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6-09 02:05:22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설

이산수학
Discrete Mathema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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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문제 제기3. 현대수학에서의 해석4. 현실적인 해결
4.1. 무한 번은 없다4.2. 투자론4.3. 행동경제학4.4. 프로그래밍
5. 참고 자료

1. 개요

St. Petersburg paradox / St. Petersburg lottery

확률을 무한급수로 나타내고 경우의 수에 따라 배정된 값을 같은 방식으로 증가시키면 기댓값이 무한이 된다는 역설. 수학자 니콜라 베르누이가 이 패러독스를 공식 제시한 곳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제국 과학 아카데미였기 때문에 명명되었다. 읽는 방식에 따라 '성 페테르부르크[1]의 역설'이나 '세인트 피터스버그[2]의 역설'로 불리기도 한다.

2. 문제 제기

기댓값 문서에도 나와있지만, 확률에 배정된 값을 얻을 수 있는 기댓값은 (확률)×(배정된 값)의 총합이다. 예를 들어 주사위를 던졌을 때 각각의 눈이 나올 확률은 1/6이고, 해당되는 눈은 {1,2,3,4,5,6}이므로 기댓값은 (1+2+3+4+5+6)×(1/6) = 3.5가 된다.

그런데 경우의 수가 무한이고, 낮아지는 확률에 맞춰서 배정된 값을 증가시키면 어떻게 될까? 1713년 니콜라스 베르누이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했고, 1738년 베르누이 정리로 유명한 다니엘 베르누이가 이를 정리하여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설을 발표한다.
동전 한 개를 뒷면이 나올 때까지 던진다. 첫 번째에 뒷면이 나오면 2, 두 번째로 뒷면이 나오면 2의 2제곱인 4, 세 번째로 뒷면이 나오면 2의 3제곱인 8를 받는다. 마찬가지로 n번째에 뒷면이 나오면 2의 n제곱을 받는다. 이 게임을 여는 도박장은 돈이 무한히 많아 받는 돈이 얼마가 되었든지간에 정상적으로 지불이 가능하다고 가정할 때, 이런 도박장에서 처음에 얼마를 내는 것이 공정할까?
이산확률변수의 기댓값의 공식인 각각의 경우에서의 확률×변수값의 총합을 생각해 보면, 이 게임의 기댓값은
[math( \displaystyle E = 2 \cdot \frac{1}{2} + 4 \cdot \frac{1}{4} + \cdots + 2^n \cdot \frac{1}{2^n}+\cdots = \infty )]
즉, 기댓값은 무한히 발산한다.[3] 다시 말해, 이 게임의 참가비가 100만이 되었든 10억이 되었든 당신이 위험중립자라면 이 게임(?)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게임 한 판이 무한대의 가치를 가진다고는 믿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당대의 수학자들이 여러가지 이론과 추측을 제시하였고, 이는 수학적인 확률 개념의 정립 뿐만이 아니라 경제학 등에서 사람이 인식하는 확률의 인식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3. 현대수학에서의 해석

현대에 정립된 공리적 확률론과는 전혀 모순이 없다. 기댓값의 정의인 확률×변수값의 총합 혹은 그 적분(일반적 측도론적 관점에서)만을 보면, 발산하는 무한급수처럼 기대값이 정의되지 않는 확률변수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기댓값에 의미를 주는 핵심 법칙인 큰 수의 법칙과도 전혀 모순되는 내용은 없다. 큰 수의 법칙은 기댓값이 존재하는 확률시행을 [math(n)]번 했을 때의 평균값이 [math(n \rightarrow \infty)]일 때 기댓값에 수렴한다는 것인데, 평균값이 없는 저 변수에 대해선 성립하지 않는다. 실제로 저 게임을 n번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대략 [math(n \log_2 n )] 정도의 경향을 띄므로[4] 반복했을 때의 평균값이 대략 [math(\log_2 n)]가 되어 끝없이 커져 나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로그함수의 느린 성장세를 본다면 현실적으로 대략 저 게임을 백만 번 정도 했을 때 평균 20 만큼을 버는 정도로, 무한대 기댓값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했을 때의 우려할 만한 수준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즉 많은 역설이 그렇듯, 이 역설도 순수한 논리 자체의 역설이라기보다는, 기댓값이라는 개념과 현실 직관과의 차이를 느끼게 해 주는 현상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4. 현실적인 해결

4.1. 무한 번은 없다

먼저 수학에서 다루는 무한대의 확률과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당연한 관점이 있다. 이 역설은 카지노에서 마틴게일 베팅법으로 실제 베팅법으로 쓰이는데, 동전이 30번만 뒷면이 떠도 10억을 지불해야 하니 한 50번쯤 뜨면 카지노는 파산할 것이다. 카지노가 일정 총 자산까지만 지불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 게임을 분석하는 관점도 있다.

이 역설이 시사하는 핵심적인 바 중 하나는, 기댓값은 1회 시행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위 베르누이의 게임에 한정해서 말하면, 만약 이걸 무한히 반복하면 평균적으로는 끝없이 늘어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 정보가 지금 단판승부에 얼마를 걸지랑 그렇게 상관이 있는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판만 했을 때랑 무한히 반복할 때의 결과가 다르다는 것은 이후 게임 이론 등에서도 무수히 많은 예시로 증명된 바 있다.

4.2. 투자론

제일 처음 베르누이가 시도한 해결책은 금액에 따른 효용이 로그함수로 나타난다는 내용이었고, 이 효용의 기댓값이 게임의 가치로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2000원을 받으면 1000원을 받는 2배만큼 좋겠지만, 200억원을 받는다고 100억원을 받는 2배나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단순히 효용을 로그함수 하나로 나타내는 해결책 자체는 위 게임에서 숫자만 조금 바꾸면 로그함수의 기댓값도 무한대로 만들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기각되었지만, 금액에 따른 만족이 단순히 금액에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은 경제학의 효용이론을 탄생시키는 데에 크게 기여한다.

효용 이론에서 뻗어나온 포트폴리오 이론에서는 리스크 개념을 분산으로 정식화해서 기대값인 리턴과 분산인 리스크 두 가지의 변수를 모두 챙겨야 한다는 이념을 도입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즉 투자를 할 때는 기대값이 무한인 걸 찾는 게 아니라 기댓값을 최대화하고 분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조합을 찾아야 한다. 그 조합들을 이은 선을 효율적 프론티어(Efficient Frontier)라고 한다. 그리고 예금과 같이 기댓값이 0(시장 내의 최소값)이고 분산이 최소인 점을 지나는 직선(자본배분선)과 효율적 프론티어가 접하는 점이 바로 최적의 투자조합이라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작은 확률을 절사하고 보더라도 분산을 계산해 보면 평균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분산과 리스크의 관련성을 몰라도, 게임의 구성 자체가 적은 확률로 일확천금을 얻는 복권처럼 짜여있는 것을 보면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확대해석을 한다면 이 역설을 생각해 왔던 이런 방식들은 결국에 게임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기댓값 말고 무엇이 있는가? 하는 금융투자에서의 근본적 질문과도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4.3. 행동경제학

사람이 받아들이기 힘든 압도적으로 작은 확률을 배제한다는 사고방식도 있었다. 위의 베르누이 게임에서 보면 뒷면이 한 20번 나올 수 있는 확률만 해도 백만분의 1 정도로, [math(n)]번 이상 뒷면이 나올 확률을 절사했을 때의 기댓값을 계산하면 [math(n/2)]이므로 보통 상식적인 확률 수준에서 절사하면 그렇게 커지지 않는다. 물론 '상식적인 확률'이라는 개념을 정확히 정의하기는 애매하다는 문제가 있다. 달랑베르가 제시했던 이 관점은 이후에 전망이론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행동경제학에서는, 효용함수 뿐만 아니라 확률에도 효용함수와 유사한 것을 적용해야 한다고 한다. 예를들면, 저 게임을 통해 약 16000원을 받을 확률은 0.006%정도 된다. 우리는 16000원을 받으리라고 "기대"하는가? 우리가 저 게임의 효용을 계산하는데 있어 이렇게 작은 확률은 무시하기 마련이다.

4.4. 프로그래밍

프로그래밍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syntax java
Random random = new Random();
long totalScore = 0L, totalTry = 0L;
for(int i=0; i<10000000; i++) {
	long score = 1L;
	totalTry++;
	while (random.nextBoolean() == true) {
		score *= 2;
	}
	totalScore += score;
}
System.out.println("총 시도 횟수 : " + totalTry + ", 누적 스코어 : " + totalScore);
System.out.println("1회 평균" + totalScore/(double)(totalTry));

여러 번 돌려보면 1천만 회 시행했을 때 약 12~13 정도에서 평균값이 결정됨을 알 수 있다.[5]

5. 참고 자료

  • 박경미 저. <박경미의 수학콘서트>. 동아시아. 2006년. 110~112p
  • 대한수학회. 네이버 지식백과 링크

[1] Saint Petersburg의 Saint를 성자라는 보통명사로 해석한 것이지만 정확한 독음법은 아니다.[2]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영어식 독음법.[3] 현대수학 시점에서 엄밀히 보면 기댓값을 '정의할 수 없다'는 표현이 더욱 정확하다. 물론 이 때에는 확률변수의 정확한 개념은 물론이고 리만적분조차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4] 정확히 말하면 [math(X_i)]들을 위 상트페테르부르크 게임의 독립시행들이라 했을 때, 확률변수 [math((X_1+\cdots+X_n)/(n \log_2 n))]이 [math(1)]에 확률수렴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5] 물론 더 많이 시행하면 평균값이 로그함수적으로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