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9-07 11:44:15

The Hand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TheHandfilm.jpg

1. 개요2. 줄거리3. 해석 및 여담

1. 개요

<The Hand>는 1965년 체코슬로바키아영화감독인 이르지 트른카(Jiří Trnka)[1]가 제작한 클레이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총 17분 짜리 분량의 단편영화이다. 체코어 제목은 <Ruka>이며, 이리 트른카가 제작한 마지막 영화였다.

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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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주인공은 독신 생활을 하는 도자기공이다. 주인공은 도자기화분을 제작하고 그곳에 화초를 심어 관람하는 것을 삶의 낙으로 여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순수한 인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이 도자기로 화분을 만들고 있는데 집에 [2]이 침입하여 다짜고짜 만들던 화분을 찌그러뜨리고 손 모양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도자기로 손 모양 작품만을 만들 것을 강요한다. 주인공은 이를 거절하고 손을 내쫓는다.

하지만 손은 계속 주인공의 집에 찾아와 주인공에게 도자기로 손 모양의 작품을 만들 것을 강요하였고, 주인공은 이를 매번 거절하며 손을 내쫓았지만 손은 갈수록 심한 압박을 가해왔고, 마침내 손은 주인공을 납치하여 철창 안에 가둔 뒤 주인공의 팔을 줄로 묶어서 마리오네트로 만들어 버리고 손 모양 석고상을 조각하게 하기에 이른다.

주인공은 어찌어찌해서 그 철창 안에서 빠져나오고 도망쳐서 집으로 오게된다. 그리고 주인공은 손이 다시 집에 침입하지 못하게 침대의 나무판을 떼서 문과 창문에 못을 박아 봉쇄한다. 그런데 옷장이 저절로 열리는 것을 보고 옷장도 못박아서 봉쇄시키려는데 옷장의 문이 돌출되어 있어서 나무판을 덧데는 게 불가능하였다. 그럼에도 계속 망치질을 했는데 그로 인해 옷장위에 놓여있던 화분이 주인공의 머리위에 떨어져서 주인공은 사망하고 만다.

그 후 주인공의 집에 찾아온 손이 주인공이 죽은 것을 확인하고 옷장을 으로 삼아 그곳에 주인공의 시신을 안치하고 장례식을 치러주며 영화가 끝난다.

3. 해석 및 여담

가치관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창의성을 말살시키는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은 내용이라는 해석이 있다. 실제로 이 영화가 제작된 1965년 당시 동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전체주의적 독재가 판을 치는 억압적인 사회였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손은 전체주의 국가가 할 법한 행동[3]들을 똑같이 하고있다.

당시 감독이 살던 체코[4] 역시 마찬가지였다. 소련의 위성국가가 되면서 공산화되어있던 상태라 억압적인 전체주의 독재 정치가 펼쳐지고 있었고, 지식인 계층은 물론 예술인들에게까지 자유를 침해하던 상황이었다. 이 상황은 1980년 후반에 벨벳 혁명으로 민주화되면서 개선되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은 '예술가'이고 손은 '전체주의 정권'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정권이 예술가의 활동을 방해하고 정권이 원하는 것에만 힘을 쓸 것을 강요하여 주인공이 억지로 그를 따르면서 결국 예술가로서의 인생과 가치관과 신념을 파괴하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작중에 주인공이 손 석고상을 다 조각하자 월계관훈장을 수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역시 전체주의 독재국가들이 자주 일삼는 병주고 약주고 식의 기만이다.

이 영화는 당연히 체코에서 상영금지 당했다. 하지만 해외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수작으로 평가했고, 감독은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등지에서 각종 상을 수상하였다.

하지만 끝내 자국에서는 좋지않은 결말을 맞이해야 했다. 당시 체코를 풍자했다는 이유로 정권으로부터 각종 불이익을 받다가 4년 뒤에 쓸쓸하게 별세했다. 물론 민주화가 이루어진 현재에는 상영금지 처분이 풀렸고 수작으로서 당당하게 인정받고 있다.
[1] 클레이 애니메이션 계의 거장이다. 한국에선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각종 애니메이션 기법을 개발하고 많은 명작들을 남겨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다.[2] 말그대로 인체의 손이다. 손 자체가 캐릭터 역할을 한다. 주인공과 크기가 맞먹는다.[3] 지식인 탄압, 창의성 말살 등.[4] 엄밀히 말하자면 당시에는 체코라는 나라는 없었고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되기 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