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8 00:51:06

E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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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U(Electronic Control Unit)

1. 개요2. 기능3. 커스텀 ECU4. 급발진의 원흉?5. 여담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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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어유닛(Electronic Control Unit)의 약자다. 이 가운데 순수하게 엔진의 연료 분사를 제어하는 엔진제어유닛(Engine Control Unit)의 약자도 ECU이며, 과거 차량의 전자화가 널리 이루어지기 전에 ECU라 하면 보통 엔진제어유닛만을 가리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차량의 전자화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엔진 제어 이외에도 변속기(TCU = Transmission Control Unit), 차체 자세 제어(ESC), 에어백 제어, 타이어 공기압 관리(TPMS) 등에도 전자제어유닛이 사용되므로, 개별적인 전자제어장치들을 통칭할 때 사용되는 단어가 되었다.

하지만 엔진 제어에 한해서는 여전히 좁은 의미의 ECU라는 단어가 쓰인다. ECU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그것이 엔진제어유닛만을 말하는지, 아니면 전체적인 전장 제어 유닛을 말하는지는 풀어 쓴 뜻이 없다면 문맥을 살펴보고 따져야 한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표현은 예를 들어 다음과 같다. EMS ECU(Engine Management System Electronic Control Unit, 줄여서 ECU 또는 ECM(Unit을 Module로 대체함. 주로 북미에서 사용함.)), TMS ECU(Transmission Management System Electronic Control Unit, 줄여서 TCU), ABS ECU(Anti-locking Brake System Electronic Control Unit, 이런 경우 통상적인 줄임말은 없음) 등. 자동차의 조향은 사람이 하지만, ECU 없이는 제대로 차가 굴러가지 않게 되는 그야말로 자동차의 두뇌다.

내부엔 CPU와 메모리 각종 센서 컨트롤러들이 들어있고 차량의 각종 부가기능에 따라 메모리 용량도 커진다. 수동 변속 차량은 256KB~2MB, 자동 변속 차량은 평균 4~8MB의 용량을 가지고 있다.

2. 기능

과거의 자동차는 엔진의 연료 공급량을 전적으로 기계식인 기화기(카뷰레터)에 의존했다. 카뷰레터 방식의 엔진에도 말기에는 간단한 제어를 할 수 있는 ECU가 달려 나왔다. 초기형 프라이드에 달린 ECU인데 제어하는 기능들이 별로 없어서 커넥터도 작고 회로도 허전하고 MCU도 작은 거 딸랑 1개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던 것을 엔진 상태 및 주행 상태에 맞춰 연료 분사량을 전자식으로 조절하는 인젝터 방식(MPI, GDI, EUI, CRDi 등)이 나타났고, 이러한 엔진 제어를 위해 엔진제어유닛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자동변속기 제어를 위한 변속기제어유닛(TCU = Transmission Control Unit)이 붙어 파워트레인 제어 모듈(PCM)이 된다. 요즘은 좁은 의미의 ECU(엔진제어유닛)는 ECU+TCU인 PCM(Powertrain Control Module)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현대 엑셀의 광고. 컴퓨터 제어 엔진이 특징으로 나와 있는데, 당시에는 엔진제어유닛만 들어간 것으로도 큰 자랑거리였다.[1]

엔진제어장치로서의 ECU(PCM)의 기능은 크게 점화 타이밍의 조절, 엔진 회전수의 한계 설정(퓨얼컷), 기온 및 기타 상태에 따라서 투입하는 연료량 제어, 아이들링 상태 관리, 캠 타이밍 조절(VVT 엔진 등)같은 기능이 있다. 과거에는 기온, 연료 투입량, 밸브 개방 타이밍을 전부 기계적인 방법으로 변환했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졌고, 부적절한 조작(급격한 기어 변속으로 인한 오버레브 등)으로 인한 부품 고장 위험도 컸다. ECU의 등장은 성능 향상과 연료 효율성의 증대는 물론이며 차량 부품의 내구성 향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별다른 안전 장치가 없는 차량이라면 이 두 가지 유닛만으로 충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ABS나 차체 자세 제어장치(ESC = Electronic Stability Control 등),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센서(TPMS) 같은 안전/편의 관리 기능이 ECU에 붙게 되어 지금의 전자제어유닛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차량에 따라서는 속도 제한 장치, 전조등 자동 제어 같은 기능이 붙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능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자동차 분야에서도 가장 빠르고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분야이다. 종전에는 기계적인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어하던 기능이 디지털화, 전기/전자화가 이뤄지면서 ECU가 할 일도, 중요도도 커졌고 그 만큼 정비에 있어서도 전자적인 부분의 중요도가 커진 상태. 예를 들어 엔진이 부조를 일으키면 기계식 엔진은 직접 엔진 소리를 듣고 뜯어보면서 문제 있는 곳을 찾아야 했던 반면 전자식은 센서값 쓱 훑어 보고 규정값 밖으로 나가는 부분만 찾아서 수리하면 된다. 그 전에 ECU 판단에 따라 친절하게 어디가 문제가 생겼는지 고장 코드를 띄워주기도 한다. 배선/커넥터 결함이나 접촉불량이 생긴 차량은 점검 난이도가 기계식보다 더 높아지기도 한다.

3. 커스텀 ECU

ECU 모듈 자체는 대개 보쉬, 델파이, 비테스코 테크놀로지스(구. 컨티넨탈 / 지멘스 VDO) 등의 자동차 전장 부품업체에서 생산한 것을 납품받아 쓴다. 하지만 자동차마다 ECU가 해야 할 제어 내용이 다른 만큼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마다 ECU의 제어 데이터를 다르게 기록하여 넣게 된다. PC메인보드 제조사가 BIOS 모듈 자체는 피닉스 테크놀러지 같은 기업에서 공급을 받아 설정값만 바꿔 넣는 것과 마찬가지.

이러한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Programmable) 특성이 있어 만약 ECU 작동에 버그가 있는 경우 ECU 모듈을 통째로 바꾸지 않고 프로그램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배기가스 문제나 엔진 진동 문제, 차량 떨림 같은 엔진 작동과 관련한 꽤 많은 문제를 ECU 수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고, 리콜 내용 가운데 부품 교체가 아닌 ECU 업그레이드도 간혹 나온다.

자동차 튜닝에서 ECU 수정은 중요한 요소다. 외관(익스테리어) 튜닝은 ECU와 관계가 없지만 성능에 영향을 주는 과급기를 따로 달거나 엔진 자체 또는 흡기, 배기 관련 사항을 바꿀 경우 그에 맞춰 ECU의 데이터 값을 바꿔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ECU 매핑(Mapping)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부품을 고성능으로 바꿔도 ECU 매핑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뿐더러 정상적인 차량 작동이 어려울 수도 있다. 뛰어난 튜너는 단순히 차량의 하드웨어만 잘 뜯어 고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효율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에 기반하여 정확한 ECU 매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기계적인 개조를 하지 않은 순정 차량도 ECU 매핑을 하면 조금은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보통 시판 차량은 ECU 데이터를 설계할 때 안전성 및 부품 내구성을 생각하여 파워트레인 및 차체 강성, 제동장치 등 각 부분에 어느 정도의 여유분을 남겨 둔다. 그렇게 보수적으로 만든 ECU 데이터를 조정하면 하드웨어의 교체나 강화 없이도 조금은 성능이 나아질 수 있다. 자동변속기 적용 모델은 변속 타이밍의 변경과 최고 회전수를 조정하여 최고 속도를 높이는 방향의 변화를 준다. 과거 일본처럼 마력규제가 있었을 때는 차량의 정상적인(주로 수출용과 같은 수준의) 성능을 되찾을 목적으로 ECU 매핑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ECU 매핑이 잘못되면 오히려 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을 뿐더러, 내구성을 희생하여 성능을 끌어내는 만큼 부품 수명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디젤 차량의 경우 DPF의 내구도를 갈아버릴 수 있다. 무엇보다 임의적인 ECU 내용 변경은 파워트레인의 보증을 무효화하는 사유가 되는 만큼 새 차에서 ECU 매핑을 하고자 한다면 그 부분을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순정 차량의 ECU 매핑은 주로 특정 구간에서의 반응성 개선, 그리고 차량에 따라서 연비 향상 같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성능이 획기적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갖지 말아야 한다.

주로 거의 모든 경기의 레이스카나, 초 하드코어 튜닝카에 들어가는 풀커스텀 ECU는 그 기능과 목적에 맞는 각종 기능이 들어간 ECU이다. 예를 들어서 1단 기어를 넣고 클러치를 밟은 상태로 풀악셀을 밟으면, 스타트에 최적화된 엔진 회전수에서 RPM이 고정되어 버린다. 런치 컨트롤과 비슷한 기능. 이런 ECU는 순정 엔진의 엔진배선을 모두 다 싹 걷어내 버리고 전용 센서들을 장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다가, 기통별로 점화/연료 등을 모두다 원하는 대로 설정이 가능한지라 굉장히 고가다. ECU 제조사는 ECU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ECU가 인식할 수 있는 센서도 같이 공급한다. 최근에 데이터베이스의 축적으로 인해서 센서간의 호환성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다. 이 분야에서 유명한 제조사는 모텍 리서치의 ECU와, 할텍 ECU, 마이크로텍과 그 유명한 이탈리아 경주차에는 죄다 사용되는 마렐리 유럽 등이 있다. 마렐리는 레이스 ECU 뿐만 아니라 순정 자동차 ECU도 자동차 회사들에 제조/공급, 납품한다.

4. 급발진의 원흉?

증가하고 있는 급발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ECU의 결함 또는 오작동이 의심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는 급발진 사고에 대해 자신들의 책임을 부정하고 있으나, Wi-Fi블루투스 등 무선 신호/노이즈가 ECU 작동에 오류를 일으킨다는 실험실 차원의 연구도 있다. 자세한 사항은 급발진 항목을 참고할 것.

급발진 추정 사고에 대해서 사람들은 전적으로 자동차 제조사 탓을 하며, 일차적으로 자동차 제조사가 원인 규명과 보완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ECU 모듈 그 자체는 컨티넨탈, 보쉬 등 부품 대기업이 쥐고 있으며 국산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이들 부품 제조사에도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동변속기 사용 차량은 급발진 발생으로 인한 "발견된" 사고사례가 없다. ECU 문제로 엔진 출력이 급격히 올라가도 클러치 페달을 밟으면 엔진음만 요란할 뿐, 차는 더이상 전진하는 힘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2]. 시내버스의 경우 급발진 사고는 모두 자동변속기가 달린 저상버스였다.

5. 여담

독일에서는 이쿠라고 읽는다.

전기차에도 내연기관의 ECU의 역할을 하는 EPCU(Electric Power Control Unit)가 들어간다.

철도차량에 쓰는 제동장치에도 ECU가 있다. 기관사가 운전실에서 제동을 사용하면 그 제동의 사용량에 따라 제동력을 계산해 제동장치에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회생제동 같은 전기제동을 사용하는 차량이라면 회생제동과 공기제동의 적절한 양을 계산해 조절하는 역할까지 한다.

또한 비행기에 쓰는 엔진에도 ECU가 있다. 엔진의 출력값이나 상태 등에 따른 대응을 한다. 이에 따라 차량에서 ECU 값을 변경해 마개조튜닝을 하는 것처럼 같은 동체 제작사에 같은 엔진 계열을 쓰면 ECU 세팅으로 상호 엔진 교환이 정식으로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가 B747-400B767.

BMW에선 ECU를 DME(Digital Motor Electronics), DDE(Digital Disel Electronics)라고 하기도 한다.


[1] 이렇게 원시적인 ECU를 장착한 차량을 그 당시에는 ‘컴퓨터 엔진’이라고 불렀다.[2] 클러치 페달을 밟으면 엔진과 구동륜간의 동력전달이 차단돼서 아무리 엔진이 폭주해도 밟고만 있으면 구동륜에 동력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다 디젤엔진의 경우엔 차종마다 다르겠지만 대략 4km/h 이하의 낮은 속도에서 강제로 1단 기어를 물려버리고 클러치를 떼면 엔진의 공기 압축이 방해받아 시동이 꺼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