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9-14 15:50:26

쌍살벌

쌍살벌(바다리)
Paper wasp
파일:두눈박이쌍살벌.jpg
쌍살벌속에 속하는 두눈박이쌍살벌
학명 Polistinae
<colbgcolor=#fc6> 분류
동물계(Animalia)
절지동물문(Arthropoda)
곤충강(Insecta)
벌목(Hymenoptera)
말벌과(Vespidae)
아과 쌍살벌아과(Polistinae)
파일:Polistes dominula.jpg
집 짓는 유럽쌍살벌(Polistes dominula)
파일:등검정쌍살벌집.jpg
등검정쌍살벌의 집

1. 개요2. 생태3. 말벌과의 구분4. 이름5. 대중매체

1. 개요

벌목 말벌과 쌍살벌아과의 곤충으로 몸길이는 15mm ~ 22mm다.

우리나라서 가장 큰 종은 고유종인 왕바다리, 가장 작은 건 어리별쌍살벌이다.

2. 생태

파일:두눈박이쌍살벌 초기둥지.jpg
두눈박이쌍살벌 초기둥지와 여왕

겨울을 난 여왕벌이 봄에 나무껍질과 자기 타액으로 집 외벽이나 나무둥지에 벌집을 짓는데, 벌집의 질감이 한지와 상당히 비슷하다.[1] 이후 여왕벌이 애벌레가 새로운 일벌로 성장할 때까지 혼자 집을 증축하고 애벌레를 키운다. 일벌들로 성장해도 여왕벌 역시 끊임없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렇게 태어난 일벌들도 기본적으로 알을 낳을 수 있다. 몸 속에 정자를 받아들인 여왕벌만 유정란을 낳기 때문에 여왕벌이 낳는 알은 모두 암컷이고, 정자를 받아들이지 못한 일벌이 낳는 무정란은 모두 수컷이 된다.[2][3] 쌍살벌의 교미장면 기존의 여왕벌은 도중에 죽고, 다른 암컷 벌들이 계속 집을 증축하다가 짝짓기를 해서 여왕벌로 독립해 떠나서 겨울을 난다.

쌍살벌은 나방 유충을 비롯한 애벌레들을 주로 사냥하는데 나방, 나비 애벌레 대부분이 농작물을 갉아먹는 해충이므로, 쌍살벌은 해충을 잡아먹는 익충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왕바다리의 먹이원을 조사한 결과, 왕바다리가 사냥한 먹이 중에서 나비목(유충)이 가장 많았으며 무려 67%에 달했다는 논문이 있다. 해당 인용자료.

다른 벌보다 군집의 수가 적고[4] 크기가 작은 관계로 생물분류상으로는 말벌과이지만 간혹 장수말벌 같은 다른 덩치 큰 말벌들에게 털리는 경우도 있다. 천적은 털보말벌, 등검은말벌, 꼬마장수말벌.[5] 말벌들한테 봉구 작전 등으로 그나마 방어라도 하는 꿀벌들과는 달리, 이쪽은 절대적인 수적 한계 때문에 맥없이 공격도 못 하고 알과 유충을 약탈당하는 것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꼬마장수말벌에게 털리는 장면

해외의 쌍살벌들 중 남아메리카의 붉은쌍살벌[6]은 일벌이 여왕벌이 될 수 있다. 참조. 한편, 뉴질랜드에서 두눈박이쌍살벌이 도입되어 외래종으로 지정되었다.

다른 벌들과 마찬가지로 벌집으로 인간을 포함한 낯선 동물이 접근하면 이들에게는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벌집에 붙어있던 모든 성충이 날개를 치켜들고 접었다 폈다하면서 경고한다. 이때 더 가까이 다가가면 일제히 날아오면서 벌침으로 공격한다.

3. 말벌과의 구분

몸길이는 15~22mm쯤이라 꿀벌보다도 길고 크기와 모습이 말벌과 비슷하지만, 말벌보다 전체적으로 몸이 더 작고 가슴과 배 사이가 가늘게 유선형으로 이어지며 배 마디가 자루처럼 되어 말벌과 바로 구분할 수 있다. 즉, 말벌같이 생긴 늘씬한 벌이 맨 뒷다리를 늘어뜨리고 난다면 쌍살벌 종류이다.[7] 말벌과 닮았지만 마른 외모이기에 일부에서는 "살뺀 말벌", "다이어트한 말벌" 등으로도 부른다.

이 밖에 집 생김새로도 구별이 가능하다. 말벌은 둥지를 딱딱한 외피로 공처럼 둥글게 덮기 때문에 보이지 않으나, 쌍살벌은 외피를 만들지 않고 벌집이 아래쪽을 향한 편형(종모양)이라, 벌집 안의 애벌레가 보인다. 보통 집 외벽에 집을 짓는 벌이라고 하면 일반적인 말벌보다 쌍살벌 종류일 가능성이 더 크다.[8]

봄철 집 안에서 어디선가 자꾸 벌이 출몰한다면 지붕 밑이나 처마 밑을 살펴보면 십중팔구 쌍살벌일 것이다. 쏘지 않는다면 치울 필요는 없다. 이때문에 집 아래쪽 전체가 벌집이 된 사람도 가끔 있다. 몇몇 종류는 적응력이 뛰어나 시골은 물론 도시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고, 건물 기둥이나 벽, 심지어는 현관 문에 둥지를 만들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물론, 아무리 온순하다 해도 둥지를 함부로 건드린다거나 갑자기 접근 하는 등 주변에서 위협적인 행동을 할 경우 튀어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쌍살벌은 낙엽이 덮인 곳의 바위 틈이나 고목 밑에도 둥지를 틀기 때문에 그걸 모르고 근처나 벌집을 잘못 밟았다간 그대로 신발을 뚫고 몇 번이나 쏘일 수가 있다.

호전성이 강하다는 친구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말벌과 동물치고는 날카로운 외모에 비해 꽤 온순한 축에 속해서 그들에게 위협이 될만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인간과 같이 거대한 존재에게 선제적으로 공격해오지 않는다. 주로 육식을 하는 곤충으로 나비와 나방 애벌레, 파리, 바퀴벌레해충을 집중적으로 잡아먹어 주기에 익충이라고 할 수도 있다.[9] 심지어 집 문 옆에 지어서 수시로 문이 열렸다 닫혔다 해도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쌍살벌이 온순하다 해서 안쏘는 것도 아니고 말벌과 답게 꽤나 독성이 강한 편이라 아프다. 전기가 통하는 쇠젓가락으로 계속 쑤시는 듯한 통증이 오며, 독침이 꿀벌처럼 안쪽으로 굽은 형태가 아닌 말벌처럼 곧은 형태이기 때문에 여러 번 쏘는 게 가능하다. 알러지 체질인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올 수도 있으니 벌침에 쏘이지 않도록 주의하자.

뉴스에서 종종 말벌에 의한 피해를 보도할 때 쌍살벌도 '말벌'로 자주 표출한다. 번역서엔 '종이 말벌'(Paper Wasp)이라는 번역도 등장한다. 이건 Wasp가 사실 말벌(hornet)이 아니라는 것을 몰라서 발생하는 일종의 오역으로, 말벌속(Vespa)에 속하는 진짜 말벌들과 쌍살벌은 공격성이 비교가 안 된다. 특히나 쌍살벌은 도시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 일반말벌이나 장수말벌 등으로 착각할 수 있다. 다만, 제아무리 순하고 익충이라는 쌍살벌일지라도 일단은 인간을 공격할 시 독성을 나타내는 독충인데다 여럿이서 한번에 공격할 수도 있는 군집성 곤충이며, 특히 벌독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이 잘못 쏘였다간 치명적일 수 있으니만큼 도시나 민가 주변에 자리잡은 쌍살벌집은 신속하게 제거해야 한다.

실제로도 뉴스뿐만 아니라 곤충에 별 관심없거나 관련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쌍살벌과 말벌을 전혀 구분 못 하거나 구분을 하더라도 그게 그거라고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유튜브 등지에서 애꿎은 쌍살벌들만 말벌로 오인당해 학살당하곤 한다. 그런데 등검정쌍살벌은 일반 말벌과 정말 비슷하게 생겼다. 사진을 찍어 이미지 검색을 해도 등검은말벌이 나오곤 한다.

툭하면 꿀벌의 집을 쳐들어와서 (꿀벌을) 못살게 굴곤 하는 말벌 종류와는 달리 쌍살벌은 꿀벌을 괴롭히지 않는다. 체구도 작고 턱힘이 말벌에 비해 약해 꿀벌에 비해 그리 강하지 않은데다 개체수까지 작아서 꿀벌집을 털 만한 능력이 없다. 간혹 외부에서 마주치면 꿀벌을 사냥하기도 한다지만 쌍살벌의 주 먹이는 꿀벌이 아니기 때문에 사냥할 일이 별로 없다.

국내 도시나 시골에 사는 순박한 쌍살벌과는 반대로 무시무시한 쌍살벌도 있는데,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 미국 남부와 중남미 정글에 서식하는 쌍살벌인 망나니쌍살벌(Polistes carnifex)은 말벌도 능가할 무서운 독을 지녔다. 이 놈의 독은 총알개미보다도 고통스러울 정도로 매우 강력하다. 고통이 정말 끔찍해서 처형자 말벌(Executioner Wasp)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어 있고, 학명의 카니펙스도 사형집행인, 살인자, 불한당 등등의 살벌한 의미다.

온갖 것에 쏘이고 물려보는 유튜버 코요테 피터슨은 이 executioner wasp를 쏘이면 가장 아픈 곤충으로 꼽았다. Kings of Pain에서도 상위권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름에 망나니가 붙은 것과는 달리 성격은 다른 쌍살벌처럼 온순한 편이다. 실제로 실험을 할 때에도 긴 핀셋으로 잡아 인위적으로 벌침을 꺼내게 해 팔에 꽂았다. 정글 깊숙한 데서 주로 살기 때문에, 생물학자들의 오지 탐사서식지 파괴 등이 아닌 이상 인간과 접촉할 일이 많지 않다. 오히려 인간과 접촉할 일이 많은데 성질까지 킬러비 이상으로 더러운 장수말벌이 망나니쌍살벌보다 훨씬 위험하다.

4. 이름

'바다리'란 우리말 이름이 있으며 중세 국어로부터 나타나는 오래된 말이다.

파일:바ᄃᆞ리.jpg

1527년훈몽자회에 처음 '바〮ᄃᆞ〮리〯'로 나타난다. '蠮'과 '螉'은 오늘날 나나니를 뜻하며, 옆의 '即細腰蜂(허리 가는 벌)'이란 주석으로 보아 '바〮ᄃᆞ〮리〯'는 본디 나나니를 가리키는 말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뒤 1798년 재물보에서 '木蜂'을 '바ᄃᆞ리'로 적었는데 나무껍질에 집을 짓는 바다리의 특징을 나타낸 것으로 보이며 그때부터 오늘과 같은 뜻으로 쓰여왔다.

1934년 기사에 드디어 '바다리'로 등장하며 다리가 긴 익충으로 소개하고 있다. # 또 1938년 <조선어사전>에 '바다리'가 땅벌의 사투리로 실렸다.

그러나 1957년 <큰사전>엔 '바다리'가 아닌 '바더리'로 실린 뒤로 오늘까지 표준말로 이어진다. ㆍ는 앞에서 보이듯 표준말에서 무릇 ㅏ로 바뀌었지만 일부 방언에선 ㅓ가 되기도 하며, '바더리'는 이런 방언형이 표준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바다리'란 이름이 붙은 종으로는 왕바다리와 제주왕바다리가 있다. 왕바다리란 종을 처음으로 분류해 알린 사람은 우리나라의 말벌 연구자며 말벌 도감을 펴낸 정계준 교수. 또 옛 사전에 따르면 '별쌍살벌'로 불리는 종도 '쇠바다리'란 우리말 이름을 가진다.

'쌍살벌'이란 이름은 20세기 말에 붙은 이름이며 날아다닐 때 두 뒷다리를 축 늘어뜨리는 모양이 두 살[10]을 든 것 같다 하여 이라 이름이 붙었다.

5. 대중매체

곤충세계에서 살아남기의 2편에서는 장수말벌 5마리에게 쌍살벌집이 습격을 받아 여왕벌과 대부분의 일벌들이 몰살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5마리씩이나도 필요없고 1마리로도 충분했을 것이나, 극 전개를 위해 일부러 장수말벌을 너프했다고 작가가 직접 부가 설명을 달았다.

Monster Bug Wars의 에피소드 5에서 보석침개미 집단과 전쟁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처음에는 개체간의 협동심이 약해서 밀리는 듯했으나 곧 우월한 신체 능력과 크기 그리고 물량을 이용하여 역으로 털어버린다.

임금님전대 킹오저카이짐 중 한 명인 나가바짐의 모티브가 되었다.


[1] 나무껍질이 없을 경우에는 종이를 이용하기도 한다는 듯 하다.[2] 벌 종류의 무정란은 수컷으로, 유정란은 암컷으로 태어난다.[3] 다른 말벌들도 이와 비슷한 생태를 취한다.[4] 보통 100여 마리 수준. 꿀벌들의 군집이 보통 적게는 만여 마리이므로 꿀벌 군집수의 1/100정도밖에 안된다. 간혹 9월 말이 되면 상당한 군집이 모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국 꿀벌의 군집수보다는 적다.[5] 장수말벌이 그냥 쳐들어와서 집이고 뭐고 싸그리 털어버린다면, 꼬마장수말벌은 벌집은 살려두고 알과 유충만 지속적으로 삥뜯어간다고 한다. 훨씬 더 악랄하다[6] 기사에는 종이말벌로 써있는데, 쌍살벌의 영어다.[7] 군대에서 볼 수 있는 다리를 늘어뜨리고 나는 벌을 오버로드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쌍살벌이 맞다.[8] 물론 쌍살벌이 아닌 보통의 말벌도 인간이 사는 집의 외벽에 집을 짓는 경우가 있다.[9] 보통의 말벌처럼 먹이를 고기경단으로 만들지만, 말벌과는 반대로 턱힘이 약해서 단단한 외피를 씹지 못한다. 그래서 바퀴벌레같은 경우에는 뒤집어서 그대로 들고 간다.[10] 화살이나 창살같이 가늘고 긴 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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