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19-04-13 09:52:25

오리겔드

<유리가면>의 극중극 <두 사람의 왕녀>의 다크 히로인이자 악녀.

히메가와 아유미가 연기했다.

아마 순정만화 역사 상 손꼽힐 정도로 비정하고 잔인한 여주인공으로, 보통 순정만화의 악녀들이 악행을 저지르는 이유가 자신의 출세와 히로인의 남자를 빼앗기 위한 애정문제라면, 이 여자는 오로지 어머니복수와 권력 때문이다. 복수를 위해 악행을 저지르던 다크히로인도 대개 착한 여주인공에게 감화되거나,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 회개하는 것과는 달리 결말에 잠깐 약한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끝까지 철벽을 유지한다. 어떻게 보면 사랑에 빠져서 남자 때문에 집이고 나라고 말아먹기 일쑤인 여주인공들에 비하면 제정신인 것 같기도.

라스토니아 왕국의 1왕녀로 정식 황후에게서 태어난 적통 왕녀였지만, 애첩에게 정신이 팔린 국왕과 애첩의 가족들이 꾸민 음모에 휘말려 눈 앞에서 어머니가 목이 잘려 처형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왕의 친딸이 맞음에도 왕의 자식이 아니라는 의심을 받아 8년 동안 겨울에 불도 잘 때주지 않는 감옥에 유폐되어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아무도 믿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염세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비정한 성격으로 자신을 믿은 사람들도 이용하다가 가치가 없어지면 가차없이 처리하는 결단력을 보여준다. 직접적으로 죽이진 않았지만, 이복남동생은 사고사로 위장해 사냥터에서 암살시키고, 자신의 아버지도 병사로 위장한 독살 등의 방법으로 살해. 계모와 그 아버지도 반역혐의로 자신의 어머니가 당한 그대로 처형시켰다.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이복 여동생 알디스를 속으로 비웃으며 멘붕을 유도하였으나, 되려 진실을 알고도 자신을 위해 희생하겠다고 하는 알디스 앞에서 결국 눈물을 보인다. 감옥에서 탈출하는 알디스와 유리제스를 못 본 척 하여 무사히 도망치게 해주었으나, 사실 이것도 자신에게 제일 유리한 패를 꺼내든 것이나 마찬가지.

실은 남편인 아시오 왕자가 자신을 죽이고 그 다음 왕위 계승권자인 알디스와 결혼하는 것이 최악의 상황 1, 자신도 알디스도 죽어서 라스토니아가 에린월드에 합병되는 것이 최악의 상황 2이기 때문에 애매한 가능성을 남겨두는 '알디스의 생사불명'이 최고의 방법이었다[1]

여전히 얼어붙은 마음이지만 지옥에서 살아보이겠다며 당당히 여왕으로 군림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나는데 그후엔 진상이 어쨌든 국민들은 그녀를 "8년 동안이나 감옥에 갇혀 살았는데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아버지와 국민들에게 깊은 애정을 보여준 왕녀"로 생각하고 본인의 결단력과 지성.냉철함.외교에 어떤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것 같은 성장 환경도 있으니 여왕으로서 나라를 제대로 통치하였을 듯.

자주 하는 말은 "나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보통 저런 모습을 보이는 인물일수록 콩깍지가 씌여서 자신을 희생하거나 꼴사납게 매달리는 추태를 보이기 마련인데, 이 분..? 이 여자는 정말로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도 믿지 않고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알디스와의 마지막 대결에서 흔들린것 외에는 철저하게 얼음의 여왕으로 군림했다.[2]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에서 시라카와 타카나가 이것을 패러디했다.


[1] 그러나 그 클라이맥스 장면이 있었기에 두 사람은 서로를 처음으로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장면 이후로 진정한 자매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살려둬서 이득인 것만이 아니라 알디스 자신을 위해, 그리고 언니인 오리겔드를 위해 살아주기를 원하는 것이다.[2] 단 처음과 전혀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처음의 저 대사는 철저하게 복수귀로서 하는 말이지만 마지막의 저 대사는 자신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이며 또한 언젠가 돌아올 여동생 알디스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리겔드에게 있어서 알디스는 최고의 정치적 카드이자 자신이 지켜야 할 유일한 가족이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