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및 '3대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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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는) 여기로 연결됩니다. 1. 개요
세 가지 크거나 중요하거나 대표적인 것을 뜻하는 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3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기에 어떤 분야에서 크거나 중요한 것, 또는 대표적인 것 등을 손꼽을 때 '3대 ○○'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다.2. 3을 선호해온 역사
위 문양은 절의 지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이삼점(圓伊三點)[1]인데, 가운데에 있는 세 원을 이(伊)라고 하며, 가로와 세로 어느 것에도 묶이지 않는 묘한 삼각형의 배치를 하고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이 세 가지 원의 해석은 너무 많다. 삼보, 삼학, 삼법인, 삼덕, 삼신, 삼도, 삼즉일, 일즉삼, 천지인 등.
동양은 고대 중국에서부터 3개를 묶는 것을 좋아했다. 중국에선 3을 비유할 때 정(鼎)이 바로선 모양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정'은 세발 달린 솥을 의미하는 글자다. 고대 중국의 솥은 발이 3개 달려 있었으며 그 밑에 불을 때어 조리하는데 이 솥은 곧 천하를 다스리는 천자의 상징이었다. 춘추시대 말기 초나라의 장왕이 주나라의 사신을 만나서 "세 발 솥의 무게가 얼마쯤 나갑니까?"라고 물어보자 주나라 사신이 사색이 되어 "그런 건 묻는 게 아닙니다."라고 한 고사가 유명하다.[2] 삼국지연의에서 나오는 " 삼국정립"도 같은 이치로, '三國鼎立'이란 글자에서 보듯 솥발처럼 천하가 셋으로 나뉜다는 뜻과 지배자의 권위를 나누어 가진다는 뜻이 병존한다.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인 한국도 3에 대한 숭앙이 남다르다. 우리 조상들도 3을 가장 길한 숫자로 여긴 때가 있었고, '~~은(는) 삼세판' 같은 말도 있다. 심지어 전통 가락에서도 '삼박자'가 유독 두드러진다. 고구려와 부여 등 문화권에서는 태양의 상징으로 세 발 달린 까마귀를 사용했고, 삼국유사에서는 고구려 왕 스스로가 "신라를 치지 못하는 이유"로 신라삼보(세 가지 보물)을 꼽는다. 황룡사의 목탑과 불상,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준 진평왕의 천사옥대가 그것이다. 거기다 송광사는 세 가지 명물, 세 가지 없는 것, 3대 절 등 세 개나 가지고 있다. 3대 절로는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가 꼽힌다.
유럽에서도 3을 신성시하여 여러 신화에도 3이 제법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기독교의 삼위일체로 계승되었다. 특히나 고대의 피타고라스 학파에서는 선한 수 1과 악한 수 2를 합쳐서 3이 나오는 만큼 3을 우주를 상징하는 수로 보고 있었다.[3] 그 외에도 고대 그리스의 시 중에서는 신성한 3이 세 번씩이나 나오다니 틀림없이 마법에 걸린다는 시도 있을 정도.
세 가지 물건이 짝을 이루는 경우(삼신기), 세 가지 소원, 어떠한 행동에 대한 세 가지 이유 등 그 바리에이션은 무궁무진하다. 점이나 선이 3개 이상이 모여야 하나의 온전한 도형이 나오기도 하는 등 수학에서도 3은 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양성자나 중성자도 쿼크 3개가 모여서 구성된다. 아무튼 3이 가지는 실질적, 상징적 의미 덕분에 고대부터 현대까지 많이 써먹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 활용될 듯 하다.
경기에서 3위까지만 시상하는 것 역시 3 선호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풀리그방식이나 기록전이면 모를까 토너먼트, 특히 대중적인 싱글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 방식의 경기대회라면 이는 조금 이상한 일이다. 토너먼트의 특성상 참가한 각 경기를 거칠 때마다 남은 팀/선수는 당연히 2의 배수(2의 n제곱)가 되기 때문이다. 4강전(준결승전)에 진출한 팀이나 선수는 넷이고, 2강전(결승전)에 진출한 팀이나 선수는 둘인데 시상 대상은 셋이다. 따라서 3위를 가리기 위해서는 준결승에서 패배하여 결승 진출에 실패한 팀들끼리 따로 3위 결정전을 치러야 하는데, 이때문에 4위는 1~3위와 같은 횟수의 경기를 치르고도 혼자서만 아무 상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일이 발생한다.[4] 또한 3위 결정전의 경우 토너먼트전 중에서 유일하게 '이기고도 다음 단계로 진출하지 못하는' 경기가 된다.
3. 끼워맞추기
실제로 3강 구도여서 삼대를 고른 것도 있지만 실제론 1강, 2강 구도인데 3강을 억지로 끼워맞춘 것도 있다. 실제로 어떤 분야든 원탑은 있기 마련이고 그의 대항마인 2등도 흔히 보이지만 3인자는 꼭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때문에 '3대 ○○' 중 1~2개는 답해도 나머지 1개는 잘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딱 3위까지 끊기지 않고 4, 5, 6… 위 등이 연속적으로 나열된 것 중 별 이유 없이 3위까지만 자른 목록들도 흔하다.[5] 그런 이유로 '3대 ○○'를 과신하기보다는 그 3개가 꽤 유명하구나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이렇게 된 데에는 앞서 언급했듯 3이라는 숫자 자체를 좋아하는 문화의 영향도 있겠지만 1~2개만 뽑으면 너무 적고 편향적이어보이니 골고루 뽑는다는 취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세계 제일의 요리는 중국 요리다"라고 하면 '중국 요리가 맛있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말한 사람이 중국 요리를 좋아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6] 한편 "세계 3대 요리로 무슨 요리, 무슨 요리, 무슨 요리가 있다"라고 하면 발화자의 취향과는 별개로 무언가 기준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혹은 3인자를 노리는 측에서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양강 구도에 대항마로 자신을 추가하기도 한다.[7] 그렇게 일단 끼워넣으면 위에서 보듯 3이라는 숫자가 워낙에 적당해서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편이다.
특히 일본에서 이런 3대를 꼽는 것을 좋아하는데, 세계 3대 진미, 3대 요리라고 이야기되는 것의 유래를 조사해보면 사실 일본에서 만들어낸 얘기가 많고 정작 3대의 본고장인 지역에서는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는 금시초문이라며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사실 당연한 것이, 특정 문화에 자부심이 있는 지역에선 "우리가 최고다"라고 생각하지, 다른 2개를 더 뽑아서 "우리 셋이 최고다"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8] 딱히 객관적인 전문 기관이 인정한 것도 아니지만 일본을 비롯하여 대한민국에서는 교양처럼 이야기되곤 한다. 일본 스스로도 자조적인 의미로 '世界三大' 식으로 조롱하는 밈도 있다. 왜 일본에서 유독 많냐에 대해서는 1960년대 일본 미디어의 신조어인 삼신기, 1970년대 신 삼신기(3C)의 영향이라는 말이 있다. 삼신기 항목 참조.
그렇게 끼워맞추기라고 해도 일단 순위권에는 들어 기본적인 지명도는 있는 수준이어야 사람들이 납득을 하므로[9] 이들 목록에 있는 것은 어느 정도 기본은 하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4. 예시
5. 관련 문서
6. 여담
만일 세 가지로 끝나지 않는다면, 그 바리에이션으로 4대 요소나 7대 요소가 등장하는 경우도 많다(7대 죄악, 해리 포터 시리즈의 호크룩스 등등). 하여간 고대부터 뭔가 길해 보이거나 특별한 의미가 있어 보이는 숫자에 온갖 의미를 부여한 건 수비학적인 측면에서 지겹도록 써먹은 떡밥이다.언론사의 사회/연예계 기사에서는 트로이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2010년 들어 인터넷에서는 원피스의 인기로 'XX 3대 요소'나 '3대 XX'란 표현보다 'XX 3대장'이란 표현이 더 자주 보이고 있다.
2020년대 한국에선 3대 운동의 의미로 '3대 (숫자)'식으로 말하곤 한다. 흔히 '3대 500'이 자주 쓰인다.
[1] 현재 조계종의 상징이기도 하다.[2] 이 다음 장왕의 대꾸가 걸작이다. "우리 초나라엔 부러진 창 끝만 모아도 정을 백 개쯤은 만들 수 있소." 장왕과 사신의 대화를 풀어보면, 처음 장왕의 말은 "주나라 왕궁 뜰에 있는 정을 초나라로 옮겨 와서 내가 천하의 주인이 되겠다", 사신의 말은 "아무리 주나라가 힘없어도 천자의 권위는 아직 주나라에 있다"가 된다. 그리고 장왕의 다음 말은 "웃기지 마시고, 초나라의 군사력이면 주나라 따위는 제후들 다 끌고와도 이길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다. 참고로 이 대화에서 초나라의 군주가 "왕"으로 칭하고 있음에 주의. 춘추전국 시대가 끝나고 진시황이 삼황오제에서 황제라는 칭호를 만들기 전까진 왕이 가장 높은 존재였으며 제후들은 아무리 힘이 세어도 스스로를 '공'으로 칭했다. 삼황오제 중 한명인 황제는 黃帝이고 진시황이 만든 칭호 황제는 皇帝이다.[3] 당장 피타고라스 정리(a^2^+b^2^=c^2^)만 보더라도 3개의 사각형이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4] 은메달보다 동메달 수상자가 좀 더 기뻐하는 데에는 이런 영향도 있다. 4위는 같이 4강에 올랐음에도 쓸쓸히 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5] 그나마 이 경우는 절대적인 척도가 존재하므로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3개를 뽑은 것에 비해서는 좀 더 근거가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6] 일례로 CNN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선정을 한 적이 있는데 1, 2위가 모두 인도네시아 요리(렌당, 나시고렝)였다. 때문에 이 목록을 보는 사람들은 '인도네시아 음식이 제일 맛있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단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많이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7] 이런 전략은 2등도 많이 활용한다.[8] 가령 세계 3대 요리로 곧잘 뽑히는 중국 요리에 대해 중국인들은 확실히 자부심이 있고 종종 중국 요리가 최고라고 생각하곤 한다. 이미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굳이 2개를 더 뽑아서 3대를 구성할 이유가 없다. 일본도 주로 일본 외의 세계 여러 요소를 꼽을 때 세계 3대를 꼽고, 일본 자국을 묘사할 때는 일본 역시 국수주의가 상당해서 "이것은 일본이 유일하다" 식으로 일본만 독특하다는 식으로 묘사할 때가 많다. 다만 일본에서는 자국 내의 것들을 나열할 때도 '일본 3대 ○○' 식으로 뽑곤 한다.[9] 이 기준은 다소 애매하긴 하다. 극단적인 예로 10위권 밖이라든지 하여 1, 2위와 아무도 견주지 않을 것 같으면 "누가 그렇게 3개를 뽑았냐" 하고 반박당할 것이다. 앞서 예로 든 3대 요리들도 대체로 다 어디선가에서 "우리 요리가 최고다" 식으로 언급되곤 하는 것이니 사람들로서도 대충 그렇게 3개를 뽑을 수 있겠거니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