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군복지단 소속 판매병들 | ||
육군 PX병(출처) | 해군 PX병(출처) | 공군 BX병(출처) |
※ 국군복지단은 국방부 직할부대로 국방부장관의 지시만 받으며, 육/해/공군 참모총장의 지시를 받지 않는다. | ||
해군은 민영화(GS25) 상태이다. 부대 규모가 작거나 해군 함내 PX병인 경우 일과 때엔 다른 보직으로 일하다 일과가 끝나면 이를 겸직한다. |
1. 개요
통칭 "피돌이". 편제상 정식 명칭은 복지지원병이지만 보통 PX병 혹은 판매병이라고 부른다.보통은 꿀보직으로 취급받는 직책[1]이다.
폐지된 보직이다. 다만 수천 개에 이르는 PX들을 모두 민간판매원 혹은 공익으로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따라서 판매병 편제가 아직 살아있는 부대도 있을 수 있고, 비편제 보직으로 판매병을 운용하는 부대들도 있을 수 있다.
취사병과 마찬가지로 남들이 쉬는 시간에도 근무하는 특수근무자에 속하지만 지휘관 재량이 있기 때문에 추가로 근무까지 서는 PX병도 많다. 취사병과 동급으로 토, 일요일에도 근무를 하게 되기 때문에 취사병 못지않게 바쁜 편. 육체적인 업무강도야 취사병보다 높지 않다. 단 행정적인 업무가 많기에 육체적인 업무강도만으로 전체를 따질 순 없고 일장일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히려 잡일이 많은 행정병에 가깝다. 특히 야간 개인정비시간 중에도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데, 해당 시간에 핸드폰 사용이 허용된 이후로는 타 병사들에 비해 상대적인 처우가 더 낮아진 편이다.
2. 하는 방법
2.1. 과거
이 보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육군은 신교대에서 복지지원 주특기를, 공군은 기훈단에서 회계 특기를 받아야 한다. 통상 희소 특기이기 때문에 복지지원/회계 특기 받기가 힘들다. 복지지원 특기를 받으면 보통 지역 PX를 관리하는 각 지원본부나 복지단 본부로 배치되기 때문에 복지지원 주특기를 받고 PX병이 된 사람은 아마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단, 회계 특기는 재정처보다 오히려 BX[2]병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위에 2014년부터 현역병은 여기로 안보낸다고 했는데 개뿔이고 2018년에도 여전히 현역 BX병이 존재한다.두번째로는 본부중대(포대) 소속으로 배치받을 경우 기존의 병사가 상병 말이나 병장인데 부사수가 없다면 갓 들어온 신병이나 짬도 없고 경비나 지원쪽에서 중요한 보직도 아닌 병사들 중에서 슬슬 꾀어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세번째는 희소한 경우로 소위 빽을 써서 높으신 분들의 공작으로 배치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일 없다. 특히 밑에서도 나오지만 PX병은 결코 신의 보직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애초에 빽을 쓸 가치가 없다. 그러나 아직도 뒷배경으로 들어왔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상근예비역이 담당하기도 한다. 특수케이스로 본부대나 본부중대에서 사람이 없어 다른 중대나 다른 곳에서 위탁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런 경우는 예외적인 경우다.
2.2. 현재
공식적으로 폐지된 보직이기 때문에 모집병들처럼 직접 지원해서 들어갈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 다만 편의점 알바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정말 장사가 잘 되는 몇몇 예외들을 제외하곤 아직도 꿀보직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인지 몇몇 부대들은 암암리에 군무원이나 상근 대신 허리부상병들과 같은 잉여 병력들을 박아놓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이 고착화된 부대들은 간혹 신병 중에서도 PX병을 뽑곤 한다.3. 임무
PX병의 임무는 PX 안에서 상품진열 정리 및 계산 정리 그리고 입고되는 상품들을 창고에 보관・진열하거나 PX에 들어오는 일반장병들을 돕거나 상품판매를 하는 역할을 한다.주 임무는 아침점호 직후 매장에 들어가 소위 말하는 'POS'를 켜 매장 내 재고 확인과 유통기한이(통칭 '시효'가 지났다는 표현을 쓴다.) 지난 물건을 정리하고, 매장이나 창고를 청소하고 물건 배치와 진열을 한다. 그리고 판매시간(주로 10시부터)이 되면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고객들을 상대로 물건을 팔아야하고, 또한 군납업체로부터 전날에 청구한 물건들이 쉴새없이 트럭채로 들어오므로 중간중간마다 물건을 수령 후 재배치하고 진열을 또 해야한다. 또한 대대급 이하라서 관리관이 발주를 넣지 않는 부대라면 상품 발주까지 넣어야 된다. 그 밖에도 내부 전산체계로 지원본부에서 내려오는 잡다한 업무까지 덤.
게다가 짬짬이 점장이 들러 이런 저런 주문을 내리고, 또 복지단에서 여러 임무(내부 자체 검열, 광고판 부착, 복지단 내 각종 혜택 홍보 등등)를 빠짐없이 수행해야 한다. 이런 짓을 저녁때까지 계속 한다. 그리고 가장 잘 팔리는 시간인 저녁이 되면 그야말로 눈코 뜰새없이 바빠지며 그야말로 병사와 간부들이 쉴새없이 밀려온다.
이 와중에 바쁜 틈을 타 도둑질하는 병사가 없나 감시도 해야하며, 교대로 중식과 석식을 해결한다.[3] 점호가 끝나도 일일정산과 더럽혀진 매장, 탁자, 전자렌지 청소를 해야 하기에 개인정비가 여의치 않다. 또 점호가 끝나고 잠들라치면 당직사령이나 부대 관계자의 요구에 자다 일어나서 매장을 열고 물건을 판매해야한다. 다만 규정상으로는 안되는 일이지만 계급과 짬이 높으면 열어야 된다. 현재는 대부분의 px에 민간인 판매원 내지 점장이 상주하게 되어 간부 마음대로 px를 열게 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든 편이다. px포스의 경우 개점과 폐점 시 국군복지단 지원본부에 해당 개/폐점 로그를 전송하게 되는데, 비정상적인 운영내역이나 결손 등이 발생하는 경우 지원본부에서 연락 내지 감독을 하게 되고, 이는 해당 지점 민간 근로자의 인사에 반영되기 때문에 점장이 못 열게 한다.
특히 예비군 관리대대에 속한 PX의 경우라면 예비군훈련을 받으러 부대를 방문한 예비군 및 예비역들이 PX 이용을 많이 한다. 때문에 피크 타임에는 인원을 추가로 충원시켜 PX병을 도와주는 것이 보편적이다.
사회 출신상에서는 군 입대 전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에서 알바 또는 정직원 등으로 일한 적이 있는 사람이 한다고 생각하지만 예외로 사회에서는 그런 경력은 없는데 부대본부의 사정 등으로 처음 이 일을 시작하였다거나 인원 충원 목적 등으로 배치된 경우가 있다.
취사병과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주말과 휴일에는 당연히 쉬지도 못하는 편. 평일 일과는 그렇다치고 취사병과 마찬가지로 주말과 휴일에도 일하기 때문에 늘상 바쁜 편이다. 특히 주말과 휴일 일과가 없는 일반 전투병들이 많이 몰릴 때는 피크타임격으로 돌입하기도 할 정도.
그렇기 때문에 중대 안에서는 취사병과 마찬가지로 NPC와도 같은 존재로 알려져 있었다. 취사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새벽에 기상하지 않으며 매일 아침에 열리는 점호에도 참여한다는 점이 있다. 취사장과는 달리 PX는 매일 아침 점호 이후인 오전 10시에 개점하기 때문.
사회에서와 달리 정당한 대가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그나마 대가라곤 반기(6개월)마다 주라고 복지단 측에서 각 제대에 권장 하는 위로휴가인데, 이게 어디까지나 권장 사항일 뿐이라 그냥 무시하거나, 휴가를 주긴 줘도 1인 근무 체제라 휴가가 있어도 제때 나가기 힘든 경우가 많다. 게다가 현재 근무하는 대부분의 px병들은 비편제보직으로 대충 아무 소총수나 데려와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은 일대로 했는데 부대에서 위로휴가 지급을 제대로 안 해줘 인사과장이랑 대거리를 해야 되는 경우가 속출한다.
훈련을 안 뛴다는 이미지와 달리 규모가 적다싶은 부대는 필연적으로 동원된다. 훈련 와중에 PX물품을 파는 것은 아니고 훈련 중 경계근무나 진지구축, 작업, 취사지원 등 행정쪽만 아니면 온갖 구멍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 또한 사수 부사수가 있다면 상반기 훈련은 사수가 뛰고 후반기는 부사수가 뛰는 식으로 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짬 좀 먹은 PX병들은 다른 병사들 못지않게 훈련이나 근무를 꿰고 있는 병사들도 많고, 주로 특근자들끼리 합치는 분대같은 경우 분대장을 맡기도 한다.
3.1. 국군복지단 직속
국군복지단에서 직접 운영하는 거대한 쇼핑타운 내의 PX에서 일한다. 일반 부대에서는 볼 수 없으며, 3군본부가 위치한 계룡대, 각종 기행학교가 소재한 자운대 등 특수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특히 이런 부대의 경우 민간판매원을 우선적으로 충원함으로 현역 판매병을 찾아보기가 꽤 힘들다.또한, 단본부나 지원본부, 지역대에도 PX병이 있는데, 이들은 통칭 보급병으로 통한다. PX에서 일하기보다는 중직 (중간직송) 트럭에 중직품을 싣는 일을 주로 한다. 지역대의 보급병은 5명 정도, 지역본부도 10명이 넘지 않아 이들의 업무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3.2. 군단/사단/여단급 본부대 및 연대 PX[4]
대개 규모가 상당하고 PX관리관이 직접 경영하기에 이곳 PX병은 거의 편돌이나 다름없다.[5] 그냥 성실하게만 하면 그럭저럭 할만하지만 짬 좀 먹으면 환장한다. 다만 연대라도 지역방위사단의 예비군 교육연대과 같은, 좀 큰 중대수준의 편성을 가지고 있는 부대의 경우 아래의 경우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3.3. 대대 PX
단위 마트인지 위탁 마트인지에 따라서 업무가 크게 갈리긴 하지만, 대개의 경우 PX병에게 권한을 일임하므로 이곳에서는 PX병이 사실상 PX의 CEO. 일반적인 편의점의 점장+알바생과 다를 게 없다. 보통의 인식으로는 물건을 받아서 판매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꽤나 할 일이 많은 보직. 판매 뿐만이 아니라 물건 청구[6], 수령, 반납 등 재고관리부터 시작해서 각 지원본부에서 내려오는 지시사항들(벽면광고교체, 할인행사 홍보, 불량상품 반납, 상급부대 검열 준비 등등), 매장 청소, 물건 배치, 창고 관리 등 대부분의 업무가 PX병의 권한 안에 있다. 그에 따른 책임도 분명히 존재한다. 자세한 내용은 후술.PX관리관(점장)이 직접 관리하지는 않지만 수시로 찾아온다. 보통 상급부대(복지단, 지원본부)의 지시사항을 이행했는지 확인하거나, 매장의 상태(정리정돈, 재고상태)등을 확인하고, 금고에 남아있는 현금을 조정하는 일이 끝이지만[7], 관리관의 성격 자체가 시작부터 PX병을 믿지않는 타입이거나, PX병 하는 짓이 정말 답이 없어보이면 직접 컨트롤하기는 한다. 일반적인 편의점에 비유하자면 상부에서 감사를 나와 트집을 잡는 본사 직원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다만 관리관이 판매병들의 생활 여건에 관심이 많을수록 중대장 및 행보관에게 근무 열외나 휴가 건의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 마냥 잔소리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몇몇 간부 출신 관리관들은 해당 부대 대대장의 사관학교 선배라던가, 중, 소위때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판매병들의 애로사항들을 꼬박꼬박 지휘부에 반 강제적 건의를 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 1, 2번의 경우는 아저씨일 뿐이고, 대개 3번의 경우를 피돌이라고 부른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쉬는 날이 전혀 없어서(휴일이야말로 PX가 풀가동되는 날이다.) 개인정비가 상당히 취약하고, 내무실 안에 있을 수도 없어서 상병때까지 줄창 갈굼의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다만, (훈련 열외 안 시켜주는 부대가 더 많다.)[8] 몸만은 종종 편하다. 짬밥이 좀 쌓이고 부사수가 생기면 PX는 말 그대로 PX병의 천국이 된다.
병장때 천국을 보내기 위해 1년 반을 구르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위와 같이 병장 때까지 부사수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꽤 많다. 행정보급관의 입장에서는 계산능력이 있는 행정병스타일의 어느정도 똘똘한 인원을 중대에서 빼내야하는 상황을 아까워하는 경우가 많고 이미 존재하는 PX병이 힘든 티를 내지않는다면 별 관심이 없기 때문. 행정보급관이 PX에 관심이 가는 때는 결손이 상당히 많이 나와 PX관리관이 행정반에 쳐들어가는 경우나 면세주류가 들어오는 때 빼고는 그다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3.4. 독립중대 ~ GOP[9] 비상설 PX
이 경우 대대에 비해 수요도 적기에 부지도 작고, PX병 역시 타 보직을 가진 병사를 차출해 겸업시킨다. 그래서 다른 병사들과 작업하다가도 물건이 오면 PX로 가야 하고, 소속 부대에 중대한 일이 생겨도 닫고 가야 한다. 게다가 휴가나 외박을 갈 때 땜빵할 사람이 없으면 그 기간 동안 PX 자동통제. 더구나 PX병이 짬밥이 되면 문 열고 닫는 시간도, 날짜도 지 마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게다가 자체 창고 없이 주1회[10] 대대나 연대 PX에서 수요가 높은 기호품 위주로 가져와 채우는 구조이기에 특정 물품이 동나도 바로바로 채워지지 않고 그 외의 비인기 품목들은 들여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4. 단위 마트와 위탁 마트
정확히 말하자면 PX는 단위/위탁 2가지로 구분한다. 단위는 본점이라고 해서 부대에서는 판매병 및 시설을 지원하는 것이고 운영에 관한 것은 PX관리관이 전적으로 담당한다. 이 책임을 맡고 있어서 결손이나 기타 문제들을 처리하며 보통 대대급 이상의 부대들이 단위점이다.위탁은 보통 규모가 작고 매출이 적은 중대 또는 대급에서 설치되는데 부대에서 운영에 관한 책임을 지며 관리관은 운영을 하는데 도움을 줄 뿐 책임은 지지 않는다. 관리관이 책임은 지지 않지만 관리관의 매출 목표액에는 포함이 되기 때문에 목표액이 부족하다 싶으면 신경을 쓰고 그렇지 않으면 잘 신경쓰지 않는다. 관리관은 단본부에 현금송금을 하기 위하여 돈을 가지러 가거나 기타 필요한 일들 이외에는 위탁에 잘 가지 않는다.
결국 위탁 마트의 책임 운영을 본부포반이나 본부대 및 본부중대 행정보급관이 담당하게 되는데 결손이 날 시 위탁 마트 판매병은 털릴 것을 각오하여야 한다. 게다가 보통 단위 마트의 판매병들의 보직이 판매병에 올인하는 반면 위탁 마트 병사들은 자신의 특기와 보직을 따로 가지고 있으면서 근무란 근무는 다 들어가고 혼자서 개인 정비 없이 판매를 담당해야 한다.
단위와 위탁의 차이는 앞에서 말한 책임의 소재 이외에도 시설, 물품종류 등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위탁마트의 열악한 실상에 대한 복지단 측에서의 개선이 아주 조금은 이루어져서 이제는 위탁마트에도 전부 인터넷이 설치가 되어 물품 청구 정도는 위탁마트에서도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게 되긴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단위 마트에 비해 열악한 것은 사실.
관리관에게는 매월 PX의 매출액의 일정액만큼 '안전유통액'이라는 돈이 들어온다. 과거에는 관리관이 직접 병사들에게 나누어주는 식이었지만 2011년을 즈음해서 국군복지단에서 직접 관리관과 관리병들의 계좌로 입금해주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관리관은 이를 받아 유류비나 식대비 그리고 결손시 처리하는 데 쓴다. 매출액이 높은 곳을 많이 맡을수록 이 돈은 커지기 때문에 관리관에게 여유가 생기며 이 돈으로 판매병들에게 간식을 사주는 경우도 많고 결손이 나도 관대하게 넘어가준다. 물론 매출액이 적은 PX에서는 이런 것을 바라면 안 된다.[11] 이 돈의 사용은 영수증 처리를 하게 되어있고 지원본부장에게 직접 결제를 맡아야 되기 때문에 횡령은 하기 힘들다. 그래도 하는 사람은 꼭 있다. 그 덕에 해마다 알 수 없는 어떤 곳에서 감사가 종종 나오기도 한다.
2014년부터 국군복지단의 정책 변경 및 예산 감소에 따라 안전유통액 제도 자체가 폐지되었다. 그래서 PX 관리관은 큰 마트를 할 이유가 사라져 전방에서 후방으로 가는 추세. 그래서 인수인계 재물조사가 쏟아져나오고 그것은 또다시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5. 판매병의 실상
3.3에서 서술한대로 PX의 전반적인 운영을 전부 담당하고 있다. 규모가 중간 이상인 마트의 경우 한 사람이 맡기에는 상당히 벅찬 업무이기 때문에(편의점 하나를 알바생 한 명도 쓰지않고 운영한다고 생각해 보라.) 국군복지단에서도 2명을 배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권장'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게, 대부분 대대급 부대의 편제에서는 PX병이 아예 없거나 본부중대(포대)에 한 명만 나 있기 때문에 이를 싸그리 바꿀 일이 없는 이상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도한 업무량을 제외하고서라도 고충은 이뿐만이 아니다.일단 가장 대표적인 오해 두 가지를 서술해 보면 이렇다.
- 꿀보직이다? : 군대가 다 그렇듯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PX병은 조건만 맞으면 충분히 꿀보직이라 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조건이 어마무지 빡세다는 것이지만.
- 자신 이외의 다른 복지병이 있어야 한다 : 만일 혼자서 복지병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개인 정비 시간이 전혀 없이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PX 업무 자체는 대대급 정도에서라면 어떻게든 좀 쪼들리지만 혼자서 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빨래, 세면, 샤워 등등 기초적인 정비조차도 남들 다 하는 시간에 하지 못하고 저녁 판매 종료 이후 점호까지 얼마 남지도 않은 시간에 전부 해결해야 하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주말? 주말 및 휴일은 PX병에게 있어 피크 타임이다. 결국 활동복 입는 것 빼면 평일과 별로 다른 게 없어진다. 심지어 담당 점장이 착한 사람이라서 기꺼이 자신의 일을 휴가 동안 대신해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휴가조차 나가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2명 이상이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부대에서 복지지원병 편제는 본부중대(포대)에 단 1자리 뿐이며, 정규 편제가 아닌 지원병을 준다 해도 똘똘한 애들은 내주기 싫으니 대부분 관심병사에 가까운 자원들을 준다. 그리고 그런 자원들은 금품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PX에선 받아봐야 사고만 안 치면 다행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사실 상술했듯이 업무 자체는 어떻게든 혼자서 수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혼자 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 부대원들을 잘 만나고, 될 수 있으면 사이가 좋아야 한다 : 운이 나빠서 질이 안 좋은 사람들이 모인 부대에서 PX병을 하게 될 경우, 시비에 휘말리거나 절도나 외상을 가장한 무전취식 등으로 결손금이 상당해져 매달마다 점장에게 털리고, 간부들의 경우 1년 할당량 이상의 면세주류를 판매하라고 닦달해대고 수시로 외상 달아달라고 하고 각종 심부름 셔틀을 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런 최악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병사들이고 간부고 PX는 꿀이라는 인식이 대세고 뭐가 어떻든 딱히 인식이 없기 때문에, 무질서하게 쓰고 돌아가는 경향이 있고[12] 뒷감당은 PX병 몫이다. 현실이 이러니 부대원들은 꿀보직 주제에 이래라 저래라 말이 많다고 PX병을 욕하고 PX병은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저글링들이라고 부대원들을 욕한다.[13] 게다가 자신들이 뺑이칠 동안 트럭에서 물품들을 하역한 뒤 매장이나 창고에 들여놓고 재고파악하는 모습에 PX병이 꿀 빤다는 소리에 공감해줄 인원은 많으나 PX병을 감싸줄 동료 선임도, 후임도, 간부도 부대 안에는 흔치 않다. 그래서 부대원들과 척을 지고 사는 생활을 PX가 정상화되거나 본인이 PX병에서 짤릴 때까지 해야 할 수도 있다.
- 부대에서 각종 편의를 봐줘야 한다 : 보통 PX의 평일은 각종 청소, 창고 정리, 판매물품 수령, 진열, 시효품 색출 등의 업무를 하게 된다. 만일 자잘한 훈련과 주간근무를 빼주지 않는다면, 외부에서 오는 화물차 아저씨들은 PX병을 기다리는데 PX병은 탄약고에서 내려갈 수 없거나, 훈련 때문에 PX에 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런 경우 부대나 화물차 아저씨들이나 PX병이나 매우 난감해지며[14], 최악의 경우 복지단 검열이 예고되어 있는데 훈련과 근무 때문에 준비를 못 하고 재물조사관들에게 탈탈 털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유격 등의 큰 훈련이나, 사람이 부족할 경우 야간 근무까지는 어쩔 수 없는 경우는 있다.
이상의 요소들 중 하나라도 미비되게 되면 꿀보직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고, 두 개 이상이 미비되게 되면 슬슬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고, 세 개 다 미비된다면 그야말로 사람 사는 몰골이 아니게 된다. 문제는 이 세 조건이 다 지켜지는 부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약간의 몸의 편함을 대가로[15] 종합적으로 말하면 저 세 가지의 조건이 상술한 대로 미비하다면 연중무휴로 일해야 한다. 물론 새벽에 근무까지 서면서 다른 보직과는 다른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보직이다. PX병 자살율이 괜히 높은 게 아니다.
2. 식품들 유통기한 지나면 PX병이 다 먹는다? : 엄밀히는 못 먹는다. 민간 편돌이와는 달리 PX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났을 경우 빵이고 냉동이고 뭐고 다 반납송증 끊어서 물건과 함께 반납해야만 한다. 절대로 유통기한 지났다고 마음대로 폐기 찍고 임의로 처분할 수가 없다. 애초에 폐기 처리할 수 있는 방법조차 POS 프로그램에서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유통업자분들은 그냥 먹으라고 반납송증만 가져가고 물건은 그냥 둔다.
간부들은 결손금 안 나고 술만 제때제때 들어오면 PX에 터치를 하는 경우가 전무하다. 어차피 PX가 어떻게 되든 딱히 본인들이 책임질 일이 없거나, 있어도 자기 원래 업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16] 특히 연대급 이상의 경우 PX관리관의 존재 때문에 따로 독립된 처부장이 관리하는 부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더욱. 터치가 없다는 건 좋은 의미도 있을 수 있지만, 다르게 말하면 PX를 얼마나 귀찮게 하든 쉴드 쳐 줄 간부가 없다는 소리도 된다.[17] 또한 터치를 안 한다고 해도, 외상 요청이나 심부름 요청, 면세주류 할당량 초과분 부대행사 판매 요청 등의 병영부조리는 뿌리 뽑으려 해도 잘 안 뽑히는 고질병이다.
단 재수없는 PX병은 휴가도 못 가는데 작업도 열외 못 타고 근무도 열외 못 타는데 복지단의 감사는 감사대로 나와서 일반 전투병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근무 작업 훈련의 삼요소를 열외 못 타면 PX병은 헬보직 중의 헬보직이 된다. PX병이 힘든 제일 큰 이유는 남들 쉴 때 못 쉬기 때문이다. 자고로 남들이 다 쉴 때 쉬는 게 좋은 거다. 유격훈련 나가서도 남들 다 쉴때 PX병은 남들 먹으라고 물건 팔고 있다. 그만두고 싶어도 간부가 시키고 그만두기 쪽팔리고 후임이 없어서 못 그만두는 PX병이 얼마나 많은지 알 필요가 있다.
다른 보직에 비해서 극히 제한적인 휴식시간을 갖는 보직이기에 그에 따른 보상휴가가 존재하긴 한다. 부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보통 반기당 4박 5일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주 운이 좋은 경우에는 부대지침에 따라 분기당 4박 5일을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국군복지단에서도 판매병의 복지와 휴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가지고 있지 않고 또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지원부대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보상휴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동안 대리인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휴가를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흔히 존재한다. 훈련이 열외가 안 돼서 같이 뛰는 경우에도 훈련포상휴가 선정에서 보내주지도 않는 보상휴가를 핑계로 제외시키는 경우도 허다하다.
게다가 물품 수령에 재고 파악에 시효품 관리, 매장 관리, 날마다 일일 결산에 월말은 월말대로 월말 결산 때문에 점호때 늦게 오거나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수시로 국군복지단에서 불시로 재물조사 점검이나 감사가 나오며 따로 의무대에서 군의관이 의무병들을 대동하고 위생점검 와서 피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복지단에서 정기적으로 나오는 감사는 판매병은 물론이고 점장까지 피를 말리게 한다. 애초에 털러 오는 것이 목적이다보니 정말 얄짤없이 샅샅이 턴다. 일단 간단하게 매장 상태가 깨끗한지부터 시작해서 진열 상태, 창고 정리는 기본이고 이것을 무사히 통과하면 그때부터 시효품이 지난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를 찾아내고 서류 정리 상태가 잘 되어있는지, 재고가 제대로 맞는지, 그리고 업자와 결탁해서 물건을 착복하거나 미불한 사례가 있는지 점장이 유통액을 공평하게 나누어 주고 있는지 등등 별의별 것을 다 조사한다. 위에 언급한 항목들의 종합선물세트. 그리고 만약 이 중에서 한 가지 문제점이라도 있다면 그대로 사진이 찍혀서 정기 감사 결과에 반영이 되고 만다. 그 후 결과는 불보듯 뻔한 일.
또한 일부 사수가 부사수를 짬시키고 자기는 어딘가로 잠적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고 부사수가 어리버리하거나 개기거나 일을 못하는 경우는 정말 대책이 없는 보직이기도 하다.
특히 위탁 마트의 경우 판매병의 처지가 굉장히 복잡해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위에서 말한 위생점검의 경우 말 그대로 매점에 먼지 한톨 없어야 하며 유통기한을 전부 확인해 봐야 하고 대체 위생과는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진열 줄맞추기도 보는 해괴한 검열이므로 전 판매병이 다 몰려들어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필연적으로 문을 닫게 된다.
PX병의 경우 실수 = 금전적 손실이기에 대부분의 PX병의 경우에는 항상 신경이 날카로우며, 대부분 연중무휴로 일하고 있기에 인상을 쓰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생활관에서 절친한 병사라도 특별히 대해주는 모습들이(기다리는 순서를 건너뛴다거나, 취식 불가능한 PX 안에서 음식물을 먹고 있는다거나) 다른 중대 병사에게 포착되면 자기 중대라고 차별한다고 긁히기 십상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그 친한 병사가 이해심이 부족하고 막무가내인 선임이라면 답이 없어진다. 앞으로 치이든 뒤로 치이든 그냥 치이고 살 수밖에.
PX의 포스기의 경우 개점시간 및 판매시간 그리고 마감시간이 실시간으로 해당 복지부대로 정보가 올라가기에 열기 싫다고 열지 않을 수는 없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복지부대에서 마감자료 전송해 달라고 칼같이 전화온다.
때때로 병사들이 PX병들을 소원수리로 보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 무엇보다도 가장 서글픈 건 이런 고충들을 사람들이 몰라준다는 것이다. 그저 꿀빤다는 소리만 들려온다. 그리고 이 실상을 적나라하게 반영한 소설이 이것.[19][20]
이러한 PX병이 땡보직 취급받게 된 유래는, 77군번의 말에 따르면 예전엔 방위병이 PX를 담당했다고 한다. 방위병은 알다시피 18시 이후면 딱 종료인 데다 옛날에는 지금과 같은 POS시스템이 없었으므로 착복, 비리를 통해 얻는 금전적 이득도 상당했었으므로 이런 이미지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게 아닌가 싶다. 현재도 상근예비역인원들이 PX병을 담당하는 부대가 존재한다.
5.1. 사수와 부사수
보통 점주 역할로 짬 높은 사수와 알바 역할로 부사수가 투입된다. 이후 사수가 전역하면 부사수가 그 사수 자리 그대로 물려받는다. 워낙 이런저런 일이 많다보니 얘기거리도 많아서, 착한 사수면 어디 놀고있다가도 부사수가 통제에 애를 먹고 있거나 자기보다 짬 높은 선임한테 쩔쩔매는 순간이 오면 등장해서 상황 정리해주고 또 어디론가 사라지는 일도 많고, 나쁜 사수면 전역할때 양주 뽀려가는 거 걱정부터 해야한다.[21]부사수도 에이스랑 폐급으로 나뉜다. 주로 편의점에서 알바하다 온 부사수들이 에이스급으로 불리지만, 이들이 가끔 사회시절 버릇 나와서 유통기한 다된 물건, 소위 '폐기품' 집어먹다가 반납수량 안 맞을때는 사수 헬게이트 시작. 또 꿀보직이라는 세간의 인식 때문에 폐급들도 꽤 자주 오는데, 이런 애들이 오는 순간도 사수 헬게이트 시작이다. 가장 악질인 건 역시 절도 및 횡령.
5.2. 술
이곳은 군대 유일의 '술 창고'라는 던전을 보유하고 있다.[22]당연한 이야기지만 면세주류이므로 엄청 싼 가격[23]에 판매하기에 간부들이 술을 잔뜩 산다. 간혹 당직 서는 간부들이 잠자는 PX병을 깨워서 꺼내오라고도 시킨다.
이렇게 싼 가격에 보급하는 면세주류이기 때문에 간부들마다 1년에 구매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다. 때문에 구입할 때 간부 본인의 군번을 입력해서 할당량을 제하고 판매하는 형식인데, 문제는 짬이 좀 되는 간부들의 경우 자기보다 후임 간부들의 군번을 마구 가져와서 할당량을 강탈해가는 경우도 은근 빈번하다.[24] 특히 짬대령이나 대대장 급이 이러는 경우가 빈번하다.
간부들은 언제나 할당량 이상의 술을 원하기 때문에 판매병에게 잘 보여야 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25]이 벌어지기도 하고, 판매병이 이를 잘만 활용하면 부대 내 간부들을 마음대로 주물럭거릴 수 있는 경우가 생긴다. 판매병 입장에서도 간부들과 잘 지내서 나쁠 거 없고, 간부들 입장에서도 판매병과 잘 지내면 술을 더 많이 살 수 있다는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술은 매우 무겁다. 1.5리터 음료수와 함께 보급품 톤단위의 주범일 정도.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부대행사로 맥주 캔 수백개와 소주 수십상자가 불출되는날에는 일단 술 보급이 한달 단위로 오는지라 술을 받는 날이면 10~20톤 트럭분량의 술을 실어날라야 한다. 그런데 PX를 지원하는 국군복지단의 지원본부에서는 앞에서 말한 이 정도의 양을 보내주는 게 일이기 때문에 거의 매일 아침 PX로 보내질 술을 차에 싣는 작업을 한다.
가끔 말년 병장들이 술을 꺼내먹는 사고사례 또한 존재하는 무시무시한 던전이다. 심지어 부사수가 말년병장들과 양주를 들이키는 꼴을 본 사수가 헌병을 부른 사고 사례도 있고 연대 이하급에서 짬이 안 되는 PX병을 협박해서 술을 빼먹다 걸리는 일도 있거나 병사들이 몰래 창고를 털어 술 훔쳐먹다가 걸려 영창가는 등, PX병 입장에서는 술은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군생활을 천국으로 만들 수도 있고 헬게이트를 열 수도 있는 애증이 담긴 품목이다.
다만 병사들의 경우 짬이 좀 있을 때 친한 간부에게 잘 핑계를 대서 출타 전날 간부 할당량으로 술을 구매한 뒤 당직사관에게 맡겨두고 다음 날 휴가를 나갈 때 가지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일부 영내 PX의 경우 병사는 지휘관 재량에 따라 출타 당일에 한해 PX에서 주류를 구매해 나갈 수 있기도 하다.
5.3. 행정적 문제
위에 나열된 PX병의 실상이 열악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시스템의 모순 때문이다. 현재 PX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관은 국군복지단이고 실제로 인트라넷 내에서 복지단 보급 판매 시스템을 통해 물품 수령 및 청구, 판매액 송금 등에 대해 각 지역 지원본부를 통해 관리를 하고 있다.하지만 문제는 복지단에서 현실적으로 판매병들에 대한 관리는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관리하기에는 너무 숫자가 많다. 일단 전국에 분포해 있는 부대의 수,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수의 PX, 그리고 그 PX의 수보다 더 많은 판매병의 수를 감안한다면 지원본부 단위로 전국을 쪼개서 관리를 하고 있더라도 절대 통합관리가 불가능하다. 그런 이유로 인해 현재 국군복지단은 판매병에 대한 권한은 피지원부대, 다시말해 PX가 소속된 부대에 일임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PX에 들어오는 물품과 판매에 따라 나오는 수익금, 그리고 물품의 유통체계나 PX내의 비품 등에 대한 권리는 국군복지단이 가지고, 판매병은 피지원부대의 협조를 통해서 충당하는 방식이다. 업무에 대한 모든 관리는 국군복지단에서 하는데 그 업무를 수행하는 군인으로서의 병사를 관리하는 것은 피지원부대이기 때문에 당연히 두 개의 정체성이 부딪힐 수밖에 없고 판매병은 둘 사이에 끼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판매병을 관리하고 있는 부대의 중/소대장이나 행정보급관들이 판매병들의 이러한 고충을 이해한다면 힘든 일도 없겠지만 그런 일은 흔히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생각해보면 PX병을 부대에서 뽑아서 쓰는 것이 아닌, 복지단에서 직접 교육시켜서 내려보내는 시스템이라면 PX병이 PX와 관련되지 않은 다른 일에 동원될 리가 없고, 판매병의 복지 또한 복지단에서 직접 관리하므로 지금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고 결국 오늘도 PX병은 국군복지단과 피지원부대의 샌드위치 압박 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PX병의 군생활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바로 관리관이다. 일단 군내의 행정 시스템에서도 PX의 운영 자체는 확실히 국군복지단의 관할이기 때문에 피지원부대에서 간섭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병사는 자기 부대 소속이기 때문에 어떻게 굴려먹어도 국군복지단에서 할 말이 없는데, PX의 업무 차질이라는 명분을 제시하며 판매병에 대한 간섭을 현장에서 막아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관리관인 것이다.
일단 관리관도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군무원이기 때문에, 보통 PX병이 중대의 작업 같은 것에 동원될 경우 협조의 방식이나 '~~하니까 부탁드립니다.'하는 방식으로 행보관이나 피지원부대 간부에게 말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하지만 군무원이 급수가 높거나 부대 내에서 짬밥이 오래되었을 경우에는 어느정도 강제적인 영향력이 있다. 때문에 판매병들을 정말로 아끼는 관리관이라면, 그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PX의 운영과 매출증대에 각별히 신경쓰는 관리관이라면 해당 피지원부대 간부들과 원만한 사이를 유지해서 되도록 판매병이 PX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그것이 지금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렇게 적극적으로 판매병을 보호해주는 관리관이 그렇게 많지 않다.
관리관이 말이 안 통하는 수준의 사람이라든가, 혹은 관리관의 신임을 잃었을 경우에는 깨끗하게 포기하고 작업 나가야 한다. 훈련 때문에 차출된다면 그건 논외. 판매병이기 전에 앞서서 군인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관리관도 할 말이 없다. 피지원부대에서 판매병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사수를 받는 것도 전적으로 부대의 재량. 다른 보직에 인원이 부족하다면 알짤없이 포기하고 혼자 열심히 다 해야 된다. 이래저래 신경쓸게 많고 눈치 봐야 할 사람 많은 피곤한 보직이 바로 PX병이다.
6. 결론
결론은 군대 가서 PX병과 친해져보면 힘든지 안 힘든지 알 수 있다. 결국 어디든 세상에 쉬운 건 없다.이들과 친하면 택배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근무 끝나고 돈 주고 받는다.[26] 경계근무에 투입되는 PX병과 친해지면 근무 끝나고 올라가서 라면 먹을 때 냉동식품이 추가되는 마법이 발생하기도 한다. 겨울에 호빵을 장사하는 PX의 경우 호빵은 찜기에서 빼고 나면 금방 상해서 위생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문서에만 기록하고 자체 폐기처분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서 남는 호빵을 받을 수도 있다.
2010년 7월 1일부로 PX병 근무 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6개월 이상 판매병으로 근무한 병사에 대해서 GS리테일 입사시 약간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자신의 판매병 근무 기록을 입증하는 증명서류를 제출하면 서류전형 면제 및 판매업무 관련 경력을 고려하여 우선선발 기회가 주어지는 형식. 단, 전역 전에 자신의 PX가 소속된 지원본부에서 증명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니 해당되는 사람은 미리 관리관에게 문의하도록 하자.
전산화된 요즘도 PX병이 비리를 저지를 수 있기는 하다. 주로 환불 방식을 사용하는데, 카드를 일부러 2번을 결제시키거나 거짓으로 담배 같은 걸 추가시킨 후 환불한다. 그 외에도 많은 수법이 존재한다. 물론 걸리면 구속. 어떤 병장은 전역하면 안 걸릴 줄 알고 전역 전에 이런 부정을 저지르고 튀었다가 사회에서 다시 구속되어 사고사례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전역하더라도 얄짤없다. 완전 전산화 이전에는 돈 끌어당겨 쓰다가 걸리는 사람들도 존재했다. 물론 구속되었다. 그 이외에도 어느 사단 PX병은 보직 배치 이후 1년간 현금 결제된 품목들을 죄다 자기 휴대폰 번호로 현금영수증을 작성하다가 걸려서 영창에 가기도 했다.
그밖에도 월급 때 한 사람당 정해진 갯수만큼 싸게 팔아주는 군연초를 판매할 때, 구입하지 않는 사람의 이름을 빌려서 대량으로 담배를 구입한 뒤 매장에 자기가 구입한 연초를 놓고 판매한다든가, 조금 시장경제에 밝은 놈들은 쟁여놨다가 매월 10일 ~15일의 월급도 떨어져가고 담배도 떨어져서 허덕이는 연초고개 때 막대한 수익을 내고 판매한다. 그리고 PX에도 2+1이나 3+1 상품이 있는데, 이걸 팔지 않고 낱개 상품만 진열했다가 낱개상품이 판매되면 판매된 상품을 환불한 뒤 +1을 뜯어내서 판매한다. 물론 +1의 가격만큼 주머니에 들어온다. 마지막으로 물건을 주문할 때 업자 아저씨들이 종종 "신제품"의 홍보차 먹어보고 맛있으면 주문 좀 넣어달라며 PX병들에게 신제품을 한두 개씩 준다.
다만 이렇게 뒷돈을 모으는 PX병 중에는 사리사욕 때문에 돈을 모으는 게 아니라, 같은 부대의 병사가 훔쳐간 상품에 의한 결손으로 영창에 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뒷돈을 모으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27] 결손이 있을 경우 매달 재고조사에서 나오는 잉여품을 활용해 잉여품을 살 때 비슷한 가격의 결손품으로 대신 찍는 방식으로 메꾸는 스킬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어느 정도 내공이 있고 점장에게 신뢰를 받아 재량권이 큰 경우다.
공군은 BX병[28]이라고 하며, PX병과 꽤 다르다.
7. PX병 캐릭터
8. 관련 문서
[1] 군대에서 주특기가 없는 대부분의 병사들은 외관상 편해보이면 꿀보직 취급을 한다. 본인이 보기에는 바코드 찍는 모습만 보이기 때문에 바코드만 찍는 줄 알고 있지만 사실상 대형마트를 혼자 운영하는 입장이라 발주와 재고관리 등 개인의 역량에 따라 매출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절대로 아무나 시켜서는 안 될 일이다.하지만 군대에서는 상식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 같은 맥락으로 행정병 = 꿀보직이라는 인식 또한 야외에서 날씨의 영향을 받아가며 힘들게 작업을 하는 주특기가 없는 병사들이 보기에는 몸이 편해 보이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생겨나는 것인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작 그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일과시간이 끝나도 퇴근하지 못하거나 야근을 하는 것은 안중에도 없다.[2] 공군은 PX가 아니고 BX다.[3] 식사 시간에는 결식을 막기 위해 PX를 닫게 하는 부대도 있다.[4] 단, 상급부대의 상주 인원과 매출이 적을 경우 일선 부대와 비슷하게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5] 어차피 결손(적자)이 나도 PX관리관이 전부 다 뒤집어쓴다. 다만 상상을 불허하는 개갈굼이 기다리고 있을 뿐.[6]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PX에 들어오는 물건들은 어디서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PX병이 직접 청구를 넣어서 들어오는 것이다. 따라서 PX병에게 말만 해놓으면 일주일 내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신상품이나 재고가 많이 남는 상품은 지원본부에서 속칭 '밀어내는' 경우도 잦다. 업체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7] PX금고에 현금이 많아지면 안되므로 일정 금액 이상이 되었을 경우 만원단위 지폐만 가져가 마트계좌에 송금하는 일, 혹은 동전이 없을 때 바꾸어 주는 일 등등[8] 훈련 동안에는 어차피 손님이 없으므로 간부 가족들이 이용하는 영외마트 외에는 대부분의 px가 영업을 안 하고 px병도 훈련에 참가한다.[9] 전망대처럼 외부의 왕래가 잦은 소초에만 설치되어 매우 드물다.[10] 참고로 후방 대대급 이상은 주4~5회 납품받는다.[11] 대형결손이라도 나면 그냥 그 돈이 다 없어지고 관리관 차 기름값 넣기도 힘들다. 그럼 관리관은 자기 생돈으로 유류비를 내야 되기 때문에 기분이 안 좋게 된다.[12] 사실 도둑질만 안 해도 반은 가는 부대다.[13] 게다가 아무리 물건 많이 팔아봐야 PX병에게 주어지는 이익은 없다. 할 일만 늘어날 뿐. 안전유통액 중 1프로 정도는 나눠줬지만 그나마도 이제는 없다.[14] PX병을 억지로 내려보내거나, 점장이 저 멀리서 차를 타고 눈썹이 휘날리게 달려와서 물품을 받아야 한다.[15] 이마저도 혼자 근무하게 된다면 마냥 편하지도 않게 된다.[16] 위탁마트의 경우 결손 등이 생기면 책임은 중대장이나 행정보급관으로 간다.[17] 관리병들은 질서도 안 지키고 뒷담까고 쓰레기도 함부로 버려대고 더더군다나 물건을 무단으로 다 훔쳐간다며 이용 병사들을 거의 적으로 본다. 일단 일반병과는 달리 PX병 입장에서는 일거리를 늘리는 주요 존재가 간부가 아닌 이용 병사들인데다 연대 이상의 상급부대일 경우 서로 아저씨로 보기 때문에 제어도 안 된다.[18] 하루 매출이 150만원 이상인 마트가 즐비하다.[19] 시간 없는 분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간부들이 꿀 빤다고 무시하고 PX병도 힘들다고 하자 그럴꺼면 복지단으로 꺼지라고 막말을 일삼고 물품이 많아 운반하는데 병력 지원 좀 해달라는데 꿀빠는 새끼가 뭔 소리하냐며 개무시하고 PX병이 자기 재량으로 후임들 불러 일 돕게 한거 보고 병력 맘대로 움직였다고 지랄을 하질 않나 외상은 기본이고 운영 시간 씹기, 도를 넘은 관리관에게 특정 식품 발주 요구, PX 운영시간에 PX병을 위병소 같은 곳에 근무 보내놓고 문제가 생기자 애먼 PX병 탓하기 등. 참고로 PX병은 야간 근무는 선다. 단지 주간근무만 빠질 뿐. 여튼 아주 가지가지 하다가 결국 복지단 관리관이 제대로 빡친다. 이전부터 대대장에게 항변해도 그때뿐이고 변할 게 없는 건 이미 알고 있었기에 한 번 더 항의 후 최후의 방책으로 CCTV에 음성까지 녹음해 간부들이 대대장에게 고자질한 걸로 쥐 잡는 소리와 외상다는 소리, 운영시간 미준수 소리까지 싹다 녹음해서 관리관이 대대장에게 보여주고 PX를 없애겠다고 최후의 통첩을 날린 뒤 진짜 없앤다. 복지단까지 없애는 걸 승인해줬다면 얼마나 막장인 건지 거기에 복지단도 해당 부대의 막장성에 더는 참을 수 없었는지 헌병대에 알려서 헌병대에서 수사 나온다고 대대장에게 연락이 왔다. 결국 제대로 빡친 대대장이 휘하 간부들을 쌍팔년도 식으로 굴렸다. 위병소 찍고 선착순 1명, 부대 뒤 의봉산 정상 찍고 선착순 1명, 의봉산 오리걸음으로 정상 찍고 선착순 1명, 중간에 쓰러진 간부는 짐짝 치우듯이 옆에 던져 놓고 굴리는 등 아주 미친 듯이 굴렸다. 헌병단 수사건은 관리관이 난리를 처서 어찌어찌 수사 나오는 걸 무마 시켜줬다. 그리고 해당 PX병은 대대장 배려로 집 근처 부대로 전출 갔다.[20] 사실 이 정도로 모든 부조리가 몰빵된 부대는 흔하지 않지만, 반대로 말해서 이 소설에 언급된 부조리가 하나도 없는 부대 또한 드물다. 외상 요구, 판매시간 미준수, 물품으로 떼쓰기, 술 미리 빼놓기, PX병 개무시, 판매시간에 근무 보내버리기 등등. 아마 PX병이라면 이 중 하나 이상은 반드시 겪어 봤을 것이다.[21] 이게 병당 만원인데, 면세량도 한계가 있어서 부대 축제라는 고급 스킬을 써야 현금박치기가 된다.[22] 간혹 주보(酒保)라고도 하는데, 패망 이전의 구일본군에서 술을 구입할 수 있는 군내 상점을 부르던 이름에서 유래한다. 주로 건군기 시절이나 전쟁 후 군복무를 한 어르신들이 이렇게 부르신다.[23] 맥주나 소주의 경우 보통 박스당 1~2만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 대형마트와 비교해도 넘사벽 수준. 술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세금이 전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민간에서 아무리 용을 써도 이것보다 싸게 팔 수는 없다.[24] 술을 싫어하는 간부의 할당량을 가져가는 경우라면 그나마 낫지만 술을 좋아하는 후임의 것까지 강탈한다는 게 문제다.[25] 할당량 이상의 술을 임의로 판매하는 것은 전적으로 해당 마트의 관리관이 가진 권한이지만, 실질적으로 관리관이 상주하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귀찮다는 이유로 판매병에게 양도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권한은 판매병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 한두 박스 정도는 판매병 재량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정도. 그리고 할당량 이상으로 판매하는 것도 한도가 있고 수기로 내용을 다 기록해야 하지만 대부분 가라로 적다.[26] 당연히 병영부조리다. 복지단 쪽에서는 후불 요구는 외상 요구로 간주하며 부대 측에서도 심부름을 시키면 당연히 부조리로 본다.[27] 결손이 심하면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봐야 영창에 가는건 PX병이다. 물론 '안전유통액'이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최후의 보루다. 안전유통액이 줄어드는 만큼 감사가 들어올 확률도 높아지고, 감사의 강도도 빡세질 뿐더러, 안전유통액이 바닥나면 PX 관리관의 인내심도 바닥난다.[28] 공군은 특기부터 시작하므로 BX관리병이 되기 위해서는 '회계' 특기를 받아야 하며, 자대 배속 후 보직을 BX병으로 받아야 한다. 회계 특기 받기가 진짜 어렵다. 그래서 대대 이하 규모의 작은 부대에서는 그냥 행정이나 보급 특기병이 뽑혀서 BX병을 맡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29] 드라마판에서는 본부중대 소속이였다는 설정으로 PX로 빠지려다가 군납 양주 발주를 300~350개나 잘못 넣어서 바로 짤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