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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마골피

1. 개요2. 진실3. 사유4. 기타5. 관련 문서

1. 개요

천방지축마골피(天方地丑馬骨皮)는 오늘날 대중들 사이에서 '천한 성씨'로 알려진 7개의 성씨를 이르는 말로, 인터넷에 유포되는 출처 불명의 낭설에 따르면 천(天)은 무당, 방(方)은 목수, 지(地)는 지관, 축(丑)은 백정, 마(馬)는 백정, 골(骨)은 백정, 피(皮)는 가죽백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나이든 노인들도 청년시절 이미 알았을 정도며, 언제 생겨났는지 불명이지만 근대화 이후로 추정하고 있다. 워낙 논란 될 용어 이기에 옛날 신문(1920년대~)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1]

2. 진실

사실은 단지 후대에 고사성어 천방지축의 음은 유지하고 한자는 변형 시켜 험한 일을 하는 마 골 피 라는 말을 추가해서 만들어진 루머이다. 애초에 천민은 성씨가 없었는데[2], 이후 갑오개혁을 거치며 신분제가 폐지가 되자 천민들도 성씨를 의무적으로 쓰게 되었으므로 자신들이 모시던 주인의 성씨를 따라 가는 경우가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자기가 원하는 성씨를 선택했다. 그렇다보니 명문가 양반인 성씨들[3]을 주로 택했다. 오히려 희귀한 성씨는 가문에 속한 사람들이 별로 없어 서로가 서로를 빠싹하게 알기에 거기에 뜬금 없이 끼어들면 쉽게 들통이 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에 보면 천방지축마골피 출신들을 조사 해보면 중국계(주로 명나라) 명문가 출신들이 귀화한 성씨거나 한반도에서 공을 세운 사람들이다. 사실 중국계, 일본계를 포함한 아시아계 등에서 귀화한 사람 중에 한반도의 고대 국가에서 사용하는 성씨와 같은 성을 쓰는 사람들이 귀화해서 섞인 경우도 많다. 괜히 이 성을 사용하는 애꿎은 사람들만 피해를 본 셈.

당시에 험한 일을 하던 천민들이 성이 아닌 천방지축마골피로 묶여 한자로 불렸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왜냐면 역사를 좀 배운 사람이라면 백정 부분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낄 것인데, 백정은 돌아다니며 사냥, 도축을 하는 화척(양수척)이나 가죽신발을 만드는 갖바치, 버드나무 가지로 바구니 만드는 고리백정 등등으로 나뉘지, 말이랑 소 잡는 사람, 뼈랑 가죽 다루는 사람을 따로 나눠 부르진 않는다.[4] 게다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현재까지 언급 될 정도로 이정도의 소문이 있었다면 과거 문헌에도 나올 법 한데, 전혀 기록이 없다는 사실도 이상한 부분이다. 과거 문헌을 보면 백성들이 말하는 사소한 소문 같은 것도 다 기록을 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위에서 이미 눈치 챈사람도 있겠지만 지씨와 함께 언급된 지관은 애초에 천민이 아니다. 조선시대와 고려시대에 지관은 엄연히 중인으로 분류되고, 국가에서 선발하는 과거 제도 잡과중 음양과에 합격하면 지관이 된다. 음양과는 천문학, 지리학, 명과학으로 나뉘는데, 지금으로 치면 기상직 공무원이나 지적직 공무원에 가깝다. 추가로 의사인 의관도 잡과에 함께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서얼이나 몰락 양반들도 나중에 지관을 하는 경우가 조선 후기가 되면 많이 보인다. 그리고 방을 목수로 본다면 이 역시 장인[5]으로 중인이지 천역이 아니다. 지관이 풍수지리학을 잘 보는데 애초에 과거 부터 수도를 천도하거나 마을 설립을 계획할 때 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거꾸로 여기에 안 들어가는 천역들도 존재한다. 천민 문서를 보면 알 수 있으나, 과거에는 백정보다 광대를 오히려 더 세분화한 편이었고, 그 중에서 오히려 거주지 자체가 달랐던 백정들은 오히려 접점이 적었던 편이었다. 저 표현이 현대적 표현이라는 증거이다. 그리고 저 7, 8로 나누는 천민에 속하지 않는 천민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소금을 만드는 연간이나 뱃사공인 진척 등이 대표적.

또한 저 7대성 이외의 성씨를 가진 천민도 존재하며, 대표적인 예가 한국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백정 중 하나인 임꺽정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사실 그의 성은 임 씨가 아니다. 그의 형이 임가도치가 아닌 가도치로 불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가 스스로 임 씨라 칭한 것에 지나지 않다.
※ 법적으로 신분제도가 폐지된 갑오개혁(1894년) 이전 인물만 기재할 것.
* 천(天)씨: 하늘 천. 중국의 선사시대인 삼황오제 황제의 후손들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오래 된 성씨지만 수가 드물고 희귀한 성씨다.# 일본에서도 200명 밖에 안되는 희귀 성씨다.
* 방(方)씨: 모 방. 시조는 당나라의 한림학사 지(智)로서, 669년(문무왕 9) 문화사절로 신라에 와서 귀화하였다. 신라 시대부터 고려와 조선 시대의 양반 가문이다.
대표 인물: 방운, 방유령, 방진[6], 방덕룡, 방우정
* 지(池)씨: 못 지. 고려 광종때 송나라에서 귀화한 성씨. 명문 가문으로 이름이 높았음. 고려 대대로 무신들을 배출함.
대표 인물 : 지계최, 지용수, 지용기, 지윤[7]
* 축(丑)씨: 소 축. 중국에서는 산시성, 간쑤성 등에 집중 되어 있다고 한다. 7개의 유래가 있는데, 중국 삼황오제 중 하나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의 여동생 누와(女娲)의 성씨인 에서 유래되었다는 것과 더 널리 알려진 것은 만주 출신이자 청나라 고종 건륭제의 후궁 순귀인 뉴호록씨(钮钴禄氏) 일족에서 나왔다는 것이 있다.# 인구순위 1500위에도 못 든 희귀 성씨이다.# 일본에서는 성씨 순위에도 없는걸 보니 멸성된 성씨일 가능성이 높다. 여담으로 축(丑)씨는 1985년 인구조사 때 당시 275개 성씨 중에 존재하지 않았다. 한국의 사라진 성씨 목록을 보면 축(畜)씨가 있지만 여기에 나오는 축(丑)씨와 한자가 다르다.
* 마(馬)씨: 말 마. 백제의 초기 개국공신, 조선 초기의 개국공신.
대표 인물: 마려, 마천목[8]
* 골(骨)씨: 뼈 골. 양반 가문이다. 골씨는 천방지축마골피에서는 유일하게 멸성된 성씨로, 대한민국 1985년 인구조사 때 당시 275개 성씨 중에 존재하지 않았다.
대표 인물: 골귀손, 골인서
* 피(皮)씨: 가죽 피. 조선의 개국공신 ,병조판서, 전라감사. 고려 때 중국에서 귀화해 문하시랑, 이부상서 관직을 지낸 가문이다.
대표 인물: 피위종, 피득창[9]

위 성씨들은 명문가 출신들이지만, 한중일을 포함해서 한자 뜻 때문인지, 점점 줄어 드는 추세이므로 희귀성씨가 많다. 위 성씨 이외의 성씨들의 경우 역사적으로 피휘[10], 숙청[11] 등으로 어머니쪽(외가) 또는 성씨가 같거나 비슷할 경우 해당 가문의 허락을 맡고 다른 본관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들도 한자 뜻 때문에 비슷할 것으로 추정 된다.

3. 사유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성씨는 일반 대중들도 성을 갖게 된 고려 초기에 만들어졌다. 온갖 성씨라는 말에서 유래한 백성(百姓)이 원래는 귀족을 가리키다가 일반 서민을 뜻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유래한다.

이때도 천민은 성씨를 쓸 수 없었으나, 임란 이후 조선시대는 여러번의 환란으로 지방 관아에 있어야할 호적이 불타 사라지거나 유실되고, 경제구조가 점차 밑바닥부터 흔들려 신분제가 흔들리고 공명첩의 발행으로 천민들도 조선 후기 족보 위조 현상에 가세하여 주로 몰락한 잔반의 족보를 돈을 주고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선 시대 양반 신분의 가치는 매우 높은 것이었고, 무엇보다 양반의 신분은 세습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그것으로 양반의 신분이 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한국에 김해 김씨가 가장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족보 위조 때문이기도 하다. 거기다 한국은 서양의 성씨나 인도 카스트의 근간인 자띠와 비슷하게 직업과 관련된 성씨문화가 아니었다. 성씨는 권위자에게 하사받는 것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과거 직업과는 관련도 적었고 독음이 같은 한자어 성씨의 경우는 그 사람의 본관 추정도 바로 되지 않는다.

이때까지는 그나마 출신지역을 통해 원래 신분을 대충 짐작은 가능했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쳐 1950년 한국전쟁 때 일제가 정리한 행정 기록이 상당부분 유실되고 반촌이고 향, 소, 부곡이고 상관없이 피난민이 대량 발생하면서 한반도에 유례없는 인구이동과 혼란이 펼쳐졌고[12], 그렇게 전쟁이 끝날 때 쯤엔 완전히 뒤섞여서 정착하는 바람에 누가 어디 출신인지 전혀 알 수 없게 되었다. 그 상태에서 종전후 다시 급하게 행정질서를 세우고 인구조사를 하는 단계에서 한국인들의 과거 신분질서같은걸 증명할 증거는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결론은 더 이상 누가 귀족 집안이고 누가 천민 집안인지는 전혀 알 길이 없어졌다. 족보가 확실하게 전해내려오고 있다고 하는 몇몇 가문의 출신들도 그의 가문 대대로 유전자 샘플이라도 보관하고 있지 않은 한 알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추정을 해보자면, 한국에 가장 많은 , , , 같이 인구 집단 대다수를 차지하는 성씨들에 오히려 천민 출신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시대 천민 대부분은 성씨가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갑오개혁(1894년)때 의무적으로 성씨를 만들어야 되면서 그냥 자기 주인의 성씨를 쓰거나 사람많은 성씨로 대거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신분제가 폐지 되었지만 생계 때문에 대부분 그대로 양반 집에서 일을 하며 계속 살았다. 대중매체에도 잘 나오는데 오래 전 부터 1980년대 까지 양반 집안 출신과 천민 출신이 계속 같은 집(기와집)에서 살아오고 천민 출신은 허드렛일을 맡는 장면들이 있다. 성도 둘이 같다. 신분제가 폐지되었어도 생계 때문에 양반제가 남몰래 이어진 것은 오래되지 않은 편이다. 교육 수준이 향상되고 일자리가 많아진 뒤로는 더이상 양반이니 천민이니 의미가 없어졌다. 서양의 고용인과 비슷한 부분이다. 애초에 몰락양반이 아닌 이상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의 직계 후손들은 당시에도 부유했고, 현재도 부유할 확률이 높다. 대대로 부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4. 기타

고려 시대나 조선 시대에 중죄인에게 동물을 뜻하는 성씨[13]가 부여되었긴 하다. 그러나 후대에 전혀 계승되지 않고 모두 성을 바꿨기 때문에 오늘날의 "천방지축마골피"씨들과는 상관없다.

다만, 수필가 피천득씨는, 그의 수필 피가지변(皮家之辯)에 의하면 그의 집안은 원래 성씨가 없어서 그의 조상이 제비를 뽑아 성씨를 정했는데, 피(皮) 씨가 나왔다고 한다. 그러자 속으로 '(무슨) 피가가 다 있어!' 생각하고, 면직원에게 간청해서 다시 제비를 뽑았는데, 이번에는 모(毛) 씨가 나왔다고 한다. 모 씨도 좋지만, 모(毛)는 피(皮)에 의존한다고 생각하여 도로 처음에 나온 피 씨를 가져왔다고 한다.

5. 관련 문서

* 한국의 성씨


[1] 보통 재밌는 유머는 신문에 쓸 수 있지만, 이건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2] 심지어 삼국 출신의 왕족, 귀족이 아닌 이상 명가 호족들도 성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에서 유래한 성씨를 굳이 쓸 이유가 없어서 상당수가 성씨가 없었다 그렇기에 고려 개국공신들도 명문 집안인데도 불구하고 성이 없고 이름만 적힌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다. 공을 세워 성이 바뀌거나 하사 받는 경우도 있었다. 고려 문종 때 성씨가 없는 사람은 과거 시험을 못본다는 법령인 봉미제도(封彌制度)가 생긴 뒤에야 한국의 성씨들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3] 김, 이, 박, 최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성씨다.[4] 사실 마나 골이 들어가는 조선시대 천인이라면 마조, 혹은 골패로 상징되는 도박꾼들이 된다.[5] 장인중에서도 철을 다루는 철장은 일이 너무 힘들어서 신량역천 취급당하기도 했다.[6] 이순신의 장인이다.[7] 지윤의 딸들은 각각 이성계의 맏며느리와 둘째아들의 측실이 되었다. 만약 조선왕조가 처음부터 적장승계의 원칙을 따랐다면 지씨는 조선왕조에서 두 번째로 왕비를 배출한 가문이 되었을 것이다.[8] 조선 태종 때 2차 왕자의 난 평정의 공으로 좌명공신.[9] 조선 개국공신, 병조판서[10] 왕의 휘와 신하의 성이 겹치면, 신하는 외가의 성을 따라서 바꾼 기록들이 있다.[11] 무오사화, 기묘사화 같은 대규모 숙청이 일어나면 가문의 일원들이 살기 위해 외가의 성으로 바꾼 기록들이 있다.[12] 사실 향, 소, 부곡은 고려시대에나 있었고 조선대에 오면 거의 사라져서, 이미 성종대에 고작 14개 향, 소, 부곡만 남아 있었다.[13]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고려의 태조가 목천(木川) 지역의 호족들이 자주 반란을 일으키자 우(牛), 마(馬), 상(象), 돈(豚), 장(獐) 등의 짐승의 뜻을 가진 성씨를 부여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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