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04 13:29:34

공정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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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예시3. 논쟁
3.1. 비판
3.1.1. 문제의 원인
3.2. 옹호론
4. 현황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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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Fair trade.

공정무역(貿)이란, 개발도상국의 농가에게 덤핑 가격이 아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여 해당 국가의 농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사회 운동이다.

2. 예시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2009년 한국에서도 잠시 이슈화된 '아프리카 커피 무역'을 생각하면 쉽다. 선진국이 대량 구입을 빌미로 정상가격의 50% 이상을 깎아 구입하는 관행 때문에 아프리카 커피 생산자 및 노동자들은 정당한 노동력의 대가를 얻지 못하였고 이를 "싸게 사지 말고 제 값 주고 사자"라는 취지로 시작된 게 공정무역이다.

이런 구매권력(buying power)은 비단 개발도상국과 부자 나라 사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할 때, 작은 식품회사가 큰 대형마트에 납품할때도 구매권력은 작용한다. 가격 할인에 대한 요청, 추가 마케팅에 대한 요청 (POP 등의 홍보물을 요청하는 등), 어음 등의 불리한 대금결재 등이 그러하다. 다만, 선진국이라는 나라의 기업 사이에서도 갑-을 관계가 이렇다면, 힘이 있는 부자나라와, 가진 것이라곤 부자 나라에 수출할 커피, 설탕, 카카오 외에 없는 가난한 나라의 협상력은 큰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힘의 불평등, 구매권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민사회 단체의 활발한 캠페인, 사회적 기업들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가격허들은 지속적으로 문제로 지적된다. 예를 들자면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입 가능한 초콜릿. 허쉬 등 다국적 초콜릿 기업의 초콜릿 바의 경우, 보통 미국 기준으로 편의점에서 개당 비싸야 1달러에 살 수 있지만, 공정무역 초콜릿의 경우 약 2~4달러 가량 한다.[1]

이 가격차이가 공정무역 운동의 실현을 막는 한계로 작용한다.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 때문에 외면하고, 기업은 편법으로 원가를 낮추기 때문이다. 한 예를 들자면 Harkin-Engel protocol이 있다. 개요는 코코아 열매 때문에 착취당하고 있는 사람들과 노예들을 없애기 위해서 회사들이 모여서 노예를 쓰고 있는 농장주를 보이콧한다는 것인데 이 프로토콜을 쓴 회사들은 거의 다 안 지키고 있거나 프로토콜을 교묘히 피하면서 코코아를 싼 가격에 사고 있다. 스타벅스의 공정무역도 이와 관련해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고 한국의 커피회사들도 그렇다.

3. 논쟁

3.1. 비판

커피 무역처럼 명백한 노동착취가 일어나는 무역과 그렇지 않은 무역의 경계가 명확치 않다. 예를 들면 공정무역은 시장가격을 교란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2] 대표적으로 미국의 '애덤 스미스 경제학 연구소' 등이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또 다른 비판 중 하나로 공정무역의 치명적인 문제이자 한계는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현지의 산업 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린다는 것. 보통 3세계의 주력 산업은 1차 산업인데 특정 작물(카카오, 커피)에 공정무역가를 적용한다면 해당 작물을 재배한 농민은 그렇지 않은 작물의 생산 자체를 포기해버리고 더 좋은 값을 쳐주는 공정무역작물만을 재배하기 시작한다.

공정무역은 사실상 "특정 농가"에게 특혜를 주는 "보조금"의 형태를 띤다. 당연히 이 "특권"을 차지하기 위한 정치적 경쟁이 발생하며, 이에 대한 분배는 절대 "공정"하게 배분될 수 없다. 공정무역 상품을 구매하는 브로커에서 뒷돈을 준다거나 ,그들의 친인척. 정부를 장악한 특정부족에만 배분함 등을 통해 원하는 효과를 얻기 힘들다.

시장에서 이중가격이 형성되었을때 특혜를 받는 공급자에게는 좋은 점이 생기지만 특혜를 받지못하는 공급자는 오히려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계약이 이루어진 농장은 기존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나머지는 상관없지않느냐고 묻겠지만, 커피 원두가격이 오른만큼 커피상품 가격의 가격상승 압력이 생기고 그만큼 소비가 줄게되기 마련이다. 2천원하던 커피가격이 공정무역원두를 쓴다고 5천원이 되면 실제 소비량이 감소한다. 판매자는 오른 가격으로 이익을 벌충할 수 있기에 소비량 감소가 전혀 신경쓸 이유는 없지만, 원두 생산자 입장에서 원두 소비가 생산량보다 적다면 생산한 원두를 못파는 원두농민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그리고 이 피해는 "공정무역" 특허를 얻지못한 약자인 농민들이 일방적으로 "더 낮은 가격"을 감수함으로서 치러야한다.

그래서 공정무역의 이중가격이 해결하기 위해 생산되는 모든 상품을 높은 가격으로 사줘야한다는 법, 혹은 불매운동 등을 통해서 그런 압력을 넣으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결과 원두가격이 더 상승하여 커피가격이 확실히 매우 비싸지게 된다. 5천원인 커피값이 2만원이 될텐데, 그러면 소비량은 더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한편 커피농업의 이윤은 엄청나게 높아졌을테니 누구나 다 커피농사를 하고 싶어할텐데 커피 수요는 오히려 크게 줄었으니 대다수는 커피를 팔지못해 망하게 된다. 커피판매 쿼터는 확실한 이윤을 얻는 특권이 되고, 이 특권을 얻기위한 경쟁은 극도로 높아진다. 이에따라 그 특혜는 자기 족장을 국가지도자이자 독재자로 옹립한 특정부족이나 정부를 장악한 지배층 주변으로 분배될테니 약소부족의 불만은 높아질 것이고 국경은 특허를 받지못한 약소부족들의 밀수조직들이 성장할 것이다. 이 밀수조직들을 지배부족들은 잔혹하게 진압할 것이고 결국 쿠테타와 내전까지 유발할 수 있다.

좋은 의도가 다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공정무역이 국제무역의 기본원칙이 되는 방안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각종 대기업에서 떠드는 공정무역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면, 사실 시장에는 거의 영향력을 줄 수 없는 소규모의 물량을 시혜적으로 사주면서 광고효과만 살리는 마켓팅효과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길었는데 이를 한 줄 요약하면, 기업들이 공정무역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아 양심적으로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턴다는 것. 사람들은 1000원짜리 초콜릿 대신 2000원짜리 공정무역 초콜릿을 선택하면 정당한 가격에 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공정무역에 100원 정도 비용을 더 들었을 뿐이고 차액 900원은 기업이 먹는단 식이다.

사실 '공정'이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가 애매하다. 어떤 상품의 가격이 공정하다 공정하지 못하다를 판단하는 기준이 없다. 완전 경쟁적인 시장에서의 가격만 공정한 가격인가? 독점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 또한 그 가격에 사려는 용의가 있는 소비자가 있으므로 그 가격에 소비되는데, 이 독점 가격이 불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독점시장의 형태에서도 1급의 가격차별이 행해지지 않고 자발적 거래에 의한 가격이라면 수요자와 공급자(커피시장이든 커피생산 노동시장이든)간의 거래의 이득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1급 가격차별이라고 하더라도 소비자 잉여가 음으로 내려가지도 않는다. 단지 거래를 해야할 유인도 하지 않을 유인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일 뿐이다. 독점력의 제거와 진입장벽의 완화 등 시장실패를 해결하려는 여러가지 시도에 의해 비효율적인 시장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3], 어떠한 '공정' 개념을 사용한다면 우선적으로 그 공정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우선적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3.1.1. 문제의 원인

공정무역에는 치명적인 단점들이 많다. 위에서 써져있듯이 시혜를 베푸는 선진국 소비자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구조, 기업들의 가격 뻥튀기, 지나치게 멀리서부터 수입하면서 생기는 에너지 낭비 등 공정무역에는 단점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아무 지식없이 막연하게 공정무역 상품이라면 다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제3세계 농민들의 소득 수준이 낮은 이유는 국가 자체의 생산성이 딸려서 일할 곳은 부족한데 출산율은 터무니없이 높아서 평균 노동임금이 낮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산업의 쿼터만 부가가치가 높아봐야 자원의 저주같은 현상을 자극할 뿐이며 오히려 정치적으로 해당국가를 불안해지게 만들어 국가 생산력을 더 떨어뜨릴 수도 있다.

제3세계 농민들의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해당 지역의 잉여노동력이 사라지는 방법 밖에 없다. 잉여노동력이 사라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성교육으로 인한 출산율 하락 + 일자리 증대다. 결코 특정 일자리만 고임금이 되는게 아니라, 당장 저임금이라도 일자리가 넘쳐나 실업률이 0%로 치닫게되면 모든 산업의 임금이 자연스럽게 오르면서 국가가 점차 부유해진다. 다국적 기업이 최저생계비만 준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것보다 더 최악인 상황은 북한같은 막장국가, 르완다같은 아프리카 내륙국처럼 정치적,물류적 비용 때문에 다국적 기업이 아예 신경도 안써주는 국가들이다. 이런 곳에서 잉여인구가 생기면 그야말로 대규모 아사사건이 난다. 그걸 막기위해 매우 폭압적인 정권이 들어서서 공개처형을 반복하며 탄압국가를 유지하던지, 아니면 굶어죽을 수 없다는 사람들이 모여 산적이나 다름없는 약탈 군벌이 되고 이를 막기위한 민병대가 등장하면서 국가가 본격적인 내전상황에 처하게 된다. 설마 이렇게 사람들이 타락할리 없다고 믿을지는 몰라도 목구멍은 포도청이고 삼일 굶어 담 안넘는 사람이 없다는 말도 있다. 이런 모델로 국가가 망하는걸 측정한 취약국가지수라는 척도가 있을만큼 케이스는 실제로 널려있다. 이러니 최저임금이라도 받는 다국적 기업이 관심이라도 기울이는 국가라면, 그들보다는 사정이 훨씬 좋은 국가라는 말이다.

실제의 예를 들어보자. 카카오는 적도 지역에서만 재배가능한 작물이고 그 중에서도 해발고도 300미터 이하, 기압, 습도에도 민감하며 토양독성을 만들기 때문에 배수도 용이해야해서 토질도 따지는 재배가 매우 까다로운 작물이다. 따라서 재배가능한 지역이 현실적으로 남미 서아프리카지역으로 극도로 좁다. 당연히 이 지역은 누가 지배하건 카카오를 재배할 수 밖에 없는 지역이다. 그런데 만약 그 지역이 미국령이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카카오 값은 엄청나게 비쌀 것이다. 왜냐하면 카카오 생산비를 미국 인건비를 기준으로 지불해야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인건비를 견디다못해 현재의 재배방식과는 상상도 못할정도의 자금을 투자해 밭을 개량할 것이고 농기구를 투입해 기계화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않다. 왜냐하면 콩고인들은 하루 3달러로도 손으로 재배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돈을 투자해서 농기계를 사면 손해다. 그냥 사람써서 품삯들이는게 기름값보다 싸다. 그럼 콩고인들은 왜 하루 3달러로도 손으로 재배를 해주는가? 윗 문단에서 말했듯이 먹고 살려면 일을 하긴 해야하는데 다른일을 할게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대기업이 나쁜게 애초에 전혀 아니며 소수 물량을 '공정무역 딱지'를 붙인 제품을 사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른바 공정무역 상품을 사면 개인적으로 뿌듯할 수는 있으나 현지 농민들에게 이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다이아몬드 반지를 비싼 돈 주고 사면 다이아몬드를 수입·유통·가공·수출하는 홍콩인 중간판매자들의 소득이 늘어날지는 몰라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내전 지역에서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 어린이들에게 일절 도움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공정무역을 기업이 아닌 곳에서 떠드는 사람들은, 씁쓸한 이야기지만 선진국의 농민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자국 산업에서의 자국쿼터를 지키는 것이다. 자국산 포도의 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싼 가격의 바나나가 들어와서 농가소득이 떨어질때, 이들은 일반적으로 높은 수입관세를 통한 시장보호를 요구한다. 그들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수입상품이 비싸지면 안팔릴걸 아는 것이다. 머나먼 외국에서 먼거리로 수송해오는 상품이 싼걸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니 외국의 상품이 싼건 공정한 가격이 아니라고 간주한다. 따라서 공정무역에서 문제시삼던 것은 상품작물전반으로 대안으로 감자 카사바를 권했는데 왜 이나 가 아니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커피카카오는 그런 식량작물이 애초에 자라기 어려운 고산지나 정글에서 자라는 작물들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런 죽지못해 입에 풀칠할 목적으로 재배하는 구황작물을 농경이 극도로 어려운 정글이나 고산지에서 어거지로 재배하면 평생 거지꼴을 못면한다. 그게 그들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심각하게 순진한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공산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동남 아시아의 OEM 공장들을 문제시 삼으며 나이키 공장에서 일하는 아동노동자들과 중국 공장에서 일하는 여직공들의 노동환경을 성토하는 미국 노조들의 공정무역요구의 실체적인 요구안이 무엇인가? 결국 관세요구다. 기후위기를 빌미로 하여 성장하는 남미 제조업 공장들과의 FTA 경쟁을 반대하는 프랑스 노조의 요구는 무엇인가? 결국 시장격리를 통한 프랑스 시장쿼터 확보다. 그들은 공정무역을 남미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를 위해서 원한다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정책은 모두 해당 시장에서 그들의 일터를 없애고 그들의 임금을 낮추고 그들의 일거리를 없애서 그 결과 자신들의 일감을 지키고 임금을 지키는게 핵심 목표다. 애초부터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인의 이익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이야기인 것이다.

나머지 한부류인 환경론자들 역시 아프리카에 투자가 이루어지길 전혀 바라지 않는데, 아프리카가 산업화 하면 환경파괴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니 영원히 원시적으로 살면서 아프리카의 정글과 삼림이 유지되길 바라며,동시에 원시부족과 흑인들이그들의 전통대로 반쯤 원숭이처럼 살길 바란다. 아프리카의 삶을 낭만적이고 인간적이라고 찬미하나. 역으로 그들은 쾌적한 도시에서 높은 의료,행정,교육서비스 하에서 태어나고 자랐을 것이고 자신의 자식들도 그런 서비스를 받고 살아갈 것이다.,하지만 아프리카인들은 그런 서비스를 받지 못해도 어쩔 수 없으며 어쩌면 바람직하다고까지 생각할 것이다. 모두가 그런 서비스를 받으려고 하다보면 지구가 파멸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그들의 의도마저 백인의 의무의 새로운 버전으로서 말만 번드르르하지 실제로는 본인들의 이익이 바탕에 깔려있는 제안들이며 흑인들의 발전이나 삶의 질 상승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으므로, 의도마저 실제로는 전혀 선하지 않다.

3.2. 옹호론

공정무역은, 시장가격이 과잉생산 등으로 인해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도 농민들이 해당 품목을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한 최저비용을 보장하는 원칙을 제시하고, 이것을 상호 감사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인 공급사슬과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류의 경제학자들은 시장가격의 교란을 이야기하지만, 시장가격이 교란될 정도로 공정무역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교란은 선진국에서도 농업에 제공되는 보조금의 형태로 실현되고 있으며, 이 낮은 가격의 상품들이 개발도상국 농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것 역시 시장가격 교란의 문제이다.[4]

공정무역은 개발도상국이 왜 특정 작물을 집중적으로 재배하고, 플랜테이션 대농장, 단작시스템으로 고착되었는지에 대해서도 항변한다. 그것은 16-19세기 대항해시대에 이루어진 식민지 개발, 흑인 노예무역의 결과이며, 그렇게 생산된 각종 기호품 무역으로 서양은 막대한 부를 일으켜 산업혁명에 진입하게 되었지만,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대륙은 산업발전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낙후된 채, 2차 대전 이후 독립을 맞이하게 된다. 준비되지 못한 채, 독립을 맞이한 개발도상국들은 또 다시 끝없는 내전과 분쟁, 그 사이에서 원조와 차관을 끌어다 쓰며, 식민지는 끝났지만 식민모국에 끊임없이 의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연원과 고착화된 산업구조를 외면할 수는 없는 일. 이런 가운데 시민사회에서 먼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 보자"해서 나온 것이 공정무역이다.

공정무역은 위와 같은 구조의 문제의식을 품고 경제개혁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고착화된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면, 해당 지역의 공정무역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농업방식과 경제유통구조를 교육시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공정한 가격을 받고, 거기서 나오는 여력으로 상품성을 높이는 '인증', '유기농' 등으로 재배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공정무역 제품은 품질이 좋다. 맛은 좀 부족할지라도"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이런 인증 관리를 통해 시장경쟁력을 꾸준히 높였기 때문이다.

공정무역은 대기업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공정무역 초기에는 선교사, 종교기반의 기업, 옥스팜과 같은 개발NGO가 창업한 회사들이 이 일을 했다면, 2000년대 들어서는 디바인 초콜릿, 카페 다이렉트와 같은 공정무역 전문 상업회사들이 탄생하였고, 이들의 영향은 화장품회사 바디샵, 아웃도어 전문회사인 파타고니아에도 퍼져 나갔다. 미국의 벤앤제리스도 공정무역 방식의 거래를 하고 있다. 이들은 비싸더라도 가장 윤리적인 방식으로 원재료를 구매하고, 노동자들에게도 제대로 임금을 준다. 그리고 그 정신은 고객들의 사랑으로 이어져 탄탄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기업 자체가 공정무역을 핵심가치로 영위하는 경우도 있으며, 스타벅스의 경우 에티오피아에서 원두를 1kg 당 1달러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후려쳐서 수매했는데, 이게 언론에서 몰매를 맞으면서 결국 스타벅스 측에서 수매가를 올렸던 사례도 있다. 2009년에 영국의 스타벅스는 '공정무역 커피 사용 확대'를 선언하고, 매장에서 파는 잔음료까지 공정무역 원재료를 사용하며, 이미지 쇄신에 힘썼다.[5] 한국의 커피전문점 중 엔젤리너스 등도 공정무역 음료를 선택할 수 있다.

4. 현황

해외에서의 공정무역은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 중으로, 심지어 네덜란드의 경우 기존의 1차 생산물 위주이던 방식을 넘어서 페어폰과 같은 공산품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반면 2013년 8월 기준으로, 공정무역에 대한 열기는 크게 식은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공정무역을 주관하는 양대 기구 세계 공정무역 기구(World Fair Trade Organization)와 페어트레이드 인터내셔널(Fairtrade International) 모두 과거에 비해 기부금이나 정부의 지원이 줄었음을 표명하며 새로운 기부자 및 지원 기금을 구하는 중이고, 상, 하반기 연간 두번씩 발행되는 현 활동 보고서를 확인하면 총 거래액은 늘고 있으나,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인 성과는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 이유에 관해서는 여러 견해가 갈리는데, 소비자가 공정무역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라는 견해,[6][7] 적절한 홍보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견해, 대규모 유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일상 생활에 접목시키기는 힘들다는 견해 등 다양한 견해가 있다.

매출이나 관심도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국내에서도 대기업조차도 공정무역 관련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고, 또한 관공서 중에서도 공정무역 관련 축제를 여는 곳도 있는 등 미미하게나마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서울도서관 지하에서도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5. 기타

홍정훈의 소설 아키 블레이드의 한 에피소드가 이 공정무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는 공정 무역을 상당히 호되게 비판하면서 자립농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공정무역이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아닌데, 작중에서는 "공정무역은 무의미한 짓이므로 때려치우자"라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1] 공정무역을 오히려 마케팅으로 사용한다고 비판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초콜릿 회사가 원료 1kg에 1달러를 주고 사와서 1kg을 20달러에 판다면 공정무역 초콜릿은 1kg에 1달러 50센트를 주고 사와서 1kg을 60달러에 판다는 주장.[2] 갑작스럽게 특정 품목 가격이 급등해서 전 노동력과 자원이 특정 품목 상승에 집중되어 생필품 경제가 교란되고, 또한 저렴한 원료는 농업, 광업 생산품이므로 생태계도 파괴된다는 것이다.[3] 어디까지나 이러한 시도들은 독점시장의 상태가 '불공정'하다기 보다는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4] 사실 정부 보조에 의한 시장 교란과 공정무역에 의한 시장교란은 그 규모나 성격에 있어 차이가 크다. 정부 보조는 기본적으로 조세를 동원하기 때문에(세금 감면이든 보조금 지급이든) 강제성을 띠는 반면 공정무역의 경우는 소비자에 의한 자발적 교란이라는 차이가 있다.[5] 한국의 스타벅스는 5월 둘째주 토요일, 세계공정무역의 날 즈음에만 공정무역 원두커피를 판매하니, 스타벅스라 하더라도 다 같지 않다.[6] 가장 유력한 것이, 공정무역 상품과 일반 상품이 나란히 시판되면 어지간히 공정무역에 관심이 있지 않은 바에야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더 저렴한 쪽을 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정무역 상품이 인기를 얻기 힘든 것이다. 게다가 전세계적 불황이 닥치면서 더 이상 남 생각해주기 어려워진 측면도 있고.[7] 사실 경제학적으로 봐도 공정무역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소비자는 기본적으로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데, 효용은 싸게 많이 살 수 있을 수록 더 커진다. 공정무역은 더 비싸고 거래량도 적기 때문에 효용 면에서 일반 제품에 상대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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