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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48 중어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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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Expeditionary_ordnance_loading_exercise_170113-N-OR477-200.jpg

1. 개요2. 제원3. 특징4. 배경5. 형식
5.1. Mod 0~45.2. Mod 5~6 (ADCAP)5.3. Mod 7 (CBASS)
6. 관련 문서

1. 개요

미국에서 개발한 533mm 중어뢰. 바다에서 조우할 수 있는 모든 목표와의 교전을 상정하고 개발됐다.

2. 제원

Mk.48 Mod 5
제조사 휴즈
전장 5.80 m
지름 533 mm (21 in)
중량 1,676 kg
탄두중량 290 kg
사정거리 38,000~50,000 m
속력 40~55 kn
최대심도 800 m
유도 능동/수동 (유선유도)
신관 근접신관
추진 Otto Fuel II (펌프젯)
플랫폼 잠수함 533mm 어뢰관
개량 Mod 0 (1964) Mod 1 (1967) Mod 2 (취소) Mod 3 (1977)
Mod 4 (1980) Mod 5 (1988) Mod 6 (1997) Mod 7 (2006)
운용 미 해군, 호주 해군, 브라질 해군, 캐나다 해군, 네덜란드 해군

3. 특징

1970년대 초반 미 해군의 잠수함에 배치된 후 시대에 따라 진보하는 기술과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해 다양한 개량형으로 발전해왔고 다목적 어뢰의 아이콘처럼 인식되고 있다. 이렇게 발전한 모델은 현재 미 해군의 모든 잠수함에 기본무장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우수한 성능과 신뢰성으로 수중전력에서의 우월성을 확실하게 과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잠수함에 다양한 용도의 어뢰를 각각 탑재하는 통에 군수지원과 함내의 공간활용 등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으나 이것들을 완전히 통합[1]해서 작전의 유연성과 비용의 절감 등을 가져온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소련이나 러시아와는 달리 오직 잠수함만을 플랫폼[2]으로 하고 있으며 2030년 무렵에 등장할 컬럼비아급 SSBN에도 탑재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호주캐나다 등의 최우방국은 물론 네덜란드브라질 등에도 수출된 바 있는데 2016년에는 중국의 엄청난 반발을 무릅쓰고 대만에도 판매를 승인했다.[3][4] 지금까지 많은 개량형이 만들어지면서 제작사도 자주 교체됐으나 현재는 록히드 마틴레이시온 두 회사 위주로 발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정확한 정보는 알기 어렵지만 대략 2010년대 초반부터 7번째 개량형 모델 (Mod 7)이 생산되어 배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 배경

1950년대 중반 미국은 SSN-571 USS 노틸러스의 성공적인 취역으로 잠시 기쁨을 누리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도 않아 소련도 비슷한 작업을 진행중이라는 내용이 보고된다. 이렇게 해서 등장한 함정이 노벰버급 잠수함인데 은 소련 최초의 SSN임에도 속도와 정숙성이 비교적 쓸만한 편이었다.[5] 이 시기 미국은 일단 속도와 기동성에만 컨셉을 잡고 눈물방울형 (Teardrop Hull) 디자인을 채택한 스킵잭급을 좀 건조했었으나 정숙성과는 몹시 거리가 있어 생존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사실 당시의 교리는 잠수함끼리 서로 맞짱을 뜨기보다는 순양함같은 큰 먹잇감을 확실하게 파괴하자는 사상이 주류였고 적 잠수함은 대잠초계기구축함으로 해결하는 전통적 방법에서 변한 게 없었는데 이제 원자력 잠수함이 나오다보니 식량이 허락하는 한 위로 올라올 필요가 없어 기존의 관점으로는 어떻게 해보기가 난감한 상황이 됐다. 결국 스킵잭급은 딱 6척으로 종료시킨 후 속도보다는 정숙성과 잠항심도, 소나의 성능 등을 중시한 퍼밋급을 대량으로 건조할 계획을 세우는 한편 소련 잠수함과 직접 교전할 수단 역시 고민하게 된다. 1956년 11월 알레이 버크 제독은 노브스카 계획 (Project Nobska)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련의 핵잠수함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는데 잘 알려진 SOSUS (Sound Surveillance System)와 RUR-5 ASROC 등이 이 과정에서 나온 산출물이었다. 어뢰는 RETORC (Research Torpedo Configuration)[6]이라는 세부 프로그램으로 분리되어 새로운 유도체계 등 똘똘한 알맹이를 지닌 어뢰의 개발을 목표로 한다.

당시 보유했던 대잠수함 어뢰는 1940년대 초반에 기뢰를 개조해서 제작한 Mk.27이 거의 유일했으나 사정거리는 둘째치고 최고속도가 노벰버급의 딱 절반인 15 kn에 불과해서 엿이나 바꿔 먹어야 할 물건이었다. 그래서 갓 배치되기 시작한 Mk.37에 많은 기대를 걸긴 했으나 일선에서 보고되는 오만가지 문제로 신뢰성에서 많은 점수를 깎아먹은데다 소련 잠수함과 교전만 대충 가능할 뿐 확실하게 압도하기는 힘들다는 판정까지 내려진다. 이게 대부분 기술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것들이라 정확한 유도니 뭐니 다 필요없고 차라리 화끈하게 핵으로 해결하자는 생각에 Mk.45라는 핵어뢰를 제작했지만 이건 아예 미군 스스로를 잡아먹게 생긴 흉물로서 작전에 제한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더욱 한심한 점은 무려 1930~40년대에 개발된 무유도 방식의 대함 전용 Mk.14와 Mk.16을 아직도 써먹고 있다는 것으로서 일반 함정의 어뢰 회피수단이 점점 발전하는 시점에 너무 없어 보이는 짓인데다 여기에 또 대잠수함 전용의 덜 떨어진 물건들을 병행할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했다. 물론 그 시기에는 "이 바닥 원래 이런거여"하며 각각의 용도를 통합해보겠다는 생각까지 이르지는 못했으나 실제 작전에서의 번거로움과 애로사항은 절대 간과하기 힘든 문제였다.[7] 또한 잠수함의 소나는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어뢰의 탐지능력은 그걸 보좌할 수준에 이르지 못해서 UUM-44 SUBROC (Submarine Rocket)이라는 핵탄두 탑재 대잠수함 로켓까지 기획했으나 매끄러운 대책이라 보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추후에 밝혀진 바로는 핵탄두 어뢰로 야기되는 작전의 제한이나 취급의 어려움 등은 이미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어서 그걸 정교한 재래식 어뢰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지 "이제 핵어뢰 만들지 마세"라며 완전히 결정내린 것까지는 아니었다고 한다. Mk.45는 단지 여러 문제점 때문에 금방 퇴역하긴 했으나 서브록은 탄두의 변경없이 소련이 붕괴될 시점까지 로스앤젤레스급에 고스란히 탑재되어 있었다.

5. 형식

5.1. Mod 0~4

어쨌든 1960년 9월 미 해군은 새로운 어뢰에 EX-48이라는 명칭을 붙인 후 Mk.37 대비 속도와 사정거리가 2~4배 증가하고 최대심도와 탐지능력 또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근본적인 솔루션의 개발을 시작한다. 미 국방부와 해군의 지정 연구기관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응용연구소 (Applied Research Laboratory)[8]웨스팅하우스는 1.8톤 중량을 지닌 일종의 기술실증용 어뢰인 Mod 0 (Modification 0)를 제작해서 공개한다. 물론 지금의 어뢰와는 상당한 수준 차이가 있지만 속도 조절이 가능한데다 펌프젯 추진을 시도하는 등 나름 세련된 물건이었고 스펙만 봐서는 32,000 m의 사정거리에 무려 55 kn의 속도가 가능하다고 했으나 기술적인 어려움이 봉착해서 시간을 종종 어기는 등 해군을 실망시킨다. 이 과정에서 해군 병기연구소 (Naval Ordnance Laboratory)와 Gould[9]라는 회사의 연합체는 능동/수동소나와 유도장치가 설치된 전면부 섹션 (Nose Section)을 시작으로 탄두 - 제어 - 연료 - 엔진의 총 5개 모듈로 구성된 시제품 Mod 1을 제작한다. 잠수함의 지령을 어뢰로 전달하는 단방향 유선유도 와이어와 산화제가 필요없는 Otto fuel II 연료 (Monopropellant)[10]를 사용하는 엔진을 탑재했는데 Swash Plate라는 부품을 통해 피스톤 6개의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주는 기능을 지니고 있어 좁고 밀폐된 어뢰에 매우 적합한 아키텍처였다. 1968년 무렵에는 대함 공격능력이 어뢰의 요건으로서 새로 추가[11]되어 각각의 개발에 추가된 한편 웨스팅하우스는 기존의 터빈엔진을 재설계해서 Mod 2를 기획했지만 비용의 증가가 예상된데다 Mod 1의 외연기관보다 큰 장점이 없다고 판단되어 취소했다.

1971년 퇴역을 앞둔 SS-564 USS 트리거에 이 기술실증용 어뢰들을 실어다가 총 3발씩을 사격하는 실사격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Mod 0과 1이 각각 2발과 1발의 격침을 기록하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해군은 Mod 1이 낮은 명중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피스톤 엔진 추진체를 제대로 개량만 한다면 안전성과 효율에서 훨씬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최종적인 결정을 내렸고 다음해부터 Mod 1의 생산이 시작된다. Mk.48은 대략 이 시기부터 구형 어뢰들을 폐기시키거나 박물관으로 보내버렸고 미국 잠수함 어뢰발사관의 단일 무장[12]으로 굳어지기 시작한 한편 1976년부터 무서운 속도로 찍어내던 로스앤젤레스급에는 아예 기본사양으로 자리를 잡아버린다. 어뢰의 교체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개량은 계속 진행됐는데 1977년에는 어뢰의 소나가 획득한 정보와 스스로의 주행상태 (속도와 깊이, 방향 등)를 양방향 (Telemetry Communication)으로 잠수함의 화력통제장치와 통신할 수 있는 Mod 3가 등장한다. 약 4,000 yd (3,600 m)의 탐지범위에 목표의 탐색 - 추적 - 재공격 등의 행동을 제어하는 HCL (Homing Control Logic) 회로도 탑재됐고 거의 대부분의 구성요소가 전자식으로 통제될 수 있게 진화했다.

그런데 1960년대의 소련 잠수함들은 최대심도 약 200~300 m에 기껏해야 30 kn의 속도여서 Mk.48을 포함한 다른 수단으로도 얼마든지 교전이 가능했는데 소련이 무식한 속도의 잠수함을 이미 배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을 상당히 골치 아프게 만든다. 40 kn이 넘는 속도에다 티타늄으로 건조되어 자성도 띄지 않았고[13] 엄청난 선체 강도에 힘입어 최대 700 m 밑으로 잠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물론 이게 그렇게 황당하고 문제가 많은 잠수함인지는 당연히 몰랐었으니 상당한 충격일 수 밖에 없었고 당시 "Alfa Threat"라 불리며 꽤나 뜨거운 이슈로 도래했다. 여기서 미국은 Mk.48이 지닌 능력과 한계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분석 프로그램과 테스트를 빡세게 돌린 후 보유중인 Mk.48 물량들을 업그레이드하는 프로그램과 거의 재개발 수준으로 싹 뜯어 고치는 방안의 두가지를 기획한다. 전자는 마치 AIM-120 AMRAAM처럼 발사 후 바로 회피기동이 가능한 능력 (Fire & Forget)을 부여함과 아울러 속도와 심도를 향상시키는 내용이 주 골자로서 신규생산은 소수였고 대부분 Mod 1과 3을 대상으로 살짝 뜯어서 손보는 업그레이드킷 형태로 진행됐을 뿐 구조의 근본적인 개량과는 거리가 있어서 약간 과장하자면 잠수함의 생존확률을 높이고 알파급을 멀리 내쫓는 역할에서 만족할 수준의 조치였다. 어쨌든 1980년 12월부터 약 500발 가량의 어뢰를 대상으로 업그레이드가 진행됐고 이 작업을 마친 물량들은 Mod 4로 취급되어 다시 작전에 투입됐다. 이론적으로는 800 m의 최대심도와 40 kn의 속도를 낼 수 있었고 약 440 kg 가량의 연료가 적재됐다.

5.2. Mod 5~6 (ADCAP)

파일:USS_Jonas_Ingram_(DD-938)_sinking.jpg

후자가 이른바 ADCAP (Advanced Capability)이라는 개량형으로서 대함 공격능력과 탐지능력의 향상, 기만체 (Countermeasure)[14][15]에 대한 대책 등을 목표로 세운 후 1979년 11월 Gould와 휴즈 등이 주계약자로 구성되어 개발이 시작됐다. 그런데 휴즈는 F-14A/B의 AN/AWG-9를 개발한 회사답게 항공기 레이더 분야에서는 잔뼈가 굵었지만 어뢰는 거의 초짜나 다름없어 가끔씩 어리버리한 모습을 연출하는 등 별로 좋은 평판을 듣지는 못한다. 게다가 소련이 별 놈의 잠수함들을 미친듯이 건조하는 바람에 진위파악이 어려운 정보가 많을 수 밖에 없는데다 소련 잠수함 각각의 대응방안을 하나하나 다 세워 짬뽕시키려니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모양새로 변해갔다. 이건 곧 시간과 비용의 증가를 의미했고 아니나 다를까 최초 제작된 Mod 5의 프로토타입은 1982~1984년 사이에 테스트를 거쳤는데 이런저런 요구사항들이 늘어나는 바람에 사업이 시작된 후 10년이 지난 1989년 초반에 진입해서야 그나마 대량생산이 시작된다. 더군다나 1988년 Gould에서 어뢰의 개발을 총괄하던 Ocean Systems 사업부가 웨스팅하우스에 인수되었다가 이걸 또 노스롭 그루먼이 1996년에 다시 줏어먹는 등 사업의 주체가 아주 뒤죽박죽 개판으로 변해갔고(...) 그 사이 소련의 경제가 오늘 내일 하는 상태에서 급기야 폭삭 붕괴되는 사건도 터져 나름 열정적으로 개발하던 분위기도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뻘쭘하게 된다. 미 해군은 적이 어디론가 사라진데다 미국의 경제도 계속 띨띨한 상태로 지속되는 바람에 1960년대에 사정없이 찍어낸 잠수함들을 무더기로 퇴역시켜야 했고 1970년대 초중반에 취역해서 아직 연식이 괜찮은 잠수함도 핵연료를 교환해서 2000년대까지 운용하려던 계획을 완전히 접게 된다. 그 후유증은 상당히 심각해서 1982년 7월에 건조된 로스앤젤레스급의 17번째 함정인 SSN-704 USS 볼티모어는 심지어 꼴랑 15년 11개월만 운용하다 해체시키는 등 모진 수난을 겪었고 1년에 320발 가량의 Mod 5를 생산해서 차곡차곡 배치하려던 계획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 이 시기는 미국의 방위산업체에게 있어 암흑기나 다름없는 어두운 시절이라 수 많은 역사적인 회사들이 도산하거나 인수합병을 당하는 등 많은 어려움에 처하는데 주계약자인 웨스팅하우스와 휴즈도 예외가 아니었다. 1989년 미 하원이 Mk.48의 도입 예산을 아주 시원하게 삭감해버리는 바람에 예정된 320발의 도입 물량은 140발로 무려 반토막 이상이 잘려나갔고 여기서 웨스팅하우스가 권고사직을 당하다시피 해서 1992년 휴즈가 단일계약자가 되긴 했으나 5년동안 총 324발을 납품하는데 그치고 만다.

어쨌든 당시 급속도로 발전하던 전자/컴퓨터 기술은 기존의 신호처리와 음향/전파 회로를 마이크로 프로세서집적회로로 바꾸게 했고 전자장비 섹션의 용적까지 줄이게 된다. 달라진 레이아웃은 연료의 증가로 할당되어 사정거리가 늘어난 한편 연료의 유속이 빨라져 비공식적으로 63 kn의 속도를 달성하게 된다. 어뢰의 주행은 자이로에서 관성측정장치 (Inertial Measurement Unit)로 진화했고 디지털 기반의 전자식 능동소나 도입과 함께 심해에서의 작전을 위해 구조를 강화시키는 등의 개량이 같이 진행됐다. Mod 5는 정치적인 요소가 겹친데다 훈수를 두는 사람들이 끼어들어서 그랬을 뿐 기술적으로는 엄청난 발전을 보여줬으며 현재의 잣대로도 절대 꿀리지 않는 성능으로 이후 개발된 SpearfishDM2A4 등의 중어뢰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1988년 SSN-714 USS 노퍽은 첫번째 Mod 5를 탑재하고 소련 영해까지 몰래 들어가 기술적 사항과 운용에 관련된 테스트를 은밀하게 진행했으며 동년 7월 23일에는 퇴역한 구축함인 DD-938 USS 조너스 잉그램을 정확히 명중시켜 침몰시키기도 했다.[16]

1995년 웨스팅하우스미 해군과 Mod 5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계약을 맺긴 했으나 해당 사업부가 노스롭 그루먼에 인수되면서 주계약자가 변경됐고 휴즈의 방산부문을 인수한 레이시온이 또 다른 파트너가 된다. Mod 6로의 개량은 일반적인 스펙에서 확 드러난 변화는 없으나 음향수신기와 유도/제어장치를 그 시점의 기술수준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주 목적으로서 당시 널리 사용되던 AT&T모토로라 등의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한편 메모리의 용량도 늘리게 된다. 군용으로 사용되는 만큼 조달규격에 적합하거나 온도나 충격 등의 환경변화에 하자가 없다면 과감히 도입했으며 그 시기 개발중이던 Mk.54도 상용품을 사용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방위산업에는 민간시장에 나온 제품을 사용하는 COTS (Commercial off the Shelf)가 유행처럼 흐르고 있었는데 개발비용과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와 함께 비효율적인 요소도 상당히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유지보수에 있어서도 많은 장점을 가져와서 유도장치가 설치된 전면부 섹션은 과거 80개의 기판이 자리잡고 있었으나 Mod 6은 꼴랑 18개로 왕창 줄어들었고 새롭게 도입된 TDS (Torpedo Downloader System)를 통해 적 함정의 정보나 공격 알고리즘 등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와 다운로드가 가능하게 됐다. 한편 2011년을 기점으로 해서 미 해군 잠수함의 Mod 5는 다 퇴역했거나 Mod 6로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Mk.48의 추진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전기식 어뢰보다 시끄러울 수 밖에 없어서 잠수함 승조원들에게 가장 큰 불만거리였으나 연료와 엔진 섹션의 총체적인 방음과 배기가스 제어, 저소음 펌프젯으로 교체하는 등의 TPU (Torpedo Propulsion Unit) Mod를 적용시키게 된다. 1989년 무렵에 Mk.50의 SCEPS (Stored Chemical Energy Propulsion System) 추진방식을 빌려 일종의 무소음 폐회로 기관으로 개량하려는 생각을 하긴 했으나 비용의 증가가 우려되어 개발하는 둥 마는 둥 지체하다 결국 취소된 사연이 있었다. Mk.50도 그 똘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너무 비싼 조달가격 때문에 실패한 셈이 됐고 결국 과거의 추진방식을 다시 빌려와 전자장비를 개선해 결합시킨 Mk.54가 현재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다.

5.3. Mod 7 (CBASS)

미국은 2000년대 들어서 중국 해군의 전력이 양과 질에서 급격히 성장하는 모습과 제3세계 국가들이 너도 나도 잠수함을 장만하는 것을 목격한다. 중국의 원자력 잠수함은 아직 기술력의 차이 때문에 큰 위협이라 할 수는 없었지만 1990년대 이미 AIP 관련 연구를 했었기에 조만간 그 산출물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또한 킬로급은 가격도 착하고 알맹이도 똘똘하다는 소문이 여기저기 퍼진데다 러시아는 이걸 여기저기 불량스러운 국가들에게도 열심히 세일즈를 하고 있었다. 이제 대양에서 적을 조우할 일은 거의 없어졌지만 적성국의 연안에서는 얼마든지 가능성이 상존했고 재래식 잠수함들이 활동하는 영역은 바로 그 구역이었기 때문에 작전의 환경에 많은 변화가 나타난다. 이런 연안은 해안선이 복잡해서 적이 숨어있을 구석이 널린데다 수심 (180 m 이하)이 얕고 장애물들이 많아 소나의 음파가 왜곡되거나 어뢰가 엉뚱한 목표를 찾는 등 작전에 어려움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재래식 잠수함의 기술력이 계속 향상되는 점도 미국에게 큰 우려를 가져와 스웨덴에서 고틀란트급을 빌려다가 가상의 적으로 삼아 온갖 테스트를 거치는 등 많은 대책을 연구하게 된다. 이런 배경으로 ADCAP을 좀 다듬어야 할 필요성이 도래했고 CBASS (Common Broadband Advanced Sonar System)라는 발전형 모델이 탄생하는데 탐지와 추적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광대역 소나와 신호처리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것으로서 연안에서만 최적화된 것이 아니라 대양에서의 식별능력 역시 그대로 유지 (Littoral & Blue Water)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록히드 마틴이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주체로 활동하고 있으며 APB (Advanced Processor Build)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광대역/다중대역과 전술 등을 제어하는 알고리즘을 개발/발전시키고 있다.

그런데 호주의 입장에서도 태평양 방면으로 자꾸 기어나오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몹시 짜증나는 일이라 2003년 미국과 군비협력사업 (Armament Cooperative Project)을 체결해서 어뢰의 개발과 비용 등을 분담하게 된다. 개발이 완료되면 공동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Mod 7을 공급받고 양국의 해군기지에서 어뢰의 유지보수와 보급이 가능하게 협의됐다. 2005~2006년 사이에 미국과 호주 양국에서 운용시험을 거친 후 2006년 12월 7일 SSN-752 USS 페서디나에 첫번째 Mod 7이 탑재됐고 2008년 7월 16일 RIMPAC 08 기간에는 호주 해군의 SSG-75 HMAS 월러가 퇴역한 구축함 DD-992 USS 플레처를 한방에 격침시키는 멋진 쇼를 연출하기에 이른다. 또한 캐나다네덜란드가 보유하고 있는 Mod 4 물량을 대외군사판매 (Foreign Military Sales)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약도 체결됐다.

한편 지금까지 Mk.48은 추진부의 근본적인 아키텍처를 개량한 적은 없었으나 2017년 3월 해군연구청 (Office of Naval Research)은 해수반응식 산화은-알루미늄 배터리를 채택하거나 기존의 Otto Fuel II 엔진을 개량하는 방안 (Torpedo Advanced Propulsion System)을 연구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지적받았던 소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유가 아니라 사정거리 연장을 위한 의도라고 했는데 현재의 엔진을 개량할 경우에는 기존의 연료를 유지하면서 연소시간이나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뚜렷한 진행상황이나 방침의 변경 등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6. 관련 문서

(영문 위키백과) Mark 48 torpedo


[1] 일반 함정이나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경어뢰는 2015년 이후 Mk.54로 완전히 통합됐다.[2] 미 해군과 교리의 차이 때문에 통통배나 다름없는 초계함급의 함정에서도 533 mm 중어뢰를 운용하고 있으며 서방의 해군에서는 좀 생소한 대잠로켓 발사기를 대다수의 함정에 함포처럼 기본무장으로 배치시켰다. 현재 러시아 해군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3] 현재 대만은 해룡급 잠수함 2척이 수중전력의 전부로서 이것들의 노후된 어뢰 SUT를 대체하기 위한 목적이다. 우리도 SUT를 써봤고 자체적인 기술을 통해 백상어로 대체할 수 있었지만 대만은 도무지 기반과 여력이 안되는데다 중국의 견제가 너무 심해서 SUT 조차도 인도네시아가 라이센스한 물량들을 아주 고단한 방법으로 간신히 도입한 바 있다. 미국은 이런 정치적 상황과 대만의 관리능력에 대해 의문을 지녔기에 최신형인 Mod 7이 아닌 바로 그 전 단계의 구형을 수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도 1978년 남중국해에서 Mk.46 훈련탄을 하나 분실했었는데 이게 하필이면 중국 어부가 낚아올리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역설계를 당한 바 있어 당연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어부가 건져올린 Mk.46은 Yu-7이라는 짝퉁으로 부활했고 현재 그 개량형이 Yu-7을 대체하고 있으니 유출된 기술이 어떤 후폭풍을 가져올런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4] 그런데 현재 중국 해군의 주력 중어뢰인 Yu-6는 외관과 세부적인 스펙 등이 Mk.48 Mod 4와 대단히 유사하고 유선유도 방식에다 심지어 Otto Fuel II 연료를 사용하는 것까지 완전히 붕어빵이나 다름없는 수준이나 절대 복제품이 아니며 자체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라 주장하고 있다. 일부 소스에서는 이것도 어부가 건져올려 역설계한 것이라 나와 있으나 Yu-7와 혼동한 것으로 보이며 Yu-6는 아마도 스파이 활동의 결과물인 것으로 추정된다.[5] 그러나 추후 알려진 바 원자로 문제를 포함해서 별 시답잖은 사고가 대단히 많았고 많은 승무원들 또한 목숨을 잃었다.[6] RETORC은 I과 II로 쪼개져서 각각 Mk.46과 Mk.48로 발전한다.[7] 이런 어려움은 소련도 마찬가지였고 한편으로는 더 심각하기까지 해서 1980년대 들어 USET-80 (УСЭТ-80)이라는 다목적 어뢰를 개발하고서야 문제점을 상당수 해소하게 된다. 참고로 УСЭТ는 Universal Electric Homing Torpedo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시대적인 배경에 의해 등장했다는 점은 같지만 추진방식은 서로 완전히 다르게 발전한다.[8] 미 국방부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전기/전자, 기계, 소재 등 모든 공학 분야를 통해 무기체계에 대한 기초연구를 수행하는데 이른바 산학협력기관과 비슷한 성격이라 할 수 있다.[9] 오하이오클리블랜드에 기반한 방위산업체로서 1969년 Clevite라는 회사를 인수하며 사업 분야를 넓혀왔으나 1980년대 후반 웨스팅하우스에 방산 분야를 매각하면서 산업용 금속을 생산하는 파트만 남았고 추후 일본의 광물업체에 인수되었다가 2014년 도산했다.[10] 연료계통의 구조가 단순해지고 무엇보다도 폭발의 위험성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11] 이 무렵 대함공격 전용으로 Mk.47을 개발하고 있었으나 "지금 때가 어느 때냐?"며 바로 취소시키고 Mk.48에 그 능력을 통합시킨다.[12] 물론 기뢰UUM-44를 병행해서 탑재하기도 했지만 어뢰에 비해서는 수량이 한참 모자랐고 UGM-84A 하푼은 1981년에나 배치되기 시작했다.[13] 초계기의 경우 거대한 쇳덩어리가 바닷속을 움직일 때 지구 자기장이 미세하게 변하는 것을 이용해서 잠수함을 탐지한다.[14] 소련 잠수함들은 533 mm 어뢰발사관에 어뢰와 미사일을 비롯한 무장뿐만 아니라 일종의 디코이 역할을 하는 어뢰 (Acoustic Decoy)도 같이 적재하고 다녔다. 일반 어뢰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내부는 탄두 대신에 잠수함의 프로펠러 회전이나 소나의 소음을 일부러 내는 장비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뭔가 좀 느낌이 온다 싶으면 이걸 발사해서 미국 잠수함을 골탕먹이는 방법을 자주 써왔다. 미 해군은 이 물건을 "Imposter" (사기꾼)라고 불렀으며 소련 잠수함 1척이 약 12발 정도를 적재하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15] 한편 미 공군도 1960년대 초반에는 B-52가 소련 영공에 진입하면 지대공 미사일에 싹 녹아버릴 것이 걱정되자 일부러 B-52의 레이더 신호를 발생하도록 제작한 ADM-20 Quail이라는 디코이 비행체를 탑재하고 작전하기도 했다. 적의 영공에 들어가기 전에 잔뜩 발사해서 일단 낚은 후 지대공 미사일이 다 소진됐다 싶으면 편안하게 들어가서 털고 나오겠다는 계산이었고 나름 쏠쏠하게 써먹긴 했다. 그러나 레이더 기술이 발전하면서 회의적인 의견이 대두된데다 1972년 미 공군의 레이더 관제사들 대부분은 이 비행체의 레이더 신호 23건 가운데 21건을 가짜라고 식별할 수 있다는 자체조사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퇴역하는 과정을 밟게 된다.[16] 그러나 그 다음해 1월 17일 미 동부 체서피크 만에서 보급함을 덜컥 때려박아 스타일을 좀 구기게 됐고 미 해군은 그 구역에서 잠수함의 과속을 금지시키는 한편 함장에게는 직위해제 조치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