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08 13:40:06

몽타주(영상편집)

1. 개요2. 역사3. 예시4. 기타

1. 개요

Montage sequence. 영화의 쇼트들을 연결하거나 충돌하여 관객의 특정 감정을 유도하거나, 이야기를 선명하게 해주거나,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영화의 편집.[1]

영화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연출하려고 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롱테이크로 일일이 보여주면 대부분의 관객들은 지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상징적인 장면 몇 가지를 분할해서 촬영한 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처음부터 쭈욱 보여주지 않아도 관객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출근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일어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동차에 시동을 켤 때까지의 모든 장면을 빠짐없이 카메라에 담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몽타주 기법을 이용하면 이렇게 할 수도 있다. 자명종에 깨는 장면 3초, 세수하고 양치하는 장면 3초, 토스트기에서 빵이 나오는 장면 3초, 정장을 입고 가방을 드는 장면 3초, 현관문을 닫고 계단을 내려가는 장면 3초, 차에 타서 출발하는 장면 3초, 이런 식으로 각각의 장면을 분할해서 촬영한 후 연속적으로 이어붙인다. 분할된 장면들이 따로따로 있다면 출근하는 장면이라고 말하기 힘들겠지만, 연속적으로 이어붙인다면 누구나 극중인물이 출근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2. 역사

프랑스에서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미장센을 만들었을 때, 소련의 영화학자들은 그보다 훨씬 더 영화의 핵심에 걸맞은 영화이론은 없는지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이때 참조한 것이 《국가의 탄생》, 《인톨러런스》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 감독 D. W. 그리피스의 영화였다. 그의 영화는 기존의 것들과 달리 전개가 빠르고 장면마다 속도감이 넘쳤다. 이를 연구하던 소련의 영화학자들은 편집이야말로 강력한 연출도구라고 생각하게 됐고, 여기에서 몽타주라는 개념이 탄생한다.

몽타주 기법을 그리피스가 만들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 D.W. 그리피스는 할리우드식 고전적 편집 기법을 가장 먼저 사용한 사람이지만, 그 형식을 분석하고 발전시켜서 현대의 몽타주로 만든 것은 구 소련의 영화감독과 영화학자들이었다. 소련의 대표적인 몽타주 학자는 레프 쿨레쇼프와 프세볼로트 푸도프킨,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을 들 수 있다.

첫 번째로 레프 쿨레쇼프는 몽타주의 기본개념을 잡기 위해서 한 가지 실험(모주킨 실험)을 했다. 한 배우의 무표정한 얼굴을 촬영한 뒤, 그 뒤에 각각 아기의 관, 여자, 음식을 편집해서 붙여 넣고 관객들에게 보여줬다. 이것을 본 관객들은 각각 배우의 감정 상태를 앞의 쇼트에 맞춰서 해석하였다. 아기의 관과 붙였을 때는 슬퍼보인다고 하였고, 여자와 붙였을 때는 기뻐보인다고 하였고, 음식과 붙였을 때는 배가 고파보인다고 하였다. 쿨레쇼프는 이것으로 두 개 이상의 컷이 편집으로 연결되었을 경우 각 컷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것을 쿨레쇼프 효과라고 한다.

두 번째로 프세볼로트 푸도프킨은 기존 레프 쿨레쇼프의 몽타주 이론을 보완하고 발전시킨 몽타주 학자다. 푸도프킨은 영화의 이야기를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선, 꼭 필요한 쇼트만 사용하는 것을 주장하였다. 푸도프킨의 이론에서는 이른바 벽돌 몽타주(연결 몽타주)가 핵심이다. 여기서 벽돌은 쇼트로 비유될 수 있으며, 푸도프킨은 이야기를 명료하고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해선, 좋은 벽돌, 즉 좋은 쇼트를 선택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합리적 순서에 의한 편집'이라고 볼 수 있겠다.

세 번째로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은 중국의 상형문자와 일본의 하이쿠에 영향을 받아 '변증법'의 원리를 몽타주에 적용하였다. 다시 말해서, 정(Thesis)에 속하는 쇼트와, 그에 반대하는 반(Antithesis)에 속하는 쇼트를 충돌시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에이젠슈테인의 몽타주 이론의 핵심인 충돌 몽타주의 근간이 되었으며 이후 몽타주의 효과를 더욱 진전시켜 나갔다. 그리고 파생된 여러 종류의 몽타주들을 "몽타주의 방법(Method of Montage)"이라는 논문을 통해 아래와 같이 5가지로 분류하였다.

1. 계량적/운율적 몽타주(Metric Montage) : 쇼트의 길이를 조정해 음악적인 박자감을 형성하는 몽타주
1. 율동적 몽타주(Rhythmic Montage) : 쇼트의 내용에 따른 몽타주
1. 음조적 몽타주(Tonal Montage) : 쇼트의 지배적인 분위기(Tone)를 부각시키는 몽타주 [2]
1. 배음적/상음적 몽타주(Overtonal Montage) : 계량적, 율동적, 음조적 몽타주가 복합적으로 결합된 몽타주
1. 지적 몽타주(Intellectual Montage) : 관객의 지적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몽타주

그리고 그는 자신의 영화 《전함 포템킨》에서 일부를 실험하기도 하였다. 《전함 포템킨》은 특히 오데사 계단 시퀀스로도 유명하며, 이 장면은 영화사에 길히 남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덕분에 여러 영화에서 오마주되기도 하였다.[3]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뼈다귀와 우주선 연결은 훌륭한 몽타주 편집으로 꼽힌다. 단 두 컷으로 인간의 진화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 이것으로도 몽타주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3. 예시

영화 이론서에서 예시로 든 내용을 설명하자면

A : 남자가 걷는다.
B : 여자가 걷는다.
C : 화면에 두 사람의 모습이 함께 비친다.

위의 장면을 통해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고 관객들이 인식할 때,

C - A - B 의 순서로 배치하여 이번에는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가 헤어져서 멀어지고 있다고 인식하게 되는 편집상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좀 더 확장한다면 위에서 말한 플롯상의 효과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감정 또한 몽타주 방식으로 고조할 수 있는데, 《전함 포템킨》에서 학살 장면에서 엎드려 있는 사자상을 보여 줬다가 그 후 화난 군중의 쇼트를 붙인 바로 후에 일어서 있는 사자상을 붙여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다.[4]
링크의 영상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100년이나 된 초기 기법의 방식이어서 《전함 포템킨》을 쇼트 바이 쇼트로 분석하지 않는다면 그 핵심을 알기 힘들다. 현대에서 몽타주 기법은 모든 영상물에서 만연하게 쓰이고 있기 때문에 관객에게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리어 간접적이고 부드러운 현재의 몽타주 기법보다 과거 초기의 몽타주 기법은 직설적이고 직접적이기 때문에 유치하고 위화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4. 기타

유명한 몽타주 관련 클리셰로는 운동 훈련 장면이 있다. 특히 1975년 영화 록키의 유명한 훈련 장면으로 인해 영화나 만화 등에 자주 나오게 된 장면인데 주인공이 열심히 훈련하는 장면을 음악과 함께 몽타주로 빠르게 편집해서 보여주면서 주인공의 실력이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21세기 초에도 스포츠물에 종종 등장하기는 하지만 개그물에도 많이 쓰일 정도로 클리셰가 되었다.[5]

대한민국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롤 OO 매드무비, 오버워치 OO 매드무비와 같은 클립 편집 동영상은 사실 한국과 몇명 일본작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mad movie가 아니라 몽타주(montage) 내지는 프랙 무비라고 부른다. 자세한 내용은 매드 무비 항목 참고.


[1] 또한, 프랑스 영화 크레딧 롤을 보면 편집을 몽타주라고 하는 걸 알 수 있다.[2]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몽타주 시퀀스'가 음조적 몽타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3] 대표적으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언터쳐블》과 우디 앨런 감독의 《바나나 공화국》. 모음 영상[4] 이것은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이 주장한 '지적 몽타주'에 해당한다.[5] 이는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의 '음조적 몽타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