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13 19:03:11

오귀스트 뒤팽

1. 개요2. 상세3. 평가4. 여담5. 매체에서


C. Auguste Dupin[1]

1. 개요

에드거 앨런 포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마리 로제의 비밀, 그리고 도둑맞은 편지에 등장하는 인물.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뒤팽은 프랑스인이고 사건의 무대는 파리이다.[2] 어찌 보면 셜록 홈즈의 선배격.[3]

2. 상세

원래 매우 부자였으나, 여러가지 사건 때문에 가난해졌다고 한다. "슈발리에(Chevalier, 기사)"를 이름 앞에 붙이는 것으로 봐서 큰 공적을 세운 모양인데, 소설에서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원래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 알 수 없는 게 미스터리. 수수께끼나 암호, 상형문자에도 관심이 있다.[4] 그나마 겨우 생활을 영위할 만큼의 재산만 건져 책만 읽으며 살고 있던 어느 날, 어떤 희귀한 책을 찾고 있었다는 우연으로 화자와 만나게 되고, 뒤팽의 독서량 등에 감탄한 화자의 제안으로 아파트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야행성 탐미주의자로 낮에는 창문에 두꺼운 커튼을 치고 촛불만 밝힌 상태로 명상이나 저술을 한다. 밤에는 친구와 파리를 돌아다니는데 친구가 생각하고 있는 사실을 알아맞출 정도의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5] 스스로가 귀납적 사고를 한다는데, 실제로는 연역적 사고에 가깝다.

모르그 가에 벌어진 괴사건 이후 마리 로제의 살인 사건, 도둑맞은 편지 사건 등을 해결한다. 처음엔 분명 "유흥거리"로 사건을 해결하려 해서 뒤팽을 전문 탐정이냐 아마추어냐로 구분하느냐로 논란이 있었지만 대개는 아마추어나 아마추어로 시작해 도둑맞은 편지 시점에선 프로가 되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도둑맞은 편지에선 금제 담배갑을 가지고 다니는 걸로 봐서 몇 번 사건을 해결하며 상금을 받아, 경제사정이 어느 정도 좋아진 모양.

에드거 앨런 포가 쓴 작품 중에서 <블랙우드 식 기사 작성법>과 <곤경>에 등장하는 시뇨라 사이키 제노비아와 함께, 한 작품 이상 등장하는 얼마 안되는 인물이다.

3. 평가

소설 속 탐정의 시초이다. 당시에는 사립탐정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보니 리뷰 등에서는 뒤팽을 변호사로 묘사하기도 했다. 실제로도 소설에서 뒤팽은 직업적 탐정이 아니고, 한량짓을 하다가(...) 재미로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그래서 소설에서는 사례금도 거절한다(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그러다가 나중에는 직업으로 탐정이 될 결심을 했는지, 현상금을 위해 사건을 추적한다(도둑맞은 편지).

평범함과는 다른 괴짜적 행동, 무능한 경찰을 경멸하는 점, 지나가는 듯한 증언에서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은 셜록 홈즈를 비롯하여 수많은 탐정 캐릭터의 원형이자 모티브가 되었다. 또한 뒤팽의 친구[6]에 의해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되는데 이 역시 즉 존 왓슨의 원형이다.

포의 소설은 프랑스프랑스어로 번역되어 출시되었고, 이 소설의 영향과 비독 등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르코크 등이 등장하면서 프랑스어권의 추리 소설이 나타나게 된다. 포의 작품들은 먼저 호평한 것도 프랑스 등 유럽.

4. 여담

이 뒤팽의 모델에 대해선 에드거 앨런 포 본인이란 설과 다른 인물이라는 이 있다.

엘러리 퀸 매거진에 수록된 단편들을 모아둔 <The Exploits of Chevalier Dupin>이라는 파스티쉬 집도 있다.

5. 매체에서

파스티쉬나 2차 창작에서는 주로 애드거 앨런 포 자신이었다는 설정이 흔하다. 아니면 외모가 포와 매우 닮았다든지. 또 당대에 나온 책의 삽화 중에 작중 화자를 포와 흡사하게 그려 놓은 경우도 있다.


[1] 앞의 C는 슈발리에(Chevalier). 프랑스에서 레종 도뇌르(훈장)을 받은 사람에게 붙이는 존칭으로 기사를 의미한다. 영국에서 훈장을 수여받은 사람에게 흔히 Sir.를 붙이고 이를 번역할 때 "○○ 경"이라 하는 것과 같다.[2] 참고로 에드거 앨런 포는 생전에 프랑스를 꼭 한번 가보고 싶어했으나 경제적인 궁핍 때문에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소설 속에 나오는 파리의 풍경은 전적으로 포의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다.[3] 라이벌이라고 하기는 뭣한 것이 앨런 포가 쓴 소설은 1840년대 나왔고, 셜록 홈즈 시리즈는 그 후 1880년대 후반부터 나왔으니, 약 40~50여년의 간격이 있다. 더구나 포는 당시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4] 이런 점은 후에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에도 영향을 끼친다. 아르센 뤼팽이 나온 기암성은 이런 미스테리들을 풀어나가는 것을 직접적인 소재로 했다.[5] 다만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셜록 홈즈는 이걸 알아내는 데 15분이나 걸렸다고 깠다. 본인은 30초 내로 왓슨의 생각을 알아냈다고. 정확히 말하자면 알아내는 데 15분이 걸렸다기보다는, 15분 동안 친구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갔다고 하는게 옳다. 홈즈에 경우 초면에 만나자마자 상대의 정보를 줄줄이 말하는 식이지만, 뒤팽은 그냥 걸어가면서 잡담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아직 말하지 않은 정보까지 파악하는 셈.[6] 뒤팽 시리즈에서 끝내 친구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7] 실제로 이 장면은 홈즈의 캐릭터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는 해석이 주류. 시건방진 태도로 뒤팽을 폄하하는 홈즈의 대사에 곧바로 뒤이어, 왓슨이 (독자들을 대변하여) 불쾌함을 느끼는 장면이 따라오며, 또 그 직후 홈즈가 실제로 자신의 천재성을 증명해 보이는 장면이 이어진다. 주홍색 연구는 홈즈의 데뷔작이니만큼 '오만한 괴짜 천재'라는 캐릭터를 단번에 각인시키기 위해 좀 자극적인 양념을 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