, 곁에서는 나무 뿌리를 너무 씹은 로이드가 구토감에 창백한 몸을 웅크리는 가운데, 나는 스스로가 저지른 실수를 깨닫고 식은땀을 흘렸다. 촉매는 유일무이함이었다. 그 속성이야말로 단조롭고도 획일적인 보이드의 관심을 이끈 매개였던 것이다.

오로[2]라는 존재의 실존 여부에 대한 진절머리 나는 논쟁 따윈 필요 없었다. 단일의 인격체를 완전히 구분할 능력 따위 동물들의 정신엔 없으니까, 물론 나의 칼리모스는 분명 예외적인 사례겠지만, 이 충직한 녀석을 희생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래야 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곧 저지르게 될 죄는 그보다도 더욱 참혹했다.

[ 4장 펼치기 · 접기 ]
나를 위해 온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서뷸라이트 암수 한 쌍을 밀수해 오느라, 로이드가 적지 않은 고역을 치렀다. 멸종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생물종, 이것이라면 보이드가 원하던 유일무이함에 걸맞을 터였다. 내 온몸은 내장 깊숙이까지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두 서뷸라이트를 세리글래스로 된 신혼 운송선에 태우고, 이에 더해 무게추 역할을 해 줄 소모용 조류와 노그 한 마리씩을 함께 실었다. 피상적인 균형이었다.

[ 5장 펼치기 · 접기 ]
한 마리를 제외하고, 그들은 모두 살아남았다. 다만 귀환한 그들은 변화해 있었다. 목격자. 혹은, 차라리 순례자일지도 모를 그들은 기이한 말로 벽 너머의 존재를 향한 찬양을 읆고 있었다.

나는, 그제야 내가 둔 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희생양들을 계속해서 밀어넣는 한, 내 죄책감은 오로지 깊어져만 갈 뿐이다. 내가 저지른 죄는 나 자신의 피를 통해 속죄해야만 한다.

[ 6장 펼치기 · 접기 ]
표준 연구실 위생 절차에 따르면 이들은 폐기되어야 할 터였다. 하지만 어떤 본능이 내 손을 붙잡았다. 보이드의 언어는 내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지만, 다른 자들 - 나보다도 보이드에 익숙한 자들은 - 어느 날 그 수수께끼를 풀어낼 지도 모른다. 형태 없는 것에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그들은, 어쩌면, 무언가의 의미를 얻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카비아들을 로이드에게 맡겼다. 도저히 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볼 수 없어서였다. 아직까지는.

로이드는, 본질적으로 선하고 상냥한 남자다. 내게는 과분할 정도로, 그리고 스스로의 진정한 가치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행성 데이모스, 해부의 성역 스캔 횟수 6

3.3. 두비리

두비리
Duviri
파일:빈 가로 이미지.svg
[ 1장 펼치기 · 접기 ]
두비리에서는, 매일 내 의 목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개어났다. 처음에는 쓰라린 양심의 가책에 거부감을 느꼈다. 단지 닮은 것 뿐이더라도, 내 손으로 버린 여자의 모습을 제대로 마주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대신 나는 스승 노릇을 하며, 어린 왕에게 그가 다스리는 땅의 경계 너머에 도사리는 위협에 대해 진언했다.

하지만 차츰 날이 갈 수록, 나는 오일러리아가 만들어낸 이 기묘한 등장인물들, 그리고 이들이 가진 목적을 인지해가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그 아이의 어릴 적 방 안에서, 오로지 그 아이의 기쁨만을 위해 나 자신이 처음으로 자아냈던 목소리들을 내 귀로 다시 듣게 된 것이다. 내게는 하찮기 그지없었던 이 선물을 그 아이는 소중히 지켰을 뿐만 아니라, 치유의 수단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아니, 치유뿐만이 아닌, 강건한 요새로.

[ 2장 펼치기 · 접기 ]
소중하기만 했던 지난 세월, 모범이라기엔 너무 어설픈 내 모습, 내 욕심, 내 요구,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내가 없는 동안 내 딸은 모두 이겨낸 것이었다. 그 아이의 자신감, 그 아이의 따스함 앞에 나는 그저 부끄러웠다. 나는 그 공포를 피해 도망치기 바빴지만, 그 아이는 어떠한가? 그 아니는 가장 약한 자들, 가장 잃을 것이 많은 자들과 함께 버티고 서서 그들에게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것이다.

[ 3장 펼치기 · 접기 ]
처음엔 오일러리아가 취하는 태도의 의미를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쏟는 그 아이의 관심은 단순히 목가적인 돌봄의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이야말로 무심의 존재를 향한 직격타였던 것이다. 그 아이는 놈의 차디찬 손길이 닿아올 바로 그곳에서 약자들이 강하고 굳건히 버틸 수 있는 법을 가르치고 있었고, 이런 그 아이의 온정의 행동은, 곧 소외와 절망의 존재를 향한 저항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 정도에는 못 미치더라도, 나도 무언가 할 수 있지 않을까?

[ 4장 펼치기 · 접기 ]
부끄러움이란 무기력한 상태지만, 동시에 가능성을 품기도 한다. 마음을 갈고 닦아 북돋움으로써, 마침내 회개로 도달하게 되기에.

나는 두비리에 변화를 불러오려 햇지만, 오히려 내 안에 변화를 불러온 건 두비리였다. 바로 내 딸의 창조물, 보이드의 태내에서 반향을 울리며 자라나고 있던 이 세상이, 방종에 빠진 비겁자의 길의 아닌 다른 길을 보여준 것이다. 나는 무력한 것도, 구제 불능인 것도 아니었다. 그 아이가 해낸 것처럼, 나 또한 맞서 싸울 수 있다.

[ 5장 펼치기 · 접기 ]
나는 오일러리아가 보여준 본보기를 따르기로 했다. 두비리 사람들에게, 나는 충고를 담은 이야기의 유산을 남겼다. 그 이야기들 속에, 나는 무한의 나선조차도 지우지 못할, 아니, 지울 수 없을, 공포를 심어넣었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그 땅으로부터 빠져나왔다. 그들의 기쁨, 그들의 슬픔으로부터, 나를 기리는 축하연으로부터. 그 아이를 통해, 그들은 이미 필요한 것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나 자신의 과업은 다른 지점으로부터 나아가야만 한다고,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나는 스스로의 힘으로 나 자신의 환영에 맞서, 그를 철저히 부정할 것이다.
행성 데이모스, 해부의 성역 스캔 횟수 5

3.4. 그릇

그릇
The Vessels
파일:빈 가로 이미지.svg
[ 1장 펼치기 · 접기 ]
나는 마치 구세주처럼, 양 손에 치유의 힘을 가득 채운 채 역병이 할퀴던 해의 주민들과 섞여들었다. 자진해서 나선 자에게는, 단순히 건강만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주었다. 그들의 몸은 완벽하게 준비되었고, 이제 필요한 건 내가 살던 시간에서 가져온 헬민스를 불어넣는 것 - 그리하여 변형의 연금술을 이루어내는 것뿐이었다. 그들은 부분적으로 워프레임이 되었지만, 자유 의지를 여전히 유지했으며, 그럼에도 강화되고, 보이드에 맞춰 조율되어, 충분한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 2장 펼치기 · 접기 ]
그들의 인간성은 오래 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내가 내린 구원은 결국 성수에게 잡아먹힌 인간들처럼, 그들을 집어 삼킬지도 몰랐다. 그리고 내 사도 중 엇나간 자들이 내게 대적한다면, 이 이상 내가 건낼 위로의 말은 없겠지.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나눈 계약이니, 우리의 희생을 통해, 역사는 구원받으리라, 고.

[ 3장 펼치기 · 접기 ]
그들의 충실한 의사로서, 나는 그들의 몸으로부터 반복적으로 샘플을 채취했다. 테크노사이트로 범벅이 된 그들의 세포를 보자, 새로운 발상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어쩌면 이 물질을 가져가 연구하면, 새로운 창조물을 빚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서둘러 그 샘플들을 데이모스로 가지고 돌아가 배양하기 시작했다.

[ 4장 펼치기 · 접기 ]
맨 처음 회색종이 가진 특이한 속성에 주목한 건 로이드였다. 괴물 같은 규모에 이르기까지 성장을 촉진하는 특성. 그 후 내 머릿속에선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다. 만약, 생화학적 공학 기술을 정확하게 적용해, 워프레임과 같으나, 훨씬 거대한 규모의 존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그러한 것들이 군단이라면 분명 대적자에게 대항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것들을 조율할 오퍼레이터를 찾을 수 있다면 말이다.

[ 5장 펼치기 · 접기 ]
그로부터 오래지 않아, 내 그릇 중 첫 번째가 형태를 맺었다. 거인에 맞서 싸울 거인 - 아서라는 그 남자의 인간성과, 발라스의 워프레임이 가진 해부학적 완전성, 그리고 회색종이 가진 거대한 잠재력의 융합체. 나의 구원자가 될 존재들.
행성 데이모스, 해부의 성역 스캔 횟수 5

3.5. 우리는 시작과 같이 끝을 맞이한다

우리는 시작과 같이 끝을 맞이한다
We end as we be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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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펼치기 · 접기 ]
모든 준비는 끝났다. 로이드의 조용한 눈빛은 내게 다른 길을 선택해달라 애원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충실히 내 명령을 따를 것이다.

과거로의 마지막 횡단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용서'라는, 극히 정신적인 문제에 있어 과학자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곰곰히 생각했다. 영혼의 연금술에 있어서는, 참회조차도 필연적으로 정밀히 계산된 작업이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그저 내가 망가뜨린 것을 다시 수복할 뿐. 단지 그뿐이다. 저울의 눈금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아득히 거대한 참회에 임하는 지금, 나는 어느 쪽에서건 흩날려 떨어지는 먼지들 - 먼지와 같은 사소한 삶들에 귀를 기울이진 않으리라.

옛 시대의 장인들은, 가장 오래된 땅의 영령들을 달래기 위해 피로써 회반죽을 빛어냈다고 한다. 우리 또한 그러한 지혜를 갖췄어야 할 것을. 하지만 이제 와 배우기에도 너무 늦지는 않았다.

시계 속의 모래는 흐르고, 순환로는 완성된다. 나는 그 시작의 장소로 돌아갈 것이다.

그 어떤 열렬한 계획이든 상관없이 업신여김의 말을 내뱉을 어리석은 무리 따위, 상관없다.
거래는 이루어졌고,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나는 시작과 같이 끝을 맞이할 것이다.[3]
행성 데이모스, 해부의 성역 스캔 횟수 1

4. 번외: Pom-2 로그

벽 속의 속삭임 퀘스트 클리어 이후 플레이어는 인간 로이드의 오른편에 위치한 알브레히트 엔트라티의 컴퓨터. Pom-2에 접속할 권한을 갖게 되는데, 이 컴퓨터에는 과거 알브레히트가 1999년으로 이동하기 전 시간 여행 장치를 사용해서 관측하고 기록한 미래의 플레이어 텐노의 행적과 근원계에서 벌어진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기록이 실제로 .txt 확장자의 텍스트 파일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이를 열람해서 지나간 메인 퀘스트의 스토리라인들을 복기할 수 있으며, 이는 오비터의 코덱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조각은 아니지만 알브레히트가 직접 남긴 기록이므로 편의상 본 문서에 같이 기술하기로 한다. 파일은 메인 퀘스트의 흐름에 따라 총 12개로 분류되어 있으며 동일한 내용을 공식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링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5. 해설

'여파' 코덱스는 데이모스의 네크랄리스크 로어에서 앞서 묘사되었던 알브레히트 엔트라티의 보이드 탐험 이후를 다루고 있다. 벽 속의 사람과의 직접적인 접촉의 여파로 시력과 목소리를 잃어버리고 겨우 생환한 알브레히트는 '네펜데의 수조'라 불리는 의료장치에서 재생치료를 받았으나 트라우마로 인해 외부와 접촉하길 꺼렸고, 자신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준 인간 로이드의 도움으로 겨우 치료를 끝내고 잃어버렸던 시력과 목소리를 되찾는다. 또한 신체를 재생하는 과정에서 알브레히트 엔트라티는 오로킨 귀족 계층 특유의 푸른 피부와 비정상으로 기다란 오른팔을 평범한 인간의 신체와 같은 수준으로 되돌렸고, 부상을 회복한 알브레히트는 이를 이용해 벽 속의 사람을 막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한다.

'카비아' 코덱스는 이후 인간의 정신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보이드 탐험에 동물실험을 대신 활용하기로 한 알브레히트 엔트라티의 행적을 다룬다. 벽 속의 사람이 자신을 모방하여 흉내내는 모습을 본 알브레히트는 지성을 모방할 인간 대신 지능과 인격이 없는 실험동물들을 보이드 너머의 영역으로 보내는 실험을 반복했으나, 실험동물이 죽어나가기를 반복할 뿐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거듭된 실패를 통해 벽 속의 사람이 대상에 흥미를 가지는 조건은 '유일성'이라는 결론에 다다른 알브레히트는 당시 멸종 위기 동물인 "서뷸라이트"의 유일하게 남은 암수 한쌍을 가지고 벽 속의 사람의 주의를 끄는 실험을 시도하여 성공했으나, 대상을 모방할 것이라 생각했던 벽 속의 사람은 예상 외로 암컷 개체인 민은 데려가고 수컷 개체인 태그퍼를 비롯한 다른 실험동물들에게는 지성을 부여하여 비인간 인격체로 만들어 돌려보낸다. 돌아온 실험동물들이 지성을 지니고 벽 속의 사람의 언어인 보이드어로 말하는 모습을 본 알브레히트는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카비아들을 통해 보이드어를 파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과 자신의 실수로 일어난 비극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폐기 절차를 무시하고 카비아들을 인간 로이드에게 맡긴다.

'두비리' 코덱스는 '사라져버린 두비리의 섬들' 코덱스에서 단편적으로 묘사된 두비리에서의 알브레히트 엔트라티의 행적을 본인의 시점에서 묘사한다. 최초의 보이드 탐험 이후 알브레히티 엔트라티는 연구를 거듭해 두비리에 접근할 방법을 알아냈으며, 학자의 도래지라 명명된 섬에 도착한 알브레히트는 그곳에 머물며 왕국을 다스리는 왕인 도미누스 트락스의 스승 노릇을 맡아 보이드 너머에 도사리고 있는 벽 속의 사람의 위협에 대해 전언했다. 한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구현하는 보이드의 특성상 두비리에 도착함과 동시에 알브레히트의 주변에도 당시에는 아직 어린 아이였던 데이모스의 어머니가 생겨났으나, 연구에 몰두하느라 딸을 소홀히 대했던 알브레히트는 죄책감을 느껴 처음에는 차마 어린 딸의 보이드 발현체를 마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딸의 발현체가 두비리의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을 본 알브레히트 엔트라티는 딸이 보여주는 자상함과 개인간의 연대가 바로 벽 속의 사람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무기라는 점을 깨닫고, 자신의 딸에게 직접 들려주었던 동화가 두비리로 발현된 것처럼 자신도 벽 속의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담은 우화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전해지도록 남겨두고 조용히 두비리를 빠져나온다.

'그릇' 코덱스는 1999년으로 시간이동을 한 알브레히트 엔트라티의 행적을 다룬다. 알브레히트가 이동한 1999년대의 지구는 유기물과 무기물을 가리지 않고 감염시키는 테크노사이트라 불리는 알 수 없는 역병이 만연해 있었고,[4] 알브레히트는 자신의 시대에서 유래한 오로킨 제국의 과학과 의학 기술로 테크노사이트 감염자들을 치유하는 한편, 자원해서 자신을 돕기로 나선 이들에게 발라스의 워프레임 설계를 이용해 자유 의지를 유지하면서도 워프레임의 힘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한편 테크노사이트에 주목한 알브레히트는 감염자들을 치료하면서 샘플을 수집한 뒤 이를 데이모스의 해부의 성역으로 도로 가져가 배양을 시작했고, 테크노사이트의 특성과 인페스티드의 특성을 융합한 새로운 생물종인 회색종(The Grey Strain)이 탄생한다. 회색종의 괴물 같은 규모에 이르기까지 성장을 촉진하는 특성을 본 알브레히트는 이를 이용하면 벽 속에 사람에 대항할 대형 워프레임의 제작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점에 주목하여 현재 해부의 성역 곳곳에 널려있는 '그릇'들을 설계하고 제조하기 시작하며, 이내 1999년대의 현지 협력자인 아서의 샘플을 이용해서 제작한 그릇 1호기가 완성되었으나 당시에는 아직 이를 조종할 오퍼레이터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나머지 그릇들은 선택받은 오퍼레이터와 인간 로이드의 손에 맡기기로 한다.

'우리는 시작과 같이 끝을 맞이한다' 코덱스는 가장 마지막으로 해금되는 기록으로, 시네마틱 퀘스트 '벽 속의 속삭임'의 프롤로그에서 마지막으로 1999년으로의 여행을 떠나기 전 알브레히트 엔트라티가 직접 작성한 코덱스이다.



[1] Conceptual Embodiment. 작중에서 보이드의 영향이 현실에 실체화하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이다.[2] Oro. 워프레임의 세계관에서 오로킨어로 "영혼"을 뜻한다.[3] 조각의 이름이기도 한 이 문장은 보이드어로 "시간"을 의미하는 레퀴엠 크라(Khra)의 마지막 구절과 동일한 문장으로, 벽 속의 퀘스트 마지막에 등장한 알브레히트 엔트라티도 동일한 대사를 읊는다. 자세한 내용은 Warframe/레퀴엠 참조.[4] 다크 섹터의 설정인 '테크노사이트 바이러스'가 워프레임 인게임 내에서 공식적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해당 코덱스는 다크 섹터와 워프레임간의 통합 세계관 또는 영원론에 기반한 융합 세계관의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