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15 21:20:50

헤르만 폰 뤼네부르크

헤르만 폰 뤼네부르크
Hermann von Lüneburg ・ ヘルマン・フォン・リューネブルク
파일:뤼네부르크.png
OVA
인물 정보
<colbgcolor=#eee,#222> 신체 정보 남성, ???cm, ?형
생몰년 SE 759 ~ SE 794. 12. 5. 14:?? (35세)
가족 관계 엘리자베트 폰 뤼네부르크(배우자)
국적 및 소속 자유행성동맹 자유행성동맹군
은하제국 골덴바움 왕조 은하제국군
최종 계급 은하제국군 소장(사후 대장 추서)
최종 직책 은하제국군 육전부대 지휘관
최종 작위 불명
기함 없음
미디어 믹스 정보
성우 파일:일본 국기.svg OVA 노자와 나치
1. 소개2. 행적
2.1. 홀대받는 역망명자2.2. 반플리트 성역 회전2.3. 최후
3. 인물평
3.1. 유능한 지상전 전문가3.2. 라인하르트와의 기묘한 관계3.3. 황실의 후손?
4. 그와 부인 엘리자베트에 관한 이야기

[clearfix]

1. 소개

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외전 4권 <천억의 별, 천억의 빛>과 같은 부제의 OVA 외전에서 등장한다.

소설을 기준으로 작중에서 은하제국 측 주인공인 라인하르트 폰 뮈젤과 라이벌 비스무레한 구도를 형성했던 인물로 육상전 스페셜리스트이다. 생전의 계급은 제국군 소장이었고, 전사자 특진에 따라 최종계급은 제국군 대장.

2. 행적

2.1. 홀대받는 역망명자

본래 뤼네부르크는 제국에서도 오등작, 그 중에서도 높은 작위를 받은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망명자였다. 뤼네부르크는 자유행성동맹군에 입대한 뒤 승승장구해서 대령까지 진급해 로젠리터 연대장을 맡았다. 훗날 용명을 떨치는 발터 폰 쇤코프도 5년 동안 뤼네부르크의 부하로 있었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뤼네부르크는 우주력 791년 은하제국으로 '역망명' 했다. 그가 망명하자 로젠리터 연대는 발칵 뒤집혀 장교들은 모조리 사문을 받고 연대 자체가 해체될 뻔 했다.

제국으로 다시 망명한 뤼네부르크는 포상으로 준장으로 승진했으며, 전쟁으로 약혼자를 잃은 하르텐베르크 백작가의 여식 엘리자베트 폰 하르텐베르크와 결혼까지 했다. 그 때문에 뤼네부르크가 자신이 죽인 제국 군인의 유품에서 엘리자베트의 사진을 보고 망명했다는 입소문이 돌기도 했다. 어찌됐든 제국은 이 사례를 들먹이며 "제국으로 망명하면 뤼네부르크처럼 될 수 있다!"란 내용의 대동맹 프로파간다로도 써먹었다. 특히나 뤼네부르크가 로젠리터 출신임을 감안하면 프로파간다용으로 제격이다. 물론 로젠리터에선 이미 5명의 역망명자가 더 있었지만.

하지만 프로파간다로 써먹는 것 치고는 대우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르텐베르크 백작가의 여식과 결혼은 했으나 제국에서 동맹으로 망명했다가 다시 망명한 이력으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문벌귀족을 위시한 주류 사회에서는 백안시당하는 처지였다. 게다가 뤼네부르크의 전문분야인 백병전에서는 자타공인 2만 년 늦게 태어난 석기 시대의 전사로 인정받는 장갑척탄병 총감 오프레서 상급대장의 존재가 확고했다. 이로 인해 역망명 후 3년 동안 좀처럼 실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준장 계급에 머물러 있었다.

2.2. 반플리트 성역 회전

그렇게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살다가 반플리트 성역 회전에 참여했다. 리하르트 폰 그림멜스하우젠 제독의 함대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이 함대는 뮈켄베르거가 그림멜스하우젠을 골칫거리로 여겨 뒤로 빼 놓은 함대였다. 그런데 함대가 근거지로 삼은 반플리트 4-2에 동맹군의 후방기지가 있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공을 세울 기회를 얻었다.

본래 지상정찰은 라인하르트 폰 뮈젤 준장의 임무였는데, 뤼네부르크는 라인하르트가 우주에서 전투지휘하는 데는 영재라고 하지만 지상전에게는 내가 일가견이 있다는 식으로 그림멜스하우젠 제독을 설득했다. 라인하르트를 깎아내지도, 공을 탐하지도 않는 듯한 그 화법에 그림멜스하우젠은 설득되어 지상정찰 임무를 그에게 맡겼다. 라인하르트는 내심 자신의 제안을 남에게 맡긴다는 사실에 억울함을 느꼈으나 그림멜스하우젠이 강압적으로 명령하는 게 아니라 마치 설득하는 식으로 지시했기에 라인하르트도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뤼네부르크는 그림멜스하우젠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함대 지상부대를 모조리 장악했으며, 라인하르트 폰 뮈젤을 자신의 부장으로 임명했다. 당연히 그의 상급자들이 반발했으나 그림멜스하우젠이 달래니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지상부대를 장악한 뤼네부르크는 즉시 장갑차를 이끌고 지상을 달려 먼저 정찰을 시도한 오토 프랑크 폰 반샤페 대령의 일행을 포착했다. 그때 반샤페 대령은 뒤따라온 발터 폰 쇤코프 중령의 일행과 합류하여 기지로 복귀하던 중이었는데, 뤼네부르크는 물량의 우위를 살려 동맹군을 반포위한 채 특정 지역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투항 권고를 날린 뒤 바로 공격하여 동맹군 장갑차를 격파하고 반샤페 대령에게 부상을 입혔다. 그때 발터 폰 쇤코프 중령이 뛰쳐나왔고 두 사람은 탄소 크리스탈 토마호크를 든 채 일기토에 임했다. 소장이 된 뤼네부르크를 두고 쇤코프는 "얼씨구, 제국으로 돌아갔더니 장군이 되었냐?"라는 투로 비꼬았고 뤼네부르크는 제국에 인재가 없는 모양이라고 맞대답했지만 쇤코프는 "그렇게 잘난 척 하려면 상급대장쯤 된 다음에나 그래라."라는 투로 더 비꼬아 뤼네부르크를 분노하게 만들어 대결에 임했다. 원래 뤼네부르크의 백병전 실력은 쇤코프를 앞섰지만 뤼네부르크가 3년 동안 전장을 떠난 사이 쇤코프는 성장하여 뤼네부르크를 미미하게 앞질렀다. 그러나 카스퍼 린츠칼 폰 데어 데켄의 공격이 있어 뤼네부르크는 후퇴해야 했다.

뤼네부르크는 이 전투에서 동맹군의 존재와 기지의 위치를 알아냈고, 고급장교에 중상을 입혔으며 로젠리터 연대가 버려두고 간 장갑차까지 포획했다. 뤼네부르크는 귀환하자마자 회의에서 즉시 육전부대를 동원해 반란군 기지를 공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그림멜스하우젠이 라인하르트에게 의견을 물어보자 주장과 부장의 견해는 동일해야 하므로 라인하르트에게 의견을 묻지 말아달라고 제지했다. 이 사건으로 뤼네부르크는 그림멜스하우젠 함대 간부들의 반감을 사게 되었다.

그렇게 동맹군과 제국군의 전투가 벌어졌다. 뤼네부르크는 지형의 불리함과 동맹군의 분전으로 고전했으나 우월한 숫자와 뛰어난 육전지휘로 동맹군의 저항을 박살 냈고, 기지 내부까지 침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옛 부하였던 칼 폰 데어 데켄 중위와 결투를 벌여 죽였고, 뒤따라온 쇤코프에게 죽을 뼌했으나 아군의 사격으로 살아남았고, 블룸하르트가 총을 쏘며 달려온 탓에 물러나야 했다.

전투 직후 라인하르트가 동맹군 기지 사령관 싱클레어 셀레브레제 중장을 사로잡은 걸 알고 직접 함대 사령부에 보고했으나 키르히아이스는 이미 보고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뤼네부르크는 키르히아이스에게 상관에게 보여준 충성심은 훌륭하지만 경은 라인하르트의 신하가 아니라 은하제국의 군인임을 명심하라고 경고한 뒤 내심 라인하르트를 자기 뒤에 세우려는 자신의 계획이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했다.

전투가 끝나고 오딘에 귀환한 뤼네부르크는 소장으로 승진했다. 반란군의 기지를 파괴한 공적을 인정받기도 했지만 라인하르트가 승진했는데 주장인 뤼네부르크가 승진하지 못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으며, 근 3년 동안 승진하지 못했음으로 슬슬 승진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승진했지만 뤼네부르크는 나는 이제 소장인데 라인하르트는 18세에 소장이라며 35세에는 원수가 될지도 모른다고 불쾌해했다.결국 20대 초반에 원수를 달았다

이후 뤼네부크는는 그림멜스하우젠 제독 승진 축하연에 참석했는데, 에리히 폰 하르텐베르크 백작에게 더 이상 나를 실망시키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얼마 뒤 빈혈 증세를 보이는 부인 엘리자베트를 정중히 모시던 라인하르트의 모습을 보고 이를 곡해하면서 대놓고 비아냥[1]거렸다. 심지어는 고성이 오가다가 서로의 신분을 망각한 채 겉옷을 벗어던지고 현피를 뜨려고 했으나 울리히 케슬러 대령이 나타나[2] 이들을 정중한 태도로 말리면서 무마됐다.

뤼네부르크는 라인하르트와 라이벌 관계를 자처하여 문벌귀족들 사이에서 자신의 입지를 높이고 그 가치를 인정받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정작 소장 진급 감사를 빌미로 오프레서를 찾아간 자리에서 '어차피 경이 노릴 수 있는 자리는 내가 있는 자리 아닌가?'란 이야기에 '나는 돌려 말하는 건 싫다! 고작 그것 때문에 찾아온 건 아닐 테지. 말하고픈 게 있다면 단도직입적으로 하라!'란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호의적이지 않았다. 심지어 "우리 입장에서는 너네 둘이 싸우다가 같이 나자빠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란 소리를 들음으로써 사실상 문벌귀족에게서 인정받으려는 노력은 끝내 단념하고 만다.

2.3. 최후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에 참전했으나 로젠리터와 교전 중에 발터 폰 쇤코프의 손에 목숨을 잃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원래 로젠리터 내에서 꽤 인망있던 인물이었으나, 돌연 배신을 하고 제국으로 망명하는 바람에 로젠리터를 해체 직전의 상황까지 몰아넣어 부대원들의 증오를 사고 있었다. 실제 반플리트 4-2에서 뤼네부르크와 마주친 칼 폰 데어 데켄 중위는 당신 때문에 연대 장교들 모두 사문회에 끌려가 사상검증급 추궁을 당했다고 울분을 토하면서 결투를 벌이다 전사했다. 게다가 12대 연대장인 오토 프랑크 폰 반샤페 대령도 반플리트 4-2에서 뤼네부르크의 공격에 중상을 입고 사망했으니 안 그래도 기존에 쌓아둔 어그로를 더 중첩시켜놓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13대 연대장인 쇤코프는 연인이었던 발레리 린 피츠시먼즈 중위까지 반플리트 성역 회전에서 제국군에게 잃었다.

이런 쇤코프와 로젠리터 연대가 품은 원한은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기행을 연출해냈다. 통상적으로 함대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육전부대는 딱히 할 일이 없지만, 이 인간들은 단지 뤼네부르크를 전선으로 끌어내기 위해 눈에 들어오는 적함마다 강습양륙함을 꼴아박고 함상백병전을 벌이는 과거 지구 시절의 해적들이 하던 짓거리를 하고 다녔다. 게다가 승무원을 모조리 썰어버리고 배를 탈취하고 나면 통신기에다 대고 뤼네부르크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피로 붉게 물든 도전장을 노래해대고 있었다.

로젠리터의 기행은 동맹군 수뇌부에서도 한 소리를 할 정도[3]였는데, 제국군 수뇌부도 적잖이 짜증이 난 상태였고 결국 뮈켄베르거 원수가 12월 5일자로 뤼네부르크를 호출하여 "난 니 문제 말고도 골치아픈 일 많아, 새퀴야. 니 불명예는 니가 처리해."란 내용의 쓴소리를 퍼부어댔다.[4]

벼랑 끝에 몰린 뤼네부르크는 직접 출격, 강습양륙함에 탑승하여 동맹군 로젠리터들이 탑승한 강습상륙함에 들이받아 백병전을 걸었다.[5] 그리고 쇤코프와 결투를 벌이던 중에 패배하여 목숨을 잃는다. 외전 OVA '천억의 별, 천억의 빛'에서는 1:1 대결 중에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쇤코프에게 오른팔을 통째로 잘리고 과다출혈로 죽는다.

죽어가면서 "쇤코프, 착각마라. 네가 강해서 이긴 게 아냐, 내가 약해진거야..."라는 말을 하는데 쇤코프는 무덤덤하게 그럴지도 모른다며 받아들였다. 그리고 뤼네부르크는 죽기 직전 "엘리자베트, 나는 죽어 주마. 너를 놓아 줄 테니, 이젠 좋을 대로 살아가라."라는 유언을 남긴다. 그러나 목소리로 나오진 않고 입술의 미동만으로 발현되었으므로 그 누구도 알아듣진 못했다. 쇤코프는 로젠리터 대원들이 오자 죽은 뤼네부르크 시체에 경례를 하게하며 옛 상관이던 이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보여줬다. 이후 뤼네부르크는 '명예로운' 전사로 인정되어 제국군 군율에 의해 대장으로 추서되었다.

코믹스판에서는 이제르론 공략전에 소환된 로젠리터 연대와 쇤코프의 배경 설명을 할 때 두세 컷 나오다가 곧바로 쇤코프에게 사망한다. 코믹스에선 뤼네부르크가 "쇤코프, 네놈이 연대장이 되었나? 많이 컸군."이라는 대사가 그의 마지막 대사다. 원작의 이런저런 복잡한 배경은 나오지 않는다.

3. 인물평

3.1. 유능한 지상전 전문가

1:1 전투에서 상당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는 인물이며, 동맹군 로젠리터 시절에는 그 발터 폰 쇤코프가 한 번도 못 이겨봤다고 했을 정도였다. 상술한 바와 같이 쇤코프에게 패배하고 죽어갈 때 "네놈이 강해진 게 아니라 내가 약해진 거다."라 했고, 쇤코프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는 투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 뤼네부르크는 제국으로 역망명한 이후 3년 가량 실전에서 떨어져 있었으니 감이 무뎌졌을 법도 하므로 자신이 약해졌다는 말은 딱히 틀려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쇤코프는 그 사이 전장에서 끊임없이 구르며 경험을 쌓았으니 쇤코프가 강해진게 아니란 말은 졌다는 것을 쉽게 인정하기 싫어서 내뱉었을 수도 있다.

또한 지상전 지휘에서도 실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았다. 일단 로젠리터의 연대장이었던 이력도 있고 당시 부하였던 인물들은 그놈의 역망명만 아니었으면 유능하고 존경받을만한 상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반플리트 4-2의 지상전에서 부장으로 참전한 라인하르트가 뤼네부르크의 전투 준비와 지휘에 빈틈이 없음을 순순히 인정했다.

어쨌든 실력은 있는 인물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제국군 육전 분야에는 시대를 잘못 태어났다거나 그와 맞붙는 것은 저능아의 만용과 같은 소리를 들으며 가히 우주최강남의 포스를 보이던 오프레서란 거대한 장벽으로 인해 출세에 상당한 제약이 뒤따를 수 밖에 없었다.[6]

3.2. 라인하르트와의 기묘한 관계

같은 준장 계급이었긴 하지만 라인하르트는 우주함대를 지휘하는 인물이고 뤼네부르크는 육전부대를 지휘하는 인물이다. 즉, 아예 분야가 다른 두 사람이 동일한 전장에서 동일한 전공을 다툴 만한 관계가 아니다. 다만 우연히 반플리트 성역 회전에서 라인하르트가 뤼네부르크의 요청으로 그의 부장자격으로 지상전에 참여하게 됐고, 회의석상에서 뤼네부르크가 부장인 라인하르트에게 의견을 구한다음 그의 답변을 높이 평가하고 훗날 자신이 출세를 하면 수하로 두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기묘한 관계에 신호탄을 날렸다.

다만 독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장면이다. 일단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뤼네부르크가 보여준 기량은 라인하르트를 수하로 두기는 커녕 라인하르트의 부하 중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가 되기는 힘들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부분은 작품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독자의 관점이기에 알 수 있는 영역이라 하더라도, 반플리트 성역 회전(외전 4권) 시점 기준에서도 '라인하르트를 수하로 두고 싶다'는 뤼네부르크의 태도가 어처구니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단 둘 다 주류 문벌귀족들에게는 백안시당하는 처지였다고는 하지만 뤼네부르크의 경우는 역망명자(나쁘게 말하면 이중배신자)라는 애매한 처지에 명문 하르텐베르크 백작가의 여식과 결혼은 했지만 알고보면 그마저도 마약 밀매범이던 전 약혼자 대신이라는 미묘한 입장이었던데 비해 라인하르트는 현직 황제총희의 동생이라 전제군주정 치하에서는 본인의 능력이 없어도 출세 치트키나 다름없는 입장에 (본인의 능력이 걸출한 덕분에 잊기 쉽지만) 프리드리히 4세 역시 딱 선만 넘지 않는 수준에서 대놓고 총애하며 후원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즉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치적인 입지에서도 라인하르트가 압도적인 우위였던 것.

게다가 병과 역시 뤼네부르크의 병과인 지상군은 은영전 내에서도 비교적 비주류에 속해 최대로 오를 수 있는 직급은 오프레서의 언급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상급대장인 장갑척탄병 총감이다.[7] 반면 라인하르트의 병과인 우주함대는 가장 주류 병과로 원수급 실전부대 지휘관 보직도 여럿 있고 제복군인 최선임자도 여기서 나온다. 이 작품에서 지상군(육전대)은 우주 함대 휘하에 배속되는 것이지 지상군 휘하에 우주 함대가 배속될 일은 거의 없고, 따라서 각 함선의 지휘관(함장)급이면 모를까 장성급 우주함대 지휘관이 지상군 지휘관 이래에 배속될 상황도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데 대체 뤼네부르크가 훗날 어떤 자리로 출세하면 라인하르트를 자기 수하의 어떤 자리에 두고 싶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 두 사람의 계급 격차가 크게 나기라도 하면 어찌저찌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계급까지 같으니 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

굳이 말을 맞추자면 군 내부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출세하면 자기 부하로 쓰고 싶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위 문단에서 이미 서술된 바와 같이 정치적 선전을 위해 그럴싸한 자리에 앉혀둔 뤼네부르크의 정치적 입지보다 총희의 동생으로 비주류이기는 하나 벼락출세가 가능한 입장을 차지한 라인하르트의 정치적 입지가 더 낮다고 보기도 힘들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30대 중반의 뤼네부르크보다 훨씬 젊은 10대 후반의 라인하르트가 같은 계급에 있다는 것 자체가 라인하르트 쪽이 훨씬 빠른 출세 코스에 올라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후 사정에도 불구하고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는 건 굳이 좋게 해석하자면 '건방진 애송이'의 기세를 꺾어 제압할 의도와 같은 것이 있었다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이 인물이 큰 야심에 비해 상황 판단력이 떨어지고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면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장치라 보아야 할 것이다.

라인하르트는 이 때 뤼네부르크가 자신의 위에 서서 깔아뭉개는 것으로 인식하여 상당한 굴욕감을 느꼈으나, 곧 전투에서 적 장성을 사로잡는 공적을 세웠고 뤼네부르크를 경계한 키르히아이스가 아예 라인하르트가 적 장성을 사로잡았다고 사령부에 먼저 보고를 올리는 바람에 한 방씩 주고받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어쨌든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상대를 의식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라인하르트와의 대립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자신의 입지와 출세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 뤼네부르크는 적극적인 자기 PR을 시도했으나 돌아온 것은 냉담한 반응 뿐이었다. 뤼네부르크 스스로도 라인하르트가 유능한 능력자라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다만 자존심 문제로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우면서 서로 육체언어를 나누기 직전[8]까지 가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으니...[9][10] 뤼네부르크에 대한 키르히아이스의 평은 "적으로 돌리면 귀찮지만, 아군으로 삼으면 더 결과가 좋지 못한 자."

3.3. 황실의 후손?

뤼네부르크가 사실 황실의 후손이고, 출생의 비밀을 알았기에 제국으로 망명했다는 소문이 돈 적이 있었다. 소문 자체는 뚜렷한 근거없이 그렇다더라는 식으로 떠도는 뜬소문이었기 때문에 귀족들 모두 코웃음을 치며 무시했다. 라인하르트 역시 코웃음을 쳤지만 만약 소문을 퍼뜨린 장본인이 뤼네부르크라면 정말 치졸한 놈이라고 평했다. 그나마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이 국무상서 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에게 워낙 골덴바움 왕가의 황제들이 그 방면으로는 워낙 난잡했기 때문에 정말로 황가의 후손일 가능성은 있으나 황족으로 공인받을 만큼 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내용의 비공식적 대화만 있었을 뿐이다.[11] 그리고 애초에 황족들도 제위계승에서 패배하면 망명가는 판이니 더더욱 무가치하다.

작중 묘사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 모두 코웃음을 치면서 무시하는 완전한 헛소문으로 취급한다. 게다가 소문의 진위여부를 가장 잘 알고 있을 장본인은 자신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떠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에 대해서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작중 비중도 뜬금없이 튀어나온 소문이고 별 반향도 없이 묻혔기 때문에 진지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일단 사람들의 반응이나 묘사를 보면 누군가가 뤼네부르크를 웃음거리로 만들기 위해 퍼뜨렸을 수도 있으나, 라인하르트의 이야기처럼 뤼네부르크가 정말 치졸한 놈(...)이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작중에서 뤼네부르크는 어떤 야망을 품고 제국으로 망명을 해온 것으로 묘사되는데, 정작 망명한 이후로는 하르텐베르크 백작가와 결혼한 것과 장군으로 승진하여 대동맹 프로파간다로 이용당하는 것 말고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당사자는 어떻게든 주류귀족 사회에서 인정을 받아 자리를 잡으려 발버둥치지만, 오프레서가 보이는 냉담한 반응처럼 무시당하는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뤼네부르크가 사실 황실의 후손이란 떡밥은 여러 귀족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떡밥이 될 수 있다. 특히 황제의 다음 후계가 불투명하고 불안정한 상황[12]에서 후계를 주장할 수 있는 남성의 등장은 충분히 주목받을 가치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뤼네부르크 자신의 야망을 펼치기 위한 뒷배경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소문 자체가 워낙 뜬금없었고 뤼네부르크는 제국 내에서 어떤 주목이나 반향을 일으킬 만큼의 인망과 명성도 갖추지 못한 인물이었다. 결국 이 소문은 그 근원이 누구였고 목적이 무엇이었건 간에 사람들의 코웃음만 산 해프닝에 불과했다. 심지어 히르텐베르크 백작의 말에 따르면 소문이 사실이더라도 황실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한다.

사실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이 소문은 뤼네부르크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았을 것이다. 가능성은 턱없이 낮지만 차기 황위를 노렸다면 이미 프리드리히 4세에게 유력한 자손이 셋이나 있음을 감안하면 희망이 없다. 심지어 그 셋 중 둘은 당시 제국 최강의 귀족인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이 뒷배인 것을 감안하면 그냥 황위계승은 꿈에도 꾸어볼 수 없는 처지이다. 그저 출세가 목적이라 해도 황족의 후손이라 해도 위르겐 오퍼 폰 페크나츠처럼 프리드리히 4세와 가까운 인척은 이미 많으며 뤼네부르크는 그들과 비교하면 이미 한 번 자유행성동맹에 망명한 적이 있다는 약점에 심지어 자유행성동맹군의 로젠리터에 소속되었던 과거까지 있다. 자유행성동맹에 망명하고도 황제가 된 사례로 만프레드 2세라는 특이 케이스가 있긴 하지만 만프레드 2세는 애초에 서출이긴 하나 직계 황자였고, 그걸 감안해도 뤼네부르크는 조건이 열악하다. 게다가 그런 상황에서의 뤼네부르크의 경쟁자들은 문벌귀족들인데 황족 후손이라고 봐줄리가 없다. 문벌귀족들이 진짜로 소문의 영향으로 뤼네부르크를 봐준다면 뤼네부르크가 차기 황위계승의 가능성이 높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그에 기반해 위세가 높아야 가능한데 뤼네부르크는 그 두가지가 결여되어있다.[13]

또한 그림멜스하우젠의 눈에 발각되어, 그의 뒷배가 될 하르텐베르크 가문이 몰락하기도 했다.

4. 그와 부인 엘리자베트에 관한 이야기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뤼네부르크의 부인인 엘리자베트는 과거 포르겐 백작가의 4남 칼 마티아스 폰 포르겐와 약혼한 사이였다. 당시 칼 마티아스는 군무성에서 영관급 대우를 받는 행정장교로 근무하고 있었음에도 본가에서 용돈을 받아 쓸 정도로 경제관념이 희박한 위인이었다. 이에 엘리자베트의 오빠인 에리히 폰 하르텐베르크 백작은 결혼 후에 두 사람이 먹고 살 경제적 해법을 날카롭게 질의했고, 칼 마티아스는 곧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쉬운 비법을 찾아냈다. 문제는 그 비법이 바로 마약 밀매, 그것도 작중에서 제국과 동맹의 치안조직이 서로 협력했다는 기록이 나올 정도로 사회적 문제를 불러일으키던 사이옥신으로 막대한 돈을 벌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엘리자베트의 오빠, 하르텐베르크 백작은 경찰 간부로서 내무성 경찰총국의 차장이란 고위직에 있는 인물이었다. 또한 귀족사회에서는 "깐깐한 경찰간부가 어쩌다 귀족으로 태어났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꽤나 유능하고, 내무성 내에서도 미래의 핵심간부로 손꼽힐 정도로 전도유망한 인물이었다. 그런 하르텐베르크 백작이 칼 마티아스의 비정상적인 돈벌이를 모를 리 없었으며 오히려 이 문제로 인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마약 밀매는 평범한 가문에서도 집안망신인데 칼 마티아스는 포르겐 백작가의 자제였고, 동생 엘리자베트와 결혼하게 된다면 하르텐베르크 백작의 출세길이 끊어지는 것은 물론 두 백작가가 나란히 몰락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였다. 결국 진실이 밝혀지면 같이 몰락할 운명의 포르겐 백작가 당주(칼 마티아스의 형)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어 비밀동맹을 맺었고, 군무성에 압력을 넣어서 칼 마티어스를 전방기지의 경리장교로 전출시켰다. 그리고 두 백작가에서 원했던 결말 '동맹군의 공격에 맞서싸우다 명예롭게 전사한 군인'으로 포장하여 불편한 진실을 묻어버릴 수 있게 됐다.

한편 이 일로 애인을 잃은 엘리자베트는 폐인이 되었고, 그런 여동생의 모습을 보다못한 하르텐베르크 백작은 뤼네부르크가 망명을 해 온 이후 엘리자베트에게 청혼을 하자 혼인관계를 맺을 수 있게 적극적으로 다리를 놓아주었다. 이로 인해 뤼네부르크가 해당 전투에서 칼 마티아스를 죽이고, 그 유품에서 엘리자베트의 사진을 보고 망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림멜스하우젠에게서 전후 사정을 전해들은 울리히 케슬러는 하르텐베르크 백작쪽에서 뤼네부르크를 전 약혼자의 원수로 설정하고, 그렇게라도 생각해서 정신적으로 죽은 거나 마찬가지인 여동생의 정신세계가 극적으로 소생하기를 바란 것 같다고 추측했다. 뤼네부르크도 '당신의 전 약혼자를 죽인게 나였다'란 이야기를 입밖으로 꺼내려 한 적이 있으나 약혼자란 표현에서 급반응을 보이는 부인의 모습에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어쨌든 이러한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순탄할리 없었고 겉보기와 달리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는 언급이 나온다. 이런 이야기를 케슬러에게서 들은 라인하르트는 "뤼네부르크도 별로 행복한 사내는 아닌 것 같군."이라고 평하며 동정을 표했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역시 뤼네부르크 부부의 뒷사정을 조사하였는데 정식 결혼보다 뤼네부르크의 강압에 의한 "사실혼 관계"가 선행되었다는 소문과 함께 여러 사정이 얽힌 복잡한 부부관계에 대한 정보를 라인하르트에게 제공했다. 이 때 키르히아이스는 꽤나 조심스러운 태도로 보고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라인하르트의 누님이 강제로 황제의 후처가 된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고, 과거 안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뤼네부르크를 혐오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전해들은 라인하르트는 키르히아이스가 놀라면서 내가 저분을 너무 몰랐던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할 정도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그럼 남자쪽이 불행한거 아닌가?"란 말을 하면서 뤼네부르크를 동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엘리자베트는 뤼네부르크를 사랑하지도 증오하지도 않았다. 결혼생활 내내 순종적인 아내의 모습을 보여 주지만 남편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것이 정확할 듯.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란 것을 작중 가장 잘 보여 주는 인물이다. 그녀는 평생 죽은 애인인 칼 마티아스만을 영원히 그리며 살았다. 그러다가 뤼네부르크의 출정 중에 애인의 죽음이 오빠 하르텐부르크 백작 탓이라는 사실을 리하르트 폰 그림멜스하우젠에게 들어 알게 되자, 오빠를 집으로 초대하여 사실 여부를 추궁하고 약이 든 커피를 먹이고 계단에서 밀어버린다. 그리고는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오빠의 얼굴을 향해 코스모스 화분을 던져 머리를 깨 죽여버렸는데, 이 사건은 12월 1일에 벌어졌으므로 뤼네부르크가 전사한 것은 그보다 시간적으로 나흘 뒤의 일이다. 뤼네부르크는 몰랐지만 사실상 뤼네부르크에게 죽으라고 명령한 뮈켄베르거는 이미 그 소식을 알고 있었다.[14]


[1] 이때 뤼네부르크는 라인하르트를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상으로 비유하여 조롱하였다. 이후 사정을 전해들은 키르히아이스는 진흙 조각따위로 비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뤼네부르크도 라인하르트의 미모만큼은 인정하는게 아닌가 생각했다.[2] 이후 묘사되는 장면을 보면 하르텐베르크 백작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에게 중재를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3] 사령부에서 이게 무슨 지거리야란 식의 잔소리를 했는데 쇤코프는 로젠리터에게 잔소리 하러 온 장교의 면전에서 '이런, 나랑 뤼네부르크 사이의 사적인 일인데.'라고 되받아치고 카스퍼 린츠가 '공적이라는 핑계로 사람을 죽일 정도로 우린 타락하지 않았다.'라고 일갈한다. 거기에 로젠리터 대원들이 살기를 드러내자 장교는 황급하게 도망갔다.[4] 뤼네부르크가 물러나자 뮈켄베르거는 차라리 여기서 전사하는게 그 자신에게도 좋을거라고 말했는데 바로 직전 그의 아내가 오빠를 살해했기 때문이다.[5] 현대전으로 대입하면 해병대 상륙함 두 척이 장군 하나 잡는다고 해변에 상륙할 생각은 안 하고 대양에서 서로 꼴아박고 육박전을 벌이는 만행을 저지른 거나 진배없다. 그나마 적 전투함은 그림이 좀 낫다지만 오십보 백보.[6] 라고는 하지만 설령 오프레서가 아니더라도 역망명자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경력상 마이너스라서 그리 출세길이 열렸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오프레서같이 입지가 탄탄한 인물에게 붙을 수 있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테지만.[7] 게다가 장갑척탄병 총감은 이름만 봐도 병과 총감이니 실전부대의 지휘관이 아님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8] 라인하르트도 백병전 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아무래도 취기가 오른 상황에 상대가 상대인지라 거하게 얻어터지는 흑역사를 찍었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9] 사실 그럴만도 한 게 라인하르트 자체가 호감을 주는 인간성을 지닌 것도 아닌데다 새파랗게 젊은, 아니 고작 18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놈에게 잘 보이고 싶은 생각이 들기는 아무래도 힘들었을 것이다.[10] 반대로 라인하르트에게 숙이지 못한 것이 그의 한계였을 수도 있다. 만약 뤼네부르크가 그의 편에 붙었다면 몇 안되는 백병전 전문가로서 분명 대우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라인하르트도 인재를 눈여겨보던 시기였으므로 충분히 가능했지만 무슨 이유였는지 문벌귀족에 붙어서 적대하는 길을 택했다. 사실 아내가 문벌귀족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을지도...[11] 정확히 말하자면 '가능성이 어느정도 있긴 하지만 공인받을 정도는 아니다' 라기보다도 '골덴바움 왕조엔 난봉꾼이 많았으니 당연히 드러나지 않은 후손도 많다. 그러니 뤼네부르크라고 절대 그런 경우가 아닐거라는 보장은 없지' 정도의 내용이었다. 즉,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공인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정도도 아니고, 분명히 제국 안에 알려지지 않은 황실 후예가 있는 건 사실이니, 저기 길거리를 지나가는 갑돌이나 갑순이가 황실 후예일 가능성도 0은 아니듯이 뤼네부르크도 마찬가지라는 정도의 뉘앙스.[15] 즉, '뤼네부르크가 황실의 후손일 가능성이 있다' 는 의미로 나온 장면이라기보다는 근거도 뭣도 없는 말도 안되는 뜬소문에 대해 '뭐 절대 아니라는 근거도 없긴 하네' 정도로 비아냥거리는 의미에 더 가깝다. 이 점은 작가 다나카 요시키 자신이 세습이나 혈통주의에 대한 반감이 큰 인물이라 '사실 아무개는 무슨 혈통의 숨겨진 후예' 식의 이야기를 굉장히 싫어하고, 그런 이야기를 비꼬기 위해 본작 뿐 아니라 아르슬란 전기등에서도 사용한 적 있는 묘사이다.[12] 정통성이 가장 좋은 직계황손 에르빈 요제프는 어린데다 뒷배경에 문벌귀족이 없으며, 반대로 뒷배경이 좋은 두 황손은 직계가 아니고 외손녀였다.[13] 혹은 뤼네부르크가 눈먼 귀족의 후원을 노리고 이 소문을 퍼뜨렸지만 곧 가망성이 없다는 걸 깨닫고 철회했을 수도 있다. 어차피 자유행성동맹에 있다 왔으니 오딘의 소식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을 테니 불가능한 일은 아니긴 하다.[14] 같이 있던 오프레서 상급대장이 이 사실을 가지고 웃지만 뮈켄베르거는 그저 쓴웃음만 지었다.


[15] 조금 자세히 말하면 골덴바움 왕조에는 난잡한 황제가 넘쳐난 만큼 신빙성이 아얘 없는게 아니라서 딱 잘라 거짓말이라고도 진짜라고도 말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은영전 독자들에게 양 웬리에게 친자가 있다, 라인하르트에게는 사생아가 있다 같은 얘기는 아무도 안 믿을 거짓말이지만 제국 출신의 OOO이 사실 골덴바움 황가 후손이라고 말하면 골덴바움 왕조의 황제들 중에는 난봉꾼이 많고 또 500년간 이어져 왔으니 아주 거짓말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