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절의 개폐 | |
개음절 | 폐음절 |
1. 개요
閉音節 / Closed syllable언어학 용어로 음절 단위를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이며, 개음절의 반대말이다.
음절 하나에 자음은 여럿 들어갈 수 있으나 모음은 딱 한 번 들어간다. 따라서 음절을 나눌 때 가장 기초가 되는 단위는 모음이고, 모음 하나에 전후 자음 n개가 포함되어 1음절을 이룬다. 받침이 들어가면 폐음절이고 받침이 없으면 개음절이다.
이 중 폐음절은 음절의 끝이 자음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폐음절이 적거나 없는 언어에 대한 건 개음절 문서 참고.
2. 특징
대체적으로 기후가 춥거나 건조한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에서 폐음절이 우세한 현상이 나타난다. 사람이 말을 하게 되면 입이 열려 체내의 열기와 습기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와 수분의 유출을 막기 위해 최대한 발음의 길이를 줄이려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인해 생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에서 폐음절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아메리카 원주민 제어들과 북캅카스어족(북동캅카스어족, 북서캅카스어족), 카르트벨리어족을 포함한 캅카스 제어들은 그 기원이 기온이 낮고 건조한 지역인 시베리아와 캅카스 지방의 고원 일대이다. 아랍어와 히브리어 등을 포함한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의 셈어파도 폐음절의 비율이 상당한데, 이 또한 기원이 지금의 아라비아 일대가 아니라 캅카스 지방으로 추정된다.[1] 그 외에도 인도유럽어족 또한 라틴어와 그 후손들인 로망스어군에 속하는 언어들 정도를 제외하면[2] 폐음절성이 높으며, 이것은 북게르만어군 등과 같이 북부 유럽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심해진다. 한국어의 경우 일반적인 단어들에서는 폐음절이 제법 많지만[3] 조사 등의 경우 대부분 개음절이기 때문에 폐음절 언어와 개음절 언어의 중간에 위치한 것[4]으로 볼 수 있다.랩하듯이 빠르게 말하는 데에 개음절에 비해 유리하지 않다. 그렇다 보니 템포가 빠른 곡이 정착하기 어렵다. 폐음절 언어는 제아무리 각종 음운 현상이 발음을 돕는다 한들 개음절 언어에 비하면 폐음절 쓰임이 훨씬 많아서 템포가 높으면 노래를 부르기 힘들어진다. 또한 리듬 게임에서 개음절 언어곡의 고레벨 채보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며, 동시에 폐음절 언어곡의 고레벨 채보가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입으로 부르는 속도와 드럼을 쪼갤 뿐인 BPM은 사실상 무관하다. 한국 랩에도 속사포는 드물지 않다. 또한 한국어 수준의 폐음절은 그다지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며, 정작 한국어 역시도 표기상으론 폐음절이 많아 보이나 실질 발음상으로는 그다지 폐음절이 많지도 않다.[5] 어차피 연음 현상으로 완화되는 건 덤. 자세한 건 BPM 문서 참고.
음절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가 폐음절이 주인 구조라면 그쪽도 더할 나위 없는 헬이다. 당장 유니코드 영역의 한글 완성형은 만 개가 넘는다. 다만 한글은 모아쓰기를 하기 때문에 각각의 자모 개수는 표어문자의 글자수보다 적다.
동음이의어·다의어가 개음절에 비해 비교적 적은 편이다.
개음절 언어에서 외국의 폐음절 어말 자음에 모음을 삽입하여 새로운 음절을 만드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이런 언어구조에 익숙하기에 개음절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외국어를 할 때도, 자음으로 끝나는 단어 어미에 무의식적으로 모음을 끼워 발음하는 사람이 많다. 예를 들면 영어 school을 '스쿨르', truck을 '트럭크', stop을 '스토프'로 발음하는 식이다. 브라질 포르투갈어에선 "i"모음을 삽입한다. King Kong /낑기 꽁기/. 폐음절이 극단적으로 적은 일본어는 이런 현상의 끝판왕. 어말 자음뿐만이 아니라 어중 자음(군)에도 모음을 붙인다. 스쿠루 토락쿠 스따뿌 등. 하지만 이런 현상은 개음절 언어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Print /ㅍ + ㅡ린ㅌ + ㅡ/, Kirk /커ㅋ+ㅡ/ 의 예와 같이 한국어도 어말에 자음군이 오는 경우에 "ㅡ" 모음을 삽입하는 경향이 있으며, 어말에만 국한되지 않고 어중, 어두에서도, 모음을 붙인다. 그 정도가 일본어에 비해 덜한 편이다.
3. 폐음절에 대한 논쟁
3.1. 말음의 성격
오스트로네시아어족[6]에 속하는 대만 원주민의 파제흐(Pazeh)어 등은 모든 음절이 폐음절로 이루어져 논쟁거리가 되었다.[7] 폐음절의 음절말 자음 중 성문파열음 [ʔ]을 두고는, 이 소리를 진정한 폐음절의 음절말 자음으로 인정해야 하는지를 두고 현재까지도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거리이다.비슷한 맥락에서 일본어 등에서 비음자질만으로 구성된 말음도 폐음절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를 두고 논쟁도 있을 수 있다. 음소의 지위가 아닌 자질의 단위가 음운론적으로 중성(nucleus)에 표상될 수도 있기 때문에 논쟁이 된다.
3.2. 기저형에 음절이 존재하는가
기본적으로 음절은 표면형에 사후적으로 점검되는 단위이다. 즉, 기저형에서는 음소와 자질이 각각의 tier에 선형적으로 존재하고 그것이 표면형으로 표상된 후에 음절단위가 부상한다는 것이다. 한국어의 예를 들자면, 선행음절의 말음이 후행음절의 초성으로 이동하는 재음절화 등의 일련의 음운규칙을 적용한 후 표면형에서 음절을 따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련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어 등 언어에는 기저형에 음절 단위를 표상해야 하고, 이 중 폐음절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이러한 주장의 문제는 전통적 재음절화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이다.[1] 원 셈어파의 화자로 추측되는 계열인 하플로그룹 J의 가장 오래된 고인골이 캅카스 지방에서 발견되었다. 또한 고대 히브리어와 아랍어에는 다른 나라 언어에서는 드문 인두음이 각각 있었거나 있는데 캅카스의 체첸어가 아랍어보다 인두음이 더 많다.[2] 특히 이탈리아어는 외래어 등과 같이 아주 특별한 경우들을 제외하면 예외없이 개음절성을 띤다.[3] 음절 구성에서 폐음절이 1,758개로 음절 총수의 84.2%를 차지한다.[4] 이 때문에 고대 한국어가 개음절 언어였는지 폐음절 언어였는지 논쟁이 있다. 링크. '서정범(1987), 「國語의 祖語와 中國語祖語와의 比較硏究(국어의 조어와 중국어조어와의 비교연구)」,『語文論』, 1987'은 고대 한국어가 개음절 언어로 주장했지만 상고한어의 폐음절을 잘 보존하기 때문에 그 주장에 회의적이다.[5] 궁그마면 바름 그대로 그를 써보자. 비으믈 제왜하면 폐음저리 그러케 마는가? (번역: 궁금하면 발음 그대로 글을 써보자. 비음을 제외하면 폐음절이 그렇게 많은가?)[6] 같은 어족인 하와이어는 반대로 모든 음절이 개음절이다. 다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대 오스트로네시아계 언어들이 현대의 주요 오스트로네시아어족 계통의 언어들과는 다르게 폐음절이 많았다고 추정된다. 당장 오스트로네시아어족의 원형에 가까운 타갈로그어나 마인어 등을 보면 폐음절이 의외로 흔하다.[7] 현 오스트로네시아어족에 속하는 대부분의 언어들과는 다르게 극단적인 폐음절성을 띠는데 심지어 여러 개의 자음으로 이루어진 자음군까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