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균형은 빛과 어둠의 균등한 분배다. 그것은 성역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자 만물의 본질이기도 하다. 어둠이 지배하는 세상은 스스로 불타버릴 것이다. 빛이 통치하는 세상은 고인 물처럼 썩고 말 것이니라.[2]
Trag'Oul디아블로 시리즈에 등장하는 성역의 드래곤이자 수호자(The Guardian)로 영원한 하나(The One Who is Forever)라고도 불린다. 다만 그 모습은 일반적인 드래곤보다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거대 뱀인 웜에 더 가깝다. Trang'Oul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디아블로 2에서 생긴 오타가 널리 퍼져버린 것이다. 파괴의 군주에서 Trang-Oul's Avatar라는 오타가 들어간 세트 아이템이 추가되면서 트랑울이라는 잘못된 이름이 확산되는데 한몫하였다.[3] 그리고 제우미디어판 죄악의 전쟁 3부작과 케인의 기록에서는 분명 한국어 번역이 트락울로 나오는데, 블리자드 코리아 공식 번역인 디아블로 3: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는 Trag oul Coils이라는 전설 손목방어구를 트래그울의 똬리라고 번역했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도 트래그울로 나온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명칭이 자꾸 왔다갔다 한다. 제우미디어가 블리자드 코리아의 번역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것도 감안해야 하겠지만.
2. 작중 행적
2.1. 디아블로 2
매뉴얼에 보면 강령술사의 설정과 기술을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나온다. 이빨이나 뼈 창 같은 주문은 트래그울의 뼈를 소환하여 적에게 날리는 것이라는 설명이 있다.2.2. 디아블로: 죄악의 전쟁
디아블로 2 이후로는 소설 디아블로: 죄악의 전쟁 3부작에 등장하면서 더 자세하게 묘사된다.그 기원은 알 수 없으나, 드높은 천상과 불타는 지옥 사이에 놓여진 성역 세계를 수호하는 존재이며, 천사도 악마도 그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네크로맨서들의 선조 라트마가 그의 제자이며 울디시안의 동생인 멘델른이 그들과 접촉하면서 독자들에게 소개된다.
어떤 뚜렷한 형체가 없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그 모습을 설명한 멘델른에 따르면 별들만 있다고 생각된 곳에 잘 보니 별들이 이어져 용과 비슷한 형상을 만든다고 한다.[4] 성역을 초월한 어느 이공간에 존재하지만 동시에 천상도 지옥도 아닌 곳이라 정확히 어디인지는 모른다. 아마도 성역의 하늘을 조금 초월한 곳에 있는 듯하다.
아주 오래동안 존재한 터라 지혜는 높지만, 자신을 천사나 악마에게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 몸을 숨기고 있으며, 천사들의 침공을 성역의 좌표를 헛갈리게 해서 지연시키고, 울디시안을 자신의 영역으로 불러 공간이동시켜주거나, 최종적으로 천사와 악마들의 침공때 완전하게 각성한 울디시안에게 조언을 하여 울디시안이 성역을 살리게 도움을 준다.
천사, 악마, 인간이 한데 모여 한바탕 대전투를 치르고 난 후에 울디시안의 희생으로 전투가 일단락되자 회담을 가진 앙기리스 의회의 대천사들과 메피스토의 결정으로 성역은 모든 것이 소설 시작점의 상태로 원상복귀된다. 이는 모두의 기억까지 소거된다는 것을 의미했는데, 멘델른만은 트래그울의 힘으로 기억을 보전할 수 있었다. 울디시안도 없고 이제 더 이상 고향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어진 멘델른은 아무 기억 없이 행복하게 사는 옛 동료들을 남겨두고 트래그울과 라트마의 부탁으로 울디시안의 업적을 기억하고 천사와 악마 사이에서 균형을 지킬 이들을 양성하기 위해 떠난다. 트래그울은 멘델른에게 스승이라는 뜻의 칼란(Kalan)이라는 새 이름을 붙여주는데 이 칼란이 첫 네크로맨서가 되시겠다. 라트마가 그들 사이에서 트래그울과 함께 반신적인 존재라면 칼란은 네크로맨서를 창시한 아버지쯤 된다. 칼란은 이후로 자신의 경험담을 기록으로 남겼으며 이로써 데커드 케인같은 후대의 인물들이 성역의 참역사를 알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3. 케인의 기록
디아블로3 출시 이전에 디아블로 시리즈의 세계관과 설정을 모아서 알릴 목적으로 나온 케인의 기록에 다시 등장한다.이번에는 확실히 그 기원이 밝혀지는데, 이나리우스와 릴리트에 의해 성역이 창조될 때 함께 탄생했으나 그 존재는 천사도 악마도 모른다고 한다. 모습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던 죄악의 전쟁 때와는 달리 데커드 케인이 그린 삽화는 동양의 용과 같은 모습을 묘사하는데, 네크로맨서의 선조되시는 칼란도 보지 못한 모습을 어떻게 케인이 알아냈는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죄악의 전쟁 후에 칼란이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기 때문에 어쩌면 단서들을 알음알음 취합해 그려냈을 수도 있다.
4. 호라드릭 도서관의 이야기
이 단편소설 모음집에 실린 에피소드 중 서부원정지 왕의 항구에서 있었던 이야기인 '대상단(The Caravan)'에서는 라트마의 사제단의 일원인 조란더(Zoranther)라는 존재가 등장한다. 어찌된 일인지 공연단의 일원으로 여행중이며 트래그울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한 설정을 알려준다. 그가 관객들 앞에서 트래그울에게는 일곱 개의 칼날이 있다고 하며 각 칼날은 세상의 순환을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그 일곱 개의 칼날 중 하나는 생명으로 이 칼날은 '아마토사트라타(Amatosatratha)'라 불린다. 그리고 조란더는 무에서부터 생명이 생겨나며 성장한다고 설명하며 이 생명을 상징하는 은검을 들더니 순식간에 작은 씨앗을 나무로 성장시켰다. 또한 트래그울의 칼날 중 여섯번째 칼날이 죽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하며 모든 생명은 결국 죽음을 만나게 된다며 강령술의 생기흡수 마법으로 순식간에 나무를 말라죽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뼈있는 말을 남겼다."죽음은 모든 생명의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그러나 그 비밀을 아는 자들은 부자연스러운 짐을 감당해야 하죠. 우리는 이런 순환의 밖에 있어야 하지만 그 순환에 책임이 있으며 또한 순환과 하나가 됩니다."
또한 자신의 제자인 라'아엘(Ra'ael)에게 나이를 조작할 수 있는 마법을 시전하도록 시켜서 젊은 그녀가 노파가 될 때까지 시간을 가속시킨 후 다시 시간을 거꾸로돌려 젊은 여성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이후 관객에게 다음과 같은 충고를 했다.
"그녀는 진정 중요한 것은 생명과 죽음을 조작하는 힘이 아니라 그것들의 균형을 이루는 받침대가 되는 지혜와 지식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진리이고 참된 힘입니다."
즉 트래그울과 생명과 죽음의 균형을 상징하는 존재라는 의미다. 또한 트래그울의 일곱번째 칼날은 인간을 위해 운명지어진 것이 아니라 볼 수 없다고 한다. 이 칼날의 이름은 지옥살이의 칼날(Blade of Damnation)이며, 살아있는 영원한 죽음의 칼날로 이 칼날은 너무나 잔혹한 존재며 부정한 영혼을 퇴치하기 위한 것이다. 강령술 중에는 언데드를 만드는 것 외에도 언데드를 퇴치하는 것도[5] 포함되어 있는 듯하다. 다만 이 힘으로 퇴치된 인간의 악령은 더이상 정상적인 영의 순환에 들어갈 수 없게 되는 것 같으며 그 때문에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것 같다.
조란더가 트래그울을 '주님(master)'이라고 칭하는 걸 보면 라트마의 사제들은 트래그울을 신처럼 숭배하는 것 같다.
5. 기타
성역은 선악의 균형으로 유지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으며, 오랫동안 성역을 지켜온 존재이기 때문에 정말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상을 최초의 네팔렘 중 하나인 라트마에게 전파하였는데, 케인의 기록을 보면 라트마라고 소개된 삽화는 흡사 도마뱀이나 용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정말로 이런 모습으로 변했는지 아니면 그냥 전설에 불과한 것인지는 불명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이런 얘기들이 나도는 것 보면 트래그울은 정말 동양의 용 비슷한 형체를 갖고 있는 듯하다. 죄악의 전쟁 3부작에서 라트마는 또한 세계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아마도 트래그울이 가르쳐 준 것일 듯하다.디아블로3 개발 단계에서 트래그울이 본편에 등장하냐는 질문에 블리자드의 공식답변은 '안 나온다'였고 실제로도 안 나왔다. 확장팩에 나올 지는 미지수. 만약 등장한다면 5막 후반의 멘토링 영령으로 울디오메드 형제나 라트마와 같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었지만…[6] 결국 플레이어 캐릭터의 스승이 등장했다.
설정이 설정인지라 일부 설덕후들에게는 우주의 시초적 존재였던 아누[7]의 환생이 아닐까 하는 등 많은 추측을 사고 있다.
디아블로 3에 강령술사가 추가됨에 따라 트래그울의 화신 세트 등 관련 아이템이 추가되었다.
디아블로 4에서 성역의 창조자인 릴리트와 이나리우스가 재등장하고 라트마가 지옥으로 향하는 열쇠를 지키려다 이나리우스에게 살해되고 릴리트가 그의 죽음을 애도했는데 트래그울 역시 앞으로의 그 등장 여부와 행보 등에 관심이 쏠리게 될 것이다. 1장에서 등장하는 라트마의 환영의 대사에 따르면 거대한 뱀이 라트마의 시신에서 릴리트가 열쇠를 얻는 순간을 지켜보고 있을거라는 예언을 언급한다.
로라스의 기록에서는 강령술사들의 전승은 트래그울이 다섯 원소, 즉 불, 물, 바람, 땅, 시간이 조화를 이룬 존재라고 간주한다고 소개했다. 하웨자르에서 메인 퀘스트 스토리를 진행하다가 늪지대에서 볼 수 있는 뱀의 여신 몰론의 재단은 그 형태가 트래그울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하며, 여기에 마법의 향을 올리고 기도를 하면 트래그울의 모습을 한 초자연적인 존재를 소환할 수 있는데 축복을 내릴 수도 있고 저주를 내릴 가능성도 있어서 뭘 할지 불확실하며 최악의 경우에는 머리에다가 감당불가능한 양의 지식과 지혜를 강제로 쑤셔넣어서 정신병자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로라스 나르가 졸툰 쿨레의 레시피에 따라 방어구를 만들 재료를 찾으러 다시 왔을 때 트래그울의 자손들의 비늘을 발견했다고 하는 걸 보면 뭔가 이 용과 관계는 있는 듯하다. 메인 퀘스트 도중 처치하는 보스 몹인 뱀의 여왕 몰론도 그 기원이 트래그울의 자손일 가능성도 암시되었으며, 원래는 좀 더 고등한 무엇이었던 것 같으나 그냥 지성이 좀 있는 괴물로 퇴화했고 자신의 기원을 망각했다고 한다. 마녀 티무의 집에 '나무와 구렁이의 결혼'이라는 전설을 언급하는 쪽지도 있는 걸 감안하면 속삭임의 나무와 트래그울 사이에 뭔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1] 케인의 기록 삽화에서[2] 로라스의 기록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고인 물처럼 만드는지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예를 들어 아우리엘은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주지만 망각이랑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하는 감정도 같이 주기 때문에, 필멸자가 그녀의 정원에 계속 있으면 희망의 감정이 생기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하는 태도도 함께 생겨서 파멸적인 결말을 맞이한다고 한다.[3] 심지어 이 오타를 21년에 나온 리마스터 버전인 레저렉션에서도 원본 영어 버전은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놔뒀다. 참고로 한글 버전은 트래그울로 수정되었다.[4] 별들은 단순한 형상이 아니라, 성역의 모든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으며, 미래도 어느정도 비추고 있는데, 트래그울은 멘델른이 미래를 보려하자 선택을 제한한다며 막았다.[5] 현대 RPG의 원조격인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마법 중 사령술 학파의 마법에는 언데드를 파괴하는 '데스 투 언데드' 같은 주문도 있다. 언데드를 파괴하는 강령술이 말이 아주 안되는 건 아니다.[6] 야만용사는 선조, 성전사는 스승, 수도사는 장로, 부두술사는 혼령, 악마사냥꾼은 여동생, 마법사는 스승인 2편의 소서리스가 등장.[7] 아누는 모든것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존재다. 천사들은 아누의 시신 일부가 변한 천상의 수정 회랑에서 탄생하는 존재들이다.[8] 다만 트래그울은 모습이나 성향 면에서 동양의 용과 매우 흡사한 반면 타타메트는 기본적으로 악한 존재인 서양의 드래곤 중에서도 끝판왕급인 묵시록의 붉은 용이 모티브다. 즉 둘 다 드래곤이라 불리지만 컨셉은 각각 서양의 드래곤과 동양의 용으로, 타타메트의 대척점에 선 존재로 의도되었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