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31 19:21:43

예상과 확인


이산수학
Discrete Mathema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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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예시3. 여담

1. 개요



대한민국 초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에 나오는 문제 해결 과정으로,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만들어진 모형[1]을 모른다고 가정했을 때 학생 스스로의 직감과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해결하는 방법이다. 사실 '예상과 확인' 같은 시행착오법은 초등학교 수준에 한정되어 있지 않는다. 고등학교 이상에서도 다항식의 유리근 정리, 수열의 점화식, 경우의 수를 이용한 풀이법 및 조합론 등 수학의 심화적인 많은 영역에서 이같은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중학교부터는 연립방정식을 배우고, 미지수가 두 개이고 미지수들에 대한 식이 두 개일 때 방정식의 해를 결정할 수 있음을 배우고, 연립일차방정식의 대수적인 해법을 배운다. 그러나 방정식의 개념을 익히기 전인 초등학교에서는, 예상과 확인이라는 시행착오법으로 접근하도록 교육한다.

2. 예시

다음 예를 통해 전자와 후자의 차이를 확인해보자.
문제: 어느 동물농장에 돼지와 닭이 있습니다. 동물들은 모두 20마리이며, 동물들의 다리는 모두 68개입니다. 돼지와 닭은 각각 몇 마리입니까?
<중학교 이상의 수준>
돼지를 [math(x)]마리, 닭을 [math(y)]마리라고 한 뒤, 돼지는 다리가 4개이고 닭은 다리가 2개임에 착안하여 다음과 같은 연립일차방정식을 세울 수 있으며,

[math(\begin{cases}x+y=20\\4x+2y=68\end{cases})]

아래 과정을 통해 풀 수 있다.[2]

[풀이 보기(중학생 수준)]
----
우선 1번 식에 2를 곱해서 2번 식에서 빼자.
[math((4x+2y=68) - 2(x+y=20) \\ \Rightarrow (4x - 2x) + \cancel{(2y - 2y)} = (68 -40) \\ \Rightarrow 2x = 28)]
[math(\therefore x = 14)]
그 다음, 1번 식에 [math(x = 14)]를 대입하면

[math(14+y=20 \Rightarrow y=6)]

따라서 해는 [math(x=14, y=6)]이다.

[풀이 보기(선형대수학 수준)]
-----
우선 행렬 표기로 나타내면
[math(\displaystyle \begin{bmatrix} 1 & 1 \\ 4 & 2 \end{bmatrix} \! \begin{bmatrix} x \\ y \end{bmatrix} = \begin{bmatrix} 20 \\ 68 \end{bmatrix})]

역행렬을 구하기 위해 우선 행렬식을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으므로 역행렬이 존재한다.
[math(\displaystyle \mathrm{det} \! \begin{bmatrix} 1 & 1 \\ 4 & 2 \end{bmatrix} = 1 \times 2 - 1 \times 4 = -2)]

위 행렬의 고전적 수반 행렬을 구하면 다음과 같다.[3]
[math(\displaystyle \mathrm{adj} \! \begin{bmatrix} 1 & 1 \\ 4 & 2 \end{bmatrix} = \begin{bmatrix} 2\times(-1)^{1+1} & 4\times(-1)^{1+2} \\ 1\times(-1)^{2+1} & 1\times(-1)^{2+2} \end{bmatrix}^T \!\! = \begin{bmatrix} 2 & -4 \\ -1 & 1 \end{bmatrix}^T \!\! = \begin{bmatrix} 2 & -1 \\ -4 & 1 \end{bmatrix})]

그러므로 역행렬은 다음과 같다.
[math(\displaystyle \begin{bmatrix} 1 & 1 \\ 4 & 2 \end{bmatrix}^{-1} \!\!\! = -\frac{1}{2} \begin{bmatrix} 2 & -1 \\ -4 & 1 \end{bmatrix} = \begin{bmatrix} -1 & \frac12 \\ 2 & -\frac12 \end{bmatrix})]

역행렬이 맞는지 원래 행렬에 곱해 보자. 예상대로 단위행렬이 나온다.
[math(\displaystyle \begin{bmatrix} -1 & \frac12 \\ 2 & -\frac12 \end{bmatrix} \! \begin{bmatrix} 1 &1 \\ 4 & 2 \end{bmatrix} = \! \begin{bmatrix} -1\times 1 +\frac12\times4 & -1\times1+\frac12\times2 \\ 2\times 1 -\frac12\times4 & 2\times1-\frac12\times2 \end{bmatrix}= \begin{bmatrix} 1 & 0 \\ 0 & 1 \end{bmatrix})]

이 역행렬을 우변의 행렬에 곱하면 다음과 같다.
[math(\displaystyle \begin{bmatrix} -1 & \frac12 \\ 2 & -\frac12 \end{bmatrix} \! \begin{bmatrix} 20 \\ 68 \end{bmatrix} = \! \begin{bmatrix} -1 \times 20 + \frac12 \times 68 \\ 2 \times 20 - \frac12 \times 68 \end{bmatrix} = \begin{bmatrix} 14 \\ 6 \end{bmatrix})]

따라서 해는 [math(x=14, y=6)]이다.


따라서 돼지는 14마리, 닭은 6마리이다.
<초등학교 수준>
우선, 돼지를 □마리, 닭을 △마리라고 하자. □+△=20이 되도록 아무 수나 넣어본다. 돼지는 다리가 4개이고 닭은 다리가 2개임에 착안하여 다음과 같이 예상과 확인을 실행한다.

□=10, △=10로 하면(예상), 4×□+2×△=4×10+2×10=60이 되어 문제의 조건에 맞지 않는다(확인).
□=15, △=5로 하면(예상), 4×□+2×△=4×15+2×5=70이 되어 문제의 조건에 맞지 않는다(확인).
□=14, △=6으로 하면(예상), 4×□+2×△=4×14+2×6=68이 되어 문제의 조건에 맞는다(확인).

따라서 돼지는 14마리, 닭은 6마리이다.

이미 미지수를 [math(x)]나 [math(y)] 따위로 표기함을 배운 중학교와 달리, 예상과 확인을 배울 때는 [math(x)]는커녕 '미지수'라는 용어도 쓰지 않고 '어떤 수' 또는 '알 수 없는 수'라는 말로 풀어 쓴다. 또한, [math(x)] 대신 □(네모)를 쓰며, □ 다음으로는 보통 △(세모)를 쓴다. 곱셈 기호(×) 역시 생략하지 않고 그대로 쓴다.

또한, 예상과 확인에서는 일차 연립방정식의 해가 0 이상의 정수가 나오는 경우만을 다룬다. 음수, 무리수 등 배우지 않은 수학 개념들이 있을 뿐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생각해야 할 수의 개수가 무한대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유리수로만 확장하더라도 0과 1 사이에 무수히 많은 유리수가 존재한다. 이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하게 되는 행위가 일명 '노가다'이다.

이 '예상과 확인'에서는 동물들의 다리 세기가 거의 클리셰 수준이다. 이것만큼 연립일차방정식을 실생활과 찰떡같이 연결할 만한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쓸 일이 없다는 증거[4]

초등수학 이상에서 예상과 확인을 거쳐야 하는 상황 중 하나로 삼차방정식이 있다. 유리근 정리를 이용해서 유리근의 '후보'을 추린 뒤, 이게 실제로 근인지를 확인해야 하는 절차가 들어가기 때문.[5]

3. 여담

인터넷 강사 삽자루는 본인의 강의 도중, '예상과 확인'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선행학습을 하면 안 되는 이유를 말했고, 이게 인터넷 커뮤니티에 언급된 바 있다. 선행학습의 문제점 요약하자면 당장 다음 내용 공식을 암기하느라 예상과 확인의 학습을 소홀히 하게 되면 언젠가 더 높은 벽에 부딪힌다는 것.

실제로 이러한 '예상과 확인'은 어떠한 방정식을 대수적으로 풀기 힘들 때 유용하게 쓰인다. 과거 학력평가에서 [math(2^a=a+12)]의 양수해를 구하라는 문제가 나온 바 있었는데 이것을 대수적으로 풀려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아득히 넘어가는 수준인 람베르트 W 함수를 써야 한다. 고등학교 교사나 이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들도 고등학생들이 람베르트 W 함수를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애초에 이 함수가 특수 함수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교사나 출제자도 이런 함수를 모를 확률이 상당히 높다.[6] 그래서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예상과 확인 외에는 별 도리가 없다. 1부터 순차적으로 대입해봐야 안다. 참고로 답은 4. 애초에 예상과 확인을 통해 풀라고 낸 문제이기 때문에 큰 수를 답으로 내진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1] e.g. 이원 일차 연립방정식의 행렬 표현: 아래 선형대수학 수준 풀이 참고.[2] 연립방정식을 푸는 방법은 아래에 나온 방법인 가감소거법, 역행렬 사용 이외에도 대입법, 크라메르의 법칙, 가우스 소거법 등이 있다.[3] 사실 역행렬 계산에 고전적 수반 행렬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첨가행렬 [math([A|I])]을 만들어 기본행연산을 통해 [math([I|A^{-1}])]로 만드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며, 그나마도 차수가 높아지면 역행렬보다는 대각화, 삼각화 등을 사용한다.[4] 애당초 선형사상이라는 게 주어진 식에서 두 개 이상의 해를 한꺼번에 구해내야 할 때 진가를 발휘하는데, 일상에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순차적으로 해를 구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5] 판별식으로 세 실근이 나오는 상황이 나오고, 유리근 정리에서 나온 근 후보가 전부 낙선(?)이라면, 이른바 환원 불능(casus irreducibilis)이 된다.[6] 초중등교육과정 전체에서 초등함수조차도 다 가르치지 않으며, 특수함수는 최대공약수최소공배수 단 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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