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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현재는 대한민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1935년생이며 1996년에 탈북하였고 최초로 탈북 과정이 전부 방송사를 통해 취재된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2. 탈북 동기와 과정
6.25 전쟁 당시 가족들과 헤어져 혼자 북한에 남게 되었고, 월남한 가족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정착했다. 미국의 가족들은 이용운씨의 행방을 수십 년간 수소문하였고 결국 그가 북한에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족들은 가족방문[1]을 통하여 그를 만나려고 하였으나 모종의 사유로 인하여 예정된 상봉이 직전에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다.이후에도 미국의 가족들은 지속적으로 달러를 보내 주었는데 이 달러로 그의 가족들은 북한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려움 없이 생활을 꾸려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북한 정부에서 보내준 달러를 상당 부분 떼먹는(...) 데다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가족들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져 갔다.
그런데 소설가인 그의 조카 이혜리가 그의 어머니인 백홍용 할머니에게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자전적 소설 <할머니가 있는 풍경>을 집필하여 출판했다. 이혜리는 이 소설을 UN의 북한 대표부에게 보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할머니와 큰아버지를 만나게 해 줄 것을 호소하였으나 오히려 북한 정부는 이용운을 더 탄압하였다.[2]
큰아들을 만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던 할머니를 위하여 이혜리와 그녀의 아버지는 중국으로 향했다. 이용운과 가족들이 거주하던 혜산시가 중국 바로 옆에 있고 압록강의 폭이 좁다는 점을 확인한 그들은 아버지의 친구가 근무하던 SBS에 '조선족 브로커를 소개시켜 주는 대신 탈북 전 과정을 밀착 취재하는' 조건으로 거래를 제안하고 SBS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의 가족들은 처음에 탈북을 망설였으나 이혜리의 단행본에 그가 젊은 시절 김일성 반대 시위를 한 사실이 쓰여 있는 데다 사진까지 찍혀 있는 것을 보고 북한 정부의 탄압을 피해 탈북을 결심했다. 그러나 온 가족이 처음부터 의견이 일치한 것은 아니었는데 탈북에 적극적이었던 그와 장녀 이애란, 장남 이학철과는 달리 부인 이재관과 막내딸 이미란은 탈북을 망설였으며 차남 이상철은 탈북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차남 이상철은 조국을 어떻게 배신할 수 있느냐는 것보다는 가족 중 유일하게 조선로동당 당원이었던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기 때문에 나라에서 자신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집안의 여성과 약혼까지 한 상태여서 반대한 것으로 본인의 미래가 열렸다고 생각했기에 굳이 탈북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컸다고 한다. 오히려 사심 없이 반대한 이들은 어머니와 막내딸로 어머니는 차남이 안 간다고 하니 못 가겠다고 한 것이고 막내딸은 그런 어머니를 두고 떠날 수 없어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한 것이었다. 결국 처음에는 일가족 중 이용운과 이애란, 이애란의 갓난아들과 장남 이학철이 먼저 탈북하였으나 이후 이애란이 다시 입북까지 해 가면서 지속적인 설득을 한 끝에 이학철의 아내 천정숙과 아들을 포함한 9인의 모든 가족들이 탈북하여 무사히 한국에 입국하였다.[3][4]
SBS는 이 탈북 과정을 최초로 밀착 취재하였으며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무사히 남한으로 입국하여 덕수궁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47년만에 어머니와 재회하였다. 이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북한 국경 경비대가 물갈이되었는데,그 이유는 경비대가 뇌물을 받아먹는 장면이 너무 생생하게 찍혔기 때문이란다.[5]
3. 탈북 이후와 그 영향
BBC 등 외국 언론까지 주목했을 정도로 엄청난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으나 그렇다고 그의 가족들이 원활히 적응했던 것은 아니다. 정부가 제공한 임대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가족들 중 그는 경비원으로, 장녀 이애란은 호텔 청소부로 남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으며 모든 가족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차남 이상철은 탈북 후 3년간 체제에 대한 혼란으로 방황하였다고 다큐멘터리에서 고백한 바 있다. 이상철이 방황한 이유는 자신이 북한에서 조선로동당의 당원으로 가입될 정도의 엘리트라서 남한에 오면 남한 여성들에게 일등 신랑감이라는 생각을 했고 남한의 여성들이 상당한 미인들이라 좋았으나 정작 남한의 여성들은 탈북자 남성과의 결혼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남한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도 결혼이 쉽지않은데 탈북자이고 북한의 체제에 순응하여 당에 가입되었다는 것 외에 별다른 능력이나 재산이 없는 사람이 자신이 북한에서 엘리트였다고 떠들어봤자 같은 탈북자들에게조차 그러면 북한에 돌아가라는 말밖에 돌아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북한보다 월등히 발전되고 풍족한 남한과 능력주의로 남한의 남녀들이 모두 북한의 엘리트들을 월등히 앞서는 학력과 능력을 보유한 까닭에 기가 눌렸다고 한다.그러나 지속적인 노력 끝에 10여년 후에는 그래도 남한 사회에 각각 뿌리를 내렸다. 이애란은 보험업에 뛰어들어 연봉 1억을 받는 '보험왕'이 되었으며 자신의 전공을 살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탈북자 1호 박사'가 되었는데 이러한 인생역전이 신문 특집 기사로 소개되었을 정도다. 아들들도 정규직으로 취직하였으며 북한에서 고등중학교 수학 교사였던 큰며느리 천정숙[6]은 북한의 교원 자격증이 인정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7] 대안학교에 교사로 취직하였다. 차남 이상철과 막내딸 이미란은 한국에서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
이들이 탈북 루트로 사용하였던 중국-제3국-남한 루트는 이후 다른 탈북자들의 탈출 루트로 널리 사용되었다. 이전까지는 DMZ를 넘어오거나 배를 타고 넘어오거나 아니면 전투기(..)를 몰고 넘어오는 일반 주민들은 실행하기 힘든 탈북 루트만 이용되었다. 이들의 탈북 루트는 대사관 진입과 함께 유이한 탈북 루트가 되었고 중국 정부 때문에 대사관 진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는 유일한 탈북 루트가 되었다. 어찌 보면 탈북의 선구자인 셈이다.
이들은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한 탈북자라는 점에도 그 의의가 있다. 물론 미국의 가족들이 있었으니 다른 탈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응이 용이했던 것은 분명 맞지만 도움에도 불구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자들도 많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탈북자에게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언론에서 유명세를 탄 다른 탈북자들과 달리 북한에 남은 주변 가족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러나 후에 이애란 박사[8]와 부인은 탈북자 북송 반대 시위 중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외삼촌이 70의 고령에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고 북한에서 추방당해 한지에 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 듯 하다(...).
2022년 10월 6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탈북기를 다루었다. 영상
[1] 1990년대에 고난의 행군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한국 국민이 아닌 미국 시민권자는 북한 정부에서 상당 금액의 달러를 받고 비공식적으로 가족방문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주선하는 경우가 있었다.[2] 여담으로 이용운은 원래 평양에서 거주하다가 량강도 혜산시로 추방되었다. 북한은 1967~1970년에 주민들의 신분조사를 하였는데 이용운은 부모가 월남 가족 + 지주계급 + 교회 신자였기 때문에 적대계급으로 분류되어 추방당하였다. 참고로 북한은 이용운의 장녀 이애란씨을 11번째 탈북자 협박 대상자로 지목하면서 평양 등에 수만평의 땅을 보유한 집안이라고 하였다.[3] 안 가겠다고 남은 가족들도 차남이 가지 않겠다고 해서 어머니와 막내딸이 남은 것이라 차남만 설득하면 되는 것이었다. 실제로 차남에게 너의 출세를 위해서 가족들을 희생시키겠다는 것이 바른 결정이냐는 것과 결정타로 이미 다른 가족들이 떠난 상태에서 당신이 무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기자와 조선족 브로커의 말에 차남이 설득되어 탈북하였다.[4] 다만 이상철이 마음을 바꿔 탈북하기로 한 후에는 어머니 이재관이 다시 탈북을 하지 않겠다고 하였는데 이재관 본인도 친정가족들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쉽게 북한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 여기에 이학철의 부인 천정숙도 압록강을 건너기 전까진 한국으로 가는 줄도 몰랐으며 잠깐 시할머니를 만나러 중국으로 가는 줄 알고 따라나섰던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에 들어온 후에는 잘 살고 있다고 한다.[5]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 나온 내용이지만 술 2병과 담배 2갑(당시 중국돈으로 350원 정도의 가치)에 경비대 2명이 흡족해하며 넘어간다.[6] 장남 이학철의 부인[7] 인정되지 않았던 이유는 남한과 북한의 수학 수준이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당연히 남한이 북한보다 월등히 뛰어난 편인데 천정숙의 수학 수준이 한국의 중고교 수준에 미달되었기 때문에 인정되지 않았다.[8] 박사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언론에서 이렇게 칭하곤 한다.