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10 00:06:29

2012년 주 리비아 미국 대사관 습격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파일:external/www.stratfor.com/Libya_benghazi_us_consolate_1.jpg

사건이 일어난 벵가지의 위치

2012 Benghazi attack
هجوم بنغازي 2012

1. 개요2. 상세
2.1. 사건 발생 배경2.2. 전개2.3. 결과
3. 기타

1. 개요

2012년 9월 리비아의 이슬람 무장단체가 벵가지에 위치한 미국 영사관을 습격한 사건. 정확히는 트리폴리에 있는 게 대사관이지 수도가 아닌 벵가지에 있는 곳은 영사관이며 영사관이 공격당하고 나서 인근의 CIA 기지까지 공격당했다. 2016년에 13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되었다. 또 당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의 외교 실패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2. 상세

2.1. 사건 발생 배경

2012년 아프리카 북부에 위치한 리비아는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국민들에 의해 권력을 잃은 후 부족과 지역에 따라 분열돼 리비아 내전이 벌어지며 험악하고 어수선했다.

그러던 와중 2012년 9월 미국에서 이슬람무함마드를 비난하는 내용의 독립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이 제작되었고 이것이 유튜브를 통해 홍보되자 대다수의 무슬림이 격분하였다. 거대배급사나 국가기관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일개 개인이 사적인 목적으로 만든 독립영화에 불과했지만 단지 미국인이 이슬람 지도자인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많은 무슬림들이 미국 전체를 비난하였다. 차츰 반발이 커져가며 대규모 반미 시위로 이어졌고, 그 중 이슬람이 국교인 리비아에서는 유독 영화와 미국에 대한 반발 시위가 강렬해 이집트와 함께 이슬람권 반미 시위의 중심축이 되었다.

다른 지역의 이슬람 반미 시위의 경우 성조기를 불태우는 정도에 그쳤으나 리비아는 남은 친 카다피 세력과 알카에다 등의 무장세력들이 반미 시위를 더욱 크게 조장하거나 동조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다.당시 보도 사건 발생 직후 초기에는 배후 세력과 사건 등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그저 반미 시위가 과격해져 시위 와중에 미국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은 알카에다를 비롯한 이슬람 무장세력들에 의해 철저하게 계획된 습격 작전이었다.[1]

오바마 정부는 이 사실을 분명 알고 있었고 벵가지 주변에 테러리스트들이 주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스티븐스 영사를 고작 5명의 국무부 외교보안국 요원만 대동시켜 리비아로 보냈다. 원래 미국은 이런 위험한 곳이면 못해도 항상 실탄과 중화기로 무장한 미합중국 해병대 경비단이 배치되어야 할 텐데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리 도착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실책이였다. 미합중국 해병대 경비단이나 미군이 영사관에 미리 배치되어 있었다면 사태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2.2. 전개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1280px-U.S._mission_and_annex_map_for_2012_Benghazi_attack.jpg

반미 시위가 한창이던 2012년 9월 11일[2] 습격이 있기 직전 대사관 앞 길거리는 이상하게 한적하고 조용했다. 당시 대사관에는 리비아의 정치와 안보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가 파견되어 있었는데 이날 스티븐스는 오후 8시 30분까지 업무를 보고 나서 오후 9시에 방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밖에 당시 주 리비아 미국 대사관엔 스티븐스 대사를 포함하여 미국인 7명이 머무르고 있었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9시 40분 거리로 쏟아진 무장 병력에 의해 첫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쉐마그(아랍풍 두건)로 얼굴을 감싼 전형적인 이슬람 테러리스트였는데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터라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잘 사용하는 수류탄화염병, RPG-7AK-47는 물론 신형소총인 FN F2000로 무장하고 중기관총과 박격포, 다수의 무장차량까지 갖춘 중무장집단이었다.[3]

이들은 중기관총을 탑재한 트럭을 앞세우며 이슬람 무장세력답게 "알라후 아크바르"란 구호를 외치며 접근해 왔다. 이들이 영사관 담 너머로 수류탄과 화염병을 투척하면서 진입하자 리비아 현지 경비인력들이 그대로 도주해 버려 영사관에는 미국인 7명만 남게 되었다.

국무부 소속의 외교보안국 요원은 즉시 워싱턴에 있는 상부에 보고했고 습격은 대사관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포착되어 즉시 워싱턴으로 보고되었다.(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3시 40분) 워싱턴에서는 즉각 행동을 취하려 했지만 가장 빨리 파견할 수 있었던 미군과 리비아 2.17 해방여단[4]의 혼성부대가 1마일 이상 먼 곳에 주둔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빠른 대응이 어려웠다.

영사관 바깥에는 CIA 요원들과 보안팀이 주둔하고 있는 애넥스(Annex) 기지가 있었고 GRS(Global Response Staff) 요원들로 이루어진 보안팀은 오후 9시 30분 이후 거리에 무장민병대가 몰려드는 것을 보고 즉시 무장하고 출발 준비를 마쳤으나 외교 분쟁이 발생할 것을 염려한 CIA 상층부에서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20분이 넘게 대기하였다. 애넥스 기지 CIA 소장은 상부로부터 지시를 기다렸으나 참다 못한 보안팀장 타이론 우즈가 오후 10시 5분에 요원들을 데리고 출발하였다. 출발 시 사용한 차량은 방탄 처리된 토요타 랜드 크루저 J40.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는 미군의 시고넬라 비행장이 있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주둔 공군이 벵가지로 출격하지 않았다.

한편 영사관에 있던 스티븐스 대사는 즉시 트리폴리 미군기지에 있는 그레고리 힉스에게 전화를 걸어 영사관이 공격받고 있음을 알리려고 했다. 그러나 힉스는 자신의 전화기에 발신자 번호가 표시되지 않아 스팸전화인 줄 알았는지 2번이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스티븐스 대사가 죽기살기로 전화를 다시 걸었고 같은 번호로 전화가 계속 걸려오는 것을 이상하게 느낀 힉스가 전화를 받아 3번째에서야 겨우 통화할 수 있었다.

이후 스티븐스 대사는 외교보안국 요원이었던 스콧 스트리클런드(Scott Strickland), 정보관리관 숀 스미스와 함께 안전가옥으로 피신하고 나머지 요원들은 주건물 무기고에서 무기를 꺼내와 건물 지붕으로 올라갔다. 테러리스트들은 곧바로 주건물에 진입해 안전가옥 입구 앞까지 들어왔고 대사와 일행을 발견하지 못하자 건물 내부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질렀다.

파일:external/cdn.spectator.org/_64864706_016777720.jpg

당시 전소되던 영사관 외부

파일:external/www.pbs.org/20120913_benghazi.jpg

전소 이후 영사관 내부

스티븐스 대사 일행은 불과 연기를 피해 화장실로 피신했으나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가 화장실 문틈으로 유입되었다. 유독가스로 의식이 희미한 가운데 스트리클런드는 화장실 창문을 뚫고 탈출했으나 스미스와 스티븐스 대사는 따라가지 못하였고 탈출 후 정신을 차린 스콧이 다시 들어가 대사를 찾으려 했으나 연기때 문에 시야가 가려져 찾지 못하고 결국 다른 요원들과 함께 건물 지붕으로 피신하였다.

테러리스트 무리가 잠깐 물러난 후 GRS팀도 도착했고 영사관에 있던 요원들은 방탄차량을 찾아서 탈출 준비를 하는 동시에 건물 안에 들어가 스미스와 스티븐스 대사를 찾았다. 그러나 스미스의 시체만 발견하고 스티븐스 대사는 발견하지 못하였다. 시간이 촉박하여 스미스의 시신만 수습하고 애넥스 기지로 복귀하기 위해 출발하였으나 도중에 수류탄과 총격이 있었고 차량 바퀴 두 개가 펑크 나면서도 계속 달려와서야 기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현지 시각 오후 11시 50분이었다.

자정이 지나자 애넥스 기지로 기관총 세례와 함께 박격포 포격이 가해졌다. 인접한 육군이나 공중지원이 없었으므로 기지에 있는 GRS팀과 CIA, 외교보안국 인원들로만 수비해야 했고 교전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한편 대규모 정규 구원군이 갈 수 없자 트리폴리에서 글렌 도허티[5]를 포함한 32명의 미국인 구원군이 급히 편성되었다. 3만 달러로 민간 제트기를 대여하여 벵가지 소재의 베니나 국제공항으로 출발했고 오전 5시에야 애넥스에 도착했다.

몇 분 후 테러리스트들의 박격포 공격이 재개되었고 이때의 포격으로 건물 옥상에서 방어 중이던 타이론과 구원군으로 왔던 글렌 도허티가 전사하고 영사관 보안요원이었던 데이비드 어븐(David Ubben)이 중상을 입었다. 건물 바깥에선 GRS 팀원들과 구원군이 필사적으로 방어해내고 건물 안에서는 CIA 요원들이 무인 항공기인 프레데터[6]가 보여주는 화면을 통해 전황을 알려주었다.

계속 방어가 불가능하자 이들은 공항으로 피신을 결정하였다. 구원군이 이용하였던 벵가지의 베니나 공항은 주변에 테러리스트들이 잔뜩 주둔하고 있었으므로 트리폴리에 있는 미티카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한편 행방불명된 스티븐스 대사는 리비아인들에 의해 영사관 주 건물 창가에서 발견되었고 발견 당시 사진 구급차가 없어 일반승용차로 오후 1시 벵가지에 있는 병원으로 호송되었다. 증언에 의하면 스티븐스 대사는 발견직후까지 숨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나 응급처치 미비로 인해 병원 도착 후 90분간 심폐소생술을 하였음에도 사망하였다. 사인은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으로 병원 도착 전까지 2~3시간 이상 별다른 응급처치 없이 방치 된 탓이었다. 시신은 곧바로 리비아 과도정부 관리에 의해 베니나 공항으로 호송되었다.

공항으로 피신한 미국인들은 전사한 시체 4구와 함께 독일 항공편을 이용하여 무사히 워싱턴으로 귀환하였다.

2.3. 결과

벵가지 공격의 미국인 사망자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Ambassador_christopher_stevens.jpg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Sean_Smith_Diplomat.jpg
J.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주 리비아 대사
John Christopher Stevens
정보관리관 숀 스미스
Sean Patrick Smith
파일:external/cnnoutfront.files.wordpress.com/120915010554-ty-woods-story-top.jpg파일:external/cdn.gretawire.foxnewsinsider.com/640_072513_otr_benghazi-562x316.jpg
GRS 대원 타이론 S. 우즈
Tyrone Snowden "Rone" Woods Sr.
GRS 대원 글렌 도허티
Glen Anthony "Bub" Doherty

이 사건으로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인 크리스토퍼 스티븐스와 국무부 정보관리관인 숀 스미스 그리고 CIA를 호위하던 GRS 대원 타이론 S. 우즈, 글렌 도허티 등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미국 대사가 테러로 사망한 일은 1979년 주 아프가니스탄 대사였던 아돌프 덥스가 살해된 이후 33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3. 기타

  • GRS 팀은 CIA의 작전 보조 및 경호 경비를 담당하는 전술팀으로, 주로 전직 군인들을 계약직 형태로 채용한다. 공작임무를 담당하는 SAD(Special Activities Division)도 마찬가지.[7] 하지만 엄연히 개인으로서 정부기관에 채용된 것이기 때문에 사실 용병이나 PMC 같은 표현은 틀린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비공식, 비군인[8] 경호공무원에 가깝다. 당시 벵가지 CIA 지부에 6명이, 수도 트리폴리 지부에 글렌 도허티를 포함한 여러 인원이 있었다. 국무부 소속 보안요원들도 있긴 했지만 파병 횟수만 두 자리 수가 넘는 이들 베테랑에 비할 수준은 못 됐다.
  • 이 사건으로 사망한 숀 스미스는 월드 오브 탱크EVE 온라인을 플레이하던 게이머로, EVE의 군스웜(Goonswarm) 얼라이언스의 고위급 외교관이었다. 당일 밤에 군스웜의 임원들에게 채팅으로 상황을 전달하다가 습격이 시작되면서 연결이 끊어졌는데 이것이 외부에 전달된 마지막 연락이었다. 그가 사망하자 게임 유저들은 게임에서 그를 추모하는 공식 행사를 개최하였다.
  • 2014년 6월 16일, 이 사건에 관련된 의혹에 질의응답을 하려는 목적으로 지니 토머스(Ginni Thomas)의 주도 하에 세미나가 개최됐다. 질문 중 법학생 사바 아흐마드(Saba Ahmed)가 "이슬람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있는 상태에서 전쟁으로 더 인식이 나빠져서 무고한 이슬람인들의 피해가 생길 수 있으며, 서로 다른 논리를 지향하는 사람들끼리 싸움을 끝낼 방법은 있는가?" 라며 전쟁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보수주의 작가이자 반이슬람 운동가인 브리짓 가브리엘(Brigitte Gabriel)이 답변한 것이 이슈가 됐다. 답변의 요점은 "역사적인 경험으로 이제 직시해야 할 초점은 소수의 사람들이 자유와 안전을 훼손시킬 힘이 있다는 문제를 직시해야 하며, 나머지 평화적인 다수로 인해 그 소수를 직시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해당 영상 링크(답변은 40초부터)
  • 2019년 모던 워페어 리부트의 싱글 캠페인 중 '대사관' 미션이 이 사건을 오마주했다. 게임 내 연출은 실제 있었던 일보다 훨씬 더 폭력적이고 잔혹하니 주의.[9]

[1] 예컨대 습격사건에 사용된 트럭에는 리비아 민병대 Ansar al-Sharia 로고가 뜯겨진 흔적이 있었다. Ansar al sharia는 미국에 의해 테러집단으로 지정되었다.[2] 9.11 테러가 발생한 날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3] 소총과 중화기로 무장했다고 군인이 아니라 여기서는 리비아 민병대라고 부른다.[4] 리비아 혁명 발발 날짜인 2월 17일을 기념하여 지어진 이름이다.[5] GRS 타이론 우즈 팀장의 친구.[6] 아프리카 주둔군에게 요청.[7] 그렇지만 작전 분야와 기밀 인가 취급 범위는 SAD에 비해 훨씬 제한적이다.[8] 이들이 전직 특수부대원이기는 하지만 이미 전역한 후에 고용된 거라 엄밀히는 신분이 군인은 아니다.[9] 실제 사건에서 대사와 그 직원들은 화재로 인한 질식사 혹은 교전 중 사망했지만, 게임 속에서 우르지크스탄 대사는 엄연히 비무장한 민간인임에도 불구하고 알카탈라 조직원들이 총으로 쏴 죽이는 것은 물론이고 확인 사살까지 저질렀다! 거기다 수많은 대사관 직원들이 학살을 당한것은 덤. 만일 게임 속 묘사가 실제로 일어났다면 우르지크스탄은 미국의 분노를 직격으로 맞았을 것이다. 당장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교전 능력을 상실한 DEA 요원을 무참히 고문해서 죽여버리자 미국은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서 해당 마약 카르텔을 탈탈 털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