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50년대 고안된 더러운 폭탄의 일종.2. 창안자
1950년 2월에 헝가리 출신의 미국인 물리학자 리오 실라르드(Leo Szilard)가 제안했다.이전에 그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세계 최초의 핵무기 개발 계획인 맨해튼 계획의 추진을 권유했으며 이 과정에서 당시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설득하여 이 계획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핵무기로 일본을 직접 공격하는 것에는 반대하였으며 핵무기의 잔혹함 때문에 1947년에는 분자생물학 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된다.
실라르드는 핵병기 개발을 일종의 판도라의 상자로 보았다. 즉 금기가 깨지고 핵병기가 등장하였으므로 앞으로는 이런 대량살상병기들이 계속 개량되면서 파괴력이 올라갈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문명을 멸망시킬 수 있는 병기도 등장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실라르드가 두려워했던 그런 가능성 중 하나가 바로 코발트 폭탄으로, 바야흐르 이런 무서운 폭탄이 개발될 것이라는 경고로서 그 등장을 예측한 것이다.
3. 이론상의 구조와 위력
코발트 폭탄은 처음 구상될 때부터 인류를 멸망시키는 무기로 주목받았는데 이는 이 무기가 폭발하면서 생성되는 코발트 60의 위험성 때문이다.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의 몸체 바깥쪽을 코발트 59로 둘러싸는 형태로 만들며, 이렇게 해두면 이론상 핵폭탄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대량의 중성자선이 코발트에 접촉하면서 코발트 60을 생성하게 된다. 코발트 60은 핵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며 이것이 토양에 떨어지면서 해당 지역을 방사능 오염 지대로 만들게 된다. 코발트 60의 반감기가 약 5년(5.2714년)이므로 방사능 오염이 자연적으로 제거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되며, 이 때문에 그 지역을 장기간 불모지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코발트 폭탄은 폭발 지점만 쑥대밭으로 만드는 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과 달리 코발트 60을 광범위하게 퍼뜨림으로써 피해를 확산시킬 수 있다. 코발트 60이 모두 붕괴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이 기간이 지나기 전에는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사능 물질은 다른 물질과 섞여도 방사능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위험하다.[1][2]
같은 크기의 수소폭탄보다 위력은 떨어진다. 수소폭탄의 경우 위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바깥쪽에 우라늄 238로 감싸는데 코발트 폭탄은 그 부분이 코발트로 대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1차 피해에 한정된 이야기이며 코발트 60이 일으키는 2차 피해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평가되었다.
3.1. 영향력
이론상으로는 510톤의 코발트60이 있으면 지구 전체에 1km²당 1g씩의 코발트 60을 뿌릴 수 있으며 코발트 60 1g이 갖는 방사능이 44조 베크렐(Bq)인데 이 정도면 방사선에 노출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충분히 몰살시킬 수 있다. 만약 510톤의 코발트를 담은 코발트 폭탄을 터뜨리고 거기서 생성되는 코발트 60을 지구 전체에 퍼지게 할 수 있다면 단 한 발의 폭탄으로 인류를 전멸시킬 수 있는 것이다.[3]코발트 60은 치명적인 수준의 방사능을 대략 20-30년간 방출하기 때문에[4] 핵전쟁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대피소를 짓고 버틴다고 해도 물자 부족으로 결국 멸망할 수밖에 없다. 볼트 수준의 시설을 갖춘다면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쳐도 생태계가 30여년간 방사능 샤워 크리를 맞고 난 뒤에 인류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이 코발트 폭탄에서 핵심적인 것은 모든 코발트를 코발트 60으로 바꾸는 것으로써, 이를 위해 냉전 시절에는 커다란 유조선에 코발트 60을 넣은 원폭을 가득 채운 것도 구상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4. 현실
다행히도 현실은 이론과 달랐다.1957년 9월 14일, 영국에선 코발트 폭탄의 유효성을 검증해보기 위해 호주의 마라링가(Maralinga)에서 1kt급의 소형 핵무기에 코발트를 약간 첨가해서 핵실험을 했다. 물론 위험성 때문에 극소량을 첨가하는 것에 그쳤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코발트-60은 거의 생성되지 않았고 실험은 실패로 알려졌다.
4.1. 과장된 묘사
인터넷상에는 코발트 폭탄의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여주는 글이 돌고 있지만, 실제 위험성에 비해 엄청나게 과장된 것이다.고작 1메가톤급 코발트 폭탄이 서울에 떨어져 전세계가 멸망해가는 과정을 마치 과학적인 양 그럴싸하게 포장한(방사능 낙진이 편서풍을 타고 동해 쪽부터 오염된다느니 쿠로시오 난류를 타고 북한 지역까지 간다느니 등등) 글이 나도는데, 잘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잔뜩 서술되어 있다. 가령 시간이 지나면서 방사능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더 강력해진다거나... 방사능 물질은 반감기가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방사선이 줄어들면 줄어들었지 더 많이 나오진 않는다.
실험에서 밝혔듯 코발트-59의 중성자 흡수율이 낮기 때문에 원자폭탄의 기폭으로 코발트-59가 코발트-60으로 전환되는 양은 극소량으로, 일반 핵폭탄의 방사성 핵분열 생성물보다 훨씬 양이 적어서 결국엔 방사선의 총량으로 따지면 일반적인 핵분열 생성물(ㅡ원자폭탄 등)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양이 코발트-60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양보다 훨씬 많게 된다. 아무리 같은 무게단위의 방사선이 강해봤자 총량이 적으면 의미가 없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핵무기랑 별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설령 코발트-59를 코발트-60으로 100%, 낮춰서 8~90% 전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폭탄 한방에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서는 510톤의 코발트 60이 필요하다. 그 정도 되는 양을 한번에 전환할 수 있는 강력한 핵무기는 만들 수 없으며,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력이 너무 강해지면 그만큼 지구 밖으로 손실되는 에너지도 많아지기에 엄청나게 비효율적이다. 게다가 상기 조건에선 코발트 60이 1g씩 세계 전역에 고루 퍼질 것을 상정하고 있는데, 폭탄의 구조 상 흩뿌릴 수 있는 양은 한정되므로 실제적으로 지구를 뒤덮으려면 훨씬 더 많은 양의 코발트 60이 필요하다. 게다가 510톤이라는 무게는 어디론가 날려보내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운 것도 문제. ICBM이든 포탄이든 수송기든 현실적으로 이를 운송할 수단이 없다. 물론 코발트-60만 510톤이고 실제 폭탄의 무게는 훨씬 더 무거울테니 더더욱 방법이 없다. 이론상으론 255톤씩 나눈후 새턴 로켓 2대에 실어서 지구밖으로 멀리 갔다가 지구 반대편에서 1대씩 대기권에 진입시키면서 터트리면 지구 전체에 퍼뜨릴수도 있긴 할듯 하다. 그리고 인류멸망이 목표라면야 그냥 만든 자리에서 터뜨리면 되겠지만 진짜로 이러려고 만들 사람이 있긴 할까?
그렇기에 실질적인 유효안은 큰 폭탄 한개가 아닌 작은 폭탄 여러개인데, 상술했듯 현실에선 이론상의 변환치를 뽑아낼 수도 없거니와, 굳이 코발트 폭탄을 쓸 것도 없이 기존의 핵무기로도 세상을 충분히 멸망시킬 수 있다. 즉 만들 이유가 전혀 없는 것.
넷상에서는 그 위험성 때문에 만들지 않는다고 하지만, 엄청난 파괴력의 수소폭탄은 물론이요 각종 비인도적인 화학무기 및 생물병기까지 만드는 판국에 코발트 폭탄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왜 없겠는가? 당연히 모든 것은 수지타산에 따라 이루어지고, 코발트 폭탄은 비슷한 다른 수단에 비해 효율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만들지 않는 것이다. 투자한 돈에 비해 낮은 효율을 가진 폭탄이라는 점에서 결국 일반 핵무기보다 못한 돈지랄이기 때문이다.
한 방에 세상을 멸망시킬수도 있다는 엄청난 무기로 과장(?)되었지만, 코발트 폭탄은 그저 방사능 낙진을 강화해서 피해 범위와 살상 능력을 업그레이드를 추구한 핵무기라고 보는 것이 옳다. 물론 상술했듯이 효율 면에서 실패하여 묻혔다.
5. 대중매체에서 등장하는 코발트 폭탄
지구를 멸망시키는 궁극의 무기라는 과장된 명성(?) 때문에 코발트 폭탄은 대중매체에서도 몇 차례 등장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픽션의 영역에 머물러있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 소련이 지구 최후의 날 기계라는 이름으로 코발트 폭탄을 만들었다. 100년 동안 지구 전체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키는 성능이라고 한다. 그런데 소련이 이런 물건을 만든 이유가 핵무기 좀 줄여보려고 만들었단다... 핵 전력 경쟁을 하는 것이 너무 부담이 커서라고.
- 마징가 Z : 46화에 소형화한 형태로 등장. 어떻게보면 가장 위력이 약한 코발트 폭탄이 등장했는데, 그럼에도 소형 무인도 하나쯤은 간단히 지도에서 사라지게 할 수있다. 닥터 헬은 이 폭탄과 기계수 브라더스 S1, S2를 이용해 광자력연구소를 파괴하려 했지만 당연하게도 실패한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전문기술인 기계공학으로 만들 수 있는 폭탄으로 나오지만 위와 달리 아주 평범한 수류탄이다. 특별한 점은 코발트가 들어가서 파랗다는 거 정도..?
- 해변에서 : 1960년대 초반에 일어난 핵전쟁 중 소련과 중국이 서로를 향해 원자폭탄과 코발트 폭탄을 날렸다.[5] 미국도 이집트의 장거리 폭격기에 폭격당하고 그 공격을 소련의 소행으로 오인해 소련을 폭격하는 바람에 결국 북반구의 인류는 전멸했지만 문제는 코발트 폭탄과 수소폭탄의 폭발로 생겨난 방사능 낙진이 핵전쟁에 참전도 안한 남반구 국가들로 확산되는 바람에 남반구의 도시들까지 하나둘씩 멸망의 길로 치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반구의 생존한 인류들이 다가오는 방사능 낙진을 기다리며 얼마 남지 않은 날을 보내다 죄다 자살하는 매우 우울한 내용의 소설이다.
- 혹성탈출 지하 도시의 음모(혹성탈출 시리즈 제2탄) : 코발트 폭탄이 마지막에 폭발한다! 그리고 인류는(...)
-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인 미사일피하기에서 강력한 특수기술로 나온다. 기술 시전 중 어떤 효과음이 나온다.
- 방사능에서 살아남기 : 매드 스컬이 코발트 폭탄을 운반한다고 전화를 하고 언급된다.
- 사이보그 009 (1968) : 2화에서 싸워서 빡친(?) 어떤 박사가 코발트 폭탄을 사용하려고 한다.
- 메트로: 엑소더스 : 노보시비르스크가 코발트 폭탄을 맞은 지역으로 등장한다. 지형지물과 건물이 대부분 무너지지 않은 점이 특징으로, 망한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지상에는 치사량을 웃도는 방사선이 남아 있지만 모스크바 지하철과 달리 노보시비르크 지하철은 깊이가 얕고 노선 규모도 작아서 사람이 많이 대피하지 못했고 그나마도 모종의 이유[6]로 전멸해 버렸다.
[1]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 폐기물이 잔뜩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이아니아 방사능 유출사고의 경우 고작 100g의 세슘 137로 인해 엄청난 양의 방사능 폐기물이 생겼다. 위안이 되는 점이라면 다른 물질과 섞이는 과정에서 선량이 약해진다는 점 정도이다. 다만 이건 방사성 물질이 붕괴되어서 그런 게 아니라 확산되면서 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2] 만약 코발트 60이 뿜어내는 것이 감마선이 아닌 중성자선이었다면 더 암담했을 것이다. 중성자선에 접촉한 물질은 방사성 물질로 변환되기 때문이다![3] 후술하겠지만 현실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차라리 원자로에서 코발트를 넣어 코발트-60을 생성하고 뿌리는 게 훨씬 낫다.[4] 코발트 60보다 시간당 더 강한 방사능을 방출하는 동위원소나 더 오랫동안 방사능을 방출하는 동위원소는 많이 있다. 그러나 충분히 강한 방사능을 충분히 오랫동안 방출한다는 점이 코발트 60의 무서운 점.[5] 작중에서는 중국이 먼저 선빵을 날렸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6] 두 명의 대령 DLC에서 그 진실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