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5 05:50:14

보따리상

따이공에서 넘어옴
1. 정의2. 사례
2.1. 한국
2.1.1. 한국-일본2.1.2. 한국-중국2.1.3. 한국-미국
2.2. 유럽
3. 문제점4. 한계5. 기타6. 관련 문서

1. 정의

보따리상은 보따리(보자기 천으로 짐을 묶어 싼 것)에 물건을 담아서 사고파는 사람을 의미한다.

오늘날에는 법이나 세금의 규제를 받지 않고 은밀히 이동하면서 소규모로 상품을 거래하는 상인을 부정적으로 일컫는 말로 쓰인다.

2. 사례

2.1. 한국

2.1.1. 한국-일본

현대사, 즉 광복 이후 기준으로는 늦게 잡아도 1970년대가 그 시작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전에도 없는건 아닌게, 일례로 해방후부터 전후까지 국내 제약(양약 한정)산업이라는게 전무했던 시절 일제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서 재일교포나 한국인, 한일보따리상을 통해 일제 의약품이 많이 밀수되었다. [1]

당시 제3공화국에서 제4공화국의 한국 경제는 국민의 생활이 좋지 않아서 수출에 목매던 실정이었다. 지리상으로 가까운 일본이 한국전쟁과 냉전 특수로 고도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터라 일본제품이 더욱 우수하므로 일본산 제품이 쏟아지면 수출 경제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에 수입선다변화라고 쓰고 대일 수입품 규제법이라 읽는 경제 규제법을 실시한다. [2]

1970년대부터 일본에서 제조되고 유통되는 제품의 우수성이 소문나면서 일본 전자제품을 알음알음 수입하기 시작한 것이 한일 보따리상의 시작으로 추정된다. 그 대표로 조지루시(코끼리표) 전기밥솥이나 소니 워크맨이 있다.

이런 보따리상들은 한국 서브컬쳐의 한 원동력이 되기도 했는데, 농담이 아니라 이 사람들에게는 1세대에서 1.5세대 코어 오타쿠들의 수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유통되는 매체에는 한계가 있기에 우연히 어떤 루트로 접한 일본 만화의 한 단편을 보고 그러다 원서나 원본을 보려는 사람들의 수요로 보따리상이 일본에서 각종 하위문화 매체와 기호품을 직수입하기도 했다. 거기다 보따리상들은 당시 법률 탓에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거나 법률상으로 수입이 금지되어 있는[3] 플레이스테이션 1, 드림캐스트 같은 콘솔과 일본 내수용 게임 소프트를 직수입한 것도 기존 일본 전자제품을 향한 욕구가 이점과 맞아떨어진 결과다. 더해서 재미나 및 여타 해적판의 사례와 같이 이런 콘텐츠들을 불법으로 복제해 유통하거나 일본제 성인물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한일보따리상은 90년대 중후반 이후로 쇠퇴하기 시작하는데, 우선 외환위기가 닥쳐온 데다가 이것과 비슷한 시기에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되고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시작된 게 큰 원인이다. 그 후로 일본 대중문화가 한국에 점차 개방되고 정식으로 수입되는 MADE IN JAPAN 완제품이 늘어날수록 보따리상의 수요는 급감했으며 극소수 한일 노선을 이용하는 노령층[4]이 명맥을 이어갈 뿐이다.

반대로 한→일의 수요도 있었다. 바로 재일 한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한국산 식자재와 가공식품 등이 해당된다. 2010년대 들어서는 현지 일본인들도 한국산 김이나 고추장 등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원래 VHS 비디오가 보급되어있고, 위성방송이라 하더라도 한국 방송 소개/한류 방송 채널인 위성채널 KNTV가 설립되기 전에는 한국 지상파방송 비디오 녹화본을 보따리상들이 들고가서 교포주재원 가족들에게 팔았었다.[5] 실제로 대한항공밀리언마일러 클럽 회원들 상당수가 보따리상 출신들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부산광역시깡통시장국제시장은 연안여객터미널과 밀접해 있어서 보따리상들이 가져온 잡화, 식품, 담배, 공산품 등이 많이 팔리고 있다. 대부분의 노점상 및 가게에도 일본에서 건너온 물품들이 비치되어 있으며, 이를 잘 아는 상인회에서는 일본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한다.

2.1.2. 한국-중국


1996년 당시 KBS에서 다롄시에서의 보따리상을 직접 취재한 영상

주로 한국중국을 오가는 화객선에 탑승해 면세점에서 구매한 상품[6]과 중국의 농산물[7]을 한국에 가져오거나 한국산 공산품[8]을 중국에 반입하는 상인들을 뜻한다.

중국 경제의 급성장 이후로 중국과 가까운 인천항, 평택·당진항, 군산항에 가보면 보따리상이 그야말로 바글바글하다. 이들의 규모가 엄청나서 국내 대형 면세점 매출의 최소한 절반 이상이 중국 보따리상들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 동대문시장과 명동도 중국 보따리상들의 싹쓸이 구매가 수입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유커는 줄었지만, 이들은 여전하다. 하지만 2019년 중국정부가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하면서 보따리상들에게 사업자등록과 관세신고를 의무화하면서 숫자가 많이 줄었고, 코로나19 사태로 완전히 끊긴 상황이다. 일단 오갈 수가 없으니...

한국 보따리상은 대부분이 나이가 중장년층이나 노인이지만 중국 보따리상은 젊은 사람도 많다. 중국 보따리상들은 의외로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젊은 사람들도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어로는 '대신 구매하다'라는 뜻인 따이거우(代购)라고 부른다. 허나 어째서인지 국내에선 따이공(代工)이라고도 부르는데, 중국어에서 代工은 OEM을 뜻하지 보따리상이라는 의미는 없다. 바이두 백과

최근에는 '소무역상'이라는 용어로써 순화하여 사용하기도 하는데 언론이나 관공서에서는 여전히 보따리상을 쓴다.

국내에 진출한 주요 명품브랜드의 주적이기도 한데 이들이 국내에서 마구잡이로 자사 제품을 가져다 파는 바람에 고급화를 추구하는 이들 브랜드의 이미지가 하락한다는 이유에서 굉장히 민감하다고 한다.[9] 이로 인해 공항 면세점 부티크의 경우 1인당 구매 가능 한도가 정해져 있는 곳들이 대부분이고 다이궁들을 혐오수준으로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진 루이 비통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을 구실삼아 면세점 부티크를 죄다 철수시키는 중이다.

2.1.3. 한국-미국

1950~80년대 다양한 미제 상품(특히 주한미군 군납유출품) 등을 유통한, 일명 "미제 아줌마"들도 보따리상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당시에는 본의 아니게 미제 문물을 전파하며 많은 이들에게 추억을 안겨 주었지만, 이들도 생활수준 향상이나 자유무역화 등으로 점차 쇠퇴하여 사라졌다.

2.2. 유럽

솅겐 협정으로 인해서 국경 검사가 느슨해지고 유럽연합으로 인해서 경제권이 이어지면서 EU 국가간 국경 주변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는 상인 찾기가 어렵지 않다. 반면 한 번 상품이 EU 역내로 들어 오면 검사가 느슨해진다는 점 때문에 EU 외부 국경을 오가는 국제열차가 보따리상의 주 활동 무대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 폴란드간 국제열차를 타다 보면 담배와 같이 EU 내에서 비싸게 팔 수 있는 물건을 들고 들어오는 보따리상을 종종 볼 수 있다. 역시 세금 때문에 가격 차가 크다는 걸 이용하고 있다. 비록 예시로 담배를 들기는 했지만, 담배는 국가마다 원료 배합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게다가 담배갑에 적힌 경고 문구로 원래 유통하려고 했던 시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보따리상이 EU 역내로 가지고 들어온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산 담배가 항상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3. 문제점

국적과 관계 없이 기본적으로 보따리상 무역은 불법이다.

국내법에서는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에게 자가소비목적에 한하여 농산물 50kg, 주류 2병(각 1L이하, 두 병 합친 총액 400달러 이하), 담배 1보루(200개비)의 면세 반입을 허용하나, 보따리상들이 이 허점을 뚫고 들여온 물건들은 '노반'이라고 불리는 중간 수집상에게 전달되고 시중에 영리목적으로 유통된다. 즉 관세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또한 보따리상들이 마약이나 금괴 밀수의 운반책으로 이용되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잦다.

4. 한계

한국 국적의 보따리상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중노년층이고, 이 사람들이 보따리상을 그만두어 소득이 끊기면 십중팔구는 기초생활수급자로 굴러 떨어질 판이다. 오히려 국가의 입장에서는 이 사람들이 노숙자가 되어 길바닥에 나앉아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차라리 보따리상으로서 활동해 돈을 벌고 생업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관리하기 쉽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로는, 사실상 한-중 경제 무역의 필요악 한 요소로 이미 자리를 잡은 측면도 있다. 보따리상을 이용해 중국으로 수출되는 국산 공산품의 양이 상당하기에 보따리상이 없어지면 국내 기업에도 타격이 갈 수밖에 없는 데다가 한중을 왕래하는 여러 화객선사 측에도 보따리상은 이미 중요한 수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라서 선사에도 큰 타격이다.

5. 기타

영화 〈공모자들〉에서 한-중 보따리상을 다룬 묘사가 일부 나온다.

다른 의미로도 멸칭으로 사용되는데, 엄연히 합법적으로 판매하지만 판매량이 극도로 적거나 서비스가 부실해서 이용하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사례가 많다면 사람들로부터 보따리상 같다고 야유를 받는 것이 그것이다.

6. 관련 문서



[1] 특정외래품판매금지법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요즘 세대들에게는 듣도보도 못한 (그중 몇개는 레이와 시대에도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쇼와시대에 유행하던 의약품이라 일본인이나 일본통이라고 해도 쇼와시대를 살아본 사람들만 알아볼수 있는 물건. ), 일제 의약품들이 많다. 특히 사론파스 같은건 유명해서, 그 유명한 신신파스가 시장에 갓 처음 출시되었을때 사론파스를 대체할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을 정도.[2] 일본제품들이 100% 막힌 건 아니었다. 한일기본조약 이래 일본 기업에서 한국으로 일본산 원료나 부품을 보내면, 한국 공장에서 그것을 조립한 '국내산' 완제품이 나와서 한국 시장에 합법으로 유통되었다. 해외 생산품도 마찬가지로 합법으로 유통되었다.[3] 해외 공장 생산품은 상관없으나 PS1은 자유화 되기 직전에 멕시코에서 생산돼서 별 효과는 없었다.[4] 부산 쪽에서는 속칭 '20,000원 할머니'라고도 부른다.[5] 여담으로 일본인이 아카이빙한 70~80년대 한국광고들이 유튜브에 간혹 목격되는데, 이들 광고자료의 소스는 VHS테이프로, 한국어 학습 목적에서 한국 방송을 녹화한 VHS가 흘러들어간 경우도 있고, 재일 한국인들의 한국 매체 수요로 인해 밀유통된 VHS가 흘러들어간 경우도 있다.[6] 주로 술과 담배나 명품.[7] 주로 팥, 메밀, 콩, 마늘, 깨 등 고관세 품목들 위주.[8] 화장품, 가전제품, 의류 등이며 가전제품은 특히 전기 밥솥을 많이 가져가는 편이다. 전기밥솥 문서에서 보다시피 국산 전기밥솥은 중국에서 대단히 인기가 많다.[9]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의 경우 아예 자사 브랜드 이미지 재고라는 명목 아래 지역별로 매장 개수를 제한하는 매장 총량제를 매우 엄격하게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고 운영하고 있는 부티크들도 해당 지점의 매출이 조금이라도 떨어지거나 조금이라도 손해가 된다고 판단할 경우 가차없이 철수시켜버릴 정도로 콧대가 높다. 그리고 보따리상의 경우 엄연히 불법적인 밀무역인데다 중국인 보따리상인 다이궁들이 매입한 제품들이 복제품 제조에 악용되는 사례가 많은 만큼 현실적인 이유에서라도 이들을 싫어할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