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5 07:29:55

황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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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하게도...천 년을 하루같이 한 여자만을 사랑한 남자가 있어. 그 시간도 모자라 그의 사랑까지 짓밟히고 있어. 세상은 항상 내게 이런 식이지...낯선 타인처럼 등을 돌리고... 언제나 비웃듯 나를 손짓해..."
중반부 미단공주에게 처절하게 고백하는 장면.
"니 까짓 게 뭘 알아? 너희들이 뿌리를 맞대고 사랑의 유희를 나눌 때 난 그 시간들을 지켜봐야만 했어. 네가 까마득히 잊은 채 다른 생을 살고 있을 때, 난 하루도 빠짐없이 그녀를 찾아 해맸어..그리움이 뭔지 알아? 고독이 뭔지 알아? 이제 곧 알게 돼!!!''
후반부 전생의 연적이었던 수현에게 린치를 가하면서

1. 캐릭터 소개2. 특징3. 한국영화 최초의 진 주인공 탄생4. 기타

[clearfix]

1. 캐릭터 소개

영화 은행나무 침대진 주인공. 배우는 신현준. 일본어 더빙 성우는 오오츠카 호츄.

천 년 전 당대 최고의 무관. 오래전부터 이웃나라 미단공주(진희경)를 사모한 나머지 그녀를 자신의 나라로 데려오나, 그녀가 자신의 구애를 거절하고 탈출하여 그 질투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종문(현세에서 '수현'으로 환생-한석규)을 살해했다.

종문을 따라 세상을 뜬 미단공주의 뒤를 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몇 백 년 후 로 환생하여 나란히 마주한 종문과 미단공주의 혼이 깃든 은행나무 한 쌍에 저주를 내려 종문의 혼이 깃든 한 그루를 죽였다.[1] 현세에서 R이라는 정체불명의 인물로 환생하여 어느 여자를 강간하던 양아치의 심장을 꺼내 그 기로 인간으로 환생하여 종문과 미단공주를 추격했지만, 여전히 종문만을 사랑하는 미단 공주의 죽음에 끝내 또 한번의 죽음을 맞이했다.

2. 특징

한 편의 영화를 하드캐리하고 영화 자체를 상징하게 된 한국영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악역 캐릭터로, 주연인 한석규[2]보다 더 멋지다는 평과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개봉 당시 젊은 여성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1996년 '한겨레 21'에서 조사한 '사랑하고 싶은 영화 속 캐릭터' 부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그해 개봉한 모든 영화들 중에서 최고의 캐릭터로, 20세기 한국영화 속 캐릭터들 중에서도 최고의 캐릭터로 뽑혔다.[3] 또한 '결혼하고픈 남자', '최고의 신랑감'을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1위 혹은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을 정도로 이 캐릭터나 연기한 배우의 인기가 대단했다. 심지어 영화를 넘어서 당시 '불멸의 사랑'을 상징하는 아이콘적인 존재였다. 개봉한지 20년이 된 지금도 이 영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우 및 캐릭터일 정도로 아예 은행나무 침대 = 신현준 = 황 장군으로 공식이 생겼다. 사실상 이 영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작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한석규인데, 한석규가 나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 외로 많다.[4]

역대 한국영화 및 드라마 속 서브 캐릭터들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고, 파급력에 있어서 넘사벽급을 자랑하는 교과서적인 캐릭터이자 정석으로 회자되고 있다.[5] 캐릭터 자체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영화가 흥행에서 대박을 터트리고 사회적인 열풍을 가져오게 할 정도로 '신드롬' 그 이상이었다.[6] 지금도 가끔 대중매체에서 회자되고 있을 정도.

이 캐릭터가 젊은 여성들에게 단순하게 많은 인기를 얻은 것 이상을 넘어 신드롬을 일으켰던 요인은, 우선 기존에 선보인 악역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였으며, 무조건 악한 게 아니라 악해질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있었고, 비록 행동 자체는 잘못되었어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었던 캐릭터였다. 그가 가진 권력만으로도 여자를 손쉽게 취할 수 있었고 거절하면 육체적이거나 정신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그는 그가 사랑해온 '미단 공주'가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렸고, 사랑을 이루지 못했다고 그녀의 정인(情人)을 함부로 죽이지 않았으며, 심지어 현세에서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채 죽음을 택한 미단공주와 함께 죽음을 함께한 점에서 남성관객들도 공감했다는 평가였다. 영화 초반 강간범의 심장을 뽑는 장면 때문에 여자를 함부로 하는 놈은 죽어야 마땅하다는 정의감을 가진 인물처럼 보이기도 하나 딱히 곤경에 빠진 여자를 구할 목적으로 강간범을 죽였다기보다 우연히 그 자리에 나타났다가 강간범이 덤벼들자 잘됐다 싶어 죽였을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황장군은 미단에 대한 일편단심에 가려져서 그렇지 굉장히 시기심 많고 잔혹한 모습도 여과없이 보여줬다.

20년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은 영락없는 '스토커'이자 하드 얀데레, 더 심하게 말하면 졸렬한 소인배스럽게 보이는 여지도 드러남으로서 이 캐릭터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많은 편이다.[7] 분명 작중에서 미단은 황장군에게 마음이 없음을 확실하게 드러냈음에도 황장군은 그녀에게 계속 집착했고, 결국에는 수현의 전생 종문을 죽여서 강제로라도 자기를 볼 수밖에 없게 만들겠다는 병크를 저지름으로서 파국으로 치달았다. 영화 중반부 미단에게 하소연하는 모습은 개봉 당시에는 안타까우면서도 처량해보이는 비운의 로맨티스트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에 와서는 전형적인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보이기 좋다.

실제로 강제규 감독은 본격적으로 시나리오화 할 때부터 황 장군 역할로 신현준을 점찍은 상태였고, 제작자 오정완은 신현준이 만약에 안 한다고 하면 최악의 경우 영화 자체를 엎겠다고 한 바 있었다.[8] 당시 영화계에 떠도는 후문으로는 신현준이 은행나무 침대 출연을 수락한다면 이미 촬영 중인 드라마와 촬영 일정이 겹칠 수 있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 오정완이 대놓고 신현준에게 '혈서'까지 받았다고 한다. 힘들다고 출연을 포기하거나 촬영장에서 도망갈 것 같아서라고.. 신현준도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출연하기로 했던 영화가 있었는데 그 영화를 포기하고 선택한 게 바로 이 영화다. 신현준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단순한 멜로일것 같았고 드라마 바람의 아들 촬영 중인 데다 드라마 작업 후에 하기로 했던 영화가 있어서 대수롭지 않게 차 안에 던져버렸다고 했다. 어느 날 지인이 그 시나리오를 보고 울면서 그에게 '이건 당신이 해야 한다'고 하여 그날 밤 다시 시나리오를 읽고 가까스로 제작사에 연락하여 강제규 감독 및 제작진들과 조우할 수 있었다. 그래서 황 장군 캐스팅이 마지막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나면 애초 한석규가 이 영화로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예상을 정 반대로 뒤집어 버리고 앞에서 언급한 세 배우의 인기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으며, 개봉일 사인회에서는 압도적인 사인 공세를 받았다고 전해질 정도다.[9] 개봉 초반부터 '황 장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고 4개월간 장기상영을 하게 된 지렛대가 되기도 했다.[10]

신문지상에서 눈을 맞으며 미단공주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전면광고를 한 적도 있었다. 문구는...
천년동안 한 여자만을 사랑한 남자가 있었다.
영화 상영 당시 '황 장군'이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제작사에서 관객들의 뇌리에 깊게 남았던 이 장면으로 포스터를 만들어 한동안 위의 포스터가 극장에 걸리기도 했다. 주연도 아닌 조연, 악역 캐릭터가 단독으로 포스터로 만들어져 극장에 걸린 경우는 이 영화 이후론 없다. 물론 그전에도 없었다.

3. 한국영화 최초의 진 주인공 탄생

아무튼 이 영화를 기점으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악역이 한국영화에서도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된다. 한석규가 연기한 수현(과거 종문) 캐릭터가 전생이나 현생이나 너무 수동적으로 나온데다, 자신을 사랑하는 미단 공주와 선영이 죽을 때도 방관자적인 입장[11]의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비현실적이고 환타지적인 소재를 담은 이 영화 속에서 관객을 설득해야 했던 주인공으로써의 역할 수행에 실패함으로써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야 말았다. 영화속에서 극을 이끌어가고 극 속에서 회자되어야 하는게 반드시 '주연'이어야만 한다는 고정방식에서 벗어나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악역 혹은 조연 캐릭터였다는 점이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게 중평. 바로 이 점이 관객들의 입소문이 제대로 났던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했다.[12][13] 개봉 당시 세기말의 불안감 조성 및 인스턴트식 사랑에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마음에 절실히 와닿게 해준 성격을 지녔다.

개봉한 지 20년이 넘어가는 지금도 똑같은 사람에게 상처받는 세태에서 기댈 수 있는 캐릭터라서 리메이크해도 좋을 듯 하지만 문제는 황 장군 캐스팅이 어렵다는 것으로 신현준을 뛰어넘는 배우가 없다. 즉, 대중들의 뇌리에 확 각인되어 버렸기 때문. 솔직히 예나 지금이나 더 잘생기고 멋진 배우는 널렸으되, 그런 이유로 캐스팅이 된 게 절대 아니다. 제작 당시 신현준의 이미지와 황 장군 캐릭터와 완전 일치했다는 점이 관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이다. 제작 당시 한석규, 심혜진, 진희경에게 약간 가리워지는 느낌도 들었었으나, 전반적으로는 이 상황이 신현준과 황 장군 캐릭터가 신비감을 조성해주기도 했다. 샤프한 얼굴선과 날카로운 눈빛, 긴 속눈썹에서 나오는 여성적인 섬세함이 반전으로 작용하여 황 장군 캐릭터가 결코 악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딱 알맞은 배우가 그였다.[14] 지금 이 영화를 봐도 신현준의 저런 특징을 대체할 배우가 없다는 게 리메이크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른다. 한국영화에서 스모키 메이크업을 선보인 최초의 남자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나마 김남길이 비슷하다고 하지만 신현준을 뛰어넘기에는 아우라와 포스에서 차이를 보인다.[15] 예나 지금이나 뽀송한 피부에 선이 고운 꽃미남이 인기가 많지만, 신현준은 정석적인 미남은 아니었어도 그걸 커버할 정도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었다. 그래서 강한 남성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최민수와는 정 반대로 강인함 속의 슬픔을 간직한 신비로운 남성상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 지금은 그런 느낌들이 코믹 연기 및 이미지로 인해 퇴화된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신현준 하면 떠올랐던 특유의 느낌들이 망가져버렸다는 게 주요 의견이다.

4. 기타

데뷔작 장군의 아들로 충무로 최고의 신인배우라는 평가를 받았고, 임권택 감독(자세히는 태흥영화사)에게서 기본기를 익히던 신현준은 이 영화로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다. 소속 영화사였던 태흥영화사를 나와서 출연한 첫 영화이기도 하면서[16], 그가 주연배우로써 출연한 첫 영화이기도 하다. '스타만 있고 배우는 없었던' 당시 20대 배우들 중에서도 평단과 관객들의 높은 평가를 얻기도 했는데, 이미 장군의 아들로 관객 및 제작진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기대치를 심어놓았던지라 이 영화를 기점으로 확실한 톱스타 자리에 올랐다. 앞에서 언급한 그의 독특한 마스크와 신비로운 이미지는 90년대 중, 후반 한석규가 충무로 원탑이었어도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유지하게 한 원동력이었고, 이 후에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차츰 연기력을 잘 쌓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영화가 그에게 '양날의 검'이 되었고, 이후 이런 성격의 캐릭터의 출연이 잦아져 마침내 2000년 비천무로 연기력 한계라는 악평을 얻음과 동시에 한없이 추락하는 결과를 맞이하기도 했다. 더 큰 사건으로 인해 이 영화와 이 캐릭터를 사랑한 수 많은 여성팬들은 신현준에게 큰 배신감을 얻었다는 반응이었고 덕분에 인심을 잃어버리고야 말았다... 그의 대표적인 이미지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코믹한 이미지로 바뀌어버린 지금 그의 진지한 연기를 그리워하는 많은 사람들은 바로 이 캐릭터 때문에 그리워 한다는 평들이 자자하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이제 더 이상 저런 느낌을 살릴 수 없다는 거다. 스스로 저런 장점을 팽개친 덕분에 자신의 강점을 버린 셈.[17] 웃기는 이미지로 기억하는 지금 세대들은 이 영화만 봐도 충공깽은 기본으로 받을 듯.

제34회 대종상 영화제에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수상이 거의 확실시 되었지만....눈 앞에서 수상을 빼앗기기도 했다. 애니깽 사태에서 적나라하게 나온다...[18]

이 영화에 출연했던 당시 그의 나이는 스물여섯 살! 그의 배우 인생 중 최고의 전성기를 열어준 캐릭터다. 2016년 현재 20대 중,후반인 배우들과 매치해보면 놀랄 듯.

개그맨 홍록기는 은행나무 침대가 흥행한 후 '기쁜 우리 토요일'이라는 SBS 개그 프로그램에서 홍장군이라는 패러디 캐릭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입체적인 악역 캐릭터인 황장군과 비교하면 우스꽝스럽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는 황장군이라는 함흥냉면, 갈비찜 전문 프랜차이즈가 있다. 여기에서 이름을 따온 것인지는 불명


[1] 이후 종문의 혼은 현세에서 수현으로 환생하고 미단공주의 혼이 깃든 나무는 현세에서 은행나무 침대가 된다.[2] 재미있는 건 한석규는 본인이 1997년 조선일보 기사에서 밝힌 내용에 의하면 황장군 배역이 원래는 자신에게 들어왔었고 한석규 본인이 감독을 졸라 주인공 수현 역할을 따냈단 점이다.[3] 1996년 최고의 악역 캐릭터 순위에서 외화 '더 록'의 험멜 장군와 박빙을 겨루기도 했었다[4] 영화 자체가 한석규가 연기한 수현과 심혜진이 연기한 선영이 결혼하고 낳은 딸이 아빠 수현이 죽은 후 엄마 선영에게서 영화 본편의 이야기를 듣는 전개다.[5] 이후 쉬리의 박무영(최민식), 늑대의 유혹의 정태성(강동원), 클래식의 준하(조승우)등등 주연보다 인기가 많은 서브 캐릭터들이 등장하게 되지만, 이 캐릭터만큼 영화 내외적으로 파급력을 가져온 캐릭터는 현재까지도 전무한 상태.[6] 최근들어 관상의 수양대군(이정재)이나 군도: 민란의 시대의 조윤(강동원) 등이 비슷한 케이스로 인기를 얻었으나 길게 볼 때 한 영화를 장악할 정도로 파급력을 지닌 캐릭터나 배우는 이 영화 이외엔 거의 없는 걸로 본다.[7] 강제규 감독이 미단공주를 사모하게 된 과정을 단 1분이라도 내보냈다면 종문-미단-황장군의 삼각관계가 탄탄했을 것이다. 이 과정이 생략되었기에 황 장군 캐릭터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개봉 당시 이 부분이 많이 지적되었다.[8] 이미 캐스팅 된 한석규와 배역상 대치되는 역할에 잘 어울리고 영화의 화제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균형을 맞출 배우를 찾던 제작사측에서 신현준을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한다.[9] 90년대 한국영화 개봉일에는 배우들이 직접 나와 사인회를 열었다. 지금은 무대 인사 방식으로 관객들과의 만남의 방법이 바뀌었다. 다만 무대 인사 때 배우가 팬의 요청으로 사인해주거나 사진을 같이 찍어주기도 한다.[10] 영화계에서는 제작 과정에서부터 신현준이 이 영화로 크게 일낼 거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11] 의료사고로 어렵게 된 의사 자리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선영이 억울함을 풀기 위해 미단에게 몸을 빌려줬을 때도 수현은 방관자였다. 하물며 미단공주가 불타는 침대와 함께 사라질 때도.[12] 정확히 3년 후 '쉬리'에서도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주연배우가 워낙 대세였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처럼 주연배우가 쩌리화 되는 일은 없었다.[13] 이 영화가 제작되는 과정이나 개봉 직전에도 대다수 관객들은 한석규가 가장 불쌍한 역할을 맡았고, 반대로 신현준이 한석규과 진희경을 괴롭히는 악역을 맡았을 거라고 예상했었다.[14] 그러나 질투심에 눈이 멀어 수현의 전생 종문을 잔인하게 고문한 뒤 추방하고, 끝까지 집착함에도 미단이 받아주지 않자 포기하는 척 하다가 종문을 참살해버리는 모습은 선인도 아닌 자기 감정대로 행동하는 인물임을 알려준다.[15] '만약 리메이크가 된다면 어떤 배우가 황 장군에 어울리나?'라고 인터넷에 글이 올라오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배우가 김남길, 차승원, 소지섭이다. 최근에는 강동원도 거론되고 있다.[16] 쉽게 말하자면 그가 소속 배우였던 시절에는 영화사에서 출연하라는 영화들만 출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장군의 아들 이후 영화와 드라마판에서 무수한 러브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쉽게 스타가 되려는 생각도 없어서 거절하고 태흥에서 제작한 영화들만 출연했다. 태백산맥이 태흥영화사 소속 배우로써의 마지막 영화였는데, 안타깝게도 발연기를 선보여서 상당 분량이 삭제당하기도 했다.[17] 다만 신현준 항목에도 나왔지만 당시 신현준은 배우로서 쩌는 존재감과 별개로 절대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니었으며, 연기력에서도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대사 처리도 불안정하다는 평도 많았을 정도로... 당시 흥행작들은 모두 말 없이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역할들로, 연기력이 필요한 작품은 전부 망했다. 특유의 이미지를 살린 비천무만 보더라도 연기력이 딸려 캐릭터를 살리지 못했다.(물론 이건 연출, 각본이 시망인 것도 크지만 기본적으로 연기력이 너무 쳐졌다.) 언제까지나 이미지로만 먹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에 집착해 변신을 거부했더라면 오히려 연기 인생이 짧아졌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코믹배우로 자리잡은 이후 연기력을 보면 90년대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문제는 지금도 연기력이 필요한 드라마나 영화 출연은 하지 않고 예능 출연만 고집하는지라 배우 이미지는 사라졌고, 예능에서 보여준 웃기고 이상한 이미지만 남아버렸다는 것. 어쩌면 저 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배우로서 더 발전될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팽개쳐버렸다.[18] 물론 수상한 배우의 연기력에 대해선 이의가 없으나 영화를 성공시키는 데에 이바지한 공로, 대중과 영화계의 예측은 신현준이 받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고, 일부 언론에서는 거의 확정적인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