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11-25 14:57:26

동문서답

사자성어
西
동쪽 물을 서쪽 답할

1. 개요2. 출처3. 유사한 표현4. 유형5. 미디어 믹스에서6. 여담

1. 개요

'동쪽을 묻는데 서쪽을 답한다'는 뜻으로, 물음과는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대답을 가리키는 한국의 속담(사자성어)이다.

'동문서답'을 원래 한자 그대로 번역하면 '동쪽이 묻는데 서쪽이 답한다'가 되어 그 뜻을 확인할 수 없는 문장이 되는데 이는 한국에서 사용되는 관용어를 한국식 문법 그대로 한자로 옮겨서 그런 것이다. 한문 문법상 목적어가 동사 뒤에 위치하기 때문에 '동쪽을 묻는데 서쪽을 답한다'로 번역되려면 '문동답서(問東答西)'가 되어야 할 것이다. 즉, '동문서답'은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표현으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1]

2. 출처

戊申/全羅道儒生李升運等上書, 醜詆文正公 宋時烈等兩臣從祀之論。 略曰: 昨年金長生之躋享文廟, 而聖門之羞辱極矣。 不意今者, 本道儒生鄭敏河等, 又進一書, 敢以罪死臣宋時烈, 故判書宋浚吉, 竝請從享於聖廡。 敏河等敢爲萬萬絶悖之言, 以誣我离明, 獨不畏天地鬼神之監臨耶? 嗚呼! 惟我孝宗大王薪膽之志, 炳如日星, 時烈陰揣上意之所在, 假托尊周之義, 以爲固寵之計。 曾無一策仰贊聖謨, 及其前席獨對, 密詢大計, 則反以從祀五賢, 精加取舍, 姜獄、金弘郁冤死等語, 東問西答, 全孤虛佇之聖意。

전라도 유생 이승운(李升運) 등이 상서(上書)하여 문정공(文正公) 송시열(宋時烈) 등 두 신하를 종사(從祀)하자는 논의를 비방하였는데, 대략 이르기를, "작년에 김장생(金長生)을 문묘(文廟)에 배향하였으나, 이는 성문(聖門)의 더없는 치욕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이번에 본도(本道)의 유생 정민하(鄭敏河) 등이 또 한 통의 상서를 올려 감히 죄를 받고 죽은 신하 송시열(宋時烈)과 고 판서 송준길(宋浚吉)을 아울러 성무(聖廡)에 종사할 것을 청하였습니다. 정민하 등이 감히 패륜스럽기 짝이 없는 말을 하여서 우리 이명(離明) 을 속였으니, 어찌 천지 귀신(天地鬼神)이 감림(監臨)하는 것을 이토록 두려워하지 않는단 말입니까? 아아! 생각하건대, 우리 효종 대왕(孝宗大王)께서 와신상담(臥薪嘗膽)하는 뜻이 밝기가 해와 별 같았는데, 송시열이 은밀히 성상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헤아려서 주실(周室)을 높이는 의리를 가탁(假托)하여 임금의 총애를 견고하게 하려는 계책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일찍이 한 가지 방책도 우러러 성모(聖謨)를 도운 적이 없었고 전석(前席)에서 독대(獨對)하게 되어서는 임금께서 비밀히 큰 계책을 자문하시니 도리어 오현(五賢)의 종사(從祀)에 정밀한 취사(取捨)를 할 것과 강빈(姜嬪)의 옥사(獄事) 와 김홍욱(金弘郁)이 원통하게 죽은 것 등의 말을 하여 동문서답(東問西答)을 함으로써 완전히 어진 신하에게 겸허하게 자문하려는 성상의 뜻을 저버렸습니다."
조선왕조실록』 숙종 44년 2월 29일 #
조선왕조실록』 숙종 44년 2월 29일 자에 처음 '동문서답'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숙종 때 유생들이 송시열을 문묘에 배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상소문을 올렸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효종청나라에 당한 치욕을 갚기 위해 송시열에게 그 방법을 겸허히 물었으나, 송시열은 오히려 효종에게 동문서답 식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3. 유사한 표현

4. 유형

동문서답이란 말이 쓰이는 경우들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 질문이나 답변을 제대로 못 알아들은 경우. 이 경우는 먼저 질문하는 쪽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확실히 할 수 있고, 보다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상대방의 질문을 (지극히 본인의 관점에서만 제멋대로 생각하거나 해석하거나 과대해석하거나 왜곡하여) 대충대충 혹은 잘못 넘겨짚고 엉터리로 제멋대로 대답하는 경우. 질문자가 "이게 무슨 뜻이야?"라고 물었을 때 답변자가 중간 과정을 바로 캐치하기 쉽게 제대로 설명해주는 경우라면 낫지만, 그러지 않고 상대에게 왜 그런 간단한 것조차도 못 알아듣냐고 닦달하거나 제대로 못 들어놓고는 "응?", "어?", "뭐?", "뭐야?", "뭐가?", "뭐를?", "뭐라고?" 등이라고 수시로 귀찮게 되묻거나 "네 말은 도대체가 뭔 소린지 알아듣지를 못하겠다[2]!"나 "그러니까 처음부터 내가 납득하기 쉽게 얘기해줬어야지[3]!"나 "넌 왜 그렇게 발음이 안 좋냐?"나 "제발 발음 좀 똑바로 해!"나 "너랑은 도대체가 말이 안 통해 말이!" 등으로나 일관하면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며, 심하면 싸움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4][5]
  • 대답을 회피하려는 의도적인 행위. 대답을 하기는 하되 역시 질문자가 바라는 가장 중요한 핵심 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대답하지 않고 철저하게 모르쇠로나 일관하려고 하거나 아예 다른 쪽으로 화제를 돌려버리거나 대충 그럴싸하고 상대도 납득을 해줄 만한 말로 어설프게 포장하는 식으로 퉁쳐버린다.
    • 질문을 하는 사람이 답변자의 감정을 아주 크게 소모시키려는 경우에 일부러 이렇게 대응하는 사람도 있다.
    • 치사하게 본인만 빠져나가고 남들한테 뒤집어 씌울 요량으로 책임전가꼬리 자르기로 대응하는 경우.
    • 유명인들이 자신과 큰 연관이 없는 특정한 사건, 갈등, 논란에 대해 물어보는 질문에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동문서답을 할 때가 종종 있다.
  • 질문의 요지를 아예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 질문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쌩뚱맞은 대답이 나오는 경우가 해당된다. 대표적인 예시로 범죄도시에 나온 마석도의 "어, 아직 싱글이야."라는 대사를 들 수 있다.

즉, 실수이거나 의도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5. 미디어 믹스에서

6. 여담

  • 영미권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용어로 'Non-sequitur[6]'이라고 하지만, 저 단어는 논리학에서 자주 등장한다. 동문서답을 논리학의 오류 추론에서 일컫는 경우가 바로 논점일탈의 오류.

[1] 같은 의미로 중화권에서는 答非所问이나 文不对题를 사용하며, 일본어에서는 전용 성어는 없고 뜻을 풀어쓴다.[2] 이건 상대는 발음을 또박또박 하며 말을 제대로 한 것일 뿐인데, 멍청한 질문자 본인이 귀가 어둡거나 짱구가 제대로 안 돌아가서 제대로 못 알아들어놓은 주제에 오히려 남 탓으로나 일관하는 치사하고 적반하장스런 행태로 나오니 문제시가 되며, 이럴 경우 상대도 "니가 귀가 어두워서/머리가 나빠서 제대로 못 알아들어놓고 누구한테 뒤집어씌우는 거야?"라고 맞서기도 한다.[3] 솔직히 아무리 어린 유치원생이라도 그 나이대부터 약삭빠르고 똑똑하다면 상대가 약간 돌려서 어렵게 얘기해도 상대의 의도를 정확히 캐치해내서 바로 알아듣고 올바르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세상물정도 알만큼 안 청년이나 성인이 나잇값 못하고 이런다면 그 나이대부터 무슨 치매 환자나 인지력 부족이나 저학력도 아니고 진짜 심각한 거다.[4] 이럴 경우 가끔 상대가 "내 말은 그게 아니라..."로 시작하여 뭔가 멋드러지고 그럴듯하고 말이 되게 해명을 하려고 하지만, 그 해명조차도 갈수록 얘기가 산으로 가고 기존 취지에서도 벗어나면서 얼토당토하고 관련도 전혀 없고 해괴한 의미로 변질되거나 본인의 주장만 맞다고 박박 우겨대거나 어깃장이나 억지를 부려대거나 어기적대거나 치받거나 징징대거나 소리나 고래고래 질러대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시가 된다.[5] 다만 이것도 정말로 청력에 문제가 있어서 이러는 게 아니라 일부러 상대방을 골려먹을 요량으로 이런 장난을 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것도 적당히 하거나 아예 시도조차도 말아야지 선을 넘으면 십중팔구 개싸움으로 번져버린다.[6] 라틴어로 맞지 않거나 따라오지 못한다는 뜻. '아다리가 안 맞다'라는 표현과 비슷한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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